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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과 연출을 겸한 이정향 감독의 장편 데뷔작. 휴가를 나온 철수는 애인을 찾지만 애인이 살던 곳엔 춘희라는 여자가 살고 있다. 철수는 당황해하고 춘희는 다짜고짜 애인을 찾는 그의 태도가 못마땅하다. 춘희 방에 짐은 푼 철수는 살림은 물론이고 외모에 관심없는 춘희를 한심스럽게 여긴다. 춘희의 사생활, 일까지 간섭하는 철수는 차츰 그녀에게 사랑을 느낀다. 춘희 역을 연기한 심은하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대중영화. 별로 현실감이 돋보이는 편은 아니지만 새롭게 사랑에 빠져드는 연인들의 심정을 절절하게 전한다.
[TV영화] 미술관옆 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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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연인>의 원작자로 널리 알려진 마르그리트 뒤라스 감독작. 인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1930년대 인도, 프랑스 대사의 아내인 안느는 인도의 더운 날씨를 견디기 힘들다. 그녀는 더위와 답답한 생활에 짜증이 나기 시작하고 인도에 대해 호의적인 사람들까지도 경멸한다. 모든 것을 잊기 위해 안느가 의지하는 것은, 새로운 사랑이다. 안느의 남편은 아내의 외도 사실을 알고 있지만 짐짓 모른 척할 따름이다. 전형적인 스토리텔링에서 벗어난 <인디아송>은 인물 내레이션 위주로 진행되며 이미지와 실험성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TV영화] 인디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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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시대상황을 반영하는 가족드라마. 직장에서 퇴출당한 남성이 겪는 비애를 코믹하게 묘사하고 있다. 보험회사에서 일하는 샐러리맨이 직장을 그만두게 된다. 회사에서 모범사원으로 꼽히던 그였지만 나이가 많고 회사 형편이 어려워진 탓에 별다른 수가 없다. 샐러리맨은 가족들에게 사실을 알리지 못하고 혼자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그의 아들과 딸은 아버지 상황을 알게 되지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으면서 위로한다. 가족들은 합심하고 집안엔 차츰 경사가 잇따른다. 아버지 역을 맡은 김승호의 연기가 걸출하다.
[TV영화] 로맨스 빠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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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뮤지컬을 각색한 영화. 고든 맥라에, 셜리 존스 등이 출연한다. 빌리는 장래성이 없는 남편감이지만 줄리는 늘 빌리 곁을 맴돈다. 줄리가 임신한 사실을 알자 빌리는 이른 시일 내에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결국 모든 일에 실패한 빌리는 자살하고, 천국으로 들어가기 직전 그의 영혼은 다시 세상으로 내려갈 기회를 얻는다. 빌리는 자신의 딸에게 하늘에서 훔쳐온 별을 선물하지만 딸은 두려움을 느낀다. 고든 맥라에는 원래 브로드웨이 뮤지컬 배우 출신으로 서부극과 뮤지컬 등에 출연했다.
[TV영화] 회전목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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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 시리즈의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이 만든, 1960년대를 무대로 하는 노스탤지어 영화. 중년 부인 페기수는 찰리와 고교 동창생으로 결혼까지 이른 사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별로 관계가 원만치 않다. 찰리는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우고 페기수는 심각하게 이혼문제를 고려하는 중이다. 어느날 동창들로부터 동창회 왕관을 받는 순간, 페기수는 다시 10대 여고생으로 돌아간다. 니콜라스 케이지의 젊은 시절 모습을 만날 수 있다. 1980년대 할리우드에 만연해 있던 ‘유년으로의 회귀’라는 주제를 요약하는 작품.
[TV영화] 페기수 결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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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의 성기능에 대해 법정 공방전이 벌어진다는 코미디물. 추 과장에게 회사에서 대기발령이 떨어진다. 명퇴를 눈앞에 두는 것. 아내 이경자는 남편과 그동안 제대로 성생활을 하지 못했고 생과부 신세가 되었다며 소송을 건다. 변호사인 명성기는 쉽게 이길 거라 낙관하지만 원고쪽 변호사로 이기자가 가세하면서 상황은 예측불허로 치닫는다. 문성근과 심혜진, 안성기 등이 출연한다. IMF 시대를 풍자하는 코믹한 상황이 재치넘치지만 법정드라마와 코미디 사이에 적정한 균형의 추를 맞추지 못한 점이 아쉽다.
