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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내가 사랑하는 왕가위의 1분
10월15일
부산영화제 폐막. 해운대에서 집으로 가기 위해 김해공항으로 향한다. 홀로 여행하는 동안만큼 내 몸과 마음이 진정 그리워하는 존재가 누구인지, 그들이 내게 어떤 종류의 온기와 향기를 주는지, 선연하게 의식하는 시간은 달리 없다. 항상 뒤늦게 도착하는 앎. 이 안타까움을 어찌할 것인가. 그들이 내 곁에 부재할 때만이 나는 내 그리움의 또렷한
글: 김혜리 │
2010-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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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부산… 여기가 바로 강호다
10월10일
<적인걸: 측천무후의 비밀>과 <검우강호>를 보며 다시 피어난 오랜 의문의 불씨. 강호(江湖)란 대체 정확히 어디인가. 문단(文壇)이 무슨 주소라도 있는 데인 줄 알았다고 한숨 쉬던 P 소설가의 얼굴이 떠오를 뿐. 수천년 중국 역사를 판타지의 용광로에 펄펄 끓여 공간의 틀에 부어놓은 거라면 대충 비슷하려나. 역시 썩 성
글: 김혜리 │
2010-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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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눈물이 앞을 가린다, 웃기고 슬퍼서
9월30일
사람과 그가 깃들어 사는 공간이 조개의 몸과 조가비의 관계처럼 보이는 순간이 있다. 말하나마나 건물은 유기체도 아니고 직접 살 자가 집을 짓는 경우도 드무니 맞을 리가 없는 비유다. 그런데도 누군가 자리잡고 한동안 살아온 방에 들어서면, 거기 사는 사람의 필요와 욕망이 보이지 않는 분비물처럼 조금씩 새어나와 굳어버린 껍데기로 느껴진다. 노래방
글: 김혜리 │
2010-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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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베니스, 시실리… 나만의 이탈리안 위크
9월17일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Eat, Pray, Love)를 읽어보라는 권유를 받은 적이 있다. 세명의 독신 여자가 어울려 불안과 실망을 주제로 명랑쾌활하게 떠들어댄 자리였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인생의 모서리에 몰렸을 때 도움을 준 책으로 특별 언급됐다. 그러므로 이 책을 각색한 영화에
글: 김혜리 │
2010-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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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9월 8일 ~ 9월 15일
클로드 샤브롤 영화에서 먹는 행위는 정찬부터 마담 보바리가 삼킨 비소까지 죄다 중요하다. 어록을 찾아보니 샤브롤 감독은 먹기를 즐겼을뿐더러 식사신을 촬영할 때 배우들이 대사만 하고 제대로 먹지 않는 방식의 연출을 아주 싫어했던 모양이다. 애연가이기도 해서 사진마다 파이프나 담배가 손에서 떨어지는 법이 없다. 여러모로 인간의 ‘용적’을 바닥까지 드러내는
글: 김혜리 │
2010-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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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8월30일~9월7일
영화의 약점이 내 눈에 지나치게 크고 뚜렷해 보일 경우, 수사(修辭)가 수사를 부르는 잡지 글쓰기 속성상 판단이 둔탁해지기도 한다. 그 위험을 피하는 한 방법은, 내가 좋건 싫건 감독이 최초에 품었을 최선의 의도에 입각해 영화를 다시 생각해보는 것인데 <라스트 에어벤더>는 그것도 용이하지 않았다. 동석한 다른 사람들은 샤말란의 최고작으로 &l
글: 김혜리 │
2010-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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