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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어린 날의 향기, 습도, 촉감…, <닥터 지바고>
23년 전, 그해. 올해처럼 눈이 많던 겨울 설날에 입을 꾹 다문 채 한동안 하늘을 바라보던 한 아이가 갑자기 뛰기 시작한다. 오전 내내 이집 저집을 부지런히 돌아다닌 보람으로 주머니에는 제법 100원짜리 동전이 들어차서 내딛는 걸음마다 짤랑거리는 소리가 가득하다. 얼어붙은 밭길을 넘어 산딸기의 씨앗들이 겨울잠을 자는 강둑을 툭툭 뛰어넘는다. 지평선 위를
2000-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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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스텔라를 닮은 여인, <라스트 콘서트>
눈앞에 닥친 녹음 일정 탓에, 난 집에도 못 들어가며 며칠째 작업실 앞의 여관 신세를 지고 있는 터였다. 난 이런 시기이면, 전화를 받을 때 처음부터 아주 피곤한 듯 목소리를 내리까는 버릇이 있다. 처음부터 잔뜩 피곤한 척을 해야, 다른 약속들을 피해갈 수 있다는 계산때문이다. 막 여관방을 나서려는 순간 휴대폰 소리가 울리고, 난 계산대로 잔뜩 피곤한
2000-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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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한달 용돈을 털어 바바리를 사입고, <첩혈쌍웅>
‘내 인생의 영화’라는 제목으로 글을 써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어떤 영화로 정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그리 오래 고민하지 않았다. 제의를 받는 순간부터 한 영화에 대한 이미지가 쫙 펼쳐졌기 때문이다. 바로 주윤발의 <첩혈쌍웅>이다. 수백편의 영화 가운데 내 인생의 영화를 주저없이 꼽을 수 있다는 것, 그 하나만으로도 영화감독으로서 나는 행운아가
2000-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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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특별한 날, 특별한 음식 같은, <비포 선라이즈>
‘나만의 컬트’라는 말이 있다. 남들은 시큰둥한 영화를 극장에서 몇번씩 보고 비디오로 출시되면 한두세번 더 보게 되고, 그것도 모자라 왠지 마음이 울적하거나 싱숭생숭해지면 가끔씩 ‘땡기는’ 영화.
나에게도 이런 영화가 있다.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 에단 호크, 줄리 델피 주연의 미국영화 <비포 선라이즈>. 사실, 감독이나 주연을 보면 그
글: 변준희 │
2000-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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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최초의 떨림, <정사>
올 4월28일부터 5월4일까지 일주일 동안 열리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채 두달도 안 남았다. 영화제 준비하랴 절반은 영화학교인 영상원 원장노릇도 같이 해야 하니 몸을 두쪽으로 나누고 싶은 심정이다. <씨네21> 기자로부터 ‘내 인생의 영화’란에 글을 써달라는 청탁을 받고서 응하기는 했지만 난감하다. 도대체 무슨 영화에 대해 써야 하지. 단순히 기억
글: 최민 │
2000-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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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길은 내게 떠나라 하네, <스탠 바이 미>
스티븐 킹의 소설 <The Body>는 “The most important things are the hardest things to say”로 시작한다. 내 인생의 영화를 소개하기에 앞서 <The Body>의 첫 문장을 떠올린 것은 내 마음속 독방에 비밀스럽게 가둬두었던 나의 아픈 이야기를 꺼내놓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난 어
글: 이미도 │
2000-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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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이것이 코미디다! <뜨거운 것이 좋아>
코미디란 무엇인가. 나의 미국행 화두는 이런 것이었다. 수오 마사유키의 <함께 춤추실까요>나 작가 리처드 커티스의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등의 영국 코미디, 혹은 리안의 데뷔작 <결혼피로연> 등에 달아오른, 한번도 장편영화을 만들어보지 못한 감독 지망생의 경쟁심에 미국행은 크게 기인했다. 우리도 우리식의 우아
글: 육상효 │
2000-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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