[TV영화]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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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스 패밀리>와 <맨 인 블랙>을 만든 배리 소넨필드가 연출한 영화로 전작에 비해 흥행이나 비평은 별로 좋지 않은 편. 어느날 백악관에 미국 정부를 전복하겠다는 편지가 도착한다. 제임스 웨스트와 아티머스 고든, 두 사람은 비밀요원 자격으로 악당 러브리스를 체포하기 위해 나선다. 서부를 누비며 작전을 수행하던 두 사람은 사사건건 마찰을 빚고 충돌한다. 사실 러브리스와 대적하는 시간보다 둘이 서로 싸우는 시간이 더 많은 편. 특수효과를 사용해 진기한 장면들을 만들어냈지만 전체적으로 다소 지리한 영화.
[TV영화]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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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말 쓰는 놈들은 모두 죽어야 해.” <투캅스3>의 김상진 감독의 만든 막가파 코미디. 네명의 사내가 벌이는 소동극을 유쾌한 대사와 상황으로 꾸몄다. 노마크와 딴따라 등은 어느날 무턱대고 주유소를 습격한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단지 심심하다는 이유다. 주유소 사장은 차츰 비열한 면모를 보이고 동네 건달들과 조직폭력배, 그리고 경찰들이 한데 엮이면서 사건은 차츰 커져간다. 이제는 확실한 스타가 된 이성재, 유오성, 유지태 등이 출연한다. 이들의 몇년 전 모습을 다시 확인하는 재미가 있다.
[TV영화] 주유소 습격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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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툰>과 <JFK>를 만든 올리버 스톤 감독작. 기괴한 상황에 휘말린 어느 남성의 이야기다. 바비는 빚을 갚기 위해 라스베이거스로 향하는 중이다. 갱단으로부터 빨리 돈을 갚지 않으면 손가락을 잘라버리겠다는 협박을 받는 처지. 바비가 도착한 마을은 숨막힐 듯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그레이스라는 여성을 만난 바비는 달콤한 유혹을 받고 그녀 집으로 간다. 그런데 갑자기 그레이스의 남편이 나타나 주먹을 휘두른다. 제니퍼 로페즈와 닉 놀테, 빌리 밥 손튼 등의 배우들이 호연을 보인다.
[TV영화] 유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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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줄리아 로버츠와 브래트 피트가 주연한 <멕시칸>을 만든 고어 버빈스키 감독의 1997년작. 노끈공장을 운영하던 스먼스의 아들인 어니 등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공장과 함께 낡은 저택을 유산으로 받은 것. 이 낡은 집이 어느 건축가의 작품임을 알게 된 형제는 집을 직접 찾아가기로 한다. 거기서 발견한 것은 생쥐 한 마리. 형제는 생쥐를 몰아내려고 하지만 의외로 만만치 않다. 이들은 생쥐와 한판 전쟁을 벌이게 된다.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진기한 상상력이 듬뿍 담긴 코미디영화.
[TV영화] 마우스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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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비드 흄은 <휴먼 네이처론(論)>이라는 책에서 오성과 정념과 도덕의 더미를 면도날로 한켜 한켜 베어내듯 분석하며 경험주의적 인간학의 토대를 마련했다. 이 세권짜리 저작은 로크나 버클리 등 영국인 선배들의 경험론과 독일인 후배 칸트의 비판철학 사이에 다리를 놓은 기념비적 문건이지만, 오늘날 전공자가 아닌 다음에야 이 18세기 철학자의 지루한 책을 정독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21세기의 문턱에서, 우리는 <휴먼 네이처론>을 사는 것보다 훨씬 더 적은 돈을 들여 미셸 공드리의 <휴먼 네이쳐>를 볼 수 있다. 마음도 사뭇 가볍다. 값이 싸게 먹혀서만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골치 아플 일이 없기 때문이다. 이 프랑스 출신의 영화감독은 <휴먼 네이처론>을 썼을 때의 영국 철학자보다 열살이나 더 먹었지만, ‘휴먼 네이처’를 바라보는 시각은 열살 이상 젊다. 인상과 관념, 기억과 상상력, 직접적 정념과 간접적 정념, 쾌와 불쾌, 정의와 불의
아저씨 <휴먼 네이처>보고 지성사의 `인성론`을 되새김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