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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

Kirschblüten - Hanami Cherry Blossoms - Hanami

2008 독일 청소년 관람불가

드라마 상영시간 : 127분

개봉일 : 2009-02-19 누적관객 : 30,926명

감독 : 도리스 되리

출연 : 엘마 베퍼(루디) 한넬로어 엘스너(트루디) more

  • 씨네217.25
  • 네티즌8.08

이별이 준 선물... 그건 당신이었습니다

우리에게 남겨진 시간이 많을 줄 알았다...

루디가 말기 환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부인 트루디. 그녀는 남편과의 마지막 추억을 만들기 위해 아이들이 살고 있는 베를린으로의 여행을 제안한다. 그렇게 시작된 여행. 부부는 오랫동안 떨어져 지낸 아이들에게 낯선 감정을 느끼기도 하지만, 서로가 있기에 여전히 행복하다. 그러나 여행 중, 트루디가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되고... 남겨진 시간이 많을 거라 생각했던 루디는 그녀의 빈자리 앞에 무력함을 느낀다. 평소 부토 춤을 추고 싶어했지만 가족을 위해 희생해야 했던 아내의 꿈을 찾아 루디는 무작정 일본으로 향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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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13)


전문가 별점 (4명참여)

  • 6
    박평식일본 문화에 경도된 감독의 묵직한 생사관
  • 8
    유지나<동경이야기>를 서두로 삼은 전복적 접신의 경지!
  • 7
    이용철아름다워라, 죽은 자와 함께 추는 춤
  • 8
    황진미노년과 애도에 바치는 빛나는 헌사. 저렇게 늙어 죽고 싶구나!
제작 노트
감독 개인적인 경험에서 시작된 ‘가족’에 대한 관심
오즈 야스지로의 <동경이야기>와 <계몽시대>가 준 특별한 영감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은 중년의 위기에 처한 독일인 형제의 좌충우돌 일본 탐방기를 담은 <계몽시대 Enlightenment Guaranteed>(2000)와 <내 남자의 유통기한>(2005)에 이어 도리스 되리 감독이 일본에서 작업한 3번째 작품이다.

1984년 데뷔작인 <마음의 중심에서 Straight Through the Heart>(1983)라는 영화가 도쿄영화제에 초청되며 업무 겸 여행으로 일본을 처음 방문하게 되었다가 그 아름답고 자유로운 모습에 매료된 도리스 되리 감독은 10년 후의 재방문에도 여전히 매력적인 여행에 빠져들게 되며 가족과 함께 그 순간을 즐기지 못한 것이 후회되었다. 이에 도리스 되리 감독은 ‘가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고, 독일로 돌아오자 마자 가족에 대한 주제를 수없이 많이 다루어온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들을 다시 찾게 된다. 그리고 도리스 되리 감독 역시 ‘가족’이라는 키워드를 평생 고민하며 다루게 된다.

특히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의 영감은 오즈 야스지로의 <동경이야기>(1953)에서 따온 것이다.(*<동경이야기> 또한 레오 맥커리의 <내일의 길을 열다>(1937)의 리메이크 작이기도 하다)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 중 <동경이야기>에서 특별한 영감을 받은 도리스 되리 감독은 그곳에서 영화에 대한 실마리를 찾았고, 부인을 잃게 된 남편이자 한 가정의 아버지인 인물의 이야기로 발전시켜 나가게 된다.

이렇게 시작하게 된 영화 속에서 도리스 되리 감독은 내용과 상황에 맞게 구상한 장소들을 모두 카메라에 담고자 <계몽시대>에서 그랬듯이 소규모의 팀과 자유로운 촬영 방식의 디지털 작업을 원하게 된다. 정확한 동선과 맞춰진 콘티대로 움직이지 않는 느슨하면서도 유연적인 작업 방식, 그리고 수 많은 로케이션과 비용 충당의 경제적면을 고려한다면 이 같은 선택은 당연한 것이었다. 특히 <계몽시대> 이후 더욱 발전한 디지털 기술 덕에 도리스 되리 감독은 가벼우며 운반과 포커스, 해상도 등 모든 면에서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에는 완벽한 HD 기술을 이용, 5명의 제작진과 함께 오랫동안 구상해왔던 작업들을 차례차례 현실로 옮기기 시작한다.

