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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적당한 비관을 즐기시길
수능이 끝났다. 수능 시험장을 보여주는 TV 뉴스를 보다가 문득 옛날 생각이 났다. 교문 앞에 나와 선배를 응원하는 후배들, 시험장에 늦어 경찰관의 호위를 받으며 급히 달려가는 아이들, 100일 불공을 드리고 추운 날씨에도 교문 앞을 떠나지 못하는 어머니들, 모든 풍경이 내가 시험을 쳤던 20년 전과 다를 게 없다. 그동안 입시제도가 많이 바뀌어서 지금은
글: 남동철 │
200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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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하나와 앨리스>와 <팜므 파탈>
오랜만에 영화보는 즐거움을 만끽한 날이었다. 11월8일 <하나와 앨리스>와 <팜므 파탈>을 연달아 봤다. 하나는 너무 귀엽고 예쁜 영화였고 다른 하나는 너무 자극적이고 농염한 영화였다. 전혀 다른 매력이지만 둘 다 대만족이다. 이런 날만 있으면 영화잡지에서 일하는 거 정말 할 만하다.
<하나와 앨리스>를 보고나니 이와이 순
글: 남동철 │
2004-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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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갓 블레스 아메리카
부시가 이겼다. 믿을 수 없지만, 믿고 싶지 않지만 그렇다. 영화 시나리오로 치면 최악이다. 거의 스너프필름 수준이다. 목을 따고 시체를 절단하는 끔찍한 살인을 저질러도 스너프필름에선 결코 악당이 처벌받지 않는다. 전세계가 악당으로 지목한 부시가, 이라크에서 수십만, 수백만명을 살해하고 아이들을 불구로 만든 전쟁광 부시가 다시 4년간 미국 대통령이 된다
글: 남동철 │
200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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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어느 장애인의 생애 첫 경험
“화면이 정말 아름다웠어요. 특히 마지막 장면이요.” TV 뉴스를 보다 우연히 시각장애인이 이렇게 말하는 걸 봤다. 어떻게 시각장애인이 화면의 아름다움을 말할 수 있지? 호기심이 생겼고 그래서 장애인영화제 취재를 제안했다. 과거 촛불시위도 여러 번 나간 적 있는, 의협심 강한 김도훈 기자가 선뜻 내가 하겠노라 나섰다. 주말을 반납하며 일한 그는 “인터뷰는
글: 남동철 │
200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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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김부선의 선택을 지지한다
요즘 젊은이들한텐 낯선 말이지만 ‘혼식’이라는 말이 있다. 쌀밥이 아니라 보리나 잡곡을 섞어 먹는 걸 가리키는 단어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 그러니까 박정희 정권 시절엔 혼식장려정책이란 게 있었다. 혼식을 하면 튼튼해진다는 회유도 있었지만 도시락을 검사해서 쌀밥을 싸온 녀석들을 색출, 처벌하는 공갈, 협박도 적지 않았다. 순진한 어린 마음엔 혼식을
글: 남동철 │
2004-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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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왕가위를 다시 생각하며
“우리가 함께한 이 1분을 결코 잊지 않겠다.” <2046>을 보다가 <아비정전>에서 장국영이 장만옥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아비정전>에서 장만옥은 장국영이 말한 그 1분 때문에 새로운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아마 장만옥은 그 순간을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시간, 즉 ‘화양연화’로 여겼을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
글: 남동철 │
200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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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부산국제영화제와 <씨네21>
9년, 부산국제영화제와 <씨네21>은 동갑내기다. 생일은 <씨네21>이 빠르지만 같은 해 태어난 인연 때문인지 부산영화제는 어린 시절을 함께 지낸 친구처럼 느껴진다. 올해도 어김없이 영화제 일간지를 만들기 위해 부산행 기차를 탔다. 기차에서 멍하니 창 밖을 보니 옛날 일이 떠오른다. 1995년 가을 부산영화제는 국내에서 처음 생기는
글: 남동철 │
200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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