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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클래식]
빛의 리얼리스트
촬영장은 언제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는 긴장지대이다. 방금 전가지 개어 있던 하늘에서 소낙비가 내리는 것이 예사이고, 주연배우의 늑장에 몇 시간씩 작업이 지연되는 등 순발려과 인내심이 끊임없이 요구되는 곳, 프랑스에서 스페인어를 가르치던 교사에게 기회가 온 것도 그 부산한 촬영장이었다. 우연히 에릭 로메르의 <Paris Vu Par>의 촬영장을
2001-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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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클래식]
“<아리랑> 관객 몰리는 거 보고 나운규랑 얼싸안고 울었지”
이제 <아리랑>을 선전하게 됐습니다. 이게 사건인데, 내가 신문 발표를 한 겝니다. <아리랑>에 대한 노래 한 구절을 집어넣어 가지고는 선전 문안을 크게 해서 썼어요. 그 노래 역시 내 누이 이정숙이가 불렀는데, 어쨌든 광고지도 만장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당국에 저촉이 되어 가지고 종로 네거리에서 압수를 당하게 됐어요. 내가 이
2001-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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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클래식]
“변사 비판하는 평 썼다 집단항의 들었지”
조선배우학교를 열심히 했습니다. 선생들도 재능이 있고 했지만 학생들은 자기를 포기하는 정도였죠. 그래 내 생각에 하루라도 빨리 영화를 만들어야겠다 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박승필(단성사 사장. 한국인 최초의 극장 경영인- 필자)씨가 나한테 제안을 했어요. 배우학교와 단성사가 합작을 하자는 겝니다. ‘배우학교측에서 배우, 의상, 소도구, 각본, 감독을 맡고
2001-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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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클래식]
빛을 향한 뜨거운 입맞춤
“어릴 적 아버지를 따라 좁은 영사실 한구석에서 영화를 보곤 했는데 소리가 차단된 영사실에서는 이미지만으로 스토리를 이해해야 했다. 얼마 뒤 아버지가 마당에 구형 영사기를 설치해주셨고 동네녀석들과 찰리 채플린 시리즈를 봤는데, 역시 스크린에 전달된 이미지만이 전부였다. 그때의 기억은 이후 내 삶에 강한 울림을 형성하였다. 영사기사였던 아버지는 내게 자신의
2001-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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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클래식]
실연당한 뒤 영화에 빠져, 영화평론가가 됐지
하이고, 너무 오래돼서, 그러니까 내가 1901년생이에요. 음력으로 1월 열흘날요. 순 서울 태생인데, 우리네 환경이 뭣이랄까, 자연하고 제일 가까운 위치에 있었어요. 남산이 참 좋았는데 지금 내가 자라기는 순저히 산에서 자랐다고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상동공옥소학교라고 나는 거길 댕기곤 했어요. 우리 아버지가ㅏ 매우 완고하시고 성격이 강한 편이라 머리를 땋
2001-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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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클래식]
할리우드에는 있다 충무로에는 없다
고통과 해방 너무 힘든 나날이었다. 연재가 지속되는 동안 늘 명치끝에 커다란 돌덩어리를 하나 얹어놓은 느낌이었다. 무슨 놈의 돌덩어리가 수은보다 더 무거워 때때로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웠다. 가을 지면개편에 즈음하여 연재를 마무리할 수 있겠느냐고 <씨네21>이 넌지시 물어왔을 때 앞뒤 가리지 않고 덥석 제안을 받아들인 것도 그 때문이다.
2001-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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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클래식]
신세대, 충무로를 습격하다
별볼일 없는 프로야구 중퇴생 노마크, 음악이 없으면 죽고 못 산다는 딴따라, 유식한 놈 싫어하는 뻬인트, ‘대한국인’이라는 몽둥이 하나면 겁날 게 없는 무데뽀, 이 네명의 되바라지고 한심한 청춘들이 어느날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다가 무작정 주유소를 습격한다. 이 유쾌하고 무의미한 청춘활극 <주유소 습격사건>을 보면서 나는 뻑 갔다. 그것은 진정
2001-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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