HD를 통한 현실감 넘치는 촬영 기법과 구성
실제 현상을 보는 듯한 리얼함!


HD 기법으로 촬영을 결심한 도리스 되리 감독은 이 방식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결심한다. 이는 대규모 로케이션으로 인해 숏리스트를 미리 정해놓는 방식이 아닌 가벼운 HD를 통해 자유롭게 촬영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다.

도리스 되리 감독은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을 통해 허구 속에서 리얼리티를 창조해내는 것이 아닌 ‘관찰’을 통해 현실감을 재현하고자 했다. 카메라가 주인공의 여정을 가만히 따라가며 관객들에게 실제 사건이 일어나는 현장에 함께 있는 것 같은 현실감을 주기 위한 것이었다. 이에 도리스 되리 감독은 확정된 시나리오를 따라 계획된 숏리스트에 따라 촬영하는 방식을 과감히 버리고, 상황과 설정을 배우들에게 던져둔 채 감독 본인은 제 3자의 입장에서 카메라를 들고 그들을 가만히 지켜보는 방식으로 촬영을 진행했다.

물론 도리스 되리 감독이 미리 써둔 각본과 시나리오는 있었다. 하지만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의 제작팀은 일부러 완전하게 정리되지 않은 시나리오와 2개의 작은 카메라, 그리고 2명의 배우들과 함께 모험을 택했으며, 묘하게도 감독의 그런 모험은 본래의 시나리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덕분에 도리스 되리 감독은 계산되고 강요된 연기가 아닌 배우들의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자연스러운 표정과 감정들을 카메라 속에 포착할 수 있었고, 대상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결국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은 통제를 푼 자유로운 촬영 방식을 통해 통제를 더 강화하는 것 보다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HD 촬영 방식을 통해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은 그 어떤 극영화보다도 자연스럽고 현실적인 장면들을 포착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2008년 베를린영화제 금곰상 노미네이트를 비롯한
세계 유수 영화제가 격찬한 최고의 화제작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


2008년 씨애틀국제영화제 최고 작품상을 비롯해 2007년 독일영화제 남우주연상, 2007년 바바리안영화제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제작상을 수상, 그리고 2008년 베를린영화제 금곰상 노미네이트에 이르기까지 도리스 되리 감독 특유의 섬세하고 탄탄한 연출력과 배우들의 열연으로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은 이미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평단과 관객들의 고른 지지를 받으며 화제를 몰고 왔다. 뿐만 아니라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은 2008년 국내에서도 부산국제영화제와 메가박스 유럽영화제를 통해 국내에 소개되어 전회 매진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으며, 영화팬들 사이에서 꼭 봐야 할 화제의 영화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섬세한 감정과 내면을 탁월하게 그려내는 도리스 되리의 신작
사랑하는, 사랑했던, 그리고 사랑해야 할 이들의 소통을 묻다


도리스 되리 감독은 <파니 핑크>(1994)에서 사랑 받고 싶은 29세 노처녀의 감성을 잘 표현해내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냈고, <내 남자의 유통기한>(2005)에서는 상반된 이상을 가지고 있는 젊은 부부의 이야기를 재치 있게 표현해냈다. 여성들의 심리와 감성을 섬세하게 풀어내며 다소 진지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유쾌하게 들려주던 도리스 되리 감독이 이번에는 애절한 감동 드라마로 돌아왔다.

