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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 영화를 글로 배웠습니다
결국 걱정하던 일이 현실이 됐다. 이번주 언론시사가 열린 <범죄도시4> <챌린저스> <여행자의 필요>를 한편도 보지 못했다. 영화기자의 고난이 보기 싫은 영화도 굳이 확인해야 하는 거였다면 편집장의 업보는 거의 모든 시사에 참석하기 어려운 일정에 있다는 걸 뒤늦게 깨닫는 중이다. 예전에는 기사 작성이란 공식적인 핑계가 있었
글: 송경원 │
202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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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 잘 버티는 중. 앞으로도 잘 버틸 예정
총선 결과를 보며 문득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가 떠올랐다. 자전적 기억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를 볼 때마다 ‘콜럼버스의 달걀’이 생각난다. 가장 개인적이기에 가장 창의적이고 동시에 정치적인 이 영화는 당연하지만 인지하지 못했던 진실을 일깨운다. 내 삶이 누군가의 배경이 아니고, 내가 서 있는 이 순간도 역사의 일부이며, 사회의 모든 요소
글: 송경원 │
2024-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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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 ‘영화 같은’ 현실을 만드는 가장 쉽고 빠른 길(feat. 투표하고 영화 봅시다.)
영화보다 영화 같다. 낭만적으로 들릴 법한 이 말이 요즘은 피로로 다가온다. 요즘 장르가 대체로 디스토피아였기 때문일까. 사람들은 멀리 떨어진 두 대상을 이어 붙이고 싶을 때 비유법으로 다리를 놓는다. 다리를 잇는 요령은 대상에서 유사한 속성 한 가지를 추출하는 데 있다. 예컨대 ‘눈은 마음의 창’이란 표현엔 ‘본다’는 속성을 매개로 눈동자와 창문, 물리
글: 송경원 │
2024-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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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 그래봤자 잡지 한권 그래서 더 소중한 잡지 한권
나이가 들수록 생일 챙기는 게 머쓱해 종종 까먹곤 한다, 는 게 자발적 망각에 대한 현재 나의 공식 입장이다. 모래 더미에서 기어이 바늘을 찾겠다는 각오로 긍정 회로를 돌린 결과, 나이 먹어 편해진 것 중 하나는 주변에 이렇게 말해도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다. 솔직해지자면 어릴 적부터 생일이란 피곤한 기념일로부터 도망쳐왔다. 이유야 복합적이
글: 송경원 │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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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 좋아하는 마음
어쩌면 <최애의 아이>가 <씨네21> 표지를 장식할 수도 있었다. 극장판이 개봉한 것도 아니고 별다른 이슈도 없었지만 우연히 기회가 맞아떨어져, 사고 한번 쳐볼까 상상한 적이 있다. 지난해 가을 전임 편집장이 휴가 간 사이 대리로 잠깐 데스크를 맡았을 때의 일이다. 예정됐던 표지가 펑크나 대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예전부터 즐겨보던
글: 송경원 │
2024-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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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 안녕, ‘드래곤볼’
<드래곤볼>을 처음 봤던 날의 충격은 아직도 생생하다. 자극적인데 건전하고, 뻔한데 궁금하고, 보수적인데 새로웠다. 도리아먀 아키라는 한편의 만화로 세상을 바꿨다. 이건 단지 ‘만화가 한 소년의 세상을 새롭게 열었다’는 수사적인 표현에 그치지 않는다. 파도가 모여 해안선의 윤곽이 나오듯 소년들의 달라진 세상이 모이고 뭉쳐, 정신 들고 보니 문자
글: 송경원 │
2024-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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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 오스카의 계절, 영화, 봄
오스카의 계절이 왔다. 봉준호 감독이 ‘로컬 어워즈’라고 언급하기 전까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엄밀히 말하면 그냥 남의 나라 시상식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 어떤 시상보다 가장 주목도가 높고 영향력이 큰 행사라는 사실을 부정하긴 어렵다. 적지 않는 개봉 영화가 아카데미의 결과에 따라 울고 웃는다. 할리우드가 세계 영화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해볼 때
글: 송경원 │
2024-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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