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써클테헤란 거리의 세 여자 나르게스와 마에데, 어레주는 오늘 감옥에서 빠져나온 처지다. 마에데가 곧장 체포된 뒤 나르게스와 어레주는 나르게스의 고향 라질리크로 떠날 계획을 세운다. 자파르 파나히 감독, 나르게스 마미자데, 마리암 파르빈 알마니 출연, 백두대간 수입·배급, 상영시간 91분박평식 ‘존재의 감옥’에 갇힌 이들의 두려움과 탄식 ★★★☆심영섭 이란 여성들의 집은 어디인가 ★★★★유지나 엄청나게 마음 아프게 만드는 영화, 그래도 봐야 할 영화 ★★★★홍성남 이 여성들이 담배 한대 피울 만한 곳은 어디인가 ★★★☆ ■ 존 큐공장에서 일하는 존 Q. 애치볼드는 열살배기 아들 마이크가 심각한 심장질환을 앓고 있고, 당장 심장이식수술을 하지 않으면 죽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의사는 의료보험혜택은 물론 정부지원금도 받을 수 없다는 걸 알고 퇴원을 권고한다. 궁지에 몰린 존은 응급실 환자들을 잡아 인질극을 벌인다. 닉 카사베츠 감독, 덴젤 워싱턴, 로버트 듀발 출연, 씨네월드
써클 / 존 큐 / 프롬 헬 / 스물넷
-
이만희 감독의 (1965)는 포로가 된 국군 간호 장교들을 호송하는 북괴군 장교가 주인공으로 등장했어. 구봉서가 북괴군 장교 역을 맡았는데, 감독의 요청에 따라 인민군복을 멋지게 만들어 입히고, 가죽으로 만든 군화까지 신기고 나니 그렇게 폼이 날 수가 없는 거야. 지금은 구봉서가 코미디언으로만 알려졌지만, 그 당시엔 얼굴이 곱상하고 이목구비가 뚜렷해 폼나는 멜로에도 썩 잘 어울렸거든. 그래 이왕 하는 김에 위장망까지 쇠로 만들어 영화를 신나게 찍었지. 그런데 그 다음이 문제였어. 상영을 위해 검열을 받는데 이 부분이 딱 걸린 거야. 왜 인민군복이 국군복보다 더 멋있게 나오느냐, 게다가 세무 신발이 웬 거냐, 위장망은 헝겁으로 대충 표현했어도 될 텐데 쇠망까지 동원했냐, 이런 식이었지. 하는 수 없이 나와 감독이 경찰에 붙잡혀 들어가 혼이 나고, 영화는 우여곡절 끝에 상영이 됐어. 내용이 잘렸는지는 알 수가 없지. 하도 경황이 없었으니까.한복도 마찬가지지만, 군복은 시대별로 고증을 확
<7인의 여포로>로 검열 고초, 뇌출혈 딛고 다시 현장으로
-
요즘 영화 마케팅에 워낙 공력을 기울여서 그런지 영화를 다루는 매스컴 관련 매체들이 늘어나서 그런지 조금만 영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개봉 전 ‘영화’에 대한 여러 리뷰와 별점 및 기사들이 넘쳐나고 있는 것을 피부로 느낄 것이다.웬만큼 입소문이나 평가에 대해 자신감이 있는 영화는 개봉 3주 전부터 공개시사회를 열거나 하는 식이어서 보통 3주나 2주 전부터 영화에 대한 정보를 귀가 따갑도록 듣고, 보게 된다.빅스타가 출연하거나 화제의 이슈거리가 많은 영화는 관련 기사빈도수가 더욱 늘어나서, 개봉 전 ‘인지도’는 높아지게 마련이다. 여기저기서 경쟁적으로 다뤄지고, 평가되고, 소개되지만 정작 관람을 위한 정확한 기준을 만들어주거나, 새로운 해석을 내려주는 것들을 찾아내는 건 힘들다는 것이 개인적인 소견이다.별점의 숫자는 그게 그거고, 그 많은 리뷰에서 눈에 번쩍 뜨이는 ‘발견’의 지점을 찾는 게 어렵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많던 ‘이야기’들은 영화가 개봉됨과 동시에 거의 자취를 감춰
양은냄비처럼…
-
나는 소설가가 된 뒤 <씨네21> 필자가 되고 싶었다. ‘전 <씨네21> 편집장’이라는 크레딧으로 행세하기는 유오성처럼 ‘쪽팔려서’싫었다. <씨네21>에서 원고를 쓰라고 하면 ‘금의’(錦衣)를 못 구해서 ‘환향’(還鄕)을 못 한다고 말하곤 했다. 그런데 결국은 금의를 입기 전에 환향하고 말았다. ‘소설가’라는 크레딧을 구해오려면 시간이 좀더 필요한데… 한쪽 팔을 마저 짜야 가시풀 옷이 완성되는데….하기야 사람의 일이 계획대로 되기만 한다면 무슨 재미가 있을까. 가령, 곰과 범에게 동굴 속에서 쑥과 마늘만 먹으면서 1백일을 버티라고 했을 때, 곰은 그렇게 해서 사람이 됐지만 범은 참지 못하고 뛰쳐나왔다. 반인반신(半人半神)의 단군왕검도 다 그런 태생의 비밀이 있는 것이다. 박지원 소설 속의 허생도 10년 공부 끝내야 세상에 나오겠다고 독을 품고 방구석에 틀어박혔지만 결국 7년 만에 뛰쳐나오고 말았다. 액면으로는 쌀 떨어졌다는 마누라 바가지에 못 이겨서라
