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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애니메이션이 해외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본선에 연이어 진출하고 있다. <마리이야기>가 안시페스티벌 경쟁부문에 오른 것에 이어 김진영의 <초지>, 정진희의 <冬>, 조상석의 <수냐>가 자그레브페스티벌 경쟁부문에 진출했다는 소식이다. 작가 김진영은 단편 <자리 만들기>로 2000년 안시페스티벌 학생부문 본선에 오른 바 있다.<초지>는 셀과 종이 위에 아교 잉크와 아크릴릭으로 수묵담채화의 효과를 낸 7분가량의 단편이다. 생경한 제목은 ‘아무도 밟지 않은 맨땅에 새롭게 솟아나는 잔디’라는 의미로, 주인공의 이름이기도 하다. 주인공이 겪는 내면의 혼란을 그리는 만큼, 명쾌한 전개를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난해하게 다가올 수 있는 작품이다.먼저, 거친 붓선으로 강조된 산이 보이고 그 산을 가리키고 있는 하얀 손가락이 보인다. 그런데 섬뜩해라. 카메라가 전체를 비추고 보니 주인공은 소복 입고 머리 풀어헤친 여인이 아닌가. 게다가 배
상상의 에너지는 통제불능 <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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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내용은 1971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학에서 시도되었던 감옥 실험 당시의 상황을, 실험을 주도했던 필립 짐바르도 교수의 기록에 기초하여 필자가 재구성한 것입니다.)어느 날 우연히 지역신문의 한 귀퉁이에 난 작은 광고를 보게 된 것이 그 ‘악몽’의 시작이었다. 감옥과 비슷한 환경에서 일반인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에 대한 2주간의 실험에 참여할 아르바이트생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하루에 15달러라는 나쁘지 않은 보수와 색다른 경험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지원한 나는, 연구진들의 각종 테스트와 인터뷰를 통과해 최종적으로 선발되었다. 그렇게 선발된 나와 다른 23명의 학생들은 동전을 던져 실험기간 중에 간수 역할을 할 12명과 죄수 역할을 할 12명을 뽑고는 곧 연락이 갈 것이라는 말만 듣고 일단 헤어졌다. 그런데 그 며칠 뒤 일요일 아침, 갑자기 경찰이 집에 들어와 무장강도 혐의로 나를 체포하는 것이 아닌가? 수갑이 채워진 채 경찰서로 끌려간 나에게 경찰은 지문
<엑스페리먼트>에 영감을 준 스탠퍼드 감옥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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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2> 홈페이지는 한 단어로 표현하면 ‘테크노’다. 차가운 금속성 감촉이 느껴지는 게임화면과 흡사한 디자인은 워낙 화려한 비주얼로 알려진 영화이기 때문에 별로 새롭지 않은데, 정작 이 사이트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시놉시스도, 트레일러도 아닌, 사운드트랙이다. ‘Multimedia’ 코너 아래에 그냥 평범한 듯 숨어 있지만 예사롭지가 않다. ‘O.S.T’에 마우스를 가져가면 열세개의 트랙 리스트가 나타나고 곡을 클릭하면 리얼 플레이어 같은 창이 따로 뜨지 않고 음악이 플레이된다. 그러면 두 가지에 놀라게 되는데, 먼저 열세개 트랙 모두가 쟁쟁한 테크노 뮤지션들의 참여로 이루어졌음에 놀라고, 각 트랙들을 감칠맛나는 맛보기가 아닌 통째로 들을 수 있다는 점에 또 한번 놀라게 된다.다른 코너들도 내용이 꽤 알차다. 특히 속편의 부담을 안고 있는 영화인 탓에 ‘About Movie’ 코너 속 ‘Production Note’는 전편과의 차별화 전략을 내세웠다. 영화를 보기
