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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시간여행 영화’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은 <백 투 더 퓨처>의 시작은 프로듀서 밥 게일이 어느 날 아버지가 고교 시절 학생회장이었다는, 자신도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면서다. 그는 ‘만약 내가 아버지와 함께 고등학교를 다닌다면 서로 친구가 될 수 있었을까?’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는데, 그것이 한 십대 소년이 30년 전의 동년배 아버지와 만난다는 극중 내용으로 실현되었던 것이다.
음성해설도 담담하면서도 오래전의 기억을 회상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영화와 비슷하다. 제작진의 기억에 가장 깊이 각인된 배우들 역시 소년 마티 역의 마이클 J. 폭스와 아버지 조지 역의 크리스핀 글로버였다. 폭스는 처음부터 제작진이 점찍어둔 배우였는데, TV극 <패밀리 타이즈>와 일정이 겹쳐 낮에는 TV를, 밤에는 영화를 찍는 강행군을 해야만 했다. 별도로 실린 비디오 해설에서 폭스는 “거의 좀비였다”고 당시를 되돌아볼 정도.
반면 글로버는 적역이었음에도 튀는 행동으로 제작진의 골
<백 투 더 퓨처 3부작> 마이클 J. 폭스 “그땐 거의 좀비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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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보다 인기 위주 ‘그들만의 잔치’
비슷한 내용·형식에 시청자 채널 선택권 무색
지상파 3사의 2005년 연기대상 시상식이 지난달 30, 31일 일제히 열렸다. 방송사별로 최고의 영예인 연기대상은 문화방송에선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선아가, 한국방송은 <불멸의 이순신>의 김명민이, 에스비에스는 <프라하의 연인>의 전도연이 각각 수상했다.
하지만 2005년 역시 해마다 되풀이돼 온 연기대상 시상식의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아 상에 대한 권위를 떨어뜨리고 시청자들을 식상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인 문제점으로는 인기 위주 및 논공행상식 수상자 선정, 공동 수상 등으로 인한 수상자 양산, 과도한 자사 프로그램과 스타 띄우기 등이 꼽혔다.
문화방송의 경우 수상 후보를 연기력보다는 인기 위주로 선정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상 후보에 김선아와 <굳세어라 금순아>의 한혜진, <신입사원>의 문정혁 세 명이 올랐으며, 남
아쉬움 여전한 지상파 3사 ‘2005 연기대상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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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도현밴드는 영화와 인연이 깊다. ‘윤도현’이라는 이름이 아직 낯설게 느껴지던 1996년 김홍준 감독의 <정글스토리>에서 가난한 록밴드 역을 맡아 실제와 허구의 경계를 넘나드는 연기를 선보였던 그들이, 2005년 유럽투어 다큐멘터리로 되돌아왔다. 근 10년의 세월 동안 ‘윤도현’이라는 이름은 전혀 다른 위상과 의미를 획득하게 되었다. 자신들의 이름을 내건 콘서트를 하기 위해 비닐하우스를 거처로 삼던 헝그리 정신의 록가수의 그림자는 사라진 지 오래다. 굳이 2002년 월드컵의 ‘오! 필승 코리아’를 상기하지 않아도, 이제는 몇 만명이 운집한 콘서트 장에서 강렬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그들의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 방송국의 간판급 음악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자리매김한 윤도현의 모습에서 ‘도전정신으로 가득 찬 로커’보다는 ‘안정적인 생활인’의 냄새가 강하게 풍겨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윤도현밴드는 이제 대중적으로 가장 인지도 높은 록
윤도현밴드의 유럽투어 다큐멘터리, <온 더 로드, 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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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분한 변두리 화장실에서 두 남자가 오럴섹스를 벌인다. 숨어든 두 남자가 몰래 쾌락의 신음을 흘리는 동안 반대편 여자화장실에선 여고생의 비명이 새어나온다. 교복 입은 소녀는 하혈 끝에 아이를 낳고 사라지고, 두 남자는 여고생이 비닐봉지에 싸서 버린 아이를 보듬고 나선다(성기완의 <즐거운 나의 집/후진>). 8년 뒤. 스스로 예수라 자처하는 최만복은 꽃 장식을 파는 길거리 소녀를 만난다. 불쌍한 소녀의 꽃을 팔아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최만복. 그러나 그 소녀가 실은 8년 전 화장실에서 주웠다가 6개월 만에 다시 거리에 내다버린 생명임을 알지 못한다(임승률의 <오! 마이 갓>).
