trakl 2008.04.20 17:44
건축가고 시인이면 지식인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렇다더라 하는 입소문과 잡글로 현실을, 그것도 자신이 몇십년을 살아와서 몇 마디 할 수 있는 곳의 현실이 아닌 저 먼곳의 현실을 재단해서는 안된다.

티베트를 유린했다? 다리 놓아주고, 병원지어주고, 학교다니게 해주고, 땅 나누어주고, 길닦아주고, 철길 열어준것이 유린인가? 소위 중국이 티베트를 침공하기전의 티베트 영아사망률은 50%에 육박했고 문맹률은 95% 근처였다. 교육은 승려집단이 독점했고 인구의 90% 내외가 서구 중세는 저리가라 할 정도의 가혹한 착취와 억압을 당하는 농노와 노예 신분이었다. 배고픔을 면하고자 음식 조금만 도둑질해도 손발이 잘리거나 심하게는 눈이 뽑히는 신체형을 당했다. 인구는 100여년동안 100만명으로 머물러 그 사이에 전염병 두 세차례 돌았으면 자연적 제노사이드가 일어날 수도 있는 지경이었다. 이런 고난의 삶을 내세에라도 피해보고자 민중들은 불교에 의존했고 남자 아이를 하나씩 라마들에게 갖다 바쳐야 했다. 권력을 장악해 라싸의 우두머리가 된 종파는 중국 황제의 인증을 찾기 바빴고 몽골 기병을 동원해 반대 종파를 짓밟기 일쑤였다. 실로 중국에 재편입되기 전의 티베트는 목불인견의 지옥도가 펼쳐진 곳이었지 인간과 자연이 조화하고 인간과 인간이 공생하는, 불교적 낙원의 요소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다. 수백년동안 굴종의 삶을 자기들 팔자려느니 하고 살아온 민중들 중 극소수(티베트 전역에서 라고? 정말 웃기는 소리다)가 급작스러운 개혁에 반발해 저항한 것도 사실이기는 하지만 그 저항을 부추키고 이끈 것은 과거의 영화를 잊지 못하는, 한줌도 안되는 지배집단이었고 그 무리의 배후에는 CIA가 있었다.

중국사를 공부해본 이들은 중국에서 주류 민족과 주변 민족 사이의 관계가 식민지배자와 피치자의 관계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잘안다. 이민족 왕조가 수없이 세워졌지만 일반 민중들 사이에서는 아무래도 좋았고 객관적으로도 별다른 차별이 없었다. 오죽하면 청나라 초기 황제들이 중국사상 제일가는 성군으로 아직까지 떠받들어지고 있을까? 현재의 티베트와 중국 중앙정부 사이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한족이 주류인 곳이 아니라고 차별하기는커녕 오히려 소수민족 우대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형편이다. 문화혁명시 파괴(이 파괴를 식민지 침탈적인 행위로 보면 안된다. 전통 신앙을 미몽이라 하여 그 관련 유산들을 때려부수는 일은 문화혁명 당시 중국 전역에서 일어났다) 된 사원들은 거의 대부분 복구되었고 종교생활에도 아무 제한이 없다. 티베트 문자와 말은 멀쩡히 살아있고 거의 대부분의 학교에서도 티베트말과 문자를 가르치고 있다. 티베트의 구비전승문화를 보존하는 프로젝트에 중국 중앙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지출하고 있기도 하다. 한족 동화정책이니 뭐니 하는 것도 말이 안되는게, 티베트 자치구에서 티베트인들은 여전히 94%를 차지한다. 티베트가 여전히 가난한 지역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식민지적 착취와 억압 때문이 아니라 티베트가 하부구조가 열악한, 오지에 가까운 지역이기 때문이고  티베트 민중들의 노동 생산력이나 자본이(중국은 자본주의화되고있다!!) 한족에 비해 뒤지기 때문이다. 이 두 요소 때문에 분명 티베트 노동자들의 임금은 평균 한족 노동자들의 임금에 비해 매우 적다.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이것은 자본주의적 차별이지, 조건이 같은데도 당하는 식민지적 차별이나 인종차별이 아니다. 한족이 다수인 중국 본토 지역에서도 티베트처럼 오지가 많거나 개발이 안된 지역은 티베트보다 별로 더 부유하지 않다.  단, 이  차별조차 소수민족 우대정책에 의해 어느 정도 상쇄되고 있기도 하다. 게다가 전반적으로 티베트 인들의 생활 수준은 지난 20여년간 눈에 띄게 높아졌다. 이것은 물론 6%도 안되는 수준으로 이기는 하지만 한인들이 들어와서 사업을 벌이고 공장을 짓고 철도와 다리를 놓아주고 광산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이런 개발로 인해 티베트의 자연이나 식생이 변형되는 현실은 티베트가 워낙에 오지라는 사실(티베트인들의 80%가 변변한 길도 제대로 나있지 않은 고산지대에서 거주한다)을, 그래서 자연에 손대지 않으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개발도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달라이 라마에 대해서도 몇마디 하자. 달라이 라마는 자치강화만을 바란다면서도 단 한번도 공식적으로 티베트가 중국의 주권하에 있음을 인정한 적 없고 망명정부의 수반이 된 이래로 계속 미국 CIA와 국무부의 재정적 후원을 받아왔으며(미국의 스파이라고까지는 말하지 않겠다) 70년대 초까지는 대중국 게릴라 전까지도 추진했던 인물이고 최근에는 중국이 티베트에 대해 문화적 제노사이드를 일삼느니 하는 근거없는 흑색선전을 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인물이라면 내가 중국의 지배 엘리트라 해도 대화상대로 믿음직스럽지 않을 것이다.