도리스 되리 감독은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을 통해 사랑과 소통, 그리움에 대한 깊이 있는 여운을 선사한다. <파니 핑크>의 노처녀가 결혼한 후의 모습을 보는 듯한 <내 남자의 유통기한>, 그리고 그 젊은 부부가 중년이 되었을 때를 연상케 하는 신작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은 남편의 죽음을 먼저 알게 되어 남은 생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아내와 갑작스레 먼저 떠난 아내에 대한 사랑을 뒤늦게 깨달아 가는 남편, 그들 각자의 내면 이야기를 통해 사랑과 소통의 진정한 의미를 되묻는다.

아내의 꿈을 찾아 떠난 한 남자의 가슴 시린 여정
사랑과 인생 혹은 그리움과 아쉬움에 관한 시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


남편에게 병이 있다는 사실을 자식들은 물론 당사자인 남편에게조차 알리지 못한 채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게 된 트루디. 그녀의 빈자리를 가장 크게 느끼는 이는 아버지보다 늘 어머니만을 생각하던 딸도, 어머니의 애틋한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금지옥엽 막내 아들도 아닌, 바로 그녀와 생을 함께 나누던 남편 루디이다.

젊은 시절 부토 댄서가 되고 싶어 했지만 아내로, 엄마로 헌신하며 마음으로만 열정을 태워야 했던 아내 트루디의 모습을 루디는 알고 있었지만 애써 모른 체 하며 살아왔다. 갑작스레 그녀가 떠나고 나서야 루디는 한결같이 자신의 옆을 지켜주었던 아내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뒤늦게 그녀가 가슴에 묻어두었던 꿈 역시 그녀의 소중한 일부라는 것을 깨닫게 된 루디는 과연 ‘그녀가 이루고자 했던 것들’이 무엇인지 그녀의 꿈과 흔적을 찾아 나선다. 모든 것을 버리고 아내의 남은 흔적들과 함께 떠난 낯선 도시 속에서 루디는 가슴으로 트루디를 만나며 생전의 어느 때보다도 큰 교감을 느끼게 된다.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은 누구나 두려워하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도, 혹은 죽은 자에 대한 연민의 이야기도 아니다. 그저 ‘죽음’이라는 커다란 이별 후에 남겨진 이들의 계속되는 일상을 가장 현실적인 시선으로 묵묵히 담아내고 있다. 하지만 영화는 이를 넘어서 사랑하는 이의 부재(不在)를 통해 비로소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게 된 한 남자의 여정을 통해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한번쯤 생각하게 하며 가슴 뭉클한 울림을 전한다.

당신과 당신의 가족은 ‘안녕’한가요?
전세계 어디서든 만날 수 있는 도시 속 우리 삶의 이야기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은 로맨스 영화이면서 동시에 가족에 대한 영화이기도 하다. 도리스 되리 감독은 이야기를 끌고 가는 중심 인물인 중년 부부를 비롯해 그들 가족과 주변 관계를 통해 도시 속 우리 삶을 그대로 묘사해내며 동•서양을 막론한 세계인들의 공감을 자아낸다.

고향을 떠나 대도시로 향해 각자의 삶을 살고 있는 아이들. 그리고 그런 자식들의 행복과 안전을 바라며 서로를 의지하며 남은 여생을 보내는 트루디와 루디. 그들은 자식들을 보려 먼 길을 찾아가지만 각자의 일로 바쁜 일상이 있는 자식들은 미안한 마음 속에서도 갑자기 찾아온 부모를 제대로 돌볼 여력이 없어 부담스러울 뿐이다. 이런 부모님을 챙기는 것은 가족이 아닌 제 3자이다. 평소 탐탁지 않게 느꼈던 딸의 레즈비언 애인이 두 노부부에게 복잡하고 낯선 도시에서의 여행에 위안이 되어준다. 그 와중 어머니가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되지만 남은 아버지를 돌보겠다고 먼저 나서는 자식들은 없다. 대신 자식들은 혼자서도 생활할 수 있는 어머니가 남아있는 편이 더 나았을 것이라는 씁쓸한 한 마디만을 남길 뿐이다. 루디가 아내의 꿈을 찾아 막내 아들이 있는 일본으로 찾아가지만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회사 일로 너무 바쁜 막내 아들 대신 공원에서 만난 부토 춤을 추는 소녀가 루디에게는 가장 큰 위로가 되는 친구이다. 그리고 그 소녀 덕분에 그는 아내가 그토록 가보고 싶어 했던 후지산을 드디어 찾아갈 수 있게 된다.

