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안하게 보니까 재밌는 부분도 많더라구요. 좀더 최선을 다할 걸 하는 후회도 들고요.” 얼마 전 후시녹음을 위해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의 편집본 전편을 처음 본 임은경의 심경은 아쉬움과 뿌듯함이 절반쯤 섞인 그것이다. 연기가 뭔지도 잘 모르고 임했던 초반 부분을 보면서 가슴을 졸이다가도, 비로소 연기의 틀을 잡아내 장선우 감독에게서 칭찬까지 들었던 후반부를 접하면서는 뿌듯함 비슷한 게 들어섰다고 한다. 별것 아닌 줄 알았던 후시녹음 작업도 꽤 어려웠다. 녹음할 대사라고 해봐야 “라이터 사세요”, “추워요” 정도였지만, 매번 다른 감정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라 표현이 쉽지 않았다는 것. “촬영 당시의 감정을 되살렸어야 하는 건데…”라고 지그시 입술을 누르는 그의 품새에선 연기자로서의 욕심도 엿보게 한다.TTL 소녀로서의 시대를 마감한 뒤 새 CF도 찍었으며, 두 번째 영화 <품행제로>에서 류승범, 공효진 등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임은경은 이제 ‘초보연기자’의
TTL 소녀의 영화 성장기
-
“와, 너무 귀엽다!” 탄성이 쏟아진다. 동화에나 등장할 법한 기구를 탄 채 하늘에서 땅으로 서서히 내려오는 임은경을 보며 늘 함께 지내는 ‘코디 언니들’의 입에서도 비명에 가까운 교성이 터진다.제부도로 들어가는 길목인 경기도 화성시 마산포의 어섬 비행장. 오는 8월 초 개봉을 앞두고 있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하 <성소>)의 CF를 촬영하고 있는 이곳은 <파이란>의 포스터를 촬영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영화에 웬 CF?’라는 물음이 생겨나는 것은 당연한 일. <성소>를 홍보하는 R&I 애드벌룬은 100억원 가까운 제작비를 들여 만든 영화인데다 장선우 감독의 작품인 탓에 좀더 많은 관객에게 쉽게 영화를 소개하자는 차원에서 8천여만원을 들여 이 CF를 제작하게 됐다고 밝힌다.사실, 이 CF는 영화의 내용과 별 무관하다. 영화가 가상현실 공간과 실재 공간을 뛰어넘어 펼쳐지는 액션을 그리는 데 반해, CF는 ‘성소 재림하다’는 구절에서 착상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CF 촬영장
-
사실 내 인생에 그리 중요한 영화는 없었다. 아니, 어쩌면 내가 보았던 모든 영화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인생 깊숙이 박혀 있어 나는 그 내상을 모르고 사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릴 때 영화란 친구와 마주앉아 쉼없는 노가리를 까듯이 그렇게 시간을 죽이는 데 사용됐지, 내 인생을 좌지우지하게 만드는 기재가 아니었다. 하지만 교복 안에 갇히고 학교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가던 중학교와 고등학교 때, 내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일 중 하나가 영화관에 가는 일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때는 매주 텔레비전 앞에서 ‘명화극장’ 시그날뮤직만 들어도 왠지 기분이 들뜨고, 명절날 역시나 같은 영화를 또 틀어주어도 기쁘기 한량없었던, 그런 지루한 시절이었던 게 사실이다. 그 지루함 사이사이를 꽉 채워주던 것 중 하나가 역시나 영화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내 인생에서 영화는 확실하게 ‘소중한 시절’을 잘 흘러 보내게 한 중요한 ‘것들’ 중 하나였다.
시험기간이 되면, 그 짧은 오전수업(시험) 끝에
그리워라, 알랭 들롱의 번들거리는 상반신이여, <태양은 가득히>
-
“어, 섹시하면 안 되는데… 터프해야 돼요!” 옥상 휴식공간에 놓인 나무 테이블 위에 배를 깔고 엎드린 자세에서 고개를 들어 달라는 말에, 박정아의 기우(?)가 쏟아진다. <마들렌>에서 맡은 임무가 당찬 록밴드 보컬이니만큼 섹시한 버전은 안 어울린다며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소매 짧은 파란 티셔츠에 청바지, 연신 건강한 웃음소리를 풀어놓는 모습이, 초여름 녹음마냥 푸르다.
