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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프트

ロフト Loft

2005 일본 15세이상관람가

드라마, 공포 상영시간 : 115분

개봉일 : 2009-09-03 누적관객 : 608명

감독 : 구로사와 기요시

출연 : 나카타니 미키(하루나 레이코) 토요카와 에츠시(요시오카 마코토) more

  • 씨네215.60
  • 네티즌6.39

천년의 틈, 사랑이 갇힌 그 곳

천년의 틈, 사랑이 갇힌 그곳... LOFT

소설가 레이코는 유명 문학상을 수상한 전도유망한 작가이지만, 지금은 연애 소설 집필 마저 버겁다. 게다가 이유 모를 마른 기침에 시달리고, 급기야 검은 진흙 같은 토사물을 토해낸다. 편집장은 그녀가 요양을 하면서 작업도 할 수 있도록 창고(Loft) 같은 시골집을 소개해준다. 이삿짐을 풀던 레이코는 집 앞 창고에서 이상한 물건을 운반하는 의심스러운 남자를 목격한다. 이후, 그가 고고학자 요시오카이며 늪에서 발견된 천년 전 여인의 미이라를 옮기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천년 전 여자들은 영원한 아름다움을 위해 시커먼 진흙을 먹었대...
그런데 왜 늪에서 썩지도 않았을까?
진흙이 보존 작용을 해서, 아직도 썩지 못한 거래...’


이제, 천년 된 여자의 존재와 사연을 알게 된 레이코와 미이라 연구에 집착해오던 요시오카는 끔찍한 악몽과 불길한 기운에 시달린다. 기이하게도 두 사람은 서로에게 끌리게 되고, 단숨에 사랑의 감정에 사로잡히고 만다. 하지만, 낯선 여자의 원혼까지 환영으로 나타나고, 편집장과 요시오카를 둘러싼 살인 사건의 비밀까지 서서히 드러나면서…두 사람의 운명은 설명할 수 없는 과거의 힘에 의해 위태롭게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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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별점 (5명참여)

  • 5
    김봉석상징이 너무 많고, 애매하기까지…
  • 5
    김도훈이거 말고 걸작 <절규> 좀 개봉해줘요
  • 6
    박평식채울수록 비워내기는 어렵지
  • 7
    이용철아름답고 신비한 호러
  • 5
    이영진구로사와 기요시도 맥없는 호러 만들 때가 종종 있더라는
제작 노트
세계적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미스터리-호러-로맨스

이 시대 가장 독보적인 공포 색채로 전세계 관객을 휘어 잡은 공포 영화의 대가,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영화 <로프트>가 국내 관객을 찾아온다.

인간의 어두운 본성
‘뒤틀린 내면은 어두운 본성을 깨운다’


작품을 통해 인간의 본성에 대한 탐구를 끊임없이 해왔던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영화 <로프트>에서도 인간의 내면이 나약해질 때 이성으로 눌러 놓았던 어두운 본성이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공포’스럽게 드러난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신이 발견한 천 년 전의 미이라에 이상하리만큼 집착하던 남자 주인공은 현실인지 망상인지 모를 미스터리한 일들을 경험하게 된다. 이후부터 남자 주인공의 감정 상태는 불안하고 위태롭게 변화하여 도덕적인 판단력을 상실하는 어두운 본성에까지 이르게 되고 선과 악의 경계를 넘는 순간 자신도 모르는 사이 살인사건에 연루된다. 죄의식에 괴로워하면서도 무의식적으로 드러나는 어두운 내면의 뒤틀린 모습은 인간이라는 나약한 존재에 물음을 던지는 것과 같다. 결국 탐욕과 욕망의 노예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존재 자체가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가장 무서운 공포라는 것을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영화 <로프트>를 통해 표현한다.

