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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이런 배 한번 타봤으면 정말 좋겠다.” 이요원(하영 역)은 인천공항에 막 내린 신하균(정우 역)을 영종도 을왕리 해수욕장 옆 선착장으로 끌고 왔다. 친구의 애인인 신하균을, 친구가 부모로부터 결혼승낙을 받아내기까지 12시간 동안 붙잡고 다니며 시간을 끌어야 한다. 그런 사정을 모르는 신하균은 자꾸만 서울로 가자고 하고, 이요원은 꾀를 내 신하균이 배를 타도록 유도한다. 친구를 위한 일인데, 이걸 어째. 처음 본 친구의 애인이 마음을 끈다.이요원의 대사를 듣고 관객이 ‘야! 나도 저런 경우에 한번 빠져봤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 이날 촬영은 성공인 셈이다. 선남선녀가 서로 어떻게 해보려는 ‘불순한’ 의도가 없는데도 어쩔 수 없이 단둘이 붙어 다녀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상대방에게 털어놓지 못할 사정이 있어서 오해를 낳고 오해가 예기치 않았던 설렘을 유발하면서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킨다.<서프라이즈>는 로맨틱코미디의 공식을 끌어와 안전하게 출발한다. 남녀주인공이
<서프라이즈>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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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2년 11월, 거대한 장원을 지닌 윌리엄 맥코들 경(마이클 갬본)은 친척과 친구들을 자신의 저택 고스포드 파크로 불러들여 호화판 사냥 파티를 연다. 파티엔 그의 처제인 트랜섬 백작 부인(매기 스미스), 사업가인 동생 조지 부부, 1차대전에 참전한 전직 대령인 헨리(라이언 필립), 미국의 영화 제작자인 와이즈먼(보브 밸러번) 등 이른바 ‘상류사회’의 사람들이 모여든다. ‘상류사회 인사’란 일거수일투족을 하인에 의지하는 사람들이란 뜻이다. 자기 손으로 음식을 준비하거나 옷을 빨거나 자동차 문을 연다는 건 상류사회의 성원이 될 자격이 없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이들의 행차엔 반드시 하인이 동행한다. 로버트 알트먼 감독의 최근작 <고스포드 파크>(2001)는 윌리엄의 저택에 모인 상류층 인사와 그들의 하인 등 30여명의 인간군상을 통해 세상의 축소판을 보여준다. 상류층 인사들이 저택의 위층에서 호화스런 만찬을 벌일 때, 하인들은 아래층에서 주인의 옷을 다리거나 식사를 준비하느
아래층서 일하는 사람들 <고스포드 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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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인 집안의 아들인 시나리오 작가 윤호(이경영)는 가야금을 배우러 충주에 온 일본인 하나코와 결혼해 짧지만 깊은 사랑을 나눈다. 하나코가 세상을 떠난 뒤 연인보다 더 깊은 사랑으로 맺어져 살아가는 딸 유메(정인선)와 윤호 곁에는, 10년 넘게 윤호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지 못한 채 윤호 가족을 돌봐주는 하나코의 친구 소라(하희라)가 있다. <몽중인>은 배우 이경영씨가 두번째 감독한 작품이다. 불치병에 걸려 11살에 세상을 떠나야 하는 딸과 아버지의 애틋한 관계나, 평생을 지켜만 보는 외사랑이라는 이야기를 진부하다고 할 수는 없다. 바에서 일하는 트랜스젠더들, 무명 록그룹의 멤버들 등 따뜻한 주변인물 중에는 펄펄 살아 있는 캐릭터들도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을 유메의 `애어른' 같은 대사에만 의존해 풀어가다 보니, 오래 전 한국의 멜로영화들을 연상시킨다. 5일 개봉. 김영희 기자
고백못한 10년 외사랑 <몽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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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이탈리아 총선에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그는 주요 민영 방송사 3개, 출판사, 인터넷 회사, 영화사, 부동산 회사 등을 연합한 거대 그룹 피닌베스트의 창설자다)가 이끄는 우파 및 극우파 연합당이 압도적인 승리로 정권을 잡은 뒤, 이탈리아 영화계에 상당한 변화가 일고 있다. 베를루스코니 정권은 지난해 10월부터 영화의 전반적인 시스템을 개혁한다는 취지 아래 국회의 특별 동의를 얻어 여러 중요한 영화 기관의 수장들을 임기도 끝나기 전에 갈아치우고 그 자리를 영화와 무관한 베를루스코니의 측근들로 채워왔다. 먼저 이탈리아 최대 규모인, 국가가 관리하는 스튜디오 `시네치타 홀딩'의 대표 라우다디오는 “새로운 테크놀로지 산업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고 인터넷 서비스를 개발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이유로 지난해 10월 해임 결정됐다. 이어 베니스 비엔날레의 회장인 파올로 바라타가 쫓겨나면서 그 밑에서 베니스 영화제 위원장직을 맡고 있던 알베르토 바르베라도 덩달아 그만두게 되었다. 알베르
