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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희는 번역계의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다. 독자가 가장 많다는 소설판에서도 ‘베스트’와 ‘스테디’를 겸하기는 힘들고, 드물게 그런 사례가 있다 하더라도 3년 이상의 간격을 두고 작품을 발표해야 ‘약발’이 먹혀드는데, 김석희의 번역 작업은 자그마치 10년치가 밀려 있다니 놀라운 일이다.그는 대학 시절 시-소설 부문 무차별로 문학상을 휩쓴 천재문청이었고(아마 시인 이성복-황지우가 조금 밀렸을 게다), 운에 크게 좌우되는 신춘문예 열병을 심하게 앓으며 ‘잡지파’들보다 데뷔가 썩 늦었으나 과연 첨단적인 소설미학의 소유자라는 평을 들었다.번역은 일찌감치 생계수단으로 시작되었을 텐데, 이제는 주업에다, 최소한 10년 동안의 운명으로 되었다. 사람들은 ‘힘들고 돈 안 되는 소설 창작’보다 ‘안전하고 돈 되는’(그는 물론 최고급 대우를 받는다) 번역을 택한 것, 아니 택하게 된 것 아니겠느냐 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그는 돈보다는 ‘보람’을 택했다. ‘돈’ 때문이라면 대중소설을 쓰면 되니까(
김석희가 옮긴 <시간박물관>(움베르토 에코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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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생활의 필수품이 되어버린 인터넷과 대중문화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영화가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90년대 중반부터 보급되기 시작한 인터넷은 우리의 생활을 바꿔놓았다. 어떤 정보를 찾으려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인터넷을 뒤지는 것이고, 취미가 같은 사람들을 만나는 가장 빠른 방법도 인터넷이다. 소멸해가던 편지를 되살린 것은 이메일이나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누는 메신저다. 이제는 인터넷이 없으면 생활의 시스템 자체가 흔들릴 지경이다. 영화에서도 비슷하다. 영화에 접근하는 가장 빠른 경로는 역시 인터넷 접속이다. 영화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은 물론 의견교환이나 영화의 내용과 표현에 대한 항의까지도 인터넷으로 할 수 있다. 인터넷으로 영화 보기가 가능한 건 물론이고 자기가 만든 단편이나 애니메이션을 올릴 수도 있다. 인터넷 마케팅은 영화 홍보의 기본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이 모든 것이 단 몇년간 정착된 일이라고는 차마 믿기 힘들다. 도대체 어떤 경로로 영화와 인터넷이 만났고 영화는
인터넷 칼럼니스트 이철민의 <인터넷 없이는,영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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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아직 저지르지 않은 범죄에 책임을 지는 것이 온당한가, 라는 것이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제기하는 문제라고들 말한다. 그럴까? 스필버그도 이 영화를 만들며 그 문제에 무게를 두었을까?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만일 스필버그가 그랬다면,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잘못 만들어진 영화다. 왜냐하면 영화 속에서 사전범죄수사국이 처리한 사건들로만 판단할 때, 예지자들이 지목한 사람들에게 형사 책임을 묻는 것은 법적으로 정당하기 때문이다.워싱턴의 사전범죄수사국이 맡는 범죄는 오직 살인죄다. 거의 모든 사회에서 살인은 가장 무거운 범죄로 간주되므로 그것은 그럴듯하다. 수사국 초창기에는 모살(謀殺)도 다루었으나 이내 고살(故殺)만을 다루게 됐다고 영화 속 수사관은 말한다. 모살과 고살은 사람을 죽일 꾀를 미리 짰느냐 여부로 구별된다. 윤리적 차원에서는 고살보다 모살에 쏟아지는 비난이 더 클 수 있지만 사회적 위험에서는 둘 사이에 차이가 없다. 우리 경우도 일제시
아저씨가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보고 생각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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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전세계인에게 제공되는 어마어마한 액션 스펙터클은 전쟁에서의 전투다. 이런 견지에서 볼 때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오우삼의 신작 <윈드토커>는 최소한, 매우 시의적절할 영화라고 하겠다. 원래 지난해 가을 개봉예정이었던 이 영화는 온통 경건한 나팔 팡파르를 터뜨리고 멈출 줄 모르고 깃발을 나부끼는 가운데, 작금의 패셔너블한 복고 리바이벌의 흐름을 선도하며 기획되었던 것이다.줄거리는 그럴듯하다. 일본군과 대치 중인 서태평양 전선에 새로운 암호체계를 만들기 위해 수백명의 나바호 암호병들이 등장한다. 악명 높도록 복잡하고 어려운 언어 나바호말(물론 나바호인이 아닌 사람들에게 그렇단 말이다)로 절대 해독할 수 없는 특수암호체계를 만들어 교신하기 위해 나바호족 암호병과 특수부대원들이 전쟁에 투입되는 것이다.그러나 <윈드토커>는 해독하기 까다로운 영화가 아니다. 솔로몬 군도에서 벌어진 엄청난 살상의 아비규환에서 살아남은 강인한 해병 조 엔더스(니콜라스 케이지)는
참신함과 충실함이 없는 오우삼의 전쟁영화 <윈드토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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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상위원회는 지난 5월 사퇴한 명계남 전 운영위원장의 후임으로 박광수 감독을 선임했다고 29일 밝혔다.
