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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의 눈물

Tears in the Arctic

2008 한국 전체 관람가

다큐멘터리 상영시간 : 81분

개봉일 : 2009-10-15 누적관객 : 11,420명

감독 : 허태정 조준묵

출연 : 안성기(나레이션) more

  • 씨네216.50
  • 네티즌8.54

위대한 승리자들, 그들의 진짜 이야기

“한 번 사라지면 돌이킬 수 없는, 얼음은 우리들의 집”
여름엔 해가 지지 않고 겨울엔 해가 뜨지 않는 돗. 북극에는 수 억년 동안 한번도 녹지 않은 얼음평원이 펼쳐져 있다. 그러나 무한할 것 같던 이 얼음도 해마다 높아지는 기온으로 인해 사라지고, 빠른 속도로 녹고 있는 빙하는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북극은 지금, 누구도 상상 못한 혹독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혹독한 생존환경이지만 저마다의 생활방식으로 북극을 지켜온 위대한 승리자, 얼음왁국의 모든 생명들이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 풀과 나무 열매로 허기를 달래며 배고픔에 쓴 잠을 자는 ‘북극곰’, 녹아버린 빙하로 물웅덩이를 건너다 익사하는 ‘순록’, 빠른 속도로 녹고 있는 빙하 때무에 사냥을 포기하는 에스키모라고 불리는 최고의 사냥꾼 ‘이누이트’.

“생사의 기로에서도 우리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하루하루가 생존을 위한 전쟁이지만 그들은 오늘도 달콤해서 깨기 싫은 꿈을 꾼다. 이누이트는 바다의 유니콘 일각고래를 잡는 만선의 꿈을, 북극곰은 사라진 바다코기리를 배불리 먹는 만찬의 꿈을, 순록은 북극의 푸르른 풀밭 툰드라를 가르며 대지에 다시 한번 활기를 불어넣는 방랑의 꿈을... 사라지는 얼음과 함께 꿈은 부서졌지만, 북극의 생명들은 오늘도 활기차게 기지개를 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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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24)


전문가 별점 (2명참여)

  • 6
    박평식자연의 복수는 테러보다 무섭다지요
  • 7
    장미북극곰이 굶주리지 않았으면
제작 노트
1. 사상 최고의 시청률 기록! 평단과 대중의 만장일치 이뤄낸 뜨거운 화제작
‘원 소스 멀티 유스’ 의미 있는 최초의 사례


<북극의 눈물>은 MBC 창사 47주년 기념으로 기획된 작품으로 총 3부작으로 구성되어 2008년 12월 전파를 탄 후 다큐멘터리 시리즈물사상 최고의 시청률(4부 평균 12.13% TNS미디어코리아 수도권 기준)을 기록하며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이후 시청자들의 뜨거운 앙코르 방송 요청으로 이례적으로 시리즈가 종영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재방송이 편성되었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주관하는 2008년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 12월 수상작으로 선정, 제36회 한국방송대상 다큐멘터리 부문 작품상을 수상하는 등 흥행성과 작품성을 일찌감치 인정받았다. 또한 프랑스 공영방송 아르떼와 이탈리아 라이 방송을 비롯한 유럽 6개국의 지상파 방송국에 판매되어 국산 다큐멘터리의 위상을 세계에 알린 바 있다.