박정아는 박광춘 감독의 새 멜로영화 <마들렌>으로 영화에 첫발을 내딛는 연기 초년병. 연기보다는 지난해에 데뷔한 4인조 여성 댄스그룹 쥬얼리의 멤버로 먼저 얼굴을 알린 가수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가 올드 팝 CD를 사다주셨는데, 영어를 전혀 모르면서 어설픈 발음으로 따라 불렀죠.
나도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욕심이 났어요.” 일찌감치 음악을 꿈으로 삼은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가수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 색소폰 연주자 이정식씨랑 같이 활동하기도 하고, 10년 정도 아마추어로 드럼 연주
터프함마저 섹시한걸! <마들렌>의 박정아
-
-
<퀸 오브 뱀파이어>를 보면서 영화가 주는 것 이상으로 복잡한 감상에 젖는다면, 아무래도 알리야 때문일 것이다. 오랜 세월 딱딱한 석상으로 굳어 있다가 뱀파이어 레스타의 음악에 눈을 뜨는 모든 뱀파이어들의 어머니 아카샤. 고대 이집트의 여왕답게 이국적인 의상과 장신구 사이로 흑갈색으로 빛나는 살결을 드러낸 채, 흐느적거리며 춤추듯 어두운 바를 가로지르는 알리야의 움직임에는 관능적인 에너지가 흐른다. 더이상 현실에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에, 새삼 신비로운 여운을 남기는 미묘한 생기. 지난해 8월25일, 바하마제도의 아바코섬에서 일어난 불의의 비행기 추락사고로, <퀸 오브 뱀파이어>는 알리야의 유작이 됐다.
‘Age Ain’t Nothing But a Number.’ 자신의 첫 음반 제목처럼, 15살에 데뷔하면서 팝계를 뒤흔든 소녀에게 ‘어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었다. 일급 R&B 프로듀서 겸 작곡가, 가수로 이름난 R. 켈리에게 발탁돼 데뷔한 94년, 알
유작이된 <퀸 오브 뱀파이어>의 알리야
-
하지원은 얼마 전 한 설문조사에서 공포영화 귀신 역에 가장 잘 어울리는 여자배우로 뽑힌 바 있다. 데뷔작 <가위>에 이어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그녀의 네 번째 영화 <폰> 역시 공포물인 것도 이유겠지만, 그보다는 그녀의 생김새에서 풍기는 스산한 독기가 더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하지원은, 보면 볼수록 알 수 없는 미로를 얼굴 속에 지니고 있는 배우다. 걸어감에 따라 더 어두운 골목들이 이어지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아무렇지 않은 일상적인 풍경이 스치기도 하는, 그런 미로다. 공포영화에서 잔잔한 일상이 늘 공포를 배가시키곤 하듯, 하지원의 생김새에는 아무렇지 않은 일상의 표정과 유혹적인 섬뜩함이 섞여 있다. 그런 느낌을, 본인은 알고 있을까. 배우인 딸을 위해 어머니가 유난히 거울을 많이 걸어두었다는 집에서, 하지원은 샤워하고 나올 때면 문득, 거울에 비친 스스로에게 무서움을 느낀다고 한다. “누군가 자꾸 나를 보고 있는 느낌이에요.”
스물네살 한참 밝고 발랄
그녀의 `서늘한` 매력, 공포영화 <폰>의 하지원
-
스리슬쩍~~ 친구 애인 12시간 훔치기.
영화 <서프라이즈 (감독 김진성, 출연 신하균, 이요원, 김민희, 제작 씨네2000)>의 한 장면. 아름다운 미소의 대명사, 신하균이 갑자기 시커먼 토인의 얼굴이 된 이유는?
