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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터졌어요. 도우미들이 연락이 안 되고 있어요.” LJ필름 윤동희씨가 발을 동동 구른다. “반지 있어요, 반지.” “두사부 두사부.” 암표상들까지 대거 출현한 1월1일 오후 서울극장 앞. 북적대는 이곳 한켠에 열흘 뒤 개봉하는 영화 <나쁜 남자>의 제작사 LJ필름의 홍보팀인 한성호, 윤동희, 진희원씨와 투자사 튜브엔터테인먼트의 김지은씨가 서 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틈을 타 기습 이벤트 홍보를 하려는 것.덕분에 어젯밤 “섣달그믐 밤 늦게까지” 준비하느라 바빴는데 정작 디데이, 진행을 도울 도우미 ‘언니’들이 감감 무소식인 것이다. “실패한 홍보담 쓰시려는 거 아니에요?” 한성호씨의 농담에도 불안이 스친다. 포스터와 설문판을 설치하니 서서히 사람들은 몰려들고…. 기다리다 못해 튜브의 김지은씨가 마이크를 잡는다. “스티커를 붙이시면 손거울을 드려요. 예쁜 손거울이에요.” ‘첫눈에 반한 여자에게 기습 키스를 퍼붓고 그녀를 갖기 위해 창녀로 만들어버린 이 남자. 나쁜 남
[15:30] 서울극장 <나쁜 남자> 이벤트 홍보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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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무어 감독의 <에너미 라인스>는 이를테면 보스니아 전장으로 배경을 옮긴 <라이언 일병 구하기>다. 조종사 버넷 중위(오웬 윌슨)는 보스니아 내전이 막바지로 치달릴 즈음 보스니아 근해에 배치된 항공모함에서 근무중이다. 전투기 조종사가 되는 게 꿈이었으나 막상 하는 일이란 항공사진이나 찍어오는 정찰임무가 고작이다. 버넷은 “차라리 빌 게이츠 전용기 조종하는 게 더 낫겠다”며 사표를 내던진다.전역을 며칠 앞두고 나선 정찰비행에서 버넷의 전투기는 세르비아계의 미사일 공격을 받고 격추된다. 항공모함의 리가트 제독(진 해크만)은 버넷 구출작전을 명하지만, 나토의 실권자 피켓 제독(조아킴 드 알마이다)은 미국의 개입으로 평화협정이 깨질 것을 우려해 작전에 제동을 건다. 리가트 제독은 지휘권 박탈까지 감수하며 `버넷 중위 구하기` 작전을 강행한다.시엔엔으로 전쟁 중계를 보는 듯한 미사일 요격장면, `서바이벌 게임`을 연상시키는 버넷 중위의 적진 탈출작전은 사실적이고 박진감
작전은 `버넷 중위 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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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바람보단 웅크려 있던 한기가 더 오싹하다. 끓기 시작한 커피메이커의 수증기도, 틀어놓은 지 꽤 된 것 같은 온풍기도 별반 효과가 없다. 그런데도 새해 첫날 오후부터 홀로 회사에 나와 이것저것 둘러보는 하성근 이사의 얼굴은 왕성한 원기, 혈색 가득이다. 금연을 다시 시도한 지 채 하루가 안 됐으니 그 때문은 아니고. 7년 동안 하루도 빠뜨리지 않은 운동 덕인가. 그것도 아닌 것 같다.아무래도 가장 큰 이유는 마음고생 심했던 신사해를 뒤로 젖혔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해 약 180억원을 10편의 영화에 투자했지만, 개봉한 6편 중 충족감을 안겨준 건 <번지점프를 하다> 한편. <무사>의 경우, 본전은 찾았지만 품었던 기대가 컸던 터라 남는 아쉬움을 지우기도 수월치 않았고, <눈물> <소름> <베사메무쵸> <와이키키 브라더스> 등 관객의 외면을 묵묵히 견뎌야 했던 영화들에 투자심사를 맡았던 이로서의 부담감도 심심치 않았
[17:50] KTB엔터테인먼트 사무실의 하성근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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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는 지난 몇해 동안 장르적 실험을 계속해 왔다. <하피> <가위> <해변으로 가다> <찍히면 죽는다> 등 공포영화가 쏟아져 나온 2000년 여름이 한국적 공포영화를 실험하는 시기였다면, 지난해는 조폭을 소재로 한 코미디들이 트렌드를 이뤘다. 장르적 실험이냐, 아니면 단지 유행을 탄 기획일 뿐이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릴 수도 있다. 그러나 올해 한국영화는 에스에프(공상과학) 영화에 대한 도전의 해로 불릴 만하다. 제작비 60억~100억원의 에스에프 대