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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의 TVIEW] 관록과 돌발의 조화
연예인 매니저로부터 갑자기 연락이 오면 긴장된다. 왜? 매니저들에게 수시로 전화해서 인터뷰 좀 잡아달라고 매달리는 것은 본래 나의 몫이므로. 애프터할 생각 없는 도도한 소개팅남처럼, 스타의 매니저들은 운전 중이거나 회의 중이거나 아무튼 항상 이런저런 이유로 바쁘기 때문에 굳이 나 같은 기자에게 먼저 전화할 이유가 없다. 그러니 만난 적 없는 연예인의 매니저
글: 최지은 │
201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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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주의 TVIEW] 나란 남자 (속은) 착한 남자
주인공, 특히 남자주인공의 인생이 초장부터 기구하기로 치면 이경희 작가의 드라마만 한 게 있을까.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차무혁, <상두야 학교가자>의 차상두, <이 죽일놈의 사랑>의 강복구 등. 곡절 많은 가족사와 비루한 삶 속에서 남은 혈육, 혹은 그 비슷한 사람을 위해 사는 것으로 하루하루를 이어가던 이 남자들은 생에
글: 유선주 │
201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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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주의 TVIEW] 아우, 어쩜 뭐 하나 쉬운 게 없니
어린 시절, 길에서 주운 긴 막대기를 홰홰 휘두르다보면 어쩐지 팔도 길어진 것 같고 내 능력도 그만큼 커진 것 같아 기분이 썩 괜찮았다. 그렇게 종일 가지고 놀던 막대기는 집에 갈 때가 되면 ‘오늘 놀이는 여기서 끝’이라는 의미로 반 동강을 내거나 괜히 여기저기 후려치다 던져버리는데 어느 날인가는 각목 조각을 학교 철봉에 휘둘렀나보다. 어둑한 하늘에 쩡 하
글: 유선주 │
2012-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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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의 TVIEW] < PD수첩>을 돌려내라
MBC 10층 시사 교양국 한구석에는 ‘<PD수첩> 작가방’이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이층침대 두개가 좁은 방을 꽉 채우고, 얇은 간이벽 너머로 사무실 소음이 귓가를 울렸지만 작가들을 위한 수면실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조금 들떴다. 촬영 테이프 컨버팅을 기다리거나, 외국 자료 번역을 맡겨놓았거나, 인터뷰 녹취를 풀거나, 나를 비롯한
글: 최지은 │
2012-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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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주의 TVIEW] 뜨겁구나, 뜨거워!
부의 규모를 속물의 시선으로 훑는 장면을 좋아한다. 땅이 몇 에이커에 고용인은 몇명이고 손님용 식기의 벌 수, 여주인의 옷차림에 관해 집착하는 이야기. 그리고 이런 이야기들엔 유독 저택이 불에 타들어가는 설정이 잦더라. 계급 몰락에 관한 은유 따윈 접어두고라도 충실하게 쌓아올린 설정들이 잿더미로 돌아가는 장관에는 도리없이 매혹되고 만다. 그리고 여기 시작부
글: 유선주 │
2012-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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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iew]
[최지은의 TVIEW] 혼자 보기는 아깝다만
요즘 나의 사소하지만 꾸준한 궁금증은 수도권 중산층 60대 전후 남성 퇴직자들의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사랑의 근원에 대한 것이다. 물론 여기서 ‘중산층’이란 언론에서 말하는 거창한 기준이 아니라 대략 서울 외곽 중소형 아파트 정도에 거주하는 나와 몇몇 친구들(의 부모님)을 기준으로 한다. 어쨌든 초등학교 동창과 만나도 대학교 동기와 만나도 심지어 결혼해
글: 최지은 │
2012-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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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iew]
[최지은의 TVIEW] 친구야, 너도 보고 있지?
부반장 경선이는 강타 오빠의 팬이었다. 작고 마르고 목소리가 가늘었던, 수업시간이면 안경을 챙겨 끼고 첫째 줄에 앉아 선생님과 칠판에 시선을 고정하던 경선이에게 성적과 입시 고민은 인생의 전부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형편이 어려워 학원이나 과외도 포기하고 항상 공부에 지친 얼굴이던 경선이가 유일하게 눈을 빛내며 말이 많아지는 시기는 H.O.T의 새 앨범이
글: 최지은 │
2012-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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