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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게 잠자기>네덜란드/ 2002년/ 84분/ 감독 유제니 얀센20일 오후 8시 메가박스 6관작년 1월말 나는 첫 장편영화 <고양이를 부탁해>를 들고 로테르담영화제에 가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로테르담영화제가 신인감독들에게 매우 중요한 영화제라는 얘기를 해주었지만 나에겐 현실감없는 먼 얘기처럼 느껴졌다. 난 영화나 많이 보리라 마음먹고 영화제 내내 여러대륙의 신인감독들이 만든 영화를 보면서 지냈다. 사실 네덜란드나 로테르담에 대해선 솔직히 별로 관심가져본 일이 없었지만 네덜란드에서 만들어진 영화 한편 보는 것도 괜찮지 싶었다. 그렇게 선택해서 보게된 영화가 유제니 얀센 감독의 <거칠게 잠자기>였다.이 영화 역시 <고양이를 부탁해>와 마찬가지로 로테르담영화제의 경쟁부문인 타이거상의 후보이기도 했다. 난 영화를 보고 ‘이 영화에게 타이거상이 돌아가겠군’이라고 속으로 예측했었다. 감독의 영화속 인물들을 보는 어른스러운 시선과 관찰자적인 접근이
<거칠게 잠자기> - 정재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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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좋아>, 믿을 수 없이 아름다운 영화”“특히 이란영화를 많이 봤다. 강렬한 이미지를 가진 이란영화는 할리우드가 잊은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일본어 자막을 읽는데 서툴러서 한국영화를 이해하는 데는 조금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10년쯤 전에 본 <안개마을>이 인상적이었고, 특히 <죽어도 좋아>는 정말 멋진 영화였다.”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 도널드 리치는 자리에 앉자마자 <죽어도 좋아>를 봤느냐고 물어왔다. “믿을 수 없는, 정말 멋지고 아름다운 영화였다. 정부가 그런 영화를 문제삼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일이다”. 78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일종의 순수를 담은” 새로운 영화에 흥분하는 그는 그런 젊은 에너지에 걸맞게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의 자격으로 부산을 찾았다. 1946년부터 일본에 살기 시작한 리치는 구로사와 아키라와 오즈 야스지로가 대표하는 50년대 일본영화를 영어권에 소개한 인물. 아직 옛 정취가 남아있는 동경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 도날드 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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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이 나와도 따뜻한 영화”데뷔작 <때려줄까보다>이후 <멍텅구리 천사> <얼굴> <신 의리없는 전쟁> 등 힘있고 굵짉굵직한 영화를 만들어 왔던 사카모토 준지가 올해 다시 부산을 찾았다. 그러나 이번 영화는 붉은 피보다는 푸른 바다가 주조를 이루는 아이들의 영화다. <보쿤지- 내가 사는 곳>을 통해 표정까지 훨씬 순해진 그는 제작때문에 “13,4번째”라는 한국이 이제는 매우 익숙해 보였다.이타와 니타가 살아가는 이 섬마을은 참 독특하고 모호한 공간이다. 핑크 살롱이나 중국집등이 들어앉은 이곳은 세상 가운데 있는 듯 하면서도 세상 어디에도 없는 공간 같다.= 언젠가 있었지만 지금은 잊혀져져 버린, 버림받은 곳이다. 육지에서 떨어져 배가 아니면 어디로도 갈수 없는 섬이란 공간에 아이들을 놓음으로서 극한 상황을 강조하려 했다. 사실 촬영은 하나의 섬이 아니라 교토의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찍었다.고향이 어디인가?=오사카에
<보쿤지- 내가 사는 곳> 감독 사카모토 준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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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사랑스러워라영화 에서 ‘8번째 여인’인 루디빈 사니에르는 자신은 다 컸다고 생각하는데 가족들이 어린애 취급하는 게 못마땅한 막내딸 역을 능청스럽게 연기한다. 79년생으로 실제 8명의 배우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루디빈은 극중에서의 깡총한 금발 머리 그대로, 파라다이스 호텔 카페에 모습을 드러냈다. 배다른 언니 스종(비르지니 르드엥)의 기품을 닮지는 못했지만, 대신 사랑스러움을 갖춘 아이였던 루디빈은 현실에서도 별반 틀리지 않았다. 사진기를 들이댈 때마다 스스로 표정을 바꿔가며 적극적으로 응한 덕분에 조금은 새침한 비르지니와 현장에서 비교되기도. 출연한 단편을 보고 오종이 직접 전화를 걸어 참여를 권유했을 정도로 연기력을 갖춘 그녀는 이미 8살 때부터 연극을 시작한 연기 베테랑이다. 한국 영화로는 <처녀들의 저녁식사>가 유일한 관람작이지만, 모던하고 정제된 느낌에 큰 감명을 받았단다.영화는 상품 아니다, 시장 개방 말하지 말라- 프랑스 국립영화센터 위원장 다비드