도리스 되리 감독은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을 통해 대도시에서 자리를 잡고 결혼해 행복하게 살아가는 평범한 샐러리맨, 쉽지 않지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레즈비언인 딸, 그리고 부모의 테두리에서 벗어나려는 막내의 모습까지 그들의 일상을 통해 세계 어디서든 만날 수 있는 도시 속 우리의 모습들을 영화 속에 투영하고 있다. 동시에 너무나도 현실적인 행동이나 대화를 통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자식들의 마음을 비판하기보다는 오히려 아이러니한 공감을 이끌어 내며 보는 내내 마음 한 켠에 ‘나의 가족’에 대해, 그리고 ‘과연 나라면 저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라는 물음을 던진다.

Interview with Doris Dörrie

Q: 루디가 일본에서 아내의 스커트와 목걸이를 입고 거리로 나설 때 그녀의 죽음을 애도하는 상태가 최고조에 달했다. 그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인가?

A: 내 생각에 애도는 하나가 되는 과정이다. 처음에는 상대방을 더 이상 현실적인 존재로 만날 수 없다는 생각과 육체적인 이별 때문에 찾아오는 막대한 고통이 있다. 그러나 그 다음에 상대방을 자신 속으로 끌어들이게 되었을 때 일종의 내적 통합이 이루어지게 된다. 그것은 점차 내적으로 나누는 대화로 이어지며, 이런 대화는 끊임 없이 지속된다. 루디는 이런 순서대로 트루디와 내적 대화를 시작하게 되면서 점차 진정한 그녀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대화는 루디에게 아마도 트루디가 살아 있을 때 루디가 함께 나누었던 어떤 대화보다도 더 강렬했을 것이다. 그는 오랜 시간 함께 살았던 이들 사이에서만 가능한 내적인 대화, 즉 그들이 공유했던 것들을 재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대화는 종종 게으르거나 바빠서, 혹은 일상 생활 속에서 아무 의미 없이 무시되곤 한다. ‘덧없음’이라는 주제는 끝이 없이 계속된다. 누구도 끝낼 수 없는 것이다. 이 세상에 지속 가능한 유일한 것은 바로 어떤 것에도 지속되지 않고, 어떤 것도 이전 상태로 남아 있지 않는다는 진실뿐이다. 이런 진실을 받아들이고 싶어 하지 않는 게 인간의 본성이다. 그 때문에 커다란 고통이 따르는 것이다. 우리는 순간을 잡아두고 싶어 한다. 영화를 찍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무상함,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순간들의 창조, 그리고 이를 붙잡으려는 시도.

