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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스트레인저

Perfect Strangers Perfect Strangers

2003 뉴질랜드 청소년 관람불가

드라마, 범죄 상영시간 : 94분

개봉일 : 2006-05-04 누적관객 : 37명

감독 : 게일린 프레스튼

출연 : 샘 닐(남자) 레이첼 블레이크(멜라니) more

  • 씨네216.00
  • 네티즌5.75

악몽 같은 사랑이 다가왔다.

낯선 남자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에 빠져든 여자

카페테리아의 웨이트리스로 일하고 금요일 밤이면 친구들과 어울려 술집으로 향하는,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사는 독신여성 멜라니. 평소와 다름없어 보이던 어느 날, 그녀는 지금까지 상대해오던 이들과는 사뭇 다른 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세심할 뿐만 하니라 매력적이기까지 한 그 남자와 밤을 보내기 위해 술집을 나서는 멜라니. 그가 안내한 곳은 부둣가에 정박되어 있는 자신의 보트이다. 그녀는 로맨틱한 분위기에 한껏 젖어 들고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다 그만 잠이 들고 만다.


외딴 섬으로 납치된 그녀, 소름 끼치는 열정의 광기가 시작된다!

잠에서 깬 멜라니는 그들이 항해중임을 깨닫게 되고, 남자는 그녀를 외딴 섬의 허름한 오두막집으로 데려간다. 뒤늦게 자신이 납치된 것임을 깨닫고 경악하는 멜라니. 남자가 잠든 사이 탈출을 시도하지만 그는 깨어나고, 당황한 그녀는 들고 있던 칼로 남자를 찌르고 만다. 해변가의 보트까지 정신 없이 도망쳐 보지만, 뒤따라온 남자에게 붙잡히게 된 그녀는 남자의 상처가 심각한 상태임을 깨닫고 결국 그를 데리고 오두막으로 돌아온다. 그렇게 시작된 적과의 동침. 혼란의 순간은 폭력과 광기를 낳지만 예상치 못한 사랑 또한 가져다 준다. 그들의 뒤틀린 사랑은 두려움과 욕망 사이의 고통을 넘나들며 빠르게 전개되어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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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
    박평식미쳐서 살고 꿈꾸며 죽는 뉴질랜드 판타지
제작 노트
사랑과 추적, 로맨스와 위협,
두려움과 강박을 넘나드는 소름 끼치는 러브 스토리


‘당신 집? 아니면 내 집?’ 남자의 물음에 여자는 대답한다. ‘당신 집, 내 집은 지겨워요.’ 너무나 빨리 뱉어버린 이 말 한 마디로 그녀는 상상하지 못했던 어둠 속으로 빠져든다.
다음날, 잠에선 깬 그녀는 내키진 않았지만 결국 남자의 손에 이끌려 외딴 섬에 있는 그의 오두막까지 가게 된다. 한없이 로맨틱하지만 그래서 그녀는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남자는 여자를 너무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의 유혹과 사랑이 편집증적인 폭력으로 바뀌는 순간 여자는 깨닫는다. 그녀의 실수를… 그리고 공포를….
인적이 없는 외딴 섬에서 보이는 것이라고는 잿빛의 바다밖에 없다. 금방이라도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거칠게 몰아치는 바다는 멜라니의 공황상태를, 신음하는 듯한 파도소리는 무겁게 짓눌려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 같은 그녀의 공포감을 담고 있다.
납치한 자와 납치된 자의 방향을 알 수 없는 내달음은 우리가 보아왔던 전형적인 로맨스의 모습과는 판이하다. 망상과 강박으로 시작된 소름 끼치는 사랑은, 공포와 사랑의 요소들이 거칠게 뒤섞인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기괴한 버전의 스톡홀름 신드롬(Stockholm Syndrome)이 만들어지고, 멜라니는 자신의 환상을 통해 사랑의 끈을 이어간다.
롤러코스터의 엄청난 스릴처럼 게일린 프레스턴 감독은 세상의 관점을 완전히 뒤집어버리면서 갑작스럽고 상상할 수 없는 독특하고도 흥미로운 로맨스를 선사해준다. 어디에서도 만나볼 수 없는 소름 끼치게 기이한 사랑 이야기를 여주인공 멜라니와 그 남자를 통해 만나보게 될 것이다.