<8명의 여인들> 배우 루디빈 사니에르/프랑스 국립영화센터 위원장 다비드 케슬레/오늘의 관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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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싸우기, 나를 드러내기오랜 기간을 배우로 활동하다 감독이 되어 첫 영화 <지옥 같은 우리 집>을 완성한 수잔 타슬리미는 이 영화의 주인공 미누만큼이나 당당한 여성이었다. 질문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녀가 열띤 어조로 자신의 삶과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있노라면, 오랜 시련을 열정과 확신으로 기어이 극복한 자만이 지닐 수 있는 힘과 비전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 있다. 스웨덴에 거주하고 있는 이민자 가족의 삶을 다룬 이 영화에서, 타슬리미는 스스로가 자신의 고향 이란과 망명지 스웨덴에서 보고 느꼈던 억압적 상황을 매우 유머러스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그녀는 이란의 영화학교에서 연기수업을 받은 뒤 전문배우로 활동했다. 망명 전 그녀는 이슬람 문화 내의 여성들의 상황을 보여주는 영화에 출연, 강인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역할을 연기하여 대중과 비평가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영화에서 보여지는 여성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기준을 세우고 그렇지
<지옥같은 우리 집> 감독 수잔 타슬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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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마음으로 현실을 돌아보라”<돈이 부족해>로 싱가폴에서 역대 관객 집계 3위를 기록한 잭 니오(42) 감독은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를 만든 이란의 키아로스타미와 <나홀로 집에>의 크리스 콜럼버스의 분위기를 합쳐 놓은 듯한 가족 영화를 즐겨 만드는 감독이다. 80년부터 TV 배우로도 활약해 온 그는 네 번째 작품인 <나는 바보가 아니야>에서도 자유 방임주의자 아버지로 등장한다. “인구가 불과 4만 여명인 싱가폴에서 영화를 만들어 돈을 벌기란 맨 땅에 헤딩하는 꼴”이라고 입을 뗀 니오 감독은 “그렇지만 나는 꾸준히 휴먼 터치로 가득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어른들의 높은 교육열과 그로 인해 고통받는 싱가폴 학생들의 모습이 담긴 영화 속 내용은 우리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조금 우울하지만, 아이들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입가에 슬쩍 웃음을 걸어준다.“온통 갱스터 일색인 홍콩 영화나 구분조차 힘든 할리우드 영화로 싱가폴 거리
<나는 바보가 아니야> 관객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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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의 위치를 들키지 않는 게 가장 어려웠다”‘죽은 자와 산 자의 화해’라는 부제를 단 <영매>가 상영되는 동안 장내는 내내 웃음과 울음이 교차했다. 구수한 진도 사투리에 실린 등장 인물들의 솔직한 대화에 웃음이 터지는가 하면, 죽은 자의 넋을 씻기는 무당의 구슬픈 한풀이에는 그만 함께 눈시울을 붉히는 광경은 두 시간 내내 이어졌다. 유난히 40대 관객이 많이 눈에 띄는 것도 특이한 점 중 하나. 박기복 감독의 우스개처럼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인간극장을 합쳐놓은 분위기”의 영화 형식은 그간 많이 쏟아져 나온 비슷한 형식의 TV 다큐에 친숙해진 관객들에게 별 저항 없이 받아들여졌고, “시선이 복잡해 자칫 흐름을 잃을까 걱정된다”는 감독의 우려도 쉽게 불식됐다. 이날 함께 참석한 강신무 박미정 보살은 “무당은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사는 한 사람일 뿐 편견으로 바라보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3년이라는 제작 기간 동안의 어려움과 내레이션을 쓰지 않은 특별한 이유를
