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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상식에 트로트 가수가 대리수상?…미숙함으로 얼룩진 '대종상 영화제'
임시우 lim@cine21.com | 2018-10-23


‘대종상 영화제’가 연이은 대리수상으로 빈축을 샀다.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제55회 대종상 영화제(이하 대종상)가 진행됐다. 이날 대종상은 배우 신현준과 김규리가 MC를 맡아 진행했다.

공정성 문제 등으로 매회 끊임없이 논란이 일었던 대종상은 올해도 어김없이 배우들의 불참과 연이은 대리수상으로 논란의 중심에 올랐다. 남녀주조연 배우 중에서는 이성민만 홀로 참석했고, 신인 감독상을 비롯해,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조명상, 음악상, 편집상, 촬영상 등 다수의 수상자가 시상식에 불참해 관계자가 대리수상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대리수상 논란의 정점을 부른 부분은 음악상 부문에서 ‘남한산성’의 류이치 사카모토가 수상자로 호명됐을 때였다. 영화와 아무 관련이 없는 트로트 가수 한사랑이 무대에 오른 것이다. 류이치 사카모토 대신 단상에 오른 한사랑은 “사카모토 씨는 바빠서 못 오셨다. 저는 트로트 가수 한사랑이다. 수상 축하드린다”고 인사한 뒤 내려왔다. ‘남한산성’이나 사카모토 류이치와 어떤 관계인지에 대한 설명은 들을 수 없었다.

이후 촬영상 대리수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남한산성’ 측 관계자는 “아무래도 소통에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며 “제가 대신 무대에 오르기로 돼 있었는데 다른 분이 무대에 올랐다”고 설명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영화인들의 대거 이탈에 따른 대종상의 대리수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5년 대종상 측의 ‘대리수상 불가’라는 입장발표에 주요 수상 후보들이 대거 불참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이는 다음해인 2016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끊임없이 공정성 논란에 시달려온 대종상은 2017년 투표 결과를 공개하면서 신뢰도를 높이며 주요 부문 수상자의 참석율을 높였지만, 여전히 영화 스태프와 감독들 다수가 불참하면서 대리수상이 이어졌다.

올해 대종상은 ‘버닝’과 ‘공작’ ‘1987’ ‘남한산성’ 등 상을 고루 나눠주며 공정성에 심혈을 기울인 듯 보였지만, 줄지은 대리수상과 한사랑의 대리수상 해프닝과 같이 그마저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미숙한 진행은 대종상에 대한 근본적인 지적 또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