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plan76 2016.08.10 22:54
아무리 평론이 자체로 또다른 작품이 될 수 있다지만 이렇게 멋대로 자기 편의대로 읽어낼 행간이 없으나 글은 써야하니 15칸의 불투명성까지 거들먹거리면서 원고작성을 해야하는지 한숨이 나온다. 진심으로 연상호 감독과 독대한 인터뷰 기사를 기대한다. 병신이 되거나 주제넘은 멘토가 되리니...아멘
eninytrof 2016.08.11 18:44
공감합니다 영화의 재미와 별개로 15호칸 사람들을 죽이는 저변은 정말 불쾌하더군요
hondire 2016.08.11 20:01
글쎄요, 15호 칸 학살 장면을 바라보는 석우 일행의 얼굴이 그렇게 모호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다만 1)문을 열어줄 수는 없고 2)그러나 비명소리를 외면할 수는 없는, 그리고 3)의식/무의식중에 약간의 통쾌함 정도가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것보다 '모호한 얼굴'이라는 테마로 생각해본다면 저는 영화 전반에 걸쳐 석우(공유)의 얼굴이 제일 이상했어요. 타이틀 뜨고 씬을 시작하자마자 클로즈업으로 떡하니 잡힌 이래로 공유의 얼굴은 당최 진짜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잘 모르겠던데요, 사건 초반 아무런 동기 부여 없이 갑자기 임산부 앞에서 문을 닫아버리질 않나, 정말 아무런 맥락없이 갑자기 마동석이 공유를 위로해주는 대사가 삽입해 들어오질 않나, 비록 사건 초반 딸아이가 할머니에게 자리를 양보할 때 "이런 상황에선 무엇보다 자기가 우선이야"라고 말하는 대사가 있지만 그 장면에서의 표정도 되게 이상해요. 그냥 모든 상황에서 자기 확신이 결여되어 있는 느낌이랄까, 공유가 열연을 하기는 하는데 자기가 분명하게 어떤 인물을 열연하고 있는 지는 잘 모르고 있다는 인상이 제게는 가장 모호한 얼굴이었네요.
어거지로 한 가지를 연결시켜보자면 영화의 맨 처음 쇼트는 도로 규칙을 안내하는 자동 인형의 클로즈업이었지요. 또한 연출자가 자의적으로 개입해 동정심에 호소한 신파적인 플래시백과 더불어 생각해본다면 이 영화에서 석우라는 인물의 위치는 정말 수동적이면서도 모호한 위치에 있다고밖에 생각이 들지 않아요. 그리고 그것이 무언가를 지시하고자 한 의도에서였다면 지나친 비약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