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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내 시간을 가로챘네베를린=글 문석ssoony@hani.co.kr·사진 정진환 jungjh@hani.co.kr수십년 동안 자신만의 철학과 스타일을 고수해왔고 여전히 신작을 고대하게 하는, 몇 안 되는 감독들을 우리는 거장이라고 부른다. 이름의 무게가 발휘하는 인력(引力)으로 관객을 끌어당기는 세명의 거장이 올해 베를린영화제를 찾았다. <고스포드 파크>의 로버트 알트만,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의 빔 벤더스, <아멘>의 콘스탄틴 코스타 가브라스가 그들. 이들 거장이 펼쳐놓은 필름의 두루마기에는 어떤 무늬가 박혀 있는지 찬찬히 살펴본다.로버트 알트만의 <고스포드 파크>`밀실추리극, <게임의 규칙>을 만나다` “이렇게? 흠, 이건 어때?”2월10일 오후 9시 베를린 하얏트호텔 2층 기자회견장에 있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로버트 알트만 감독은 괴팍한 성격의 노인네`라는 소문이 근거없을뿐더러 그의 재능을 시기하는 누군가가 퍼뜨린
베를린이 사랑한 거장 3인- 로버트 알트만, 빔 벤더스, 코스타 가브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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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인간이 제어할 수 없는 거대한 음모가 있다. 그렇다면 그 음모는 오로지 정부만이 꾸미는 것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 개개인을 우습게 보는 거대한 힘은 권력과 자본이 모여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존재한다. <프리텐더 제로드>(Pretender)는 말 그대로 ‘프리텐더’, 다른 사람인 척하며 어디든지 잠입할 수 있는 주인공 ‘제로드’를 둘러싼 이야기다.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 때문에 ‘센터’라는 곳에 붙잡혀서 프리텐더로 교육을 받아온 제로드는 어른이 되자 센터를 탈출한다. 제로드를 다시 붙잡으려는 센터와 도망치는 제로드의 고양이와 쥐 게임, 그리고 제로드가 프리텐더인 자기 재능을 이용해서 어려움에 처한 평범한 사람들을 돕는 이야기, 이 두축이 주요 플롯이다. 도망자이면서 남을 도와준다. <도망자>와 플롯은 같지만 제로드는 킴블 박사하고는 약간 다른 점이 있다. 킴블 박사는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도망친다. 그러나 제로드는 거대한 자본력과 권력, 권모술수가
낙관주의 변신영웅 이야기 <프리텐더 제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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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시장의 결투’가 불꽃을 튀기고 있다. 그 열기가 최근 몇년 동안 광고계의 흐름을 ‘들었다 놨다’ 해온 이동통신 브랜드 못지않게 뜨겁다. 지난해 천문학적인 시장규모를 기록했다는 카드업계 주자들이 브라운관에 홍수를 이뤄 저마다 ‘날 좀 봐달라’고 아우성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곳에 크리에이티브의 향연이 벌어지게 마련이란 공식에 기대면 앞으로 한동안 소비자의 눈을 사로잡을 대표적인 분야는 바로 이 신용카드 CF일 가능성이 높다.이번에 특별히 주목할 대상은 BC카드 CF다. 카드 광고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도를 어림잡으면 선두권을 형성하는 예로 늘 앞서가는 ‘만능 우먼’ 이영애의 LG카드 광고, 남성의 엉덩이를 후려치는 발칙한 고소영의 삼성카드 광고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광고는 현재 ‘이영애의 하루’와 등식관계의 ‘배용준의 하루’(LG카드), 능력있는 남편(정우성)을 둔 ‘행복한 미시족’ 고소영의 모습(삼성카드) 등으로 ‘버전업’을 시도하며 인지도 강화에 나서고 있다. 다른 빛깔
`부자되세요` 유행시킨 BC카드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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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김기덕 감독에 대한 글을 써야 한다고 <씨네21> 편집장이 밤 늦게 전화를 했을 때 잠결에 부시시 일어난 나는 ‘그런 재미 없는 게임’하지 말자고 거절했다. 편 쫙 갈라서 ‘김기덕은 작가다 아니다’ ‘그는 여자를 성기 취급한다 아니다’라는 남녀 청백전은 하지 말자는 것이다. 세상에 재미 없는 게 남자는 남자편 여자는 여자편 드는 게임이다. 차라리 남성 평자인데 김기덕 감독을 좀 삐딱한 시각에서 바라보는, 여성 평자인데 김기덕 감독을 비교적 호의적으로 바라보는 그런 교차된 시선으로 논의를 전개해가는 것이 어떻겠냐고 했더니, 편집장도 수긍하는 눈치였다. 나는 그저 그것이 궁금했다. 어떻게 하면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여성의 입장에서 편하게 그리고 열린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또한 김기덕 감독이 지나치게 과대평가되고 있다고 이 저널리즘의 광풍 속에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그런 남성 평자는 없는 것일까?그런데 며칠 후 다시 전화가 왔다. 편집장은 내 말대로 ‘이곳
