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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포사이스 (Bill Forsyth)

1946-07-26

참여작품 평점평균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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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6

기본정보

  • 직업감독
  • 생년월일1946-07-26
  • 성별

소개

# 대표작 <로칼 히어로> <그레고리의 여자친구> <방황하는 디제이> <작은 도둑 큰 도둑>

비록 지금은 <트레인스포팅>의 대니 보일이 스코틀랜드영화의 총아처럼 됐지만, 80년대에는 빌 포사이스가 있었다. 1979년 데뷔작을 내놓은 이후 10년간 빌 포사이스란 이름은 스코틀랜드영화와 거의 동의어가 될 정도로 그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원래 데뷔작을 내놓기 전까지 포사이스는 15년간 다큐멘터리에서 인정받아온 감독이었다. 하지만 당시 여전히 가난한 스코틀랜드는 영국영화의 변방이었을 뿐, 제대로 된 극영화 한편 만들 수 없는 형편이었다. 그래도 포사이스는 글래스고 청소년극단의 배우들을 무료로 출연시키고 필름값과 밥값 외에는 거의 제작비가 필요없는 ‘무예산영화’ <풀죽은 감정 Sinking Feeling>(1979)을 내놓는다.

예산과 인력, 장비가 모두 모자랐던 포사이스가 영화를 만들면서 선택한 전략은 ‘말로 때울 수 있는 영화’ 즉 코미디였다. <풀죽은 감정>은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든 구정물받이를 훔치려는 터무니없는 음모에 참여하는 일단의 글래스고 젊은이들의 모습을 블랙유머로 묘사한 독특한 작품이자 최초로 스코틀랜드인에 의해 만들어진 극영화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 영화의 성공으로 포사이스는 데뷔작의 소년배우들을 그대로 출연시킨 두번째 영화 <그레고리의 여자친구 Gregory’s Girl>(1981)를 감독할 수 있었다. <그레고리의 여자친구>는 소년팀과 함께 그들보다 더 축구를 잘할 수 있다고 우기는 한 사랑스런 소녀를 위한 어느 얼빠진 소년의 사춘기적 열정을 다루고 있다. 마치 프랭크 카프라와 자크 타티를 합쳐놓은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청소년 멜로코미디인 이 영화는 전 영국에 배급됐고 그해 가장 영국에서 흥행한 작품이 됐다. 이 영화로 빌 포사이스는 영국 아카데미 각본상과 비평가상을 수상했다.

일련의 성공이 탄력을 받자, 포사이스는 버트 랭커스터라는 미국 배우를 기용해서 좀더 스케일이 큰 영화를 만들게 된다. 스코틀랜드의 해안지대를 매입하려는 미국 석유채굴업자와 지방민들의 이야기를 다룬 <로칼 히어로 Local Hero>(1983)는 그만의 악취미적 유머감각이 꽃을 피운 대표작이 됐고 영국은 물론 전세계에 배급되어 그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 다음 행보는 당연히 미국행이었다.

포사이스는 <로칼 히어로>의 성공으로 할리우드로 진출해서 <하우스키핑 Housekeeping> (1987) <작은 도둑 큰 도둑 Breaking In> (1989) <로빈 윌리엄스의 인생찾기 Being Human>(1994) 등의 영화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버트 레이놀즈, 로빈 윌리엄스 등의 할리우드 일급스타와 작업했음에도 불구하고 포사이스가 할리우드에서 만든 영화들은 예전만큼의 참신함과 독설이 살아있지 못한 채, 어딘가 어정쩡한 모양새를 띠고 있다.할리우드 시기 이전의 포사이스의 영화는 빈틈없고 애정어린 유머로 스코틀랜드의 모습과 스코틀랜드적인 삶의 방식들을 재현했다. 그의 영화들은 미국의 위압에 직면하여 이런저런 영국적인 것들에 대한 찬사를 보낼 수 있었다. 그러나 할리우드에서의 그의 행보는 실망스러운 것 투성이다. 이것이 창작력이 고갈된 영국인 감독의 한계인지, 아니면 단순히 스튜디오의 횡포에 의해 능력을 잠식당한 외국 출신 감독의 비운인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영화감독사전, 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