인생, 위험과 자유의 기회
-
-
첫경험은 난데없다. 사랑이건, 섹스건, 책이건, 가슴 쿵쾅거리는 떨림으로 인해 어떤 식으로든 평생에 그림자를 드리울 첫경험은 기습적으로 찾아온다. 시간과 복장, 그리고 자신에게 걸맞은 상대방까지 골라 ‘첫경험’을 준비했던 <클루리스>의 셰어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나에게 더스틴 호프먼의 <졸업>은 두 가지의 첫경험을 제공한 영화이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이 영화를 극장에서 봤다. 개봉한 지 20년도 지난 영화가 왜 변두리 도시의 개봉관에서 재개봉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친구와 나는 자율학습 시간에 쭐래쭐래 나가서 함께 <졸업>을 봤다. 할리우드 키드도 아니었고 영화에 대한 지식도 없던 내가 왜 잠깐 개봉한 이 영화를 볼 생각을 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나중에 알고 보니 미성년자 관람불가 영화였지만 극장에 들어가는데 제지당했던 기억도 없다. 다만 혹시 볼지도 모를 미성년자를 위해서인지, 로빈슨 부인을 일레인의 이모인가 고모로 번역해
김은형의 오! 컬트 <졸업>
-
<까막눈 삼디기>는 부모를 일찍 잃고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초등학생 엄삼덕을 그린 동화다. 아이들은 이학년이 되도록 글자를 깨치지 못한 엄삼덕을 “까막눈 삼디기”라 놀려댄다. 씩씩한 연보라가 시골에서 전학 오고 엄삼덕을 돕기 시작한다. 며칠 전 이학년이 된 김단이 그걸 읽고 있기에 내가 물었다. “단이 일학년 때 삼디기 같은 친구 있었어?” “응, 김은혜(가명).” “글자를 몰랐어?” “글자도 모르고 말도 잘 못하고 바지에 똥 싼 적도 있어.” “그래서 친구들이 놀렸어?” “친구들이 만날 놀리고 남자애들은 때리고 그랬어.” “뭐라고 놀렸어?” “바보 멍청이, 더러운 애라고.” 김단은 기억이 새로운 듯 표정이 심각하다. “단이는?” “난 은혜하고 친하게 지내고 은혜를 도왔어.” “단이가 그랬어. 어떻게 도왔지?” “너희들 그러면 나빠, 은혜도 우리와 같은 일학년이고 우리 친구야, 글자도 이제 곧 배울 거야, 그러고.” “또.” “때리는 남자애들 내가 때려주고.” “단이처럼
우주
-
국내 흥행영화들이 잇달아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 11일 영화 해외배급 대행업체인 씨네클릭아시아에 따르면 국내에서 820만여 명을 동원한 `대박영화'<친구>는 오는 4월 6일 일본의 메이저 배급사인 도호영화사의 배급망을 타고 일본 100여개관에서 <친구에게(도모에)>라는 제목으로 일제히 개봉된다. 지난해 홍콩과 대만에서 선보였으나 큰 성과를 올리지는 못했던 <친구>는 `친구들간의 우정,배신' 등 휴머니즘에 초점을 맞춰 예고편을 새로 제작하는가하면 곽경택 감독과 주연 배우 유오성이 오는 14~16일 일본을 방문해 홍보 활동을 펼치는 등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한 만반의 채비를 갖췄다. 이에 앞서 여균동 감독의 <미인>과 곽지균 감독의 <청춘>은 오는 16일 각각 일본의 가가커뮤니케이션사와 뉴 셀렉트사 배급으로 일본에서 나란히 선보인다. 두 영화 모두 일단 도쿄 시내 3~4개 극장에서 상영한 뒤 차츰 일본 전역으로 스크린을 늘려간다는
한국영화 잇단 해외 개봉
-