제작진은 인기리에 방영된 이 TV시리즈에 고화질 HD화면과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보강해 러닝타임 81분의 영화로 재탄생시켰다. 무엇보다 <북극의 눈물>은 하나의 소재로 다양한 상품으로 개발, 서로 다른 장르에 적용하여 파급효과를 극대화하는 ‘원 소스 멀티 유스(one source multi-use)’ TV다큐멘터리 최초의 사례. 상업적 배급망을 갖추고 10개 이상 100개 이하 규모의 상영관을 확보해 대중영화의 틀을 갖추어 개봉하는 첫 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원 소스 멀티 유스는 추가적인 비용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높은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각광받는 문화산업으로 <북극의 눈물>을 시작으로 원 소스 멀티 유스의 콘텐츠로 TV다큐멘터리가 조명 받고 있는 것이다.
<북극의 눈물>의 스크린 진출 성공에 이어 흥행까지 이어질 경우, 다큐멘터리가 수익 면에서도 흑자가 되는 효자상품이라는 인식을 심어 줄 수 있다. 또한 <북극의 눈물>을 선례로 하여 시청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은 많은 다큐멘터리들은 물론 기획단계부터 영화 개봉을 염두에 둔 다큐멘터리들이 본격적으로 스크린에 등장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북극의 눈물>의 성공여부는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처럼 TV다큐멘터리의 스크린 진출이 모색되고 있는 것은 ‘명품 다큐’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낼 정도의 완성도와 대형 스크린에서도 손색 없는 영상미, 스크린에서도 쉽사리 볼 수 없는 소재적인 희귀성, 전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관객동원의 잠재력 등이 높이 평가 받기 때문.
연출을 맡은 허태정 감독은 “영화 관람료를 내고 들어와 일종의 소비행위를 하게 될 관객들이기에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었다. 상영 시간 동안 지루해하지 않고 만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극장판은 오케스트라로 녹음한 음악과 스크린에 맞는 사운드 작업을 거쳤고 4계절의 구성을 통해 북극의 현실과 아름다운 풍광을 함축적으로 편집해 기존의 TV판과 다른 감동을 전할 것"이라며 안방극장을 강타한 감동 신화를 스크린에서 재현할 것을 예고했다.
2009년 상반기 <워낭소리>에 이어 하반기 <북극의 눈물>이 극장가에 일으킬 센세이션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2. 대한민국 최초 북극심층탐사 도전
100% 국내 기술로 완성한 한국 명품 다큐멘터리의 결정판


<태극기 휘날리며><괴물><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해운대><국가대표>까지 대한민국을 극장가를 강타한 영화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 각각 ‘한국 최초’ 전쟁영화, ‘한국 최초’ 괴수영화, ‘한국 최초’ 웨스턴 영화, ‘한국 최초’ 재난 영화, ‘한국 최초’ 스키점프 영화라는 컨셉으로 기존 한국영화에서 다루지 않았던 소재에 과감히 도전해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그리고 이제 이들의 흥행신화를 잇는 또 하나의 주목할 만한 ‘한국 최초’ 프로젝트, 대한민국 최초의 북극 도전기 <북극의 눈물>이 등장했다.

북극 촬영은 날씨와 동물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없는 변수들이 너무 많고, 철저한 사전 준비와 엄청난 비용, 시간이 요구되어 다큐멘터리 제작자들이 가장 어렵고 힘들다고 인정하는 ‘롱텀, 빅 버짓(long term, big budget)’ 작업. 더군다나 해외 유명 다큐멘터리 제작사들과 비교해 전문적인 제작 노하우와 장비,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열악한 제작환경의 국내 다큐멘터리 제작사가 ‘북극 탐사’에 도전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불가능하고 무모한 일이었다. 그러나 전문가 인터뷰와 자료화면으로 구성된 정보전달 위주의 기존 한국 자연 다큐멘터리들을 그대로 답습해 해외 다큐멘터리와 차별화되지 않고 관객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못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던 제작진은 기어코 북극 촬영에 뛰어 들었다.

연출자인 조준묵 감독이 “<북극의 눈물>은 한 발 떨어져 처음부터 끝까지 보여주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관객들이 가르침을 받기보다 그냥 보고 느끼기를 원했다”고 밝힌 것처럼, 제작진은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다루지만 이를 시사고발적으로 접근하기보다 서정적인 영상을 통해 서사적으로 풀어가는 방식을 택했다. ‘세계 극지의 해’를 맞아 벼랑 끝으로 몰려가고 있는 북극을 찾아 광대한 자연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원주민 이누이트의 삶을 취재해, 자연의 법칙을 인류가 운영하면서 지구가 치명적인 한계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지, 북극의 자연, 동물, 인간 모두가 본래의 형태에서 얼마나 멀어지고 있는지를 들려주고자 했던 기획의도에 맞춰 북극의 사계를 카메라에 직접 담아야 했다.

한국인 특유의 투지와 열정으로 혹한에 온몸으로 부딪혀 완성한 한국 최초의 북극 프로젝트 <북극의 눈물>. 따뜻한 감성을 덧입히는 실험과 국내 기술력 100% 라는 의지로 미국의 내셔널 지오그래픽, 영국의 BBC 등 해외 유명 다큐 제작사들의 작품들에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다큐멘터리를 완성해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3. 웰메이드 다큐 제작의 명가 MBC 스페셜팀의 야심작
내레이션 안성기, <올드보이> 심현정 음악감독 등 최고 스탭진 참여


