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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만 폴란스키 (Roman Polanski)

1933-08-18

참여작품 평점평균

씨네216.8

/

네티즌7.5

| 수상내역 2

기본정보

  • 원어명Roman Polanski
  • 직업감독
  • 생년월일1933-08-18
  • 성별

소개

# 대표작 <맥베스> <테스>

일종의 불안정함을 강조하는 로만 폴란스키의 시각적 스타일은 그의 현대사회에 대한 전망과 잘 들어맞는다. 고정되지 않는 세계는 핸드헬드 카메라로 포착되고, 캐릭터들은 사회로부터 고립감을 표현한다. 폴란스키의 영화는 동시대의 불안정과 폭력의 경향, 사회 가치로부터 고립된 개인의 무능력과 고독을 제시하고 그것을 뛰어넘으려는 시도이다.

폴란드영화학교 학생일 때, 그리고 후에 정부의 후원 아래 작업하던 감독 시절 로만 폴란스키는 아주 적은 재원만 가지고 영화 만드는 법을 터득했다. 훈련된 배우, 핸드헬드 카메라 등 단지 몇개의 요소만 사용하는 것이다. 폴란스키의 개인적인 관심사는 그를 둘러싸고 있는 문화적 배경에서 나왔다. 사회주의 국가의 공식적 영화학교 로츠에서 그는 재능있는 예비영화인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그의 첫 영화 <물속의 칼 Knife in the Water>(1962)은 공산당의 분노를 샀고, 폴란드 삶에 대해 부정적 측면을 보여줬다는 이유로 1964년 당의회에서 고발조치됐다. 이데올로기적 상황보다는 개인적 욕망을 앞세우고 다양한 실험방식을 취한 <물속의 칼>에 대한 반응은 오히려 그를 진정한 국제적 감독으로 부상시켰다. 폴란스키는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을 하고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서 프랑스로, 영국으로, 이탈리아로, 미국으로 옮겨다녔다. 그의 관심은 사회적·정치적 강제를 해부하려는 것보다도 인간 삶의 개인적 압박감, 무의식적 충동, 그리고 정신병들에 대한 거울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물속의 칼>에서 바다 위의 보트, <혐오 Re-pulsion>(1964)에서 인접해 있는 수녀원, <막다른 골목 Cul-de-sac>(1965)의 고립된 성과 넘쳐흐르는 방죽길, <악마의 씨 Rosemary’s Baby>(1968)와 <소작인 The Tenant>(1976)의 감옥 같은 아파트, <테스 Tess>(1979)의 공허한 들판과 황폐한 장원의 집은 모두 ‘고립’이라는 지리적 형태를 갖췄고, 그것은 종종 의심과 공포와 욕망과 심지어 광기까지 나오게 하는 마음의 지리학으로 변형된다.

폴란스키 초기 작품들은 마치 베케트의 부조리극처럼 언어의 부적절한 사용, 의사소통의 실패를 보여준다. <물속의 칼>에서 침묵은 실제적으로 대화보다 더 풍부하게 ‘말하는’ 것이고, 캐릭터가 품고 있는 긴장과 욕망은 성격 아래로 작동된다. <막다른 골목>에서의 진부하고 평범한 대사들은 어떻게 언어가 소통에 실패하는지를 보여준다. <차이나타운 Chinatown>(1974)에서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처럼 언어는 종종 인간 상황의 복잡하고 수수께끼 같은 본질을 파악하고 전달하는 데 부적절하다. 탐정 잭 지테가 자신이 발견한 소녀에 관해 에벌린 멀웨이에게 다그칠 때 에벌린은 그녀가 자신의 딸이자, 여동생이라고 혼란스럽게 말한다. 영화는 그녀가 아버지에 의해 저질러진 근친상간의 결과이며 언어가 어떻게 진실을 쉽게 덮어버리는지 보여준다. 이것은 에벌린이 죽은 후인 영화 끝에서 더 잘 드러나는데 진실을 알지만 지테는 어떤 말도 하지 않는다. <소작인>과 <테스>의 주인공들처럼 그들은 세계의 강력한 힘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로만 폴란스키의 실제 삶도 폭력에 밟힌 비극이었다. 8살 때 부모와 독일 집단수용소에 억류됐고 그곳에서 어머니를 잃었다. 1969년 그의 아내 샤론 테이트는 찰스 맨슨의 추종자들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당했다. 바로 뒤에 찍은 <맥베스 Macbeth>(1971)는 피로 물들인 각색이 됐다. <악마의 씨>에서 로즈마리는 악마의 자식을 출산하는데, 그녀는 두려움을 느끼지만 자신의 아이라는 사실 때문에 어머니의 본능적 사랑을 보여준다. 순수한 개인이 부지중에 아이를 낳아 바로 자신이 가장 무서워했던 악이나 폭력을 퍼뜨린다는 것이 바로 폴란스키의 악에 대한 관점이다. 폴란스키는 인간문제의 아이러니, 즉 우리가 그 힘에 대항해 싸움을 할지라도 영속적으로 성장하는 폭력과 악의 문제를 끊임없이 다루고 있다. / 영화감독사전, 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