<베리 코리안 콤푸렉스>는 미술, 음악, 문학, 사진, 디자인, 영화 등 서로 다른 분야에 몸담고 있는 이들이 참여한 독특한 형식의 ‘릴레이 영화’다. 말잇기게임처럼, 앞사람의 시나리오를 받아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고 이를 나중에 한데 붙였다고 한다. 제목이 일러주듯이, 영
한국사회가 지닌 병적 징후, <베리 코리안 콤푸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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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의 기술> 속 세계는 정글이다. 그것도 수컷만이 득시글거리는. 이 먹이사슬의 피라미드에서 꼭지점에 자리한 자와 바닥 가까이에 임한 자를 가르는 유일한 기준은 힘이다. 약육강식이라는 이 세계의 경제 시스템은 힘있는 소수 포식자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돌아간다. 힘없는 자들은 가여운 가젤처럼 물어 뜯기거나, 참혹하게 널부러진 동료를 보며 그저 눈물 한방울만 흘리는 수밖에 없다.
군산의 한 공고에 다니는 병태(재희)는 가젤 같은 존재다. 불량하기 짝이 없는 ‘빠코’ 패거리는 시도 때도 없이 그에게 폭력을 가한다. 인문계에서 전학 왔다고, 아버지가 형사라고, 단체기합을 받다가 구령을 잘못 외쳤다고 등등, 특별한 이유도 없이 그는 매일같이 샌드백 신세가 된다. 병태가 가젤과 다른 점이 있다면 틈틈이 학교 안의 맹수들에게 반격할 기회를 노린다는 사실이다. 그가 익힌 특공무술이나 형광등 검법은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하지만, 병태는 계속해서 공력을 쌓기 위해 애쓴다. 그렇게
인생에 필요한 ‘미적 기술’, <싸움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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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이야기만큼 흔한 것이 또 있을까마는, 누가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울림이 다른 것이, 또 사랑이야기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진가신은 무작정 믿음이 가는 이름이다. 갱영화와 무협영화의 유행에 가려졌던 홍콩영화의 멜로적 감수성을 깨운 이가 바로 진가신이기 때문이다. 해묵은 영화가 된 <첨밀밀>은 아직도 많은 이들이 ‘최고의 멜로’로 꼽는 작품이다. 처음부터 하늘이 정한 운명이었으나, 당시엔 서로 알아보지 못했고, 10년간 스치고 엇갈리기를 반복하다 거짓말처럼 이국 거리에서 다시 만났더라는, 글로 정리하고 보니 참으로 진부한 그 영화의 매력은, 인물의 관계와 감정이 섬세하고 따뜻하게 그려졌다는 것이었다. 그 진가신이 이번엔 뮤지컬을 택했다고 하니, 거대한 화폭에 화려한 화풍으로 그려낼 사랑 이야기는 또 얼마나 특별할지 기대하게 되는 것이다.
<퍼햅스 러브>. ‘아마도 사랑’이라는 제목은 영화 속 노래 가사처럼 “돌아보면 더 뚜렷해지는” 사랑의 추억을 감싸
‘현실적인’ 혹은 ‘성숙한’ 멜로, <퍼햅스 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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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팔고 조국 팔아 비행기 탔다”, “일제 수뇌부들의 비호와 지원으로 비행기를 불하받고 친선 비행에 나섰던 일제 선전도구를 인간 승리로 미화했다”. 영화 <청연>이 공개되기도 전에 흥분한 네티즌의 비난이다. <청연>이 친일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일제시대 여류비행사 박경원의 삶을 그린 영화 <청연>은 거의 2주 동안 네티즌과 각종 온라인 매체들로부터 독한 비난을 받고 있는 것. 시발점은 언론시사 불과 이틀 전에 ‘오마이뉴스’에 게재된 기사다. ‘제국주의의 치어걸, 누가 미화하는가’라는 자극적인 헤드카피를 단 이 기사는 고이즈미 현 일본 총리의 조부와의 염문설, 당시 일본 정계 인사들과의 친분 등 친일 성향을 비판받기 충분한 박경원의 행적들을 부각시켰다.