<북극의 눈물>은 대중성과 완성도를 함께 잡은 다큐멘터리 수작들을 제작해 온 MBC 스페셜팀이 자신 있게 선보이는 명작 다큐멘터리이다. MBC 스페셜팀은 Celebrity Biography <당신은 박지성을 아는가><박찬호는 당신을 잊지 않았다>와 같은 유명인사 다큐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풀빵엄마’ ‘로봇다리 세진이’ 등을 선보인 <휴먼다큐 사랑>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컴퓨터그래픽을 통해 백악기의 공룡을 부활시킨 과학 다큐를 선보이며 다큐멘터리의 전문화를 꾀했다. ‘다큐는 재미 없다’는 편견을 완전히 넘어서고 다큐의 전성시대를 여는데 견인차가 된, 명실상부 한국 다큐멘터리 제작의 산실. 때문에 ‘MBC 스페셜’이라는 브랜드 네임만으로도 <북극의 눈물>은 작품성을 획득하고 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로 2000년 백상예술대상을 수상한 허태정 PD와 으로 2004년 아시아 TV어워드 대상, 한중수교 15주년을 기념한 대작 다큐멘터리 <황하>로 2007년 방송대상 작품상을 수상한 조준묵 PD 연출. 드라마 <대장금><이산> 촬영을 맡았던 김영철 촬영감독. 뉴욕 TV페스티발 금상 수상작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희아>, 반프 월드 TV페스티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작 <너는 내 운명> 등에 참여한 송갑영 카메라맨. 제33회 한국방송대상 작가상을 수상한 <휴먼다큐 사랑>의 노경희 작가. 화려한 필모그래피와 수상경력만큼이나 빛나는 제작진들의 참여는 <북극의 눈물>에 대한 무한한 신뢰감을 부여한다.
여기에 음악은 영화 <올드보이><그 해 여름>에 참여한 심현정 음악감독이 담당했다. 직접 가진 못했어도 조금이나마 생생하게 북극을 느끼고 싶어 북극에서 촬영해 온 화면을 보자마자 대형 TV를 구입했다는 심현정 음악감독. “북극의 광활함과 웅장함, 동시에 안타까움과 처연함을 느낄 수 있도록 음악을 작곡했다”는 의도대로 비장한 화면과 함께 빚어지는 선율이 감동적 울림을 배가시킨다.

그리고 <북극의 눈물>의 내레이션은 대한민국 대표 배우 안성기 맡았다. 문화계 전반에 걸쳐 바른 일에 앞장서는 것으로 유명한 그는 북극의 심각한 변화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제작진이 영상으로 전달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내용을 차분하게 전해야 하는 입장에서 북극의 심각한 위기 상황에 대한 감정도 적절히 실어야 한다는 점에 신경을 썼다”는 그의 강단 있고 안정적인 목소리가 북극의 실상을 진정성 있게 전달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4. 씨네플렉스, 독일 잠수전문가 동원해 완성한 리얼 명장면
블록버스터로 업그레이드된 고화질 HD영상과 오케스트라 사운드


<북극의 눈물>은 대한민국 최초로 북극심층탐사에 도전했다는 의미적인 면만 아니라 국내 최초로 ‘씨네플렉스’ 장비를 도입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씨네플렉스는 당초 군사용으로 개발된 항공 촬영장비로 BBC다큐멘터리 <플레닛 어스>에서 처음 사용된 바 있다. 씨네플렉스의 가장 큰 장점은 360도 회전이 가능해 풍경을 다각도에서 조명할 수 있고, 대형 망원렌즈를 헬기에 부착해 동물들이 놀라지 않을 만큼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화면을 당겨서 찍을 수 있어 근접촬영에 매우 유용하다. 미국 뉴욕에서 북극까지 가지고 오는 데만 2~3일이 걸리고 일주일에 대여비만 1억원 정도. 하지만 기상이변이 잦아 현장에서 씨네플렉스를 장착한 헬기가 뜰 수 있는 날은 일주일 중에 이틀 정도이고, 헬기 사용시간이 하루에 2시간 30분 정도였던 점을 감안하면 매우 고가의 장비였다. 그러나 씨네플렉스 덕분에 낮잠 자는 북극곰, 간담을 서늘하게 하며 무너지는 빙하, 영역 싸움을 하는 바다코끼리, 수 천 마리의 순록이 떼지어 이동하는 경이로운 대이동 장면 등 어떤 컴퓨터 그래픽으로도 만들 수 없는 북극의 아름다움을 리얼하게 담을 수 있었다.