이탈리아 영화 어디로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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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색 국방대학원 앞에 있는 철거 직전의 한 폐공장. 골격과 지붕만 유지한 채 간신히 서 있는 이 공장 건물은 보기만 해도 영화를 찍고 싶은 충동이 느껴지는 곳으로 영화판에서는 이미 유명한 장소다. 그동안 영화 <싸이렌> <엽기적인 그녀> 등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덕분에 충무로 스탭들로부터 제2의 양수리 종합촬영소로 불리기도.3월 중순, 이곳에서 <뚫어야 산다> 프롤로그 촬영이 있었다. 극중 경찰인 박예진, 권용운, 김진만이 연극배우 장두이가 분한 전설적인 도적왕 일당과 한바탕 격투를 벌이는 신으로 폐공장 분위기에 딱 맞는 액션 신이다. 그동안 갈고 닦은 발차기 솜씨를 선보인 박예진은 새내기 강력계 형사로 극중 아버지인 고참경찰 장용(양택조)의 딸 윤아로 나온다. 이날 촬영은 윤아와 그의 팀의 활약상을 보여주는 장면, 도둑 패거리와의 격렬한 격투장면이다. “몸이 마음대로 안 따라줄 때와 소리지르는 장면이 제일 힘들어요.” 이마에 맺힌 땀도 마르기 전에
<뚫어야 산다>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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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월드컵 개막을 앞둔 문화행사의 일환으로 스위스 취리히와 제네바에서 한국영화제가 잇따라 개최된다. 주스위스 한국대사관(대사 문동석.文東錫)은 취리히시(市)와 공동으로 오는 3일부터 30일까지 `필름포디움' 시립극장에서 한국영화제를 개최한다. 이번 한국영화제에서는 <공동경비구역> <꽃섬> <섬> <반칙왕> <오! 수정> <소름> <박하사탕> <시월애> <해피엔드> 등 모두 10편이 상영된다. 특히 취리히 시장과 스위스 영화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3일 개막 행사에 이어 첫 상영될 <공동경비구역>은 스위스와도 관련이 있는 작품이어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위스는 스웨덴, 체코, 폴란드 등과 함께 지난 53년부터 판문점 중립국감독위원회에 대표단을 파견, 휴전협정 감시활동을 맡고 있는 남북한 동시 수교국이다. <공동경비구역>은 한국인 입양아
스위스서 한국영화제 잇따라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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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971년 아니면 72년쯤이었을 것이다. 당시 다섯살 남짓했던 소년은 부모와의 오랜만의 외출이 마냥 즐겁기만 했다. 부모는 아이를 데리고 극장에 들어갔고 아이는 뭔가 재미있는 영화겠거니 생각하며 텅 빈 극장에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웬 걸, 그날 보게 된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라는 영화는 데이브라는 심야 라디오 DJ가 이블린이란 여자와 놀아나다 잘못 걸려들어 끈질긴 스토킹을 당한다는 매우 비교육적이며 무시무시한 내용이었다. 무서운 장면이 나올 듯싶을 때마다 꼬마는 어머니의 등 뒤로 고개를 파묻고 “무서운 장면 끝났어?”라고 물어보며 어서 영화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한숨을 돌리고 있는 데이브에게 또다시 칼을 들고 방 한구석에서 나타난 이블린의 광기 어린 눈빛, 그리고 언덕 위의 하얀집의 원경과 스토커의 최후로 이어지는 마지막 장면으로 영화는 끝났다. 너무나 오랜 시간 긴장을 했는지 극장을 나와 먹던 불고기도 별로 내키지 않았고, 속만 울렁거릴 뿐이었다.
이
울렁대는 첫 영화의 추억,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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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빠진 라라클럽을 구하기 위해 네명의 여인이 벌이는 좌충우돌 코미디 <울랄라 씨스터즈> 4인방 가운데 막내인 경애는 고운 얼굴, 고운 마음의 ‘고전적’인 아가씨다. 나이트클럽의 왕언니 은자, 터프걸 둘째 미옥, 음치면서 가수지망생인 셋째 혜영은 ‘말발’로 열 사내 당해낼 여장부들이지만, 경애는 70년대풍의 얌전하고 고지식한 캐릭터. 몸이 편찮으신 엄마와 아빠를 부양하는 ‘천사표’지만, “무슨 술을 그렇게 많이 마셨니”라고 나무라는 웨이터에게 “소주, 참이슬”이라고 답하기도 하는 맹한 아가씨다.
