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스토피아로부터] [이송희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인간적’이라는 것 15년 전 유행했던 컴퓨터 바둑 게임. 번번이 패했다. 아무리 초보라고 해도 게임창을 꺼버리면 그만인 한낱 저용량 프로그램한테 매번 농락당하니, 무척 얄미웠다. 그 탓인지 이세돌 9단이 알파고한테 패한 게 그리 놀랍지 않다. 물론 이세돌과 나 사이에 가로놓인 실력차는 천지 차이겠지만, 그사이 컴퓨터도 비약적으로 진화했을 테니까. 어차피 기계의 연산 능력이 글: 이송희일 │ 일러스트레이션: 김은희 │ 2016-03-29
- [디스토피아로부터] [한유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밝은 미래 1990년대에 성장기를 보낸 내가 가장 많이 들은 말은 곧 21세기가 온다는 것이었다. 대한민국은 강대국이 되고 누구나 충분히 노력하면 성공한다는 말. 성차별이 사라질 거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 첨단기술에 대한 낙관론도 있었다. ‘21’은 마법과도 같은 숫자였다. 그때가 오면 모든 문제가 일시에 사라지기라도 하는 양 당시의 어른들은 새로운 시대가 올 거라 글: 한유주 │ 일러스트레이션: 마이자 │ 2016-03-22
- [디스토피아로부터] [조광희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바벨의 도서관 아르헨티나 국립도서관장이기도 했던 소설가 보르헤스는 “천국이 있다면 도서관 같은 곳일 것”이라 말했다. 그의 단편 중에 <바벨의 도서관>이라는 작품이 있다. 그가 상상한 도서관은 육각형 모양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진열실로 구성되고, 그곳에 비치된 책들은 모두 410쪽의 동일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책의 글자들은 쉼표, 마침표, 여백을 포함한 글: 조광희 │ 일러스트레이션: 김은희 │ 2016-03-15
- [디스토피아로부터] [노덕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모노드라마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한창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144시간을 돌파했다.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진 모르겠다. 여당이 무효를 제기한다 하고 선거구획정 문제도 있으니 오래가진 못할 듯싶다. 야당마저 어차피 질 싸움 싸우면서 지겠다는 심정이라는데, 어쨌든 대중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누군가는 릴레이로 이어지는 캐릭터 쇼로 받아들이며 농담을 주고받는다. 글: 노덕 │ 일러스트레이션: 마이자 │ 2016-03-08
- [디스토피아로부터] [이송희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이제 더는 안 된다” 그저 민망하고 남우세스럽다. 한국 야당 정치인들이 미 대선 돌풍의 주역인 버니 샌더스와 닮았다고 다투는 볼썽사나운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좋게 봐서 정치 마케팅이지 사실 그 어떤 정치적 비전과 가치도 없다는 자학의 고백이기 때문이다. 시대를 읽는 혜안이 없으니 저 선거 열기만 생선가게 고양이처럼 탐욕스럽게 곁눈질하는 표정들. 그러나 버니 샌더스 열풍은 글: 이송희일 │ 일러스트레이션: 김은희 │ 2016-03-01
- [디스토피아로부터] [한유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냥이 언젠가 새벽에 집으로 돌아가다가 골목길에 서 있는 트럭 밑에서 조그만 고양이를 본 적이 있다. 처음에는 한 마리로 보였다. 내가 조금 가까이 다가가자 고양이는 경계하는 기색을 보이면서도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직전에 편의점에서 우유를 산 기억이 났다. 주변에서 플라스틱 병뚜껑을 찾아 우유를 조금 부은 뒤 나와 고양이의 중간지점에 놓자 고양이가 트럭 밑에서 글: 한유주 │ 일러스트레이션: 마이자 │ 2016-02-23
- [디스토피아로부터] [조광희의 디스토피아로부터] Wi-Fi 미니멀리즘 ‘단순함과 간결함을 추구하는 예술과 문화적인 흐름’이라 정의되는 미니멀리즘(minimalism)이라는 용어를 여러 번 들었지만 와닿지 않았다. 그런데 ‘Minimalism’이라는 트위터 계정의 이미지들이 내 시선을 끌었다. 애써 노력한 흔적마저 지워버린 순간에 도달한 그 안정감은 요사이 내가 절실히 원하는 바로 그 느낌이었다. 나는 왜 갑자기 그런 가 글: 조광희 │ 일러스트레이션: 김은희 │ 2016-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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