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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여자친구끼리 볼 만한 데이트무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도시의 아침이다. 여자들은 각반을 차듯 종아리에 스타킹을 말아올리고 속눈썹을 곧추세운다. 아직 침대에서 뭉개고 있는 남자친구에게 키스를 날리고 반짝이는 구두에 발끝을 밀어넣는다. 지금 싱그러운 그녀들은 약 6시간 뒤면 “나는 내 일을 사랑한다”는 자기 최면을 삼세번 중얼거리며 심호흡으로 무너지는 신경을 붙들 것이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글: 김혜리 │
2006-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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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알트먼식 앙상블영화, <프레리 홈 컴패니언>
(로마네스크 말고) ‘알트마네스크(Altmanesque) 벽화’라는 것이 있다. 로버트 알트먼(81) 감독의 영화 만드는 방식을 일컫는 말이다. 알트먼의 재기작으로 통하는 <플레이어>(1992)와 <숏컷>(1993)에 이르러 정립된 이 스타일은 가히 ‘배우 하렘’이라 할 만한 대형 앙상블 연기, 에피소드적 서사, 상대의 말이 끝나길 기
글: 김혜리 │
200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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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상투적인 폭력장면의 전시, <폭력서클>
젊은 배우들이 잔뜩 출연하는 성장영화에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자의 능력이나 그들의 앙상블 연기 혹은 탄탄한 시나리오에서 나오는 안정적인 스토리 전개나 매혹적인 화면 구성 같은 것들이 아니다. 연기가 아직 몸에 익지 않았기에 다소 어색할 수는 있지만, 다듬어지지 않았다는 그 단점이 오히려 관습화된 연기로서는 결코 담아낼 수 없는 역
글: 안시환 │
200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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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킬링타임용 영화로 즐기기엔 너무 엉성한 영화, <페인터>
북한 핵실험으로 전세계가 시끄러운 요즘, 뒷북치는 영화가 하나 나왔다. ‘할리우드 최강 액션 스타’ 웨슬리 스나입스가 주연한 핵무기 소재 영화 <페인터>. 제아무리 픽션이 현실보다 스펙터클할 순 없다지만, 이건 뒷북도 너무 뒷북이다. 9시 뉴스 보도와 영화 <페인터>를 비교하면, 그야말로 월드컵 대표팀과 조기축구회의 차이를 실감케 할
글: 신민경 │
200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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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지아장커가 그려내는 베이징의 삶, <세계>
지아장커는 준비하던 단편 영화의 촬영 계획을 모두 마친 상태였다. 설날이 되어 고향에 가게 되었고, 거기서 마주친 고향 샨시성 펀양의 변해가는 풍경과 조짐을 보고 나서 계획을 바꿔 장편 <소무>를 찍었다. 샨시성에서의 촬영 경험은 지아장커의 의식을 과거로 돌렸고, 79년에서 90년까지 문공단의 유랑을 그려낸 <플랫폼>을 만들게 했다
글: 정한석 │
200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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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그들은 아름다우나 감정을 자아내기에는 역부족, <봄의 눈>
봄의 눈은 찰나의 존재라 눈길을 끌지만 한편으론 더없이 불길한 징조다. “아름다운 것일수록 명이 짧지요.” 봄을 휘감는 눈발, 주검으로 남은 검은 강아지와 나비로 암시되던 <봄의 눈>의 세계관은 청순한 미모를 빛내는 여주인공 아야쿠라 사토코(다케우치 유코)의 목소리에서 꽃눈을 틔운다. 천천히 피어나던 다이쇼 시대의 사랑은 낯 뜨거울 정도로 활짝
글: 장미 │
200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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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당신을 조롱하는 B급 컬트, <기묘한 서커스>
살면서 괴로운 순간 가운데 하나는 과거의 힘들었던 장면이 떠오를 때다. 기억 속의 나는 고통받는 처절한 피해자지만 종종 나의 탐욕이 그 결과에 도움을 주었을 경우 괴로움은 더욱 커진다. 이때 비겁하긴 해도 손쉬운 정신적 해결책으로 프로이트가 말한 ‘죽음에의 충동’이 있다. 상상에서나마 가해자에게 참혹하게 복수하거나, 나 자신을 자책의 구렁텅이로 빠뜨림으로써
글: 이창우 │
200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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