박 위원장은 지난 96년부터 98년까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했으며 99년부터 2001년 2월까지 부산영상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맡아 로케이션 지원체계를 확립했다. 부산 출신의 박 위원장은 이 밖에도 필름커미션국제회의를 개최하고 세계필름커미션연합(AFCI)으로부터 정회원 승인을 받는 등 부산지역 영상산업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부산=연합뉴스)
박광수 감독 부산영상위 운영위원장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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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사인 제일제당과 동양제과가 엔터테인먼트 사업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일제당 계열 CGV는 이달 30일 목동 현대백화점에 11번째 체인점을 개관함으로써 총 92개 스크린을 갖게 되며, 동양제과 계열 메가박스 씨네플렉스는 연말 부산 해운대에 6번째 체인점을 열어 스크린수를 52개로 확충한다. 메가박스 씨네플렉스는 영화관 사업 확대를 위해 최근 세계적인 영화관 체인업체인 미국 LCE로부터 2천100만달러를 유치하기로 합작투자계약을 맺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내년까지 스크린수를 150여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CGV는 2003~2004년 수원역사와 용산역사 등 8곳에 79개 스크린을 추가하는 계획을 마련해놓고 있다. 이와함께 동양제과 계열 미디어플렉스가 올초 설립한 영화 제작 및 배급사 쇼박스가 10월 <중독>과 <이중간첩> 등 한국영화 2편을 처음으로 배급할 예정이어서 제일제당 계열 CJ엔터테인먼트[49370]와 영화 배
제일제당-동양제과, 엔터테인먼트 사업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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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과 경찰이 29일 일간지 영화광고 문구에 발끈, 적극 대응에 나섰다.발단은 모 영화사가 다음달 6일 개봉할 영화의 신문광고 카피에서 비롯됐다. 이 영화사는 모 일간지 전면광고를 통해 ‘대한민국 검찰이 룸살롱을 개업했다!!- 검찰, 여경 및 연예계 다수 연루’라는 도발적인 카피 문구를 사용했다. 경찰은 아무런 설명이나 내용없이 이같은 문구와 함께 ‘파문’이라는 붉은 글씨와 영화사 홈페이지 광고까지 낸 것에 대해 오해소지가 있다고 판단, 광고내용에 대한 법률검토에 착수했다. 경찰은 앞서 전날밤 영화제작사의 광고 책임자 및 마케팅.홍보 사업본부장을 상대로 광고삭제를 요청하는 한편 대검 공보관실에도 통보, 검찰 차원에서도 대응조치토록 요청했다. 대검측은 ‘어젯밤 신문가판에서 이 광고를 보고 홍보담당자에게 선정적이고 검찰을 비하하는 광고라며 삭제를 정중히 요청했으나 아침 배달판까지 그대로 실렸다'며 '법무부와 대응방안을 협의중’이라고 밝혔다.이 영화는 앞서 지난 21일 광화문.종로.
