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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라인]
[비평] ‘스즈메의 문단속’과 ‘이니셰린의 밴시’, 긍정의 함정과 비관의 힘
<스즈메의 문단속>을 보며 어딘지 계속 브레이크가 걸린 이유는 아마도 내가 배배 꼬인 인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스즈메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놀라운 에너지로 가득한 친구다. 처음 본 남자에게 반해 이변이 일어나자마자 문제의 장소로 달려가고, 일상으로 복귀하라는 전문가의 조언을 가볍게 무시한 뒤 끝까지 소타를 책임지며 일본 열도를 종단한다. 가는
글: 송경원 │
2023-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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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라인]
[비평] ‘어떤 영웅’, 우리 본성의 악한 천사
규범에 어긋나는 일이나 사람을 비난할 때 우리는 정의로워지는 기분이 든다. 그것이 집단의 이름으로 행해질 때 확신은 강해지고 수정 불가한 당위가 된다. 내가 굳게 믿어온 신념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더라도 때는 늦는다. 이성과 합리가 끼어들 자리에 이미 비대한 확신이 들어앉은 다음이기 때문이다. <어떤 영웅>은 얼핏 아시가르 파르하디 감독이
글: 송형국 │
202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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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라인]
[비평] ‘애프터썬’, 형식이라는 강박관념
샬롯 웰스의 <애프터썬>은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다. 지난해 칸영화제를 비롯해 여러 영화제에서 소개되어 호평받았고 영화잡지 <사이트 앤드 사운드>와 <인디와이어>가 선정한 2022년 최고의 영화 1위에 뽑혔다. <씨네21>에서도 물론 다수의 평자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캠코더에 보존된 유년기의 기록을 매개로 아
글: 김병규 │
2023-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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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라인]
[비평] 김소희 평론가의 '다음소희', 세 가지 상실의 연대기
“편집장님 워너비는 <다음 소희>입니다.” 비평 지면 담당자인 송경원 기자의 문자를 받았을 때, 어쩌면 추천의 이유가 주인공과 내가 같은 이름이기 때문일 거라고 추정했다. 매주 발행되는 편집장 칼럼에서 때론 당황스러우리만큼 꿈틀거리는 유머를 종종 느껴왔던 터다. 물론 우리가 마주한 무거운 현실을 겨냥하는 <다음 소희>를 보면서 유머
글: 김소희 │
2023-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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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라인]
[비평] 최근 한국 상업영화에 국가가 자주 등장하는 이유
71살 린다씨는 분홍빛 블라우스에 색깔을 맞춘 헤어밴드로 금발을 감싸고 있었다. 그가 우리를 만나자마자 보여준 건 아이폰에 있는 가족사진이었다. 수백장의 사진 속에서 남편과 세 자녀들, 그들의 배우자들, 또 그들이 낳은 자녀들이 웃고 있었다. 노스캐롤라이나의 중산층 가정에서 자라 보험사에서 일하다 출산과 함께 일을 그만둔 린다씨는 “손주들을 위해서라면 뭐든
글: 송형국 │
202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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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라인]
[비평] ‘사랑의 이해’가 실패와 망설임을 마주 보는 방식
이노우에 다케히코 감독의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마치 음악의 한 구절처럼 1990년대의 추억과 낭만을 소환한다. 얼핏 과거의 영광을 되새김질하는 복고의 시선처럼 보이지만 실은 ‘영광의 순간은 지금’이라는 당위에 대한 이야기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세태나 환경, 시간의 흐름에 관계없이 언제나 당연할 가치를 말한다. 때문에 지금
글: 송경원 │
202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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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라인]
[비평] ‘희망의 요소’, 더이상 목소리를 들을 수 없어
닫힌 문 사이로 소리가 들린다. 내연남과 통화하는 아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면, 소심한 남편은 아내의 외도를 외면하거나 모르는 척 넘어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희망의 요소>의 주된 무대인 부부의 집에서 소리는 프레임의 견고한 경계를 넘어 들린다.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남편은 아내와 대화하면서 눈을 마주치
글: 김병규 │
2023-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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