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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되돌아본다는 것은
2002년 베를린이었다. 그해 영화제에 온 유럽 사람들이 <블러디 선데이>에 대해서 보이는 반응은 내 감각을 넘어서는 데가 있었다. 이번주 김현정 기자의 글이 알려주듯이, 이 영화는 동시대 유럽인들의 기억 속 어딘가를 건드려 통증을 유발했던 것 같다. 그러나 당시의 내게 <블러디 선데이>의 스타일과 내용은 기억이 아니라 현실에 가까웠다
글: 김소희 │
2004-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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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동급 최강
최근에 익힌 말 가운데 기특하게 쓸모 많은 것이 ‘동급 최강’이다. 급의 차이 즉 범주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평가는 각각의 범주 내부에서 내리겠다는 화법이다. 이것을 영화에 적용하면 특정 부류 자체를 옹호하거나 배척하는 대신 그 부류들 안에서 잘 만들어진 혹은 소홀한 영화들을 분별하고 평가하는 태도가 자리잡게 될 것이다. 문화 다양성이란 동급 최강이 많다는
글: 김소희 │
2004-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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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올챙이
사무실에서 들리는 휴대전화 벨소리 가운데 요즘 새롭게 등장한 것이 <올챙이 송>이다. 누군가의 전화기가 울리면, 개울가에 올챙이 한 마리 꼬물꼬물 헤엄치다 다리가 쏘옥 나온다는 이 동요를 율동까지 떠올리며 흥얼거리는 후유증을 잠시 겪는다.이번주 특집기사는 지난 시절 한국 영화계의 풍경을 재현한다. 성실하고 유머러스한 이영진 기자가 지금은 청년 개
글: 김소희 │
200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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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칸 쇼크
올해의 칸영화제는 여느 해, 어떤 영화제보다 대중적인 관심을 크게 불러일으킨 듯하다. 그 중심에는 막판에 경쟁부문으로 차를 갈아타고 개선 행진까지 해버린 <올드보이>가 있다. 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칸이 우리에게 이중의 쇼크를 주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우선, 칸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에 급격한 변화가 초래되고 있다는 점이다. 칸영화제-프랑스 평단-
글: 김소희 │
2004-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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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절실함, 가벼움
제주도에 다녀왔다. 어떤 모임의 회원들끼리 떠나는 2박3일의 투어를 따라간 것인데, 하루 세끼 열성적으로 챙겨먹는 것을 비롯해서 사소한 것에 기뻐하고 자기 내면과 타인에 지극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보았다. 상식을 실천하는 모습이 도리어 신기하더니, 이내 내 몸과 마음을 볕에 구워 말리는 느낌이었다.가이드를 자임한 동행의 제안에 따라 김영갑 갤러리에 들렀다
글: 김소희 │
2004-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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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3천원
한 군인에게서 편지가 왔다. 연두색 봉투가 하도 얌전하여 나도 얌전하게 가위로 봉투를 오리는데 천원짜리 지폐 몇장이 먼저 툭 떨어졌다. 의아해하며 내용물을 펼쳐보니 <어린 신부> 비평문 두장, 따로 자신의 심경을 적은 편지 한장이 들어 있고, 본인의 리뷰가 혹시 <씨네21>에 실리게 되면 한권 보내달라는 메모가 말미에 붙어 있었다. 동
글: 김소희 │
200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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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사람 인(人)
집 근처에 세워둔 차가 새벽 세 시에 끌려갔다. 행정이 아니라 사업일세, 구시렁거리며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저녁에 차 찾으러 가자니 심사가 꼬였다. 그 동네 사는 친구와 선배 커플의 집에 죽치고 앉아 인생이 우울하다며 심드렁한 이야기들을 늘어놓았더니, 이런저런 조언과 함께 “말 잘 듣는 애처럼 뭘 그리 연신 고개를 주억거리느냐”는 타박도 덤으로 날아왔다.
글: 김소희 │
2004-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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