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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수의 난>
아는 사람은 아는 얘기지만, 시작부분 까마귀가 하늘을 돌고 돌아 솟대 위로 내려앉는 장면 중 일부는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든 것이다. 애초 편집본에선 까마귀가 앉는 장면을 넣지 않았다. 나중에 박광수 감독은 이 장면을 다시 넣기로 결정했는데, 불행히도 네거필름이 사라져버렸다. 재촬영을 하려 해도 이미 원본을 찍었던 때와 계절이 달라져 소용없는 일이었다. 결국 아비드 편집기에 남아 있는 소스 화면을 보고 내가 CG로 만들 수밖에 없었다. 뒷배경부터 솟대, 까마귀까지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든 3D 애니메이션인 셈이다. 기자 시사회 때 이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다는 평가를 듣곤 절로 어깨가 으쓱했다.
<해피엔드>
근조등이 아파트의 벽을 타고 하늘 위로 날아가는 장면도 쉽지 않았다. 촬영 당시 HMI로 야간조명을 했는데, 나중에 현상을 해보니 깜박거리는 플리커가 생겼다. 재촬영을 하려고 했지만 그 아파트 주민들이 반대해 이마저 실패했다. 결국 CG를 동원
한국 최고의 CG맨 장성호 [3] - 남들은 잘 모르는 나의 CG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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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동에 위치한 문화학교 서울에서 1월 정기상영회를 연다. 문화학교 서울은 회원제로 운영된다. 상영작들에 대한 세부사항은 인터넷(www.cinephile.co.kr)에서 확인하면 된다.날짜/시간1시3시5시7시30분1월 8일신사는 금발을 좋아해천사만이 날개를 가진다엘도라도9일그의 연인은 프라이데이베이비 키우기리오 브라보10일천사만이 날개를 가진다스카페이스붉은 강11일빅 슬립그의 연인은 프라이데이천사만이 날개를 가진다12일신사는 금발을 좋아해리오 브라보베이비 키우기13일스카페이스빅 슬립그의 연인은 프라이데이천사만이 날개를 가진다18일피핑 탐사물의 상태세실 B 디멘티드19일열정포가튼 실버카이로의 자주빛 장미20일나의 20세기인터비스타굿모닝 바빌로니아주말21일뤼미에르와 그 친구들모두가 진실하다열정22일스타더스트 메모리인터비스타주말23일카이로의 자주빛 장미포가튼 실버나의 20세기24일굿모닝 바빌로니아주말세실 B 디멘티드25일인터비스타피핑 탐뤼미에르와 그 친구들26일스타더스트 메모리모두가 진실
문화학교 서울 1월 [정기상영회]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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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모두 앉았니? 지금부터 얘기를 시작할게.” 니콜 키드먼의 나직한 목소리로 시작하는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의 <디 아더스>의 다음 화면은 영화의 내용을 암시하는 듯한 그림과 그 위에 새겨지는 제작진의 이름. 별 관심없이 지나치려는 관객의 눈에 하나의 이름이 쏙 들어온다. ‘Sunmin Park’, 한국인이라고밖에 달리 생각할 길이 없는 이 이름의 주인공은 <디 아더스>의 프로듀서 중 한명인 박선민이다.영화의 개봉을 앞둔 지난 1월4일 한국을 찾은 그녀는 새벽녘 공항에 도착한 이래 오후까지 눈꺼풀을 붙여본 적이 없는 탓에 피곤이 배어 있었지만, 시사회 반응이 좋다는 소식이 뽀빠이의 시금치라도 된다는 듯 시종 즐거운 모습이었다. 재미동포 1.5세인 그녀는 1999년 <버라이어티>가 선정한 ‘주목할 만한 프로듀서 10인’ 중 한명으로 뽑혔으며, 같은 해엔 첸 카이거 감독의 <황제와 암살자>에 프로듀서로 참여하기도 했던 인물. 미국 샌타
톰 크루즈와 함께 <디 아더스> 제작한 재미교포 박선민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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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의 시작이 ‘빨간 날’인 건 많은 사람들에게 다행스런 일이다. 미어터졌던 종로 보신각 앞, 술잔을 들며 늦게까지 함께했던 모임들, 가족과의 케이크 파티. 지난날 있었던 저마다의 잔칫상을 치운 뒤, 아직 뭔가가 부족한 듯한 혈기왕성한 이들, 아마도 당신들에게 극장에서 새해 영화파티를 열 하루가 더 있는 것이다.0시부터 매진행렬인 극장이 오후 늦게까지 그렇게 사람들로 가득할 때, 그때 후후 날리는 입김처럼 빨리 지나가는 하루를 아쉬워하는 다른 이들이 있으니, 바로 여기 소개하는 영화판의 일꾼들이다. 잠 못 자 빨갛게 충혈된 눈이 색맹이라도 된 양 달력의 ‘빨간 날’을 검게 보는 이들. 그들은 아무도 없는 썰렁한 사무실에 출근을 하기도 하고, 밤새 불 끄지 못한 작업실에서 침대를 ‘그림의 떡’ 보듯 하며 시계 앞에 침마르기도 하고, 고사상 돼지머리에 절하며 신년 촬영운수대통을 기원하기도 한다. 홍보 관계자들에게 관객이 영화거리로 쏟아져나오는 이날은 대박 ‘장사’하기 딱 좋은 날이기도
