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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 런치

Lønsj Cold Lunch

2008 노르웨이

드라마 상영시간 : 90분

감독 : 에바 세르헤우

출연 : 아네 달 토르프 아크셀 헨니 more

  • 네티즌6.00
크리스터는 세탁중인 셔츠 주머니에 집세를 넣어 둔 생각이 난다. 돈을 찾을 생각에 그는 세탁기를 멈추려고 메인 퓨즈를 차단한다. 관리인이 새 퓨즈를 넣을 때 한 노인이 위층의 퓨즈상자를 만지다 갑자기 죽는다. 노인의 딸 레니는 이제 세상에 홀로 남겨지게 된다. 한편 초보 엄마 하이디는 세탁물을 가지러 갔다가 세탁기가 멈춘 것을 보고 서둘러 젖은 옷을 꺼낸다. 이런 사실을 모른 채 크리스터는 일을 계속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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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노트
차가운 아침. 우연한 작은 행위 하나가 타인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이웃 건물 지하에서 크라이스터는 그만 깜빡 잊고 셔츠에 돈을 넣은 채로 세탁기를 돌리고 만다. 급한 마음에 건물전체의 주전원을 꺼버리고 마는데, 이 성급한 행위는 위층에 거주하던 노인을 죽게 만들고 젊은 여인 하이디에게는 불행한 결혼의 실재를 직면하게 한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가방하나 들고 길거리에 내몰린 레니, 밀린 월세를 지불하지 못해서 집에서 쫓겨난 크라이스터, 집은 있지만 냉정하고 폭력적인 남편과의 생활에 불안한 하이디. 이들에겐 자신들만의 방이 없다.
프롤로그와 소제목을 단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콜드 런치>는 오슬로의 한 동네에 거주하는 레니, 크라이스터, 하이디를 중심축으로 한 개별적인 에피소드들을 교차시키면서 이야기를 엮어가는 다중플롯의 드라마다. 개별적 이야기는 하나의 완결된 결말을 향하지 않고, 다만 반복되는 주제곡과 소제목이 그것들을 느슨하게 묶고 있다. 그러나 그 느슨한 묶음 속에서 에피소드들은 조용히 축적되며 종국에는 묵직한 울림을 전달한다.
<콜드 런치>는 오늘날 개체화된, 이기적인 삶의 양식 속에서 깊은 외로움의 병을 앓고 있는 인간 군상들을 표현하고 있다. 개별적 삶은 사회복지제도와 테크놀로지로 지탱될 수 없으며, 이러한 서구적 삶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은 우연적인 사건들과 자연의 공격이다. 영화 중반부에 다운타운의 현대적 레스토랑을 파괴시키는 새떼들의 급작스런 출현은 이러한 실재의 공포를 섬뜩하게 가시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은 레니에게 희망의 여지를 남겨둔다. 그녀는 시대에 뒤쳐진 자신만의 샌드위치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최신유행의 붉은색 비키니를 입고 홀로 해변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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