섬뜩한 일상
‘일상은 더 이상 평온하지 않다’


인물의 심리와 인간의 괴물적 본성을 통해 공포의 폐부를 찌르는데 있어 독보적 색채와 역량을 발휘하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공포 영화 연출작 마다 피와 비명 등의 강력한 효과 없이도 심장을 박동시키고, 일상 속에서 스멀스멀 다가오는 극한의 서스펜스를 전한 바 있다. 이번 영화 <로프트>에서도 역시 그의 주 장기는 발휘된다. 교외의 시골집으로 거처를 옮긴 여자 주인공과 맞은편 창고에 드나드는 이상한 남자. 이 설정에서부터 서스펜스는 시작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웃집 남자, 베일에 쌓인 미이라, 운명처럼 이끌리는 두 남녀, 주변을 맴도는 미스터리한 사건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기이한 사건들에 점점 접근해 나가는 여자 주인공을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서스펜스를 선사한다. 그것은 평범한 일상 속에 예외 없이 그 자리에 있어야 할 사물 혹은 사람, 생각들이 예상 외의 방식으로 드러날 때 더욱 강력해진다. 낯선 공간에서 새로운 일상을 시작한 여자 주인공은 남자 주인공을 만나면서 일상이 전복되어 가고 공포의 본질을 향해 나아가게 된다. 그녀의 심장을 파고드는 불안한 일상은 거대한 공포로 자리잡게 되고 결국 소름 끼치는 진실을 목도 했을 때, 일상적인 공간이 생명이 없는 죽음의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서늘한 사랑
‘사랑이라는 이름의 저주’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완벽하게 보존된 몇 백 년 전의 여성 미이라가 발굴되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이것을 영화 소재로 전환하게 되었다. 시체가 되었던 당시의 시간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몇 백 년이 지난 현재에서야 발굴된 미이라에게 깊은 슬픔과 비극을 느꼈던 감독은 영화 <로프트>에 ‘천 년 전 미이라의 서늘한 저주’라는 판타지 요소를 갖고 들어온다. 불멸의 아름다움은 얻었지만, 영원한 사랑은 할 수 없게 된 미이라는 우연히 만나 서로에게 끌리는 두 남녀의 사랑을 저주한다. 사랑하면 할수록 서늘해지는 ‘사랑이라는 이름의 저주’는 천 년의 시간을 오가며 섬뜩한 공포를 펼쳐낸다. 결국 욕망은 또 다른 욕망을 낳고 풀지 못한 채 남겨진 욕망은 억겁의 시간이 지나도 계속 되풀이 된다는 것을 판타지와 러브스토리를 결합하여 섬뜩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

장르 영화의 틀 안에서도 항상 돋보이는 연출력을 보여주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호러 본색, 더불어 새롭게 확장된 장르적 상상력과 한층 깊어진 변화의 양상을 만나볼 수 있다. 영화 <로프트>가 기대되는 이유다!

Horror Space-Time [로프트 ; L O F T]
닫힌 공간, 열린 시간...
현실과 환상이 공존하는 그 곳.