미치겠다! 우린 1월1일 0시부터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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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 표 있냐?” “벌써 게임 끝났는데….” 여기저기서 웅성이는 무리들이 눈에 띈다. 차선책을 선택하고자 함이다. 2002년 1월1일 새벽 1시55분 시작될 <반지의 제왕>은 이미 1년 전인 12월31일 10시10분에 현매분까지 표가 동이 난 탓에 설마 이 오밤중에 극장을 찾을까 짐짓 여유를 부렸던 이들은 다른 선택을 내놓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을 끌어댄다.한편, 상영하는 줄 모르고서 심야극장 나들이에 나섰던 이들까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극장의 스탭들을 붙잡고 “표 있냐”고 물어댔고, 이 때문에 매진 상황을 반복적으로 알려주는 모니터가 오히려 민망함을 느낄만한 풍경이 계속됐다. 2002년 새벽 1시20분. “내일 다시 와야 하나”라는 한숨이 극장 로비에서 군데군데 피어오를 무렵, <반지의 제왕> 전 상영이 있었던 1관은 판타지 여행으로 1년의 경계를 훌쩍 넘은 관객을 또다른 비상구로 연이어 토해낸다. 전날 오전 8시부터 가장 큰 488석 규모의 1관에서 6회 상
[00:00] <반지의 제왕> 개봉한 메가박스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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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별별 흉흉한 소문이 나돌았다. 지독한 ‘감금’ 생활을 참아내지 못해 누군가는 탈출을 시도했고, 오랜 시간 빛을 보지 못해 심한 ‘대인기피’ 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그런 이들의 처소에 멋모르고 찾아들었던 남자들은 심지어 ‘봉변’을 당했다는 등등….두문불출한 지 300일, 시나리오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세 마녀를 둘러싼 풍문은 그러했다. 침입을 강행하면 거처를 옮기겠다는 위협이 없지 않았지만, 연금술을 행하느라 기진한 이들이 깊은 새벽의 느닷없는 방문을 막아낼 만한 여력은 없었을 터. 특히 쿠앤필름의 험상궂은 남자스탭들(구본한 대표를 포함, 이들은 모두가 거의 밀다시피 한 ‘빠박이’ 헤어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회사에 바리캉을 준비해놓고 조금이라도 웃자라는 머리카락은 가차없이 쳐낼 정도다. 물론 그동안 쿠앤필름이 내놓았거나 현재 갖고 있는 수많은 아이디어와 이같은 헤어스타일의 상관관계는 확인된 바 없다)이 휴가를 간 것도 입성을 수월케 했다.그렇게 들여다본 마법의 성은, 그러나
[03:30] 쿠앤필름의 시나리오 작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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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용 비주얼은 이제 충분히 노출됐으니까 바꾸는 게 어때?”“그냥 쭉 밀고 가죠. 대신 카피를 더 센 걸로 바꿔야겠어요. 개봉이 임박했다는 느낌을 줘야 하니까.” 전날 과음에도 불구하고 다음날 일찌감치 회사를 찾은 청어람의 최용배 대표와 몸살로 밤새 방바닥을 긁다 겨우 나온 시즈엔터테인먼트의 조성원 대표가 <마리이야기> 광고물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는 사이, 야근으로 인해 잠이 덜 깬 모습의 채상병 실장과 양하영 대리가 오전에 잡혀 있는 비상회의에 합류한다.적어도 현재 확보된 전국 스크린 수 50을 남은 시간 동안 60으로 끌어올려야 하고, 인터넷 마케팅을 중심으로 영화 소개가 좀더 필요하다는 보고가 더해지면서, 두 수장의 신경은 꽤나 날카로워졌다. 특히 최 대표로서는 1월11일 개봉하는 <마리이야기>가 청어람의 첫 번째 배급대행 작품인데다, <두사부일체> <바닐라 스카이> <몬스터 주식회사> 등 기존 상영작들의 굳건한 ‘버티