윤종찬 감독은 언론시사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의도를 분명히 밝혔다. “박경원을 독립투사나 영웅으로 묘사하려 했던 것이 아니다. 박경원은 양날의 칼을 손에 쥔 것처럼 꿈을 향해 노력할수록 조국
[충무로는 통화중] <청연> 온라인에서 ‘친일 논란’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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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의 어떤 주류 이데올로기와도 타협하지 않고 실존적 고민 그 자체에 몰두한 작품”(허문영), “전후 세대의 비극성을 드러내는 시약”(김소영). 한국영상자료원은 한국영화의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존재, 이만희 감독의 영화 22편을 한자리에서 감상하는 자리를 오는 5월에 마련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는 자료원이 보유하고 있는 이만희 감독의 영화 전작을 상영하는 것으로, 원본 네거필름만 존재하는 <여자가 고백할 때>까지 새로 프린트를 제작해서 상영하는 자리. 완본이 아니고 16mm 작품이어서 상영이 불가능한 <일본해적>은 상영작에서 제외됐다. <돌아오지 않는 해병> <삼포가는 길> <귀로> 등의 상영예정작 중에서 가장 반가운 작품은 2005년 발견한 <휴일>. 이만희 감독 회고전을 준비하던 한국영상자료원이 작품리스트를 검토하던 중 자료원 안에서 발견된 작품이다. 그간 프린트의 존재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던 것은 <휴일>
이만희 감독, 제대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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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비극을 다른 형태로 다뤄보고 싶었다”
<청연> 기자시사를 마친 뒤 간담회에서 윤종찬 감독이 받은 첫 질문은, 인터넷을 달구고 있는 박경원의 친일 논쟁에 관한 것이었다. 윤종찬 감독은 담담했다. 일본에 가서 직접 취재한 박경원에 대한 사료로 얻은 사실 설명으로, 무엇보다 영화 <청연>으로 그는 애국자의 영웅담을 그리려고 했던 게 아님을 분명히 했다. 인터뷰를 위해 마주앉은 자리에서 윤종찬 감독은 제작비 초과와 무한정 길어질 것 같았던 제작기간 때문에 괴로웠던 심경을 “백척간두”에 선 기분이었다고 표현했다. 감독의 사상검증이 필요한 소재를 다룬다는 사실은 괴로움을 덜해주지는 않았지만, 또한 감독으로서 의미있는 모험이었다고도.
-<청연>을 통해 ‘꿈을 좇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박경원은 역사적 인물이고 이미 그녀의 죽음도 알려져 있다. 비극적 결말을 맞은 인물을 그리면서 그리고자 했던 꿈은 어떤 것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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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꿈꾼 여인의 초상, <청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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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청연>이 날아오르는구나’라는 소회만큼 작품의 운명에 걸맞은 표현이 또 있을까. 윤종찬 감독이 일본, 중국, 미국 등으로 동분서주하며 유례가 없는 항공 촬영을 시도하고, 민간인 최초의 여성비행사 박경원의 삶이란 실존인물을 그린다는 소식은 그의 비상한 데뷔작 <소름>을 생각하면 낯설었다. 곧 흉흉한 소문이 나돌았다. 한없이 늘어나는 제작비에 영화가 엎어진다더니 제작사가 바뀌는 곡절을 겪었고, 제작 기한은 늘어났다. 데뷔작에 짙게 드리운 감독의 매서운 집념을 생각하면 ‘필연’으로 보이기도 했다. 예컨대 복엽기 사운드를 채취하기 위해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아슬아슬한 저공비행을 시켜가며 소리를 따게 만들었다는 예가 그런 증거다. 후반작업에선 전체 2천컷 가운데 절반가량을 CG로 처리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 어쨌든 궁금증은 블록버스터의 외형이 아니라 도대체 그가 블록버스터로 다루려는 게 무엇인지에 있었다. 기획의 리뷰와 인터뷰는 거기에 맞춰져 있다.
미뤄지고
자유를 꿈꾼 여인의 초상, <청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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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4주차 <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이 <킹콩>을 누르고 미국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했다. 두 편의 영화가 흥행 1위를 두고 몇주 동안 엎치락 뒤치락하는 것은 매우 보기 드문 현상이다. 지난 4주동안 미국 박스오피스 1위는 <나니아 연대기>(이때는 <킹콩>이 개봉하기 전), <킹콩>, <킹콩>, <나니아 연대기> 순.
2005년 12월30일부터 2006년 1월2일까지 두 해에 걸쳐 <나니아 연대기>가 벌어들인 수입은 3284만달러였다. 2위로 미끄러진 <킹콩>은 3160만달러. 성탄 연휴에는 <킹콩>이 160만달러 차이로 1위, 신정 연휴에는 <나니아 연대기>가 120만달러 차이로 정상을 차지했으니 그야말로 박빙의 승부다.
나머지 3위부터 10위까지의 영화들도 지난주와 순위만 바뀌었다. <뻔뻔한 딕 & 제인>과 <열두명의
<나니아...>, <킹콩> 누르고 美 흥행1위 탈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