도시가 외로울까봐 사람이 산다. 외로운 사람들이 모인 도시는, 그러나 자꾸 외로워 보인다. 시린 내 두 다리를 어루만져주고, 쉬게 할 누군가의 손을 만나는 일은 도시의 밝은 면을 보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하지만 수많은 멈춤과 떠남을 통해 그 일을 가능케 하는 공간이 있다. 그곳이 버스 하고도 정류장인 것이다. 버스가 한번씩 덜컹거리며 멈출 때마다 전혀 새로운, 혹은 조금은 낯익은, 하지만 결코 ‘밀지 마세요’라는 두 단어 이상을 허락지 않았던 상대들과 만나고 소통하는 일은 녹록한 일은 아니다.17살, 세상을 너무 일찍 알아버린 소녀와 32살, 세상의 잔재미를 너무 일찍 잃어버린 남자의 만남은 버스와 정류장, 도시와 사람, 그리고 열일곱과 서른 사이에 쉼표를 찍으며 시작된다. 서른의 수줍은 고백이 끝나는 순간, 열일곱의 눈에서 얼어 있던 눈물 방울이 떨어지려는 순간, 아무 음표가 그려져 있지 않은 악보 한마디가 무심히 그 순간을 지키면 다시 노래가 시작된다.자폐적 서정성이 담긴 ‘루시
<버스, 정류장> 뮤직비디오 연출 이형곤·김병서
-
현재 영국에서 촬영되고 있는 새 007 영화의 제목이 <다이 어너더 데이>(Die Another Day)로 확정됐다고 제작자인 마이클 윌슨과바버라 브로코리가 12일 발표했다. 007시리즈 제20탄이 되는 이번 새 영화는 올 1월 촬영에 들어갔으나 줄거리 등 세부 내용은 철저한 비밀에 부쳐지고 있다. 다만 냉전시대의 남북한간 긴박한 대결상황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일랜드 배우 피어스 브로스넌이 배역을 맡은 제임스 본드는 이 영화에서 한반도와 홍콩, 아이슬란드, 쿠바, 그리고 영국 런던 등지를 무대로 악당들에 맞서 세계대전을 막기위한 싸움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11월22일 미국과 영국에서 동시 상영되는 이 영화에는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미국 여배우 핼리 베리와, 한국계 릭 윤, 그리고 최근 출시된 3편의 007영화에서 본드의 상사 `M'역을 맡았던 영국 배우 데임 주디 덴치 등이 출연한다. (로스앤젤레스 AP.AFP/연합뉴스
007영화 제목은 <다이 어너더 데이>
-
13일 오전 5시30분께 울산시 남구 삼산동 울산역에서 영화를 찍던 단역배우 허모(43.경기도 안산시)씨가 달리던 기차에 빨려들어 기차 바퀴에 치여 숨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동료 이모(34)씨는 "영화 <라이터를 켜라>에서 범인을 쫓는 전경 중대장 역할을 맡은 허씨가 이날 달리는 기차를 피하는 장면을 촬영하다 시속 80∼90㎞로 달리던 기차의 속력을 이기지 못하고 기차 밑으로 빨려 들어갔다"고 말했다. 경찰은 영화사가 기차를 임대해 촬영을 하다 사고를 낸 점을 중시,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사고가 난 것이 아닌가 보고 영화사 감독 등 관계자들을 불러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 영화는 장항준(31) 감독이 영화배우 김승우와 차승원 주연으로 제작비 32억원을 들여 주로 기차역을 배경으로 촬영을 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단역배우 촬영중 기차에 치여 숨져
-
올해 일흔넷의 로저 무어가 새 영화에서 게이 역을 맡아 화제다. <보트 트립>이라는 제목의 영화에서 무어는 쿠바 구딩 주니어와 공연할 예정. 내용은, 여자친구와 헤어진 두 남자친구가 진정한 사랑을 찾는 여정에 오른다는 이야기. 게이영화가 될 소지가 높은 것으로 보이는 이 영화에서, 주인공 두 젊은 남성들은 로저 무어가 연기할 캐릭터인 로이드에게 빨려든다고 한다. 로저 무어의 대변인 제리 팜은 “무어가 연기변신을 매우 즐기고 있다”면서 “그로서는 완전한 변신인 셈이죠. 하지만 그는 그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이 영화는 정말 엉뚱하고 진짜 재밌어요”라고 말했다.
007에서 사랑에 빠진 게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