조폭영화광고에 검.경찰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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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워닝(Spoiler warning) : 이 글을 읽는 분 가운데 혹 <쓰리>를 아직 안 보신 분이 있다면, 이 글을 읽음으로써 영화의 내용을 미리 알게 될 수 있음을 말씀드립니다.옴니버스영화 <쓰리>의 세 단편 가운데, 논지 니미부트르의 <휠>에 대한 이야기는 좀 접어둬야겠다. (아마도 영화를 보고나서 이 글을 읽게 될) 독자들이라면 그 이유를 충분히 가늠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다른 두편의 영화, 김지운의 <메모리즈>와 진가신의 <고잉 홈>은 어느 정도는 흥미롭고 매력적인 영화들이다. 크리스토퍼 도일의 촬영과 진가신의 ‘초강력’- 그러나 좀 억지스러운 부분이 없지는 않다- 멜로 감각이 잘 어우러진 <고잉 홈>이 단연 뛰어나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영화를 보고 난 지금, 내 머릿속에서 맴도는 것은 주로 <메모리즈>에 관한 기억들이다.아내는 어디론가 사라졌고, 남편은 그녀가 왜, 어디로 사라졌는지를
<메모리즈>와 <고잉 홈>에 나타난 기억과 망각의 환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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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소외된 비정상인들의 지극히 정상적인 사랑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정상적인 사랑의 과정에 타인들은 완전히 배제되어 있으며, 타인들에 의해 이 사랑은 비정상적인 것으로 규정된다. 그러나 이들의 사랑의 과정을 시종 목도한 관객은 그들에게 동화된다. 관객은 2시간 동안의 장애체험을 통해, 살풍경한 현실에 분개하는 한편 “아, 우리가 저렇단 말이지?” 하는 각성으로 가슴에 멍이 든다. 그들에게 영화의 에필로그가 던지는 “사랑이 우리를 구원할 거야”라는 메시지는 그나마 위로가 된다. 캬! 냉혈한이 아닌 이상 누가 감히 이 도저한 휴머니즘을 거역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런데 뭔가 석연치 않다. 지난달에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보고 난 뒤 느껴지던 전일적 충만감이 없다. 이상하다. 분명 해피엔딩인데, 분명 희망을 이야기한 것 같았는데….<레미제라블>이 그리는 비참함의 본질은 ‘가난’이다. 가난으로 인해 장발장은 죄수가 되고, 판틴은 환자가 된다. 이 작품이 그
<오아시스>의 해피엔딩을 받아들이기 힘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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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양한 산업적 가치부양 덕분에 만화나 애니메이션의 사회적 지위가 어느 정도 올라가긴 했지만, 그 전반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대접은 아직도 편협하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2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자국영화의 흥행사를 새로 쓰고 있는 일본조차도 만화나 애니메이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부문을 문화적 반열로 끌어올리기엔 아직도 많은 난관이 남아 있다는 얘기. 그래도 어느 정도 사회적, 문화적 지위를 점유하고 있는 작품이나 작가의 면면을 세고 있다보면 그 길이 그리 멀지만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지난 8월17일,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 로사에서는 ‘찰스 M 슐츠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슐츠는 국내에서는 ‘스누피’나 ‘찰리 브라운’이라는 캐릭터명으로 더 유명한 만화 <피너츠>의 ‘창조주’. 이 작품은 1950년 처음 선보인 이후 원작자가 병으로 은퇴한 2000년까지 반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 75개국, 2600여
스누피의 집으로 오세요,8월17일 개관한 `슐츠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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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물고기> 출간모로호시 다이지로의 초현실 미스터리 <시오리와 시미코의 밤의 물고기>(시공사)가 나왔다. 시오리와 시미코, 두 여학생이 생활 속에서 만나는 초현실적인 사건들을 그린 연작으로, <살아있는 목> <파란 말> <살육시집>에 이은 네 번째 연작집이다. 두 주인공이 골동품 잡화점에서 각자 가져온 물건들이 살아서 다투게 되는 ‘잡화전쟁’, 커다란 책 속에 들어가 바다 속의 책을 낚는 ‘책 물고기’ 등 모두 8편의 단편들이 담겨 있다. 작품의 색채나 분위기는 호러적인 느낌을 많이 주지만 실제 내용은 유령, 요괴들의 기이한 존재들과 함께 살아가는 주인공들의 유머러스한 판타지에 가깝다. 조연인 고양이 캐릭터와 더불어 고양이 모양의 지형 등 고양이 마니아들이 좋아할 만한 장치들이 많다는 것도 이채롭다.<남자 이야기>와 <야후>1990년대 후반부터 한국 남자만화계의 가장 중요한 줄기를 형성하고 있는 두 작품
또 하나의 미스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