<블레이드2>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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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유령이 한반도를 배회하고 있다, 컬렉터라는 유령이. 이제 컬렉터들이 전세계를 향해 스스로의 견해와 목적과 경향을 공개적으로 표명해서 컬렉터의 유령이 있다는 소문을 선언으로 바꿔놓아야 할 절호의 시기가 닥쳐왔다.RC 카에서 바비 인형까지 컬렉터들의 수집 대상은 다양하다. 하지만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장난감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멀쩡하게 다 큰 어른이 수입의 상당 부분을 쏟아부어 남들이 보기에는 똑같아 보이는 물건들을 사고 또 사들이니 주위 사람들의 탄압에 시달리지 않을 리가 없다.컬렉터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 파김치가 되어 회사에서 돌아와서도 새벽 2∼3시까지 인터넷 경매사이트나 장터사이트를 돌아다닌다. 혹시 좋은 걸 놓치기라도 하면 큰일이니 클릭주기는 10∼20분이다. 그렇게 수집한 정보를 가지고 매주 가격표를 새로 작성하고, 분기별 가격 동향 그래프를 만들어 최적 구입 시기와 가격 선정 전략을 수립한다. 하지만 다 소용없다. 원하는 게 나오기만
컬렉터가 살아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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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내부의 위선과 군인들의 심리적 갈등을 부각한 반전영화. 커크 더글러스와 랠프 미커 등이 출연한다. 1차 세계대전 중 프랑스군의 군단장은 독일군이 점령하고 있는 고지를 공격할 것을 명한다. 사단장인 미로우 장군은 전투가 자살행위임을 알지만 할 수 없이 부대원을 희생하기로 결심한다. 닥스 대령은 장군에게 명령을 하달받는다. 대령의 예상대로 공격은 패배하고 많은 희생자들을 낳는다. 장군은 자신의 계획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하는 대신, 몇몇 사병을 총살시키려고 한다.
[TV영화] 영광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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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이후 병들어버린 한국 사회를 리얼리즘 시선으로 해부한 걸작. 한국영화사에서 손꼽히는 문예영화의 수작이자 유현목 감독의 최고작이기도 하다. 철호는 병든 어머니와 많은 가족을 거느린 가장이다. 그는 생계를 유지하는 일에 급급하지만 그럼에도 현실을 긍정적으로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반면 동생 영호는 자신이 전쟁에서 받은 상처를 보상받으려는 듯 냉혹한 면을 감추지 않는다.
[TV영화] 오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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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때운다. 독립영화 역시 SF영화를 향한 열망을 가지고 있다. 판타지에 관한 열망 또한 있다. 문제는 독립적인 환경이 그런 판타지와 SF를 만드는 것을 쉽사리 용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만든다. 그래서 독립영화는 의도하지 않은 미학을 가끔 만들기도 한다. 배달받은 소년을 끼고사는 한 노인은 그를 조수이자 아들이자 애완견처럼 끼고산다. 그런데 그 소년이 점점 부패하기 시작하자 노인은 어떤 미련도 없이 그를 처리해버린다는 이야기를 가진 <유통기한>(한재빈, 16밀리 컬러 15분)은 단연 독립 SF영화다.이번주의 또 다른 독립 SF로는 <쏘울리떼(Soulite)>(장정혜, 16밀리 컬러 18분)도 있다. 미래의 서울, 극소수의 인간과 다수의 인조인간들이 살고 있다. 그들이 죽으면 사체는 분해되어 다시 재활용된다. 심장은 모터로, 혈관은 전선으로, 영혼은 네온사인으로 그리고 그들의 기억은 비디오테이프로 쓰인다. 이 영화는 그 기억에 중독된
독립·단편영화 <유통기한> <쏘울리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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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s Food Lodging 1992년, 감독 앨리슨 앤더스 출연 브룩 아담스 <EBS> 4월6일(토) 밤10시앨리슨 앤더스라는 이름은 그리 친숙하지 않다. 여성감독인데다 히트작을 낸 경험이라곤 없는 탓이다. 하지만 그녀가 TV시리즈 <섹스 & 시티>의 여러 에피소드를 연출했음을 알게 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앨리슨 앤더스는 작품보다 기구한 인생역정으로 유명하다. 어려서 친부를 잃고, 나이 먹은 뒤 계부에게 폭행을 당한 적이 있으며 심지어 일정기간 정신병원에 입원했던 환자이기도 했다. UCLA에서 영화를 전공한 앨리슨 앤더스에게 영화는 곧 자기치유의 수단이자 여성들에게 영화라는 ‘벗’을 소개하고자 했던 과정이었을지도 모른다. 앤더스 감독의 <쉐드와 트루디>에 대해서 어느 평자는 “영웅이나 승리자가 아닌, 생존자로서 여성을 표현한” 영화라고 꼭 집어 풀이했다.세명의 여성이 있다. 서로 다른 연령이고 개성도 다르다. 그런데 이들에겐 어딘가