<북극의 눈물>의 명장면을 탄생시키기 위해 하늘에 씨네플렉스가 있었다면, 바다에는 독일 잠수전문가가 있었다. 북극해는 수온이 낮고 얼음이 많은데다 물색도 흑빛에 가까워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여서 전문가만이 들어갈 수 있는 바다이다. 기존 국내 다큐멘터리 중 남극에서 수중 촬영을 시도한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깊은 물 속 생태계를 촬영한 것은 <북극의 눈물>이 최초였다.
수중 촬영은 ‘크리스티나’라는 독일의 여성 다이버가 맡았다. 너무 추워 한 번 내려갔다 올라오면 얼굴이 빨개지고 입 주위에 고드름이 달렸고 바닷물 유속이 빨라져 목숨을 잃을 뻔한 순간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을 감내해 세계적으로 연구조차 쉽지 않았던 일각고래를 카메라에 담아내는데 성공했다.

이렇게 촬영된 장면들은 영화 속 명장면으로 탄생했다. 제작진은 다른 여타 영화의 후반 작업과 마찬가지로 심혈을 기울여 타이트 샷(Tight Shot)의 매체인 TV 브라운관을 넘어 대형 스크린에서 관객들이 또 다른 차원의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재편집했다. 극단적인 장면 위주로 편집했던 TV 프로그램과 달리 영화판은 큰 그림 위주로 관객들이 북극의 아름다운 장관을 보는 것만으로 감정이입이 될 수 있도록 했으며 화질을 더욱 선명하게 개선했다. 또한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새롭게 풍성하게 넣어 스펙터클을 더했다.

5. 차원이 다른 감동! 모방할 수 없는 진정성의 힘
이미 잃어버린, 그리고 곧 잃어버릴 안타까움에 대한 거대한 기록


향후 4, 50년 후면 지구상에서 북극의 빙하가 전부 녹을 수도 있다고 과학자들은 예측한다. 이 전망대로라면 북극의 얼음바다를 터전으로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을 얻어 온 이누이트와 북극의 모든 생명체들이 사라지는 것이다.
빙산 위로 숨을 쉬러 올라와야 하는 바다표범은 얼음과 함께 자취를 감췄고, 그 바다표범을 한 해에 45마리는 잡아먹어야 생존할 수 있는 북극곰은 수천 킬로미터를 걷고도 종일 배를 곯는다. 얼음이 갈라진 틈에 카약을 띄우고 숨을 쉬러 수면으로 올라온 일각고래에 작살을 던져 온 이누이트들은 사냥을 포기하고, 썰매를 끄는 개들은 녹아 내린 얼음 파편이 튀어 발바닥에서 피가 흐르고 얼음이 갈라져 생긴 크랙 속에 빠지는 위험한 사고를 빈번하게 경험한다. 관계가 돈독했던 바다코끼리들은 작은 유빙 위에서 영역 싸움을 위해 상대를 위협하고, 수 천년 동안 대이동을 해온 순록은 경로를 이탈하고 있었다. 북극의 생명들은 예고 없이 닥친 현실에 망연자실해 있기보다는 온몸으로 부딪히며 생사의 기로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북극의 눈물> 제작진은 이 치열한 생존 드라마가 흔적조차 없어지기 전에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올해 예순을 바라보는 노장 김영철 촬영감독은 순록을 찍기 위해 축축한 벌판을 온종일 걷고 또 걸었고 사실적인 앵글을 잡기 위해 북극곰에게 과감한 접근을 시도했다. 송갑영 카메라맨은 크레바스(빙하 속의 깊은 균열)를 좀 더 실감나게 촬영하기 위해 수 천 미터 상공에서 헬기 창문을 뜯어내고 밧줄 하나에 몸을 의지한 채 촬영을 하는 집념을 보여주었다. 조연출 PD 중 한 명은 크렉(거대한 빙원이 갈라지면서 생긴 가느다란 물길)에 빠져 죽을 고비를 두 차례나 넘기는 아찔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제작진의 이러한 땀과 노력이 있었기에 <북극의 눈물>은 진실성 있고 사실적인 메시지를 담을 수 있었다.

<북극의 눈물>은 북극의 생명들, 그 위대한 승리자들이 만들어내는 희.노.애.락.을 통해 북극이 흘리는 눈물이 인간의 눈물이고, 북극의 눈물은 앞으로 인류 전체에 닥칠 위기라는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리고 그것을 단순히 보고 생각하기 보다는 뜨거운 가슴으로 느낄 것을 당부한다. 관객들은 올 가을, 결코 놓칠 수 없는 기적 같은 감동을 만나게 될 것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춥고 험한 곳, 북극
그곳에서 목숨과 맞바꿔 보낸 300일간의 기록

Days of The Arctic 1.
시작부터 난관의 연속이었던 무모한 도전
왜 ‘북극’이었는가?