김현수를 경애로 낙점한 건 ‘미숙 언니’였다. 대학을 졸업하기 위해 1년 정도 연기와 떨어져 지냈다가 복귀할 무렵 <울랄라 씨스터즈> 오디션을 봤다. “풍기는 이미지를 보고 골랐대요” 하면서 수선화 같은 미소를 한번 날려보낸다. 늘 한 박자 늦는 경애가 처음엔 싫었지만 나중엔 욕심이 났고, “더 멍청하게 해달라”고 감독에게 주문하기도 했다고.
<울랄라 씨스터
천사표 아가씨가 폭발할 때, <울랄라 씨스터즈>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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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를 갖고 튀어라! <생활의 발견>에서 엉뚱하고 솔직한 춘천의 여인 명숙으로 등장했던 예지원이 이번엔 조폭의 여인이 되어 다이아몬드를 갖고 튄다. 이삿짐 속의 다이아몬드를 둘러싸고 이삿짐센터 직원과 검찰, 조폭 등이 벌이는 해프닝을 그린 코미디 에 섹시하고 터프한 호스티스 광자 역에 캐스팅된 것. 광자는 부두목의 애인이었다가 부두목이 출세를 위해 두목에게 넘긴 여인. 출세를 위해 자기 여자를 두목에게 넘기는 박태호 역은 전광렬이 캐스팅된 상태. <2424>는 소유진, 정웅인 등 주요배역 캐스팅을 마치고 오는 4월 초 크랭크인한다. 신인 이연우 감독의 데뷔작이다.
예지원, 이번엔 조폭의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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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살, 고교 주먹계의 전설인 내게도 사랑이 왔다!” SBS 주말드라마 <화려한 시절>에서 천방지축이지만 순수한 고등학생 장철진으로 분해 ‘화려한 시절’을 구가하고 있는 류승범이 영화 <품행제로>에 캐스팅됐다.
<품행제로>는 교복자율화 시대인 1980년대를 배경으로 18살 고등학생의 좌충우돌 성장기와 어설픈 사랑을 그리는 복고풍 코미디. 류승범이 맡은 역은 문덕고 쌈장인 중필이다. 중필은 어리숙해보이고 엉뚱하지만 특유의 카리스마를 가진 캐릭터. 싸움의 대가들과 싸워 그들을 때려눕혔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또래들 사이에서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며 아무도 도전해오지 않아 무료한 나날을 보낸다. 초코우유나 마시며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던 그의 눈앞에 치아교정기를 낀 정란여고 최고의 범생 민희가 나타나고, 두 사람은 닭살 돋는 사랑을 알콩달콩 엮어나간다. 민희 역은 ‘TTL 소녀’ 임은경이 이미 캐스팅된 상태다.
<품행제로> 제작진은 4월5일부
나, 품행 제로 소년! 류승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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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하다는 말을 이 사람에게 쓸 수 있을까. 물론, 브래드 피트나 이완 맥그리거 같은 느낌으로는 아니다. 솜사탕 같은 미소, 댄디한 발걸음에만 이끌리는 이에게 그의 날선 눈빛은 불쾌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밝고 쿨하고 편안한 것의 반대, 어두움, 복잡함, 다가가기 힘듦에서 그의 매력은 기인한다. 많은 이야기들을 살아낸 사람이 아니고는 지닐 수 없는, 포용과 냉소, 강함과 외로움이 뒤섞인 그의 눈빛은 어딘가 불온하고 그래서 섹시하다. 영매인 어머니로부터 배우가 될 거라는 예언을 듣던 소년 시절, 노래를 부르고 드럼을 치던 청년 시절, 무명 시나리오 작가로 무명 단역배우로 여러 해를 살며 걸린 영양실조, 다섯번의 결혼, ‘칼 차일더스’에의 집착, 뜻밖의 오스카 수상까지. 삶의 흔적은 그 사람을 떠나지 않는다.
핫 스프링스라는 이름의 아칸소주 작은 마을에서, 빌리 밥 손튼은 교사 아버지와 영매인 어머니 사이 맏이로 태어났다. 아버지의 수입은 보잘것 없었고 조부모와 함께 살던 그의 집은 수
굶어죽을 뻔한 로커시절, 그리고 오스카, <밴디츠>의 빌리 밥 손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