대한민국에서 여성, 평론가로 산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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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exican 2001년, 감독 고어 버빈스키 출연 브래드 피트, 줄리아 로버츠 자막 영어, 한국어 화면포맷 아나모픽 오디오 돌비 디지털 5.1 & DTS 지역코드 3 출시사 CJ엔터테인먼트
할리우드의 두 스타 브래드 피트와 줄리아 로버츠의 만남으로도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작품. 남미의 이국적인 풍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상큼한 로맨틱코미디물이다. 전설의 총 ‘멕시칸’에 얽힌 사연과 그것으로 사랑을 되찾게 되는 남녀의 이야기가 중심을 이룬다. <마우스 헌트>로 신고식을 치른 고어 버빈스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돌비 디지털 5.1과 DTS가 동시에 지원되며 서플로 감독 코멘터리와 제작노트, 극장용 예고편, 삭제장면 및 해설 등을 담았다.▶ <멕시칸> 자세히 보기
멕시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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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b Raider 1998년, 감독 사이먼 웨스트 출연 이아인 글렌, 안젤리나 졸리, 존 보이트, 노아 테일러 자막 영어, 한국어 화면포맷 아나모픽 오디오 돌비 디지털 5.1 지역코드 3 출시사프리미어엔터테인먼트
세계적으로 1억명 이상이 즐겼던 동명의 게임을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 워낙 유명했던 게임의 명성 덕분에 영화화 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다. 이야기는 다소 엉성하지만 끝없이 이어지는 액션 시퀀스만큼은 압권이다. 영화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안젤리나 졸리의 섹시한 매력과 화려한 액션은 <에이리언> 시리즈의 시고니 위버와 함께 최강의 여전사로 꼽히고 있다. 서플로 감독 코멘터리와 출연진 인터뷰, 안젤리나 졸리의 트레이닝 장면을 비롯한 제작과정, 삭제장면, U2가 부른 영화의 뮤직비디오 등을 담았다.▶ <툼 레이더> 자세히 보기
툼레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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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Knight’s Tale-We will rock you 2001년, 감독 브라이언 헬겔런드 출연 히스 레저, 마크 애디, 루퍼스 스웰, 폴 베타니 자막 영어, 한국어, 중국어 화면포맷 아나모픽 오디오 돌비 디지털 5.1 지역코드 3 출시사 콜럼비아
강렬한 록비트와 감각적인 영상으로 시종일관 시대적 배경인 중세를 뒤집는 풍자와 해학이 돋보이는 작품. 한 천민 출신 젊은이가 영웅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렸지만 스스로 정한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중세시대에 그룹 퀸의 히트곡 <We Will Rock You>가 흘러나오지만 결코 어색하지 않다. <LA 컨피덴셜>로 98년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은 브라이언 헬겔런드가 각본과 감독, 프로듀서를 맡았다. 서플로 감독 코멘터리와 제작노트, 극장용 예고편, 삭제장면 모음, 뮤직비디오 등을 담았다.▶ <기사 윌리엄> 자세히 보기