공포 영화에서의 고립된 공간은 그 자체가 공포다. 영화 <로프트>에서는 늪 지대에 마치 창고와 같이 버려진 집과 연구소가 곧 ‘유령의 집’이자 ‘공포의 현실’이다. 황량한 숲과 희뿌연 안개, 낡은 목조 건물의 음산함과 삐걱거림, 먼지처럼 쌓인 이전 거주자들의 사연... 언제, 어디서, 무엇이 일상을 침투할지 모르는 불길한 기운과 침입의 조짐은 공포와 스릴을 증폭시킨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공포의 진원지인 ‘로프트(LOFT)’의 공포 국면을 ‘천 년의 시간’, 그 속에 ‘숨겨진 과거’로 확장한다. 영원히 아름답고 싶었던 여자의 썩지 않는 육체는 그 존재만으로도 인물들의 심리를 깊고 날카롭게 파헤쳐 놓는다. 불안과 공포, 악몽과 환영… 천 년이나 거슬러 온 수수께기 같은 ‘미이라의 저주’가 결말을 향해 위태롭게 전진할수록, 관객들은 점점 더 강도 높아지는 서늘한 공포와 소름 돋는 서스펜스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일본의 대표 감독과 대표 배우의 총집합!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나카타니 미키-토요카와 에츠시의 만남!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선보이며 전세계적인 팬을 확보하고 있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과 그에 못지 않은 인기와 수준 높은 연기력을 갖춘 일본 영화계의 히로인 나카타니 미키, 일본 대표 배우 토요카와 에츠시가 만났다.
영화 <역도산>에서 설경구의 상대 역으로 출연했고, <링> <전차남>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등에서 열연한 나카타니 미키. 소설 집필을 위해 교외의 이층집으로 이사 온 여류 소설가로 분하여, 신체적 이상과 불길한 징후 등을 겪게 되며 홀린 듯 사랑에 빠져드는 여자의 불안한 심리를 신비로운 분위기와 섬세한 연기톤으로 포착해냈다. 상대역은 <러브레터> <일본침몰> <20세기 소년>의 토요카와 에츠시. 천년 된 여자 미이라의 저주에 걸린 고고학자의 망상과 환각, 감춰진 악마성을 강하고 선 굵은 기운으로 묘사하고 있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나카타니 미키, 토요카와 에츠시... 세 사람의 만남으로 완성된 최강의 공포 삼중주, 이들의 무한 호흡과 놀랄만한 세공력은 섬뜩한 공포와 서늘한 서스펜스를 배가시키기에 충분하다.

실력파 배우들의 총집합!

더불어, 강한 개성과 수준 높은 연기력을 지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과는 <회로>에서 인연을 맺었고, 호소노 히데노부 감독의 <집 없는 아이>로 일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아다치 유미,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인간 합격>으로 일본 영화 프로페셔널 대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기타노 다케시의 <돌스> 등 다수의 영화에 출연하며 호평을 받은 니시지마 히데토시, <회로>의 주연을 맡아 깐느 국제영화제 비평가연맹상을 수상하는데 기여한 카토 하루히코 등. 그 이름만으로도 명연기가 기대되는 실력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여 공포 쇼크와 서스펜스를 완벽하게 구현했다.

한일 공동 제작의 새로운 지평- ㈜미로비젼 제작 작품
한국영화의 시장 확대를 위한 글로벌한 모색!


한국영화 해외 배급 전초 기지로 출발하여 국제적인 제작/ 배급사로 발돋움 하고 있는 ㈜미로비전이 3여 년 간의 기획/ 개발 기간을 거쳐 완성한 영화 <로프트>. 그간 한일 공동 제작 및 합작의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이번 <로프트>의 경우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색다른 관심을 불러일으킬 만하다.
우선, 일본 원작 영화화 혹은 단순한 투자 참여를 매개로 이루어지는 기존의 공동 제작 방식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제작 진행이었다는 점이다. ㈜미로비젼은 <강령> <도플갱어> 등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전작들의 전세계 배급을 담당한 바 있고, 이와 같은 오랜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영화 <로프트> 프로젝트가 이루어졌다. 다음으로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글로벌한 명성과 ㈜미로비젼의 해외 배급 역량이 시너지를 이뤘다는 점이다. 이를 기반으로 영국, 프랑스, 독일, 대만, 싱가폴 등 전세계 15개국에 판매를 완료했다.
국적의 경계를 넘어서는 영화 언어 ‘공포’에 세계적 호러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역량을 더한 탄탄한 기획력과 다년간 다져진 해외 배급 노하우를 구심점으로 일궈낸 의미 있고 성공적인 성과. 범 아시아의 시장 통합과 글로벌한 공동 제작 논의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현 시점에서 영화 <로프트>의 사례는 한국영화 산업이 모색해야 할 또 하나의 대안 모델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Director’s Interview

Theme `1. 시작
“서스펜스와 호러는 다른 것인가?”