장르화된 여성영화를 탈피한 독특한 시도

감독 게일린 프레스턴은 <퍼펙트 스트레인저>가 여성의 사랑에 대한 욕망과 환상을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음에도 단순히 페미니즘만을 담고 있는 영화가 아니라고 말한다. 어떠한 고정관념이나 정형을 싫어한다는 그녀는, 여성영화 또한 그 장르적 한계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분명 이 영화는 단순히 여성과 남성을 대립적인 존재로 여기고, 여성으로서 극복해나가야 할 문제점을 꼬집어내던 전형적인 페미니즘 영화의 한계에서 벗어나 인물의 내부에 심도 있게 접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퍼펙트 스트레인저>는 여성이 감독하고, 각본을 썼으며, 제작을 했다. 또한 이야기의 중심에는 극을 끌어가는 여주인공이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는 여성만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 ‘여성’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에 담겨지는 것을 거부하고 그것에서 벗어나 그 이상의 이야기를 풀어내려 한 것이다. 정의 내릴 수 없는 사랑의 형태와 관계의 얽힘을 심리적 접근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노력한 제작진은 판타지라는 외피를 통해 그 독특한 이야기를 설명해내는 시도를 했다. 이러한 시도는 관객들에게 끝을 짐작할 수 없는 흥미진진함과 놀라움을 안겨준다. 영화가 반에 반도 지나지 않았는데, 모두가 그 끝을 예측할 수 있는 영화에 질려버렸다는 감독의 인터뷰는 그녀가 이 영화에서 표현해내고자 한 바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샘 닐의 재발견,
뉴질랜드 영화의 힘이 뭉쳐서 완성된 새로운 감각의 스릴러 로맨스


<피아노>(1993)이후 10년 만에 뉴질랜드로 돌아온 샘 닐의 눈부신 연기와 여주인공 멜라니 역을 완벽하게 재현해낸 호주 배우 레이첼 블레이크의 조화는 굉장히 인상적이다.
영화 속에서 점차 날카로움을 더해가는 것이 멜라니라면 이 영화에 감정을 불어넣는 캐릭터는 오히려 낯선 타인으로 등장하는 ‘남자’였다. 샘 닐은 이 상처 받은 남자를 기대이상으로 표현해낼 만큼의 완숙미와 깊이를 가지고 있는 배우다. 그는 자칫 애매해질 수 있었던 미스터리하면서도 로맨틱한 갈구가 뒤섞인 조합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연기해냈다.
또한 레이첼 블레이크가 연기한 멜라니는 ‘평범한 동네 아가씨’라는 캐릭터지만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는 고도의 연기력을 필요로 했다. 매력적임과 동시에 광적인 면을 가지고 있고, 교활한 순수함 또한 보여줘야 하는 쉽지 않은 역할이었다. 레이첼 블레이크는 영화 촬영 내내 신체적으로나 감정적으로 멜라니와 동일시된 모습을 보여주며 그녀가 아니면 그 누구도 만들어 낼 수 없는 멜라니를 완성시켰다.
그리고 원하는 것을 얻지만 거기엔 반드시 치뤄야 할 값이 있었던 남자 빌. 빌을 연기한 조엘 토벡은 가장 마지막으로 합류한 배우였다. 그는 예민하고 사람 좋은 남자에서 놀랍게도 재빠르게 계산적으로 돌변하는 까다로운 감정의 변화를 필요로 하는 역할을 성공적으로 연기했다.
이러한 배우들을 한데 끌어 모은 힘은 바로 뉴질랜드 뿐만이 아닌 여러 영화제를 통해 국제적인 명성을 쌓은 게일린 프레스턴 감독에게 있다. 그녀의 타고난 능력은 영화감독으로서는 최초로 뉴질랜드 예술재단에서 주는 명예상을 받음으로써 증명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또한 뉴질랜드 남섬, 외딴 서부 해안의 신비로운 풍광을 그림같이 담아낸 알룬 볼링거의 감각적인 촬영, 그리고 팽팽한 긴장감과 분위기를 영화 내내 효과적으로 이끌어준 플랜 9의 음악도 인상적이다.


바로 그곳에 그녀와 그가 있다,
고립됨과 동시에 그들만의 요새가 되어버린 신비로운 공간


<퍼펙트 스트레인저>는 2004년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상영될 당시, 뉴질랜드 영화이기에 가능한 숨막힐 듯 아름다운 풍광으로 관객들의 주목을 받았으며, 2005년 제 1회 뉴질랜드 영화제에서도 큰 호응을 얻어냈다. 이렇듯 모두가 인정하는 이 영화의 4번째 캐릭터는 바로 뉴질랜드의 해안, 그 자체다.
<반지의 제왕: 반지원정대>에서 뉴질랜드의 대자연을 거침없이 담아내며 풍경 촬영의 모든 것을 보여주었던 알룬 볼링거 촬영감독은 <퍼펙트 스트레인저>에서도 그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보인다. 겨울빛을 띤 거친 바다는 위협적인 동시에 너무도 아름답다. 그것은 울고, 신음하며, 또 빛나고, 모든 움직임을 확장시켜 드러나게 해주는 강한 존재감을 풍긴다. 야생의 불완전한 아름다움, 뼛속까지 한기가 스며들 것 같은 빗줄기, 바다의 부서짐, 구름의 흐름 등, 이 모든 것들이 등장 인물들의 기쁨, 열정, 깊은 공포, 두려움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알룬 볼링거는 인물들에게서 파생되어진 감정의 조각들 속에서 심리적 불안감을 끌어내 그것을 음울한 현실의 모습으로 완벽히 재현시키는 데 성공하였다. 그에 덧붙여 그가 만들어낸 영상이 더욱 특별해질 수 있었던 것은 어두운 현실 속에서도 일말의 서정적, 낭만적 시선을 잃어버리지 않고 카메라로 표현해낸 그만의 능력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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