혼혈이라는 이유로 애인 정우(신하균 분)를 반대하는 아빠 때문에 가장 친한 친구인 하영(이요원 분)에게 정우를 맡긴 미령(김민희 분). 이때부터 파티시간까지 정우를 붙잡아야만 하는 하영과, 아빠를 설득해야만 하는 미령의 12시간이 긴박하게 펼쳐진다. 미령은 혈통 숭배자 아빠를 졸졸 쫓아다니며, 아빠를 설득하기 위해 골프장은 물론 남탕까지 습격한다. 이런 와중에, 아무것도 모르고 찾아온 정우와 집 앞에서 마주친다. 다짜고짜 대걸레를 들고 쫓아오는 미령의 아빠에게 몰매를 맞는 정우, 구석까지 몰려 매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우가 갑자기 토인으로 변하는데...
하루종일 대선배 김학철(미령父 역)이 휘두르는 대걸레 세례를 받아야 했던 신하균의 고초 덕분에
신하균이 토인으로 연기변신을?
-
[정훈이 만화] <13 고스트> 12명의 귀신이 사는 집
[정훈이 만화] <13 고스트> 12명의 귀신이 사는 집
-
BOX OFFICE(서울) 6월29일 - 7월1일순위TITLE개봉일스크린좌석수서울주말서울누계(전야제)전국누계1챔피언2002.06.2860175601046002310007520002센과 치히로의행방불명2002.06.28359566839171348492701963패닉룸2002.06.214211135414312497745297704레지던트 이블2002.06.13204079183462399545999425퀸오브뱀파이어2002.06.281729521430029400683006해적디스코왕 되다2002.06.061835451345041200012250007워크투리멤버2002.06.21816896900584001049008예스터데이2002.06.1312178741001210003400009캔디케인2002.06.2891451351280482150010취화선2002.05.10360813384318081056670# 참고사항1) 배급위원회 회원사 및 자사 관객수 공개를 천명한 영화배급사외 공개를 수락하
BOX OFFICE(서울) 6월29일 - 7월1일
-
파격적이고 강렬한 영상으로 주목받고 있는 미국 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33)의 데뷔작 〈파이〉와 두 번째 작품 〈레퀴엠〉이 12일 한꺼번에 개봉한다. 수입사 미로비젼은 직영극장 미로 스페이스 개관 기념작품으로 〈레퀴엠〉을 개봉하고, 매일 마지막회에는 〈파이〉를 상영한다.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아로노프스키는 그래피티(낙서, 문자벽화)를 그리며 십대 시절을 보내다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공부하기 위해 하버드에 진학한다. 대학 1학년 때 우연히 도서관에서 자신의 출생지 지명이 눈에 띄어 읽기 시작한 허버트 셀비 주니어의 장편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로 인해 그는 셀비의 작품을 영화로 만들겠다는 갈망을 품는다. 그의 두 번째 작품 〈레퀴엠〉(원제 : Requiem for a Dream)은 셀비의 원작 소설을 소원대로 셀비와 함께 각색한 것이다.하버드 영화과 졸업반 때 만든 〈슈퍼마켓 스위프〉(출연 숀 굴레트)로 전미학생아카데미상을 받은 그는 5년 뒤인 1996년 단짝인 숀 굴레트와
아르노프스키 의 영상에 새긴 ‘낙서’ 두편
-
제1회 미쟝센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 전`, 7월4일부터 7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려국내 최초의 본격적인 장르단편영화제가 열린다. 컬러링 브랜드 ‘미쟝센’이 후원하고 이현승 감독이 심사위원장을 맡은 제1회 미쟝센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 展’이 7월4일부터 7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려, 장르영화의 색깔을 뚜렷이 하는 단편 48편을 선보인다. 사회드라마, 멜로, 공포판타지, 액션스릴러, 코미디라는 다섯개 장르로 섹션화된 이 영화제의 경향은 올해 인디포럼이 보여준 ‘실험영화’ 조류와 상반되는 것으로, 자칫 난해할 수도 있는 실험보다는 장르적 색깔을 살림으로써 대중의 구미에 좀더 가까이 가기를 택한 작품들이 상영작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관객으로서는 한결 쉽게 재미있는 단편영화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 심사를 맡은 감독들은 이에 대해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공포판타지 ‘절대악몽’ 부문의 심사위원을 맡은 김지운 감독은 “이렇게 탁월한 재능을 가진 숨은 실력자들이 군웅할거하고 있
장르별로 헤쳐, 상상력 따라 모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