<영매> 박기복 감독, 박미정 보살 관객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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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Project / 감독 Director/ 국가 Country무지개 Rainbow / 세디그 바르마크 Sedigh Barmak/ 아프간-이란 Iran-Afghanistan색소폰과 전화 Sax Dan Talipon/ 우웨이 빈 하지사리 U-Wei Bin Hajisaari / Malaysia瓢 (표) Drift / 진가신 Peter Ho-sun Chan / 홍콩 Hong Kong윤년의 사랑 Leap of Love/ 치크 Cheek / 싱가포르 Singapore다섯번째 프로젝트(가제) Fifth Project (tentative title) / 홍상수 Sangsoo Hong / 한국 Korea내 생애 최고의 날들(最好的時光) The Best of Our Times / 황 웬잉, 웨인 펭, 청 몽홍, 허우 샤오시엔 Hwarng Wern-Ying, Wayne Peng, Chung Mong-Hong, Hou Hsiao-Hsien / 대만 Taiwan5-10 five-ten/ 류타로 이
2002 PPP 프로젝트 2002 PPP Proj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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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P 오늘 개막,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3일간 열려, 홍상수 허우샤오시엔 진가신 등 참가아시아 영화감독들의 신작 프로젝트를 선정해 투자자, 제작자와 연결해주는 제5회 부산프로모션플랜(이하 PPP)이 18일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에서 개막된다. 20일까지 3일간 열리는 이번 PPP에는 총 12개국에서온 21개 프로젝트가 소개된다.단편 4부작 <내 생애 최고의 날들> 중 한편의 연출과 프로듀서를 맡을 예정인 대만의 허우샤오엔, 미지의 프로젝트를 들고 부산을 찾은 한국의 홍상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瓢 (표)>를 선보이는 홍콩의 진가신 감독 등 아시아 유명 감독을 비롯, 첸카이거 감독의 조감독 출신으로 데뷔작 <안양의 고아>로 세계적 주목을 이끌어냈던 중국의 왕차오나, <조메>로 2000년 칸영화제에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한 이란 하산 예크타파나흐 감독 등 예비 작가들의 프로젝트, <티어스 오브 블랙타이거>의 위시트 사사나티엥 등 신진
아시아영화, ‘내일의 문’ 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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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톱스타 이미숙(42)과 전도연(29)이 `요부'와 `열녀'로 만나 연기 맞대결을 펼친다. 영화사봄은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주인공으로 이미숙과 전도연을 캐스팅했다고 18일 밝혔다.<정사>와 <순애보>의 이재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 이 영화는 18세기 말 프랑스의 쇼데를르 드 라클로의 서간체 소설 <위험한 관계>를 원작으로 삼은 것. 로제 바딤과 스티븐 프리어즈의 동명 영화 등에 이어 5번째로 스크린에 옮기는 작품이다. 제목의 `남녀상열지사(男女相悅之詞)'는 조선 초기의 유학자들이 남녀의 애정을 주제로 한 고려가요를 업신여겨 부르던 이름18세기 조선 최고의 요부 조씨부인이 바람둥이 정부 조원을 내세워 9년간 수절해온 열녀 숙부인을 유혹한다는 파격적인 줄거리를 담고 있으며 사대부 집안의 풍속과 문화를 배경으로 에로틱한 장면이 펼쳐진다. 드라마 「장희빈」(82년)으로 `요부 연기'의
이미숙ㆍ전도연, 요부와 열녀로 연기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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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등급위원회가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이치 더 킬러>에 11군데 3분15초에 달하는 커팅을 명령했다. 이는 최근 10년간 영국 등급위가 내린 삭제 결정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이다. 등급위는 나체의 여인들이 성적으로 폭행당하고 살해되는 모습을 강도높게 묘사한 장면들이 “보는 이의 쾌락 외에 다른 아무런 기능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영국, <이치 더 킬러> 일부 삭제요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