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비평] <행복한 라짜로> 다른 세계와 접속하는 환희의 순간 <행복한 라짜로>를 보며 선명한 계급 격차를 의식하지 않기란 불가능하다. 지주가 마을 사람들 전부를 속여 노동력을 착취하고 이주를 엄격히 금지한 사건은 분절된 두 부분을 잇는 주된 서사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계급 착취 문제와 이것이 영속되는 양상에 주목하지는 않을 작정이다. <행복한 라짜로>가 주는 감동은 명확한 현실 인식에서 오는 글: 김소희 │ 2019-07-10
- [영화비평] <행복한 라짜로>가 보여주는, 현재 경제구조 안에서 자발적 노예로 살아가는 사람들 성서에서 라자로는 죽음에서 살아난 자다. 예수는 그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틀 뒤 그의 마을을 방문한다. 이미 썩은 내가 진동하는 그를 죽음에서 일으켰다. 그는 예수 이전에 부활했으며 죽음과 삶을 통해 예수의 영성을 증명해냈다. 하지만 그의 부활을 통해 예수와 하나님을 믿는 것은 오로지 보는 자들의 몫이었다. 누군가는 믿었고, 누군가는 여전히 의심했다. 글: 김지미 │ 2019-07-04
- [영화비평] 미하엘 하네케의 <해피엔드>가 보여주는 가족이 있는 신경증적 풍경에 대하여 미하엘 하네케는 자신의 열두 번째 장편영화 <해피엔드>에서 이전까지 했던 작업들을 한데 모으고 있다. 이를테면 작품 전반에 사용되는 ‘서스펜스가 동반된 퍼즐 맞추기’ 방식은 <우연의 연대기에 관한 71개의 단편들>(1994)에서 이미 보았던 것이며, 햄스터가 죽는 오프닝 장면은 <베니의 비디오>(1992)의 돼지잡기 장면과 글: 이지현 │ 2019-07-03
- [영화비평] <기생충>을 복기할 때 보이는 것들 봉준호의 영화가 장르를 변주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봉준호의 영화에서 중요한 지점은 장르를 변주한다는 사실이 아니라 장르 변주의 필연성에 있다. 이 필연성으로 인해 봉준호의 영화는 영화를 사유하는 영화가 된다. 지난 <씨네21> 1210호 <기생충> 비평 기획에서, 김영진 평론가가 이미 지적했듯, 봉준호는 “ 글: 박지훈 │ 2019-06-27
- [영화비평] <기생충>의 세계에 담긴 회귀 혹은 후퇴한 현재와 유동하는 약자들 더이상 계급이란 없다. 신분만이 있을 뿐이다. 계급은 상승할 수 있다. 신분은 세습된다. 시험이라는 계급 사다리에서조차 가로막대가 사라지고 있다. 조건 좋은 월세방이 나오면 가난한 자들끼리 앞을 다퉈야 한다. 열심히 일해온 직장에서 쫓겨나도 해고 사유는 매끄러운 한 문장만 통보받는다. 뭘 잘못했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알 수 있는 건 해고자 명단에 들 경 글: 송형국 │ 2019-06-27
- [영화비평] <기생충> 목에 걸려 넘어가지 않던 순간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봉준호만큼 자신의 영화를 명쾌하게 설명해내는 이도 드물다. 실은 적지 않은 감독 인터뷰가 영화를 이해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 어떤 이는 자세한 설명을 거부하고 누군가는 일부러 모호한 미로를 만들기도 한다. 최악은 결과물보다 많은 의미를 말로 덧붙이는 경우다. 이런 경우 종종 장면이 아니라 말에 설득되는 때도 있다. <기생충> 글: 송경원 │ 2019-06-26
- [영화비평] <보희와 녹양>의 오프닝 시퀀스의 두명의 남자, 두개의 키워드 안주영 감독의 장편 데뷔작 <보희와 녹양>은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중학교 1학년 보희(안지호)의 성장을 다룬 영화다. 영화는 어느 날 돌아가신 줄 알았던 아빠가 살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보희가 동갑내기 단짝 녹양(김주아)과 함께 아빠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로드무비 형식을 취하고 있다. 외형상으로 얼핏 줄거리만 접하면 우리에게 익숙한 글: 홍은애 │ 2019-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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