Q: 하지만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은 사랑에 대한 영화이기도 하다.
A: 물론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은 로맨스 영화이기도 하다. 하지만 결국 사랑 역시 덧없는 것이다. 우리는 사랑이 가장 큰 고통과 힘 속에서 스스로를 드러낼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 때문에 일본인들은 벚꽃 아래에 앉아 있는 것이다. 벚꽃이 피는 동안에는 너무나 아름답기 때문에… 하지만 동시에 꽃이 피어있는 시간이 너무 짧다는 사실에서 오는 고통 또한 클 수 밖에 없다. 꽃이 필 때의 순간을 포착해야 하기 때문에 나무를 늘 관찰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 그 순간을 놓쳐 버리면 일년 내내, 혹은 평생 그것으로 끝나 버릴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사랑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열성을 다해야 하고, 피어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며, 피어났을 때는 그것을 음미할 수 있도록 그 자리를 지켜주어야 한다. 벚꽃처럼 사랑 역시 피어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식물이건 동물이건 각각의 존재가 진정으로 꽃피고 자신을 드러내는 순간이 주어졌다는 것, 이것이 매우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때로 우리는, 루디가 그랬던 것처럼 그런 순간들을 억누르고만 있다. 우리의 진정한 자아와 아름다움이 스스로 드러날 수 있도록 벚나무처럼 꽃을 피우도록 허락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Q: 이 영화의 영감은 어디서 얻었나?
A: 아주 다양한 것들에서 얻었다.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 옛날 일본 영화들, 물론 오즈 야스지로 감독과 가족에 대한 그의 이야기들, 그리고 일본과 부토에 대한 나의 이끌림.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결정적이었던 요소는 바로 <계몽시대>를 찍었던 방식으로 다시 극영화를 찍고 싶었다. 느슨함을 유지하면서 작은 팀으로 일하고 싶었다. 유연하고 싶었다. 그런 이유로 작년에 로케이션 스카우팅을 위해 일본으로 갔으며, 내가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한 독일의 아름다운 소도시 알고이를 촬영지로 추가했다. 동시에 나는 부토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야만 했기에 엔도 타다시의 워크숍을 수강하고 부토를 배우고 이해하고자 노력했다.

Q: 엘마 베퍼와 한넬로어 엘스너는 메이크업도 전혀 하지 않고 정해진 룰 없이 역할을 연기했다.
A: 이런 프로젝트에서는 용감하고 과감한 배우들만을 캐스팅할 수 있다. 사자와 같은 심장을 가진 배우들 말이다. 처음 엘마 베퍼를 알게 된 것은 <내 남자의 유통기한>에서였는데, 나는 첫눈에 그가 정말 용감한 배우란 걸 알아챘다. 그는 오픈되어 있는 사람이었으며, 자유로웠고 호기심도 가득했다. 나는 그를 위해 이 시나리오를 썼고, 그는 모든 것들을 결정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그러자 나는 그와 동등하거나 –적어도 영화의 전반부에서는 말이다- 오히려 그보다도 더 강한 여배우가 필요했다. 어쨌든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은 엘마의 어깨에 달려 있었고, 그는 그것을 멋지게 해냈다.

Q: 도쿄 한복판에서, 그리고 알고이에서 가벼운 카메라를 사용했고 즉흥적인 연출도 많이 사용했는데…
A: 정확하면서 동시에 개방적이고 유연할 것. 이것은 양손으로 공놀이를 하는 기술과도 같다. 많은 경험을 해야 하고 동시에 지속적으로 주의를 기울이고 조심해야 한다. 허구와 사실이 같은 파동을 지니고 있다는 걸 깨닫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 때가 바로 멋진 일이 생겨나는 순간이다. 예를 들자면, 발트해에서 우리는 애도의 분위기와 어울리도록 을씨년스러운 날씨이기를 바랬다. 회색 하늘과 거친 바다… 그런 발트해 특유의 날씨를 원했다. 그런데 도착했을 때 우리는 너무나도 밝고 푸른 하늘과 맞닥뜨렸고 덕분에 바다로 나온 사람들로 인해 여름 해수욕장의 분위기마저 났다. 벌거벗은 사람들과 비키니가 여기 저기 눈에 띄었다. 이런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검은 옷을 입은 상주들이 바닷가를 따라 걷게 하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결국 이것은 훨씬 나은 선택이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의 기분과 상반된 날씨가 상황을 훨씬 더 비극적으로 만들어 주었다. 이것은 작은 예에 불과하지만, 우리는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그것을 이야기와 연결시키고자 시도했다.

수상경력

2008 칼부르그영화제 젊은 비평가상 수상
2008 샤트니 말라브리 축제 관객상, 젊은 비평가상 수상
2008 씨애틀국제영화제 작품상 수상
2007 바바리안 영화제 작품상, 남우주연상, 제작상 수상
2007 독일영화제 남우주연상, 의상상, 우수 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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