5년 전, 평소 나의 영화를 마음에 들어 했던 한국의 영화제작사(㈜미로비젼)으로부터 “반드시 함께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제안을 받은 것이 <로프트>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잠정적으로 장르를 ‘호러’로 정해둔 상태에서 프로젝트는 시작되었지만 타 장르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한 켠에 남아 있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호러 장르에는 애착이 깊어서 최고의 호러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과 그에 반하는 마음이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심정으로 작품을 완성하게 되었다.

그 가운에 미묘하게 삭튼 감정이 호러를 부각시키는 대신 서스펜스적인 요소를 강조해 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럼, 서스펜스와 호러는 다른 것인가? 다른 사건이나 존재가 일상세계에 침입하는 것을 호러라고 가정하기로 했다. 그렇다면 서스펜스는 숨겨진 과거가 현재에 서서히 영향을 미쳐, 수수께끼가 최후에 폭로되는 순간에 주인공을 파국 또는 해피엔드에 도달했다고 느끼는 것이라고 본다. 이 프로젝트로 그것에 도전해 보고 싶어졌다.

결과적으로 다양한 장르가 무작위로 혼합된, 한마디로 단정지을 수 없는 장르의 영화가 되어버렸지만.(웃음) 나는, 영화를 그런 분위기로 만들어버리는 병이 있는 것 같다.
그 이유는 아마 여러 편의 작품을 연출했는데도, 매번 이것이 마지막 작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에 원하는 것을 하지 않으면 두 번 다시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찍기 때문인 것 같다.

Theme 2. 미이라
“세상에 미련을 남긴 채 죽은 육체가 보존되어 진다는 것이…
진짜 ‘미이라’라고 생각했다.”


예컨대, TV 프로그램에서는 인간의 사체를 찍는 것은 금기시 된다. 아무리 전쟁터의 보도라도, 사체는 노골적으로는 찍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월이 흘러 미이라가 되어버리면 아무렇지 않게 촬영을 하고, 박물관에도 전시하게 된다. 이것이야말로 참 불가사의한 현상이다.

몇 백 년 전의 여성 미이라가 발굴되었다는 중국의 뉴스를 본 적이 있다.
그것은 이집트에서 건조된 미이라와 달리 마치 몇 주전 죽은 것으로 착각할 정도로 피부에 습기를 머금고 있어 화제가 되었다. 그때도 텔레비전에서는 미이라를 공개했지만, 어떻게 보아도 사체로 밖에 안보였다.(웃음) 상당히 쇼킹한 영상이었다. 그래서, 구경거리가 된 그녀가 어쩐지 불쌍한 느낌이 들었다. 멈춰진 시간 그대로 발굴된 미이라의 슬픔이 곧 그녀의 비극처럼 느껴졌다. 이때 이런 이야기를 언젠가 써 먹을 수 있겠다 싶었다. 그리고, 이 세상에 미련을 남긴 채 죽은 육체는 흙으로 돌아가지 않은 채 보존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이거야말로 ‘미이라’라고 생각했고, 영화 속 미이라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Theme 3. 주인공 캐릭터

“나카타니 미키는 인생의 비애와 체념을 경이적인 연기력으로 표현해 냈다.”

기획 초기 단계에서 필모그래피가 거의 없는 배우를 여자 주인공으로 캐스팅하자는 것을 확실히 정해놓았고 그것을 위해 모든 것이 짜여졌다. 주인공의 연령은 상관없이 고독한 여성이면 되었다. 혼자서 살아가고, 어떤 남자와 조우하게 되고 연애상태에 빠져들었다가, 잠깐 사이에 꿈을 쫓다가 최후에는 파탄! 이라는 흐름 속에서 연령은 크게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로프트>에서는 연령으로부터 자유로운 여성주인공의 모습을 그리고자 했다. 아직 젊은 나카타니 미키는 어느 정도 살아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인생의 비애와 체념을 경이적인 연기력으로 표현해 냈다.

Theme 4. 공간
“서스펜스를 유발하는 두 채의 집.”