<북극의 눈물>이 기획된 것은 2007년 12월이다. 북극의 얼음바다를 누비는 쇄빙선에 관한 아이디어를 가진 허태정 PD와 북극 에스키모와 고래잡이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었던 조준묵 PD는 서로의 공통분모를 발견한다. 두 사람 모두, ‘지구온난화’라는 주제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었고 그 심각성을 가장 잘 보여 줄 수 있는 소재가 바로 북극이라고 생각했던 것.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의 기획을 합쳐서 지금껏 누구도 담아본 적 없는 북극의 이야기를 해보기로 의기투합한다.
그러나 전문적인 제작 노하우의 부족과 엄청난 예산이라는 장벽이 가로막고 있었다. 북극 전문 프로듀서인 캐나다 공영방송 CBC의 캐럴라인에게 자문을 구한 결과, 북극은 워낙 변수가 많기 때문에 철저한 사전조사에 의해 계획을 짜야 하고 편당 10억 원 이상 투자해야 괜찮은 프로그램 한 편이 나온다는 것. 때문에 팀 내부에서는 ‘제작비에 맞춰 프로그램 촬영 내용을 수정해야 한다’는 안과 ‘프로그램 성격에 맞게 제작비를 늘려야 한다’는 안을 놓고 몇 차례 심각한 토의를 했다. 결국 할 때 한 번 크게 저질러보자는 데 의견 일치를 보았고 촬영 장소를 물색하기 위해 2008년 3월 초, 허태정 PD와 조준묵 PD는 각각 캐나다와 알래스카로 답사를 떠난다. 온난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된 알래스카는 이미 머릿속으로 그려보던 북극의 모습이 아니었기에 그나마 얼음왕국의 모습을 가장 많이 간직하고 있는 캐나다 북부와 그린란드를 취재하기로 결정한다.

현장 경험이 부족한 <북극의 눈물> 제작팀은 캐나다 현지 자료연구원과 전문적인 북극 코디네이터를 섭외한다. 그러나 “이런저런 장면들을 촬영하고 싶다”고 말하면 북극 코디네이터는 “그 장면을 찍기 위해서는 한달 아니 2, 3년이 걸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운이 좋으면 2주 만에도 찍을 수 있으니까 보장할 수는 없지만 예산에 맞춰서 스케줄을 짜주겠다” 는 절망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예산 부족을 느낀 <북극의 눈물> 제작팀은 언론관련 공익단체, 각종 기업에게 프로그램에 왜 지원해야 하는가를 설명하는 자료를 만들어 백방으로 노력했고 그 결과 예산 협찬에 성공한다.
그리고 허태정 PD와 조준묵 PD는 우연히 2007년 ‘AP통신’이 올해의 사진으로 선정된 사진을 발견한다. 빙하가 녹으면서 물방울이 맺혀있는 사진의 이름은 ‘빙하의 눈물’. 이 사진의 이미지에서 자신들이 그리려고 하는 다큐멘터리의 메시지를 감지한 두 사람은 프로그램 제목으로 <북극의 눈물>이라고 결정하게 된다. 한국 명품 다큐의 신화 <북극의 눈물>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Days of The Arctic 2.
예측할 수 없는 변수와 끝없는 기다림과의 사투
미치도록 찍고 싶었던 북극곰


촬영은 연출을 맡은 허태정 PD와 조준묵 PD를 각각 헤드로, 조연출 1명, 카메라맨 2명으로 구성된 4명이 한 조를 이룬 두 팀으로 나눠서 진행되었다. 캐나다 토론토까지 함께 도착한 후, 허태정 PD팀은 북극곰 촬영을 위해 캐나다 북부의 섬 끝에 위치한 폰드 인레라 이누이트 마을로, 조준묵 PD팀은 이누이트의 삶을 촬영하기 위해 그린란드 최북단 마을 까낙으로 떠났다.