[09:00] <마리 이야기> 배급 준비하는 배급전문회사 청어람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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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이트장처럼 얼어버린 빙판길이 무서워서가 아니다. 오로지 바빠 간밤에 땅 한번 밟아보지 못한 한 남자가 길가 건물 속에서 벨소리에 놀라 후닥닥 문을 연다. 문 밖 찬 새해 신문들 위로 방안의 훈기가 확 밀려온다. 아침이 훤히 밝은 이제야 막 침대에 몸을 댄 참이라는 맨발의 이 남자는, 그런데 보아하니 세수도 한 것 같고 막 외출할 사람처럼 스웨터까지 입고 있다. 이러다간 독자들이 거짓말하는 줄 알겠군. 밤새 일했다는 유일한 증거는 수염뿐. 그마저 밤샌 ‘티’를 남겨두느라 배려한 본인의 ‘설정’이다.“면도하는 데 몇분 걸리겠어요. 일하면 원래 일주일씩 수염을 안 깎거든요. 기자분들 오신다고 해서 사실 면도를 하려고 했는데, 일하는 모습 보여드리려고 일부러 안 했어요.” 영화음악가 이동준씨. 그는 정확히 23시간 뒤 1월2일 10시면 인천공항을 향해 집이자 작업실인 이 공간을 떠나야 한다. 의 녹음용 모든 악보를 손에 들고. 2일 1시 비행기로 러시아에 가서 합창단 포함 160명 대규
[11:00] <2009 로스트 메모리즈> 음악감독 이동준 작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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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내려오라고 그래.” 오케이 사인이 떨어진 것을 확인하고 이춘연 대표, 몰려든 지우들과 취재진을 기다리게 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는지 어서 고사를 시작하자며 채근한다. 하지만 김진성 감독이 말을 번복, “슛 다시 간답니다”라는 우렁찬 전갈이 이내 계단을 통해 내려온다.이화여대 정문에 자리한 4층 규모의 미용실은 이렇게 새해 첫날부터 1년6개월 만에 현장에 나온 제작자의 설렘과 데뷔작을 찍는 신인감독의 신중함이 여러 번 교차하고 있었다. 결국, 예정시간보다 늦게 치러진 고사. “1만원 이상이 든 봉투는 받지 않겠다”는 이 대표의 엄포성 멘트를 시작으로 <서프라이즈>의 순탄한 항해를 기원하는 행렬이 이어졌다.극중에서 자신의 애인 정우(신하균)를 친한 친구인 하영(이요원)에게 뺏길 위기에 처하는 미령 역의 김민희는 신하균, 공형진 두 선배가 절하는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더니만, 다음 순서를 기다리고 있던 이요원, 공효진에게 “언니, 절 할거예요? 난 하기 싫은데…”라며
[12:40] <서프라이즈> 크랭크인 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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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삼성동 명지빌딩 4층. <예스터데이> 프로덕션 디자이너 김석민씨는 사무실 한쪽 벽에 밀어붙여진 간이침대에서 화들짝 눈을 떴다. 2시가 조금 안 된 시각. 보통 때에 비해 서너 시간이나 빨리 일어난 것이다. CG는 지금 당장은 분초를 다투는 일이 아니지만, 예정보다 2배가량 늘어난 <예스터데이> CG분량은 확실히 부담이다. 개봉예정인 3월에 맞추려면 꽤 빠듯한데…. 자꾸 다시 감기려는 눈꺼풀을 억지로 밀어올린다.어젯밤에도 술을 댓잔 걸치고 사무실로 돌아와 새해 신새벽을 컴퓨터 앞에서 맞이했고, 간이침대에서 잠든 시간이 7시쯤. 반쯤 눈을 뜨고 시계를 본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며 내려 감기는 눈꺼풀을 허락해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그래, 조금만 더…, 하는데 어떤 사람이 인터뷰하겠다고 달려드는 악몽 때문에 벌떡 일어났어요.” 김석민씨는 허허, 호방하게 웃는다. 새해 첫날 그가 처음 입에 댄 음식물은 캔커피 한 모금. 아니, 그 전에 맛있
[14:00] <예스터데이> 프로덕션 디자이너 김석민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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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터졌어요. 도우미들이 연락이 안 되고 있어요.” LJ필름 윤동희씨가 발을 동동 구른다. “반지 있어요, 반지.” “두사부 두사부.” 암표상들까지 대거 출현한 1월1일 오후 서울극장 앞. 북적대는 이곳 한켠에 열흘 뒤 개봉하는 영화 <나쁜 남자>의 제작사 LJ필름의 홍보팀인 한성호, 윤동희, 진희원씨와 투자사 튜브엔터테인먼트의 김지은씨가 서 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틈을 타 기습 이벤트 홍보를 하려는 것.덕분에 어젯밤 “섣달그믐 밤 늦게까지” 준비하느라 바빴는데 정작 디데이, 진행을 도울 도우미 ‘언니’들이 감감 무소식인 것이다. “실패한 홍보담 쓰시려는 거 아니에요?” 한성호씨의 농담에도 불안이 스친다. 포스터와 설문판을 설치하니 서서히 사람들은 몰려들고…. 기다리다 못해 튜브의 김지은씨가 마이크를 잡는다. “스티커를 붙이시면 손거울을 드려요. 예쁜 손거울이에요.” ‘첫눈에 반한 여자에게 기습 키스를 퍼붓고 그녀를 갖기 위해 창녀로 만들어버린 이 남자. 나쁜 남
[15:30] 서울극장 <나쁜 남자> 이벤트 홍보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