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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하루>수수께끼처럼 이어지는 김동완, 남보라, 신소율 그들의 이야기!
씨네21 온라인팀 cine21-digital@cine21.com | 2021-12-06

엔딩이 없는 한편의 소설처럼, 끝나지 않는 긴 하루처럼 네 개의 이야기가 수수께끼처럼 이어지는 <긴 하루>는 <내가 고백을 하면>, <두 개의 연애>, <늦여름> 등 독특한 감성 드라마를 선보였던 조성규 감독의 신작이며 하와이 국제영화제에 초청되었던 화제작이다.



우리는 과거의 모든 순간들을 온전히, 있는 그대로 기억할 수 있을까? 그러한 질문에서 시작되어 기억 속을 수수께끼처럼 헤집고 다니는 영화 <긴 하루>는 남녀가 만나서, 헤어지고, 그리워하고, 다시 재회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하루 동안 그들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담아낸다. “큰 감나무가 있는 집”, ”기차가 지나가는 횟집”, “바다가 보이는 작업실”, “긴 하루” 네 개의 이야기로 이어진 옴니버스 드라마이며, 각기 다른 에피소드에서 등장하는 그들은 같은 이름과 같은 장소, 기억을 공유하면서 묘하게 이어지고 묘하게 어긋난다.


영화 <긴 하루>는 특정 장소를 각 이야기 별 소제목으로 삼으며, 기억과 감정이 얽히고 봉인된 장소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지나간 과거 속 어느 장소, 어느 장면에 대해 각기 다른 기억과 의미를 가지게 되는 상황들을 흥미롭게 펼쳐 보인다.



그룹 신화의 멤버이자, 영화, 드라마, 뮤지컬에 이르기까지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김동완이 첫 번째 이야기 “큰 감나무가 있는 집”의 주인공인 소설가 현수 역을 맡았으며, 현수가 이사간 낯선 집에서 처음 만나게 되고, 어쩌다 하루를 함께 보내게 되는 미스터리하면서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매력 넘치는 이웃에는 남보라가 열연을 펼친다.


처음 만난 사이인데도 남다른 케미를 보이는 두 사람의 다음이 더욱 궁금해지는 찰나, 이어지는 두 번째 이야기, ”기차가 지나가는 횟집”에서는 함께 영화 일을 하고 있지만, 과거의 오해에서 벗어나지 못한 현수와 정윤이 다음 영화의 장소헌팅을 위해 강릉에 온다. 연인끼리의 토닥거리는 싸움마저 풋풋함을 주다가, 그들의 오해가 폭발하는 순간은 적막이 흐르듯 세계가 멈춰버린다. 젊은 영화감독 현수 역에는 서준영이 출연하며, 영화를 향한 열정에선 현수 못지않은 정윤 역에는 뮤지컬 배우 선민이 출연한다.



세 번째 이야기에서는 아내 소영이 죽은 후 그녀가 글을 썼던 “바다가 보이는 작업실”에 찾아온 현수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상상치도 못했던 아내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된 현수는 받아들이지 못한 채 절망하지만, 아내와 추억이 있던 월정사에서 우연히 만난 정윤과 비밀스러웠던 아내의 발자취를 하나씩 찾아가게 된다. 아내의 불륜을 알게 되고 혼란스러워 하는 남편 현수 역에는 김성제가, 아내의 불륜 사실을 알려주는 여자 윤주 역에는 김혜나가, 현수가 월정사에서 우연히 만나 아내의 비밀을 뒤쫓으며 하루를 보내게 되는 정윤 역에는 연극배우 이다혜가 출연한다.



마지막 이야기인 “긴 하루”에서는, 세 개의 이야기가 연결되는 묘한 경험을 선사한다. 소설가 정윤은 자신이 쓴 소설의 영화화를 앞두고 소설의 주인공이자, 소설 속 시간들을 함께 보냈던 윤주를 찾아온다. 큰 감나무가 있는 집에 여전히 살고 있는 윤주는, 기차가 지나가는 횟집에서 기차가 지나가는 걸 즐겨 찍던 사람이었고, 바다가 보이는 작업실에서 일했던 남편을 잃었다. 그들의 절절할 것만 같았던 재회의 순간은 아름다운 화해보다 치유되지 않은 여전한 상처와 여전한 사랑으로 그들을 더욱 아프게 하고, 기억 하나로 마음이 흐트러지는 순간, 각자의 이야기는 다를 수도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소설가 정윤 역에는 정연주가, 윤주 역에는 신소율이 열연을 펼치며 깊은 감동과 여운을 선사한다.


기억이 주는 슬픔과 아련함, 설렘과 행복감을 주며 때론 익숙한 공감을 끌어내기도 하고, 수수께끼 같은 낯선 모험을 선사하기도 하는 영화 <긴 하루>는 2021년과 작별하는 12월에 관객들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