예상은 했지만, 북극의 추위는 상상을 초월했다. 봄이라고는 하지만 살을 에는 차가운 바람이 불면 체감온도가 영하 30도까지 내려가 거위 털 파카 안에 옷을 여섯 겹 이상을 껴입고 핫 팩을 붙여도 뼈 속까지 추웠다. 그러나 추위보다 더 견딜 수 없는 것은 변덕적인 날씨와 끝없는 기다림이었다. 얼음처럼 딱딱해진 눈보라(snow storm)가 수시로 내려 비행시간을 예측할 수 없었다. 일주일 대여비만 1억 원 정도 되는 비싼 항공용 카메라 장비 ‘씨네플렉스’와 카메라맨까지 고용한 상태에서 마냥 날씨가 좋아지기만을 기다려야 했고 그럴 때마다 비행사는 “It's Arctic"이라고 말할 뿐이었다.

허태정 PD팀은 폰드 인레라에서 스노모빌로 10시간 이상 들어가 북위 75도에 위치한 랭카스터 해협에 캠프를 차렸다. 보통 2m 20cm, 깊게 언 곳은 6m 정도의 얼음이 두껍게 언 바다 위에 텐트를 치고 알루미늄 재질로 만든 패널들을 서로 기대 세워 만들 수 있는 2층 구조의 ‘Bear Cabin’을 세었다. 24시간 교대보초를 서며 4일 동안 북극곰을 기다렸지만 허사였다. 카메라가 돌지 않는 온도까지 내려가는 혹한보다는 온난화의 영향으로 개체수가 줄어든 북극곰을 영영 카메라로 담을 수 없을 것 같다는 불안감이 제작진을 더욱 무섭게 했다.
결국 5일 째 되는 날 운 좋게 북극곰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곰에게 얼마나 가까이 접근하느냐는 또 다른 난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배고픈 곰에게 사람은 한 끼 식량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에 가이드는 제작팀에게 최소한 20m의 거리를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 곰은 기본적으로 영리하고 민첩한 동물로 1Km 거리의 냄새도 감지할 수 있는 후각 감각과 얼음 위에선 순간 속도 시속 40km까지 낼 수 있기 때문. 하지만 그 정도 거리로는 제작팀이 만족하는 그림이 나오지 않았다. 또한 5월은 북극곰이 한창 사냥할 시기로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조명탄이 든 총과 실탄이 든 총을 구비했다. 자칫하면 곰을 자극할 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촬영 현장을 지배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접한 장면을 촬영하고자 한 제작진은 결국 10m 거리까지 접근에 성공해 북극곰을 리얼하게 포착할 수 있었다.

Days of The Arctic 3.
자연에 흐름에 몸을 맡기는 사람들, 이누이트
그들처럼 생각하고 산다는 것


이누이트와 고래잡이 촬영을 위해 떠난 조준묵 PD팀에게 있어 가장 힘들었던 것은 북극 원주민 이누이트의 생활습관에 적응하는 것이었다. 이누이트들의 삶을 생생하기 취재하기 위해 그들과 함께 동고동락했는데, 이누이트들은 시간개념이 별로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배고프면 사냥한 것을 먹고, 졸리면 그냥 자는 것이 그들의 생활패턴이었다. 처음에는 그것이 제작진을 당황하게 했지만, 이누이트들과 교감을 나누면서 제작진도 닮아가고 있었다. 갓 잡은 고래를 해체해 마딱고기(고래가죽고기)를 베어 먹었으며 썰매 위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한편, 북극 최고의 사냥꾼이라고 불릴 정도로 이누이트들은 사냥에 능했다. 농부가 벌판에 나가서 수확물을 거둬들이는 것처럼 이누이트들은 얼음판에 나가 사냥을 했다. 이누이트들에게 사냥은 생존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필요한 만큼만 잡았고 사냥에 참가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수확물을 나눠줄 정도로 욕심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조준묵 PD는 “고래를 사냥하고 해체하는 이누이트를 잔인하다고도 한다. 그러나 이누이트들에게 사냥은 삶 그 자체이다. 그리고 이누이트들은 사냥한 뒤에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을 정도로 깨끗이 청소를 한다. 촬영 내내 이누이트들의 삶을 보면서 진짜 북극을 녹이고 망치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제작진은 많은 이누이트들로부터 “우리는 얼음벌판의 사냥꾼이 아니라 빙하가 녹아 내린 북극해의 어부”라는 한숨을 들어야 했다. 얼음이 녹는 시기가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빨라지면서 해마다 사냥도 어려워지고 있었던 것. 이누이트들은 자연이 가르쳐 준 경험으로 나름대로 적응하고 있지만 적응 속도보다 더 빠른 변화에 당황하고 불안해 하고 있었다. 북극해의 해빙 주기와 궤적을 같이 해온 이누이트의 삶이 흔들리고 있었고 그것이 바로 또 다른 북극의 눈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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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와 스탭

감독

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