지금껏 작품의 배경은 동경도내 혹은 동경 근교을 무대로 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오랜만에 도회지를 완전히 벗어난 장소에서 영화를 찍기로 했다. <카리스마>라는 영화도 살짝 그런 편이긴 했다. 그렇다고 해도 촬영자체는 동경의 근교에서 진행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숲과 호수 등 배경은 한정된다. 사막 같은 곳은 불가능하다(웃음).

조건에 들어맞는 두 채의 집에 지극히 단순한 생각을 적용시켰다. ‘이웃에 이상한 사람이 이사왔다’ 라는 기본에 충실한 서스펜스를 유발하는 설정. 의외로 그런 설정을 전면에 내세우는 영화가 최근에는 없었다.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왓 라이즈 비니스>정도가 있다. 그 영화도 숲 정도이지만, 교외의 저택 주변에 호수가 있다. 영화를 본 뒤 도대체 무엇이 인용된 것이냐고 묻겠지만, <왓 라이즈 비니스>를 상당히 참고하였다.

Theme 5. 소리
“NG사운드의 적극 활용”


무대가 된 집은 오래된 서양식 건물이었지만, 목조 건물이라 구석구석에서 무시무시한 소리가 나곤 했다. 사람이 살짝만 움직여도 소리가 날 정도였다. 녹음파트에게는 곤란한 상황이었을텐데 오히려 ‘소리를 쿵쿵 내도록 내버려두죠’라고 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촬영 중 스탭이 서 있을 때 나는 소리가 있다. 스태프가 양쪽 발을 번갈아 밟는 것만으로도 끼익 끼익하는 마룻바닥 소리. 통상적으로 이와 같은 소리나 이동차의 소리 등은 NG사운드라서 더러 그 부분만 CUT되는데 적극적으로 그들을 활성화 시켰다.
초기에 가정용 비디오 카메라를 작동시켰을 때 재미있었다. 비디오에 달려있는 마이크라면 무지향성이기 때문에 갖가지 소리가 전부 담긴다. 카메라맨의 목소리, 개 짖는 소리 등 주변 소리를 전부 녹음해버리는 것이다.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는 음향이었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촬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거대한 소리의 확산이… 이러한 상황음은 <도레미파 소녀의 피가 끓는다> 이후 계속 활용이 되고 있다. 놀랍게도. A가 메인 사운드라면 A’ 의 소리라고나 할까…

Theme 6. 촬영
“같은 대상을 같은 시점으로 찍는 2대의 카메라”


이번에는 2대의 카메라를 사용하였다. 1대는 하이비젼, 다른 1대는 가정용 DV 카메라. 이런 방법을 최초로 실험한 것은 <밝은미래>였는데, 이것은 아주 흥미롭다. 통상 카메라를 2대 사용하면, 제2카메라는 제1카메라와는 다른 앵글로 다른 그림을 찍는다. 다른 각도, 다른 사이즈로 촬영하는 것이 두 번째 카메라의 역할이지만, 이번에는 제2카메라도 제1카메라와 같은 걸 찍었다. 그래서 2대의 카메라였지만, 거의 같은 위치에서 같은 것을 촬영했다. A와 A’ 카메라라고 할 수 있다. 특별히 흥미로운 것은 카메라 2대로 같은 곳에서 같은 대상을 찍었는데도, 화면상으로는 역시 다르다는 것이다. 조금씩 아주 미묘하게 다르다. 이것을 예측하지 못했었다. 이 방법을 통해 1대의 카메라로 찍었던 것과는 다른, 자유분방한 화면을 얻을 수 있었다.

덧붙여 말하자면, DV로 찍는 시점을 B카메라라고 하지 않고 ‘주목할만한 시선’(깐느 국제영화제의 부문명)이라고 불렀다(웃음). 그토록 제멋대로인 촬영방법을 기꺼이 도입해준 촬영 감독 아시자와 아키코상의 공적은 대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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