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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나 나 : 여배우 민낯 프로젝트

Myselves : The Actress No Makeup Project

2011 한국 12세이상관람가

다큐멘터리 상영시간 : 89분

개봉일 : 2012-08-23 누적관객 : 524명

감독 : 부지영 김꽃비 양은용 서영주

  • 네티즌6.00
이번에는, 절대로,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하지 않겠어요!

1월1일 아침, 독립영화계를 대표하는 세 명의 여배우들에게
각각 한 대씩의 카메라가 배달되어 온다.
카메라 앞에 서 있는 것에만 익숙했던 그녀들,
이제 카메라가 행해야 할 곳이
내 얼굴인지, 내 몸인지, 도대체 어디일까, 너무나 고민이다.
갑자기 카메라가 무서워진 여배우들
진짜 자신들의 민낯을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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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24)


제작 노트
About Movie 1

여배우들은 왜 카메라를 들었나?

독립영화계의 스타 여배우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꽃비, 서영주, 양은용. 서울독립영화제가 이 프로젝트를 제안했을 때, 그녀들이 동시에 한 말은 “정말 우리 마음대로 찍으면 돼요?”였다. 소위 종합예술 매체라 불리는 ‘영화’ 현장에서 그토록 오랜 시간 활동해 온 그녀들이 정작 자신들의 목소리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란 뜻이다.

남자 감독, 남자 배우, 남자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국내 영화 제작 환경에서 여배우는 가장 객체화되고 소외되기 쉬운 존재이다. 여배우가 원톱을 하는 경우는 극히 제한적이며, 내로라하는 국내 정상급 여배우라 하더라도 남자 캐릭터의 뒤를 받쳐 주는 부수적인 역할, 철저하게 남성의 입장에서 만들어진 극단의 여성 캐릭터들을 주로 연기한다. 우리나라의 대표 여배우 중 하나인 김혜수조차 “원톱, 투톱, 주연의 문제가 아니라, 캐릭터 자체로 고민할 만한 매력적인 역할이, 여배우에게는 거의 주어지지 않는 게 한국 영화 시장의 현재”(8/7 ‘SBS E! 연예뉴스’ 인터뷰 중 발췌)라고 말할 정도이니, 주연급 유명 여배우가 아닌 단역, 조연 여배우들의 상황은 더욱 심할 것이다. 그녀들은 주로 남성 감독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화면에 잠시 스쳐가기 마련이며, 더 나아가 영화 제작 환경에서조차 소외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여배우의 현실은 비단 상업영화 진영뿐만이 아니라, 독립영화 진영에서도 마찬가지로 통용되는 이야기다.

이런 의미에서, 서울독립영화제의 두 번째 제작 영화 <나 나 나 : 여배우 민낯 프로젝트>는 소외당한 그녀들에게 메가폰을 쥐어 준 도전적이고 전복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녀들은 이 영화를 통해 우리가 예상하는 여배우의 모습을 배반하고, 기존 영화 현장의 질서를 뚫고 나와, 직접 카메라를 들고,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의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여배우들은 남들을 위해 준비된 얼굴이 아니라, 진짜 자신의 얼굴을 카메라에 담는다.

About Movie 2

여배우들은 2011년 어디에 있었나?

미니홈피,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 등을 보게 되면 요즘 사람들은 자신이 오늘 무엇을 먹었는지, 무엇을 입고 외출하였는지, 또 어디에 가서 누구를 만났는지, 또는 어떤 사회 문제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등 자신의 일상과 생각, 의견을 불특정 다수의 대중들을 향해 드러내는 것에 스스럼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미지’로 소비되는 ‘배우’라는 특수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진짜 모습, 진짜 생각을 솔직하게 드러낸다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 부분은 보이지 말아야지 하는 자기 검열이 생길 수도 있고, 예쁘게 정제된 모습만 보이고 싶은 욕심이 생길 수도 있으며, 그런 생각들이 들기 시작하면 솔직한 민낯은 나오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로 자신들의 1년 치 민낯을 가감 없이 공개한 여배우들의 결정과 용기는 실로 대단하다 할 수 있겠다. 또한 여배우들 스스로 “이번 작업은 깊숙하고 냉정하게 자신들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었던 기회였다”고 말할 정도이니, 그녀들이 얼마나 솔직하고 진심 어린 태도로 카메라를 들었는지 충분히 알 수 있다.

이번 영화 속에 비친 모습과 생각들이 그녀들의 모든 것은 아니겠지만, 스스로 촬영했던 1년 동안의 시간에서는 그것이 그들의 진짜 모습이다. 2011년 그녀들이 무엇을 향해 달려갔고,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는지, 관객들은 때로는 팬의 입장에서, 때로는 같은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의 입장에서, 그녀들의 2011년과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About Movie 3

부지영 총감독, 여배우들에게 푹 빠져 버리다!

<나 나 나 : 여배우 민낯 프로젝트>의 총 제작 기간은 1년이다. 2010년 12월, 세 여배우들은 카메라를 받아 들었고, 카메라에 대한 기본 정보와 촬영과 녹음에 대한 주의 사항만 파악한 뒤, 해외 촬영이 있었던 김꽃비는 카메라를 들고 바로 출국, 서영주와 양은용은 테스트 촬영을 하며 작업에 대한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0년 9월 모든 촬영을 종료할 때까지, 부지영 총감독은 정기적으로 그녀들이 보내 오는 촬영본을 프리뷰하고, 가끔 여배우들과 만나 영화의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를 의논했을 뿐, 어떤 구체적인 디렉션도 주지 않았다. 그리고 여배우들은 그야말로, 열심히, 자신들의 모든 것을 찍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편집을 맡은 부지영 총감독은 모든 촬영이 종료될 때까지 3테라바이트가 넘는 엄청난 분량의 테이프들, 다시 말해 타인의 2011년, 그것도 3명이나 되는 타인들의 1년 치 사생활을 엿보게 된 셈이다. 엄청난 분량의 기록들을 편집하는 과정에서 부지영 총감독은 세 여배우가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은 것들을 찾아내려 애썼고, 그들의 진심이 있는 장면들을 추려 내려 노력했다.

본의 아니게, 타인의 사생활, 그것도 여배우들의 사생활을 시시콜콜 관찰하게 된 부지영 총감독은 처음에는 자신도 모르게 관음증이 생길 정도로 다음 촬영분을 기다리기도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들을 ‘여배우’가 아닌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삶에 대한 고민과 사랑에 대한 갈등, 미래에 대한 걱정과 기대로 오늘을 살아가는 평범한 2,30대 여성들로 보게 되었단다. 그와 더불어, 세 여배우들이 자신들의 일을 대하는 태도가 아주 경건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바로 그런 점들을 관객들이 알아봐 주었으면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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