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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올해의 영화 베스트10’을 위한 십계명
12월15일
“올해의 영화 베스트10을 내놓으시오.” 이즈음 연통이 날아오면 나는 해마다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하얘진 머릿속을 헤집으며 괴로워하다가, 일찌감치 지난 세기부터 엑셀 프로그램으로 본 영화들을 관리해온 L선배가 부러워 어쩔 줄 모른다(“저야, 벌써 다 뽑았죠”라는 그 흐뭇한 목소리!). 남들은 어떻게 사나 웹서핑을 하다가 “톱10 뽑기의 규
글: 김혜리 │
2011-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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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전전긍긍, <도약선생>의 마지막 티켓!
12월10일
경험있는 관객이라면 누구나 은연중에 깨닫는 사실. 배우에게 있어 외모의 매력은 균형 잡힌 아름다움이 아니라 아름다운 불균형에서 나온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려고 애쓴다면 조형적 불완전함을 변명 따위 첨부되지 않은 자족적 아름다움으로 느끼도록 하는 막무가내의 설득력이야말로 비범한 배우의 요건이다. 현실적으로는 그 역도 성립한다. 우연히도 표
글: 김혜리 │
2010-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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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아버지들의 영화 보는 법
12월3일
“내 첫 영화 시사회에서 우리 아버지는….”
무슨 이야기 끝에 이 화제가 나왔는지는 기억할 수 없다. 그러나 내용만은 잊고 싶지 않아 취기 속에서도 머릿속 백지에 꼭꼭 눌러 적었다. 변영주 감독의 아버님은 <낮은 목소리>의 시사를 보고 나오는 길에 소감을 묻는 인터뷰에 이렇게 답하셨단다. “저는, 서부영화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
글·그림: 김혜리 │
2010-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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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자학의 시, 혹은 영화 만들기
11월22일
4인의 감독이 둘러앉은 술자리. A감독님은 차기작 시나리오 초고와 씨름 중이고, B감독님은 캐스팅 진도에 제동이 걸렸다. 이날 모임의 주빈 격인 C감독님은 엊그제 개봉한 영화 흥행 성적에 상심했고, D감독님은 영화를 완성했으나 개봉이 늦춰졌다. 불현듯 학창 시절 생물 시간에 배운 “개체발생은 계통발생을 반복한다”는 설이 떠올랐다. 달리 말하
글: 김혜리 │
2010-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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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카메라가 다가오자 사랑이 멀어졌다
*<렛미인>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1월9일
늦은 오후, 멀티플렉스에서 성황리에 <부당거래>를 관람하고 나오는데, 어딘지 낯익은 미남 청년이 커피전문점 바깥 테이블에 홀로 앉아 독서 중이다. 다가가보니, 삼남매를 슬하에 두고 일곱편의 장편영화를 만드신 류승완 감독님이다. 아니, 이 광활한 도시에 프레데릭 포사이스의 <아
글: 김혜리 │
2010-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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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기다림이 결여된 11월의 계절
(<소셜 네트워크>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0월31일
뒤늦게 피에르 바야르가 쓴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김병욱 옮김)을 읽기 시작하다. 이 얼마나 절묘하게 유혹적인 제목인가. 요컨대 세상의 모든 책을 읽지 않고도 읽은 척할 수 있는 효과를 얻기 위해, 이 책 단 한권만은 사서 읽어야 하는 셈이다. 바야르는 ‘비(非
글: 김혜리 │
2010-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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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낯선 이에게 드러내고 싶은 욕망
10월22일
고등학교 3년 내내 편지를 주고받았던 중학교 동창 Y가 실로 오랜만에 전시회를 하는데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소셜 네트워크> 시사와 겹쳐버렸다. 그림은 볼 수 있겠으나 친구와 만나지는 못하게 됐다. 어젯밤만 해도 트위터 이웃에게는 침실 전구를 갈다 깨뜨렸네, 소슬바람이 창가에 불어오네 시시콜콜 늘어놓았던 내가 오랜 벗에겐 이 모양
글: 김혜리 │
2010-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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