하나에서 열까지 중국이 잘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다. 티베트인들만의 독립국은 무조건 어불성설이라는 것도 아니다. 중국에 재편입되기 전에는 세상에 둘도 없는 가혹한 봉건체제가 지배했고, 중국에 편입된 다음에야 일반 민중들한테도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의 기회가 열리고 확장되었던 티베트의 현실을, 문화적 제노사이드니 식민지배니 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티베트의 현실을 제대로 알라는 것이다.  제발 민족이라는 것을 실체화해서 민족자결의 원칙을 무슨 플라톤적 이데아라도 되는것처럼 떠받들지 말라는 것이다. 티베트가 언젠가 독립국을 형성하게 되더라도 그 언젠가는 지금과는 거리가 멀다.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하고 만의 하나 되어보아야 껍데기 자유민주주의에 과거의 신권정치적 요소가 짬뽕된, 지금보다 훨씬 더 가난한 나라 하나가 새로 생길 뿐이다. 왜 더 가난해질까는 상식적 추론에 맡긴다.       
trakl 2008.04.20 17:55

* 먼저 쓴 글의 전거는 다음과 같다:

1. 중국은 왜 이번 소요 배후에 달라이 라마가 있다고 의심하는가? 달라이 라마는 미국 정부와 밀월관계를 맺어왔다.



The Role of the CIA: Behind the Dalai Lama’s Holy Cloak (2007)
http://dandelionsalad.wordpress.com/2008/03/23/the-role-of-the-cia-behind-the-dalai-lamas-holy-cloak-2007/



Tibet, the 'great game' and the CIA
http://www.atimes.com/atimes/China/JC26Ad02.html




2. 경제적 변화, 완화된 종교적 억압이 티벳 민족주의를 부추켰다. 그러나 공산당 통치에 대한 저항은 아니다.



At war with the utopia of modernity
http://www.guardian.co.uk/commentisfree/2008/mar/22/tibet.china1




3. 티베트인들은 20년전보다 번영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더 큰 종교적 자유를원하고 한족과 위구르족 이주민들의 유입이 그들의 고유 문화를 희석시키고 있다고 불평한다.



Dalai Lama must balance politics, spiritual role
http://www.csmonitor.com/2008/0324/p01s03-wosc.html




4. 문제의 근원은 친자본주의 세력이 공산당을 통제하고 있다는데 있다.



The Riots in Tibet
http://www.marxist.com/the-riots-in-tibet.htm


티벳 노동자의 94%가 국영 부문에 고용되어 있는데, 중국 본토 도시들에서는 평균 64%이다. 문제는, 기술력이 높다는 이유로 국영 부문고용 기회가 불균형하게 한족 이주자들에게 할애되고 있을 뿐 아니라 그들의 평균 임금이 중국 본토 도시들에서의 평균 임금의 두배에 달한다는데 있다. 이 임금 격차는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멀리 떨어져있으며 고산 지대 환경에 의해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로 정당화된다.


[작성자의 생각: 두 배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의 격차는 정당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 게다가 이주 노동자들은 티벳 출신 노동자들이 받는 각종 복지 혜택에서 제외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도 남는 임금 격차는 식민주의적 차별보다는 자본주의 논리에 따른 차별(기술력 격차)로 보아야 한다. - 상세한 것은 6번 항목 참조]



한족 상인들과 그보다 덜하게는 위구르족 상인들의 유입도 문제가 되고 있다. 그들의 비즈니스는 국영 부문 피고용자들의 구매력과 관광객들을 상대로 번성하고 있는데, 티벳 상인들은 전국적 네트워크를 가진 그들과 경쟁할 수 없다.




5. 중국에 재통합되기 전에 티베트 민중들은 어떤 삶을 살았나?



Friendly Feudalism: The Tibet Myth
http://www.michaelparenti.org/Tibet.html




6. 티벳을 둘러싸고 있는 신화들이 서구와 중국 학자들에 의해 도전받고 있는 현실에서 망명 정부의 지도자들은 대체로 독립적인, 범티베트 정치체가 불가피하다는 그들의 오랜 주장을 재고하게 될 것이다.



Tibet: Myths and Realities

http://myhome.hanafos.com/~trakl/tibet.pdf



1) 티베트는 독립국이었나?
2) 티베트는 착취당하고 있나?
3) 티베트는 중국 군경에 의해 급격한 인구변동을 겪었나?
4) 티베트는 문화 제노사이드를 겪고 있나?
5) 티베트는 한족에 강제로 동화되고 있나?
6) 티베트를 탈신비화하기
marlowe 2008.04.23 17:57
현재의 시각으로 과거를 재단해서는 안된다. 일제가 남경 대학살을 했다고? 학교를 짓고, 병원을 짓고, 철도를 놓은 은혜를 잊어 버린건가? → 일본인이 이런 소리를 하면, 중국인들 기분은 어떨까?
kjt3803 2008.05.14 20:52
trakl님은 기준이 상당히 애매모호하신 분이군요.. 그럼 왜넘이 일제 식민지떄 우리나라에 다리놓아주고 병원지어주고, 학교다니게 해주고.  길딱아 주고, 철길열어준것도 당신의 입장에서는 일제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니고 진정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했다고 말하겠군요....클쎄  아무리해도 당신 생각에 부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