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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흔들리는 레지스탕스의 서글픈 초상 <굿모닝, 나잇>
1977년 말 로마의 한 아파트, 어느 신혼부부가 부동산 중개업자의 안내를 받고 있다. 새를 키울 만한 정원이 있고, 적당히 널찍한 침실과 부엌이 있으며, 거실에는 따사로운 햇살이 스며드는 곳. 얼핏 평온한 삶의 안식처처럼 보이나 실은 극좌파 무장세력 ‘붉은 여단’의 아지트가 될 공간이다. 신혼부부로 위장한 남녀는 급진적 혁명노선을 함께 걷는 동지이며,
글: 신민경 │
2006-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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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리얼한 사랑 이야기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
“정말, 정말,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은,/ 너, 나 사랑해?/ 묻질 않어/ 그냥, 그래,/ 그냥 살어/ 그냥 서로를 사는 게야.”(황지우, <늙어가는 아내에게>)
진정한 사랑은 상대방의 허물, 상처, 짐까지 모두 끌어안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건 말처럼 쉽지 않다. 특히나 자신이 짊어져야 할 부담의 무게가 큰 사람이라
글: 문석 │
2006-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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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이병헌과 수애의 기기묘묘한 눈빛 <그 해 여름>
휘영청 떠 있는 보름달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눈이 휘둥그레져 되묻는다. “그러니까 저기에 사람이 가 있다는겨?” 호롱불로 밤과 어울리던 오지의 시골 마을에 처음 전기가 들어오고 처음 텔레비전을 구경하던 날, 사람들은 암스트롱이 달을 거니는 믿기 어려운 장면과 마주친다. 좌중의 놀라움은 젊은 처자의 천연덕스런 질문으로 정리된다. “그럼 달도 미국땅이 된 겨
글: 이성욱 │
2006-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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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에로틱한 분위기의 철학적인 질문들 <세르쥬 노박의 겨울여행>
욕망의 통로는 시선이다. 아들의 여자와 불륜에 빠지는 작가 다니엘 볼탄스키(다니엘 오테유)의 욕망이 흘러가는 궤적을 보여주는 이 영화는 다니엘의 시선으로부터 시작된다. 폴란드계 프랑스인인 작가 다니엘은 20여년간 세르쥬 노박이라는 필명으로 글을 쓰면서 자신의 사생활을 드러내지 않았다. 자신의 작품세계를 주제로 열린 강연회에 몰래 참석한 그는 도서관에 모인
글: 이현경 │
2006-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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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금기를 깬 연인들의 ‘체인징 파트너’ <연애의 기술>
연애담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소재는 삼각관계다. 연적의 등장은 관계의 편안함에 긴장감을 부여하고 그것은 다시 관객이 느끼는 어떤 정서, 슬픔이나 분노, 괴로움, 즐거움 등에 강렬하게 호소한다. <연애의 기술> 역시 삼각관계에서 출발한다. 하비에(에르네스토 알테리오)와 사랑에 빠진 파울라(나탈리아 베르베케)는 자신의 애인이자 하비에의 친구인
글: 장미 │
2006-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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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웬만한 무대가 아쉽지 않다 <스텝 업>
춤에 관해 재능과 열정을 지닌 두 청춘이 있다. 한명은 슬럼가에서 흑인들과 어울리며 사는 백인 비보이 타일러(채닝 테이텀)다. 알코올중독자 아버지, 새엄마와 함께 사는 집은 가난하고, 그는 취미로 춤을 출 뿐 그것을 미래로 정해보진 않았다. 또 한명은 예술학교에서 발레를 전공한 노라(제나 듀언)다. 가정의 경제적 어려움은 없지만 춤을 반대하는 엄마에게 인
글: 박혜명 │
2006-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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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지나치게 무난한 소동극 <플러쉬>
부잣집 애완쥐 로디(휴 잭맨)는 아쉬운 게 없다. 주인이 휴가를 떠난 뒤, 대형 평면TV를 독차지하고, 온갖 장난감들에 둘러싸여 호화로운 생활을 만끽하던 그에게 시궁창쥐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시궁창쥐의 계략으로 변기에 빠지고 하수구를 통해 쥐들만의 지하세계 래트로폴리스에 도착한 로디는 우아한 일상으로 돌아오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터프한 암컷쥐 리타(케이
글: 오정연 │
2006-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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