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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프리어스 (Stephen Frears)

1941-06-20

참여작품 평점평균

씨네216.5

/

네티즌7.3

기본정보

  • 원어명Stephen Frears
  • 다른 이름스테판 프리어즈
  • 직업감독
  • 생년월일1941-06-20
  • 성별

소개

# 대표작 <귀를 곤두세워라> <그리프터스>

스티븐 프리어즈는 80년대 영국영화의 태풍의 눈이었다. 동성애 정치학을 깔고 영국의 인종차별주의를 공격한 80년대 중반의 ‘런던 3부작’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 My Beautiful Launderette>(1985) <귀를 곤두세워라 Prick Up Your Ears>(1987) <새미와 로지 그걸 하다 Sammy and Rosie Get Laid>(1988)로 프리어즈는 피터 그리너웨이와 자웅을 겨루는 현대 영국영화의 스타감독으로 떠올랐다. 30여편의 텔레비전영화를 연출한 경력이 있는 프리어즈는 스릴러, 코미디, 사회파 드라마 등 모든 장르와 소재를 망라하면서 ‘반역’의 정신을 추구했고 어떤 소재를 다뤄도 유머와 위트를 놓치지 않았다.

영국 레이체스터에서 태어나 자란 프리어즈는 ‘멋대가리 없고 재미도 전혀 없는 도시’인 고향을 혐오했고 스스로의 어린 시절을 ‘상상력을 박탈당한 어린아이의 이야기’라고 여겼다. 케임브리지 법대를 졸업한 프리어즈는 뒤늦게 자신의 진로를 돌려 런던 왕립극단에 취직했고 66년 우연히 프리시네마 운동의 선두주자였던 카렐 라이스 감독의 영화 조감독 일을 맡게 된 후 <형사 Gumshoe>(1972)로 데뷔하기까지 카렐 라이스와 린제이 앤더슨의 조감독으로 일했다. <형사>는 미국식 탐정영화에 대한 프리어즈의 흠모를 표현한 흥미진진한 영화였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프리어즈는 텔레비전 방송사에 들어갔다. 84년 다시 극장용 영화를 찍을 때까지 프리어즈는 요크셔 방송사, BBC 방송사 등에서 일했으며 주로 당대의 영국 현실을 표현한 리얼리즘 성향의 드라마를 만들었고 배우들의 연기와 각본을 잘 통솔하는 연출자로 이름을 얻었다.

프리어즈는 텔레비전에서 얻은 명성을 기반으로 <히트 The Hit>(1984)를 찍어 극영화 감독으로 재기했고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로 크게 주목받았다. 이 영화는 원래 텔레비전용으로 만든 저예산영화였다. 런던에 세탁소를 차린 파키스탄계 청년과 영국 동성애자 청년의 사랑(?)을 다룬 이 영화는 시나리오 작가 하니프 크레이시의 뛰어난 각본에 힘입어 가족, 동성애, 인종차별주의, 파키스탄 이민의 하위문화에 대한 정확하고 공정한 묘사가 돋보였으며 대처 정권 시절의 영국을 빈정거리는 듯한 톤으로 분석하고 잠재적으로는 급진적인 희망까지 제시한 작품이었다. 프리어즈는 두 남자의 사랑 얘기에 실업에 시달리는 런던 노동계급의 현실, 자기 공간을 갖기 위해 다른 사람보다 몇배 이상 분투해야 하는 소수민족의 애환을 겹쳐 놓았다.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에 이어 프리어즈는 훨씬 안정된 조건으로 극작가 존 오튼에 관한 전기소설을 영화화한 <귀를 곤두세워라>를 연출했다. 존 오튼은 오랫동안 동성애 관계를 나눠온 연인 켄 핼리웰의 손에 잔인하게 살해당했는데, 프리어즈는 이 이야기를 통해 ‘결혼’ 제도는 동성애 결혼이든 이성애 결혼이든 간에 당사자들간의 일종의 권력관계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에 이어 프리어즈가 다시 시나리오 작가 하니프 크레이시와 같이 작업한 <새미와 로지 그걸 하다>는 런던 빈민가에 사는 여섯명의 혼혈인들, 중하류 계급의 파키스탄 사람들을 삶을 다루면서 대처 정부가 소외시킨 도시 빈민의 구체적인 일상은 과연 어떤 것인지를 섬세하게 묘사했다. <새미와 로지 그걸 하다> 이후에 프리어즈는 할리우드의 제의를 받아들여 1400만달러의 예산을 들인 시대극 <위험한 관계 Dangerous Liaisons>(1988)를 연출했다. 18세기 혁명전야의 파리 귀족사회를 배경으로 우아한 예법 속에 가면을 쓰고 허위의 삶을 감내해야 하는 귀족 군상의 자기 파괴적인 면을 냉정하게 응시한 이 영화는 18세기에 쓰인 드 라클로의 똑같은 원작을 바탕으로 한 밀로스 포먼의 <발몽>에 비해 훨씬 날카로운 풍자를 보여줘 주목을 받았다. 마틴 스콜세지가 제작하고 짐 톰슨의 하드 보일드 소설을 영화로 만든 할리우드 제2작 <그리프터스 The Grifters>(1990)도 좋았다. 언론매체의 선정주의를 비판한 <리틀 빅 히어로 Hero>(1992)는 태작이었지만, <스내퍼 The Snapper>(1993) <메리 라일리 Mary Reiylli>(1996) <밴 The Van>(1996) 등으로 이어지는 프리어즈의 90년대 영화는 과거의 활력이 둔해진 대신 안정감이 있다. 어떤 이들은 80년대 중반에 저예산 영국영화를 만들던 프리어즈를 더 그리워하지만 기교로 화면을 장악하는 테크니션과 풍자, 비판적인 리얼리즘 정신을 영화로 감당할 수 있는 프리어즈의 행보는 여전히 기운차다. / 영화감독사전, 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