기사 윌리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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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와 음악의 황홀한 동거“<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의 성공은 전적으로 훌륭한 음악에 힘입은 것이었다. 몇주 전 쿠바에 가서 몇명의 음악인을 다시 만났는데 모두 성공한 모습을 보고 흐뭇했다. <부에나비스타…>를 만들려고 했을 때, 특별한 계획 같은 것은 없었다. 단지 젊은이처럼 불타오르는 마음으로 멋진 음악을 만들어내는 이들이 도대체 누군지 알고자 노력했던 것뿐이다. 이번 영화도 그들이 훌륭한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만들기 시작했다. 또 이들의 음악을 독일과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를 통해 쿠바의 사라진 음악 거장들을 찾아나섰던 빔 벤더스 감독이 베를린영화제에 들고 나온 신작은 역시 음악가를 다루는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Viel Passiert-Der BAP Film)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독일 쾰른지방의 록밴드 BAP이 걸어온 길을 다채로운 음악과 영상을 통해 풀어놓는다. 1976년
빔 벤더스의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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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ijing Bicycle 2000년 감독 왕샤오솨이 출연 츄이린, 리빈 자막 영어 화면포맷 아나모픽 오디오 돌비 디지털 5.1 지역코드 3 출시사 스타맥스
부산국제영화제 PPP(Pusan Promotion Plan) 지원작이자 지난해 베를린영화제 은곰상과 전주국제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한 작품. 중국 5세대인 첸카이거와 장이모의 뒤를 잇는 중국 6세대 감독인 왕샤오솨이의 출현을 확실히 자리매김한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중국인들에게는 교통수단 이상의 의미를 갖는 자전거라는 소재를 통해 추억과 아픔, 성장과 변화를 탁월하게 풀어낸다. 서플로 극장판 예고편과 뮤직비디오, 하이라이트, 스탭 및 캐스트 소개, 주연배우 포토 갤러리 등을 담았다.▶ <북경 자전거> 자세히 보기
북경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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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lin Rouge S.E 2001년, 감독 바즈 루어만 자막 영어, 한국어, 타이어, 중국어 오디오 DD 5.1, D, DTS (서플먼트 DD 2.0) 화면포맷 아나모픽 2.35:1(서플먼트 1.33:1) 지역코드 3 출시사 폭스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바즈 루어만 감독의 팬이 아니다. 왜냐하면 관심가는 감독에게 나타나는 ‘맹목적 띄워주기’나 ‘아무런 이슈없이 자주 생각나기’ 증세가 그에게는 절대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의 작품에 대해서만은 ‘포로’라고 해도 좋을 만큼 사족을 못쓰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모순에 대해 굳이 해석을 달자면, 그가 다루는 진부하다 못해 닭살이 마구 돋는 스토리 라인에는 상당한 거부반응을 일으키면서도 그가 만들어내는 화려한 시각의 대향연에는 바로 항복해버리는 나의 취향 때문일 것이다.어쨌든 그런 상황이니 <물랑루즈>의 DVD가, 그것도 S.E로 출시된다는 정보를 접하고는 출시날짜를 손꼽아 기다릴 수밖에. 그렇게 한참을 기다
물랑루즈 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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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의 심장을 향해 쏴라다소 밋밋한 작품이 주를 이룬 탓에 따분하기까지 했던 이번 영화제의 기자회견장을 처음으로 시끄럽게 만든 작품은 2월13일 첫 시사를 가진 콘스탄틴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의 <아멘>이었다. 가톨릭의 심장부인 바티칸과 교황이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침묵으로 동조했다는 주장을 담은 이 영화에 가톨릭 신도 비중이 높은 유럽의 관심이 모인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이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도 왜 특정한 사건에만 관심을 갖는 저의가 뭐냐. 또 편향적 관점으로 교황을 보는 이유는 뭔가”라며 다소 감정적인 질문을 던진 라디오 바티칸 기자의 입장이야 어느 정도 이해되는 분위기였지만, “교황 한 사람에게 책임의 초점을 맞춘 롤프 호흐후트의 원작희곡과 달리, 미국이라든가 스웨덴에 책임을 나눠지게 한 영화의 시나리오는 결과적으로 희생자인 유대인들을 두번 죽이는 것, 결국 배반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주연으로 출연한 마티외 카소비츠와 동료 기자들까지
콘스탄틴 코스타 가브라스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