앨리슨 앤더스 감독의 <쉐드와 트루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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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은 지난 2월23일 <여우와 솜사탕>(MBC 토·일 저녁 7시55분)에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여우와 솜사탕>이 자신이 집필한 <사랑이 뭐길래>(1992)와 상황뿐 아니라 대사가 발췌한 것같이 똑같다는 것이 소송의 내용이다. 3월7일 2차 심리에서 재판부는 판결이 종영 이후로 미뤄질 것을 감안해 김수현쪽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안했으며 3차 심리 직후 김수현쪽은 이를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3월2일 김수현의 새로운 드라마 <내 사랑 누굴까>가 방송을 시작하였다.“내가 말을 하지 말아야지. 내 눈을 내가 쑤셔놓고. 미쳤지 미쳤어. 하기는 안양 일대가 날더러 미쳤다구 했지. 여부잣집 막내딸이 미쳐서 아무것도 아무것두 없이 방울 두개만 달그락거리는 사람한테 간다구….”(<사랑이 뭐길래>) “휴우 일러 뭐해, 말해 뭘해? 내 눈알 내가 쑤셔놓고. 부잣집 어말숙이 미쳐서 달랑 두쪽뿐인 인간한테 간다구 온 춘천이 다 뒤집
김수현 작가의 주말연속극 <내 사랑 누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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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Femme Nikita 드라마넷 매주 화요일 오후 6시, 자정뤽 베송의 <니키타>가 혜성같이 나타났을 때, 이 막돼먹고 제멋대로면서도 세상물정 몰라 방황하는 캐릭터가 단발성으로 끝나고 말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미국에서는 금방 깨달았다. 그래서 <니키타>를 미국에서 <니나>로 리메이크하고, TV시리즈까지 나왔다. <니키타>(La Femme Nikita). 내 입장에선 뤽 베송의 니키타를 먼저 봤기 때문에 후속 니키타들이 금발이라는 사실을(사실은 아직도) 용납할 수가 없었다. 특히 <니나>의 브리지트 폰다는 여린 느낌이 있어서 안 파릴로의 파워풀한 무식함을 그리워할 정도였다. 그런데도 뤽 베송이 브리지트 폰다가 제일 좋았다고 했다니, 그 속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 다행히도(?) TV <니키타>의 니키타는 떡대가 장난이 아니다. 페타 윌슨의 그 어깨로 한번 맞으면 웬만한 남자도 갈비뼈 하나는 날아갈 것 같아서, 적어
영화 리메이크한 TV시리즈 <니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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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일 당신이 단 2주간의 시간을 빈둥거린 뒤 250만원을 주겠다는 제의를 받는다면 어떤 선택을 내리겠는가? 어떻게 보면 이 일은 매우 간단한 것이다. 당신은 죄수복을 입고 2주 동안 모의감옥에서 모의죄수 생활을 한다. 너무 겁낼 것은 없다. 죄수생활이라고 해봤자 세끼 밥이 꼬박꼬박 나오고 물리적 폭력은 절대 엄금. 그러니까 신변안전 철저하고 좌우 앞뒤 분명하게 당신을 보호해줄 시선이 손만 닿으면 있는 그런 천하 태평의 감옥이 이곳이다. 그러니 이게 무슨 감옥이겠는가? 오로지 분명한 게 있다면, 만약 당신이 이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2주 뒤 당신은 자그마치 250만원이라는 돈을 고스란히 손에 얻게 되리라는 사실뿐이다.1971년 스탠퍼드대학의 저명한 사회심리학자 짐바르도 교수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품었을 지극히 당연한 의문을 품게 된다. ‘극단적인 상황에 몰린 인간은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가? 인간은 선한 존재인가 악한 존재인가? 인간은 과연 한계상황에서도 선의 의지를 발휘할 수
<엑스페리먼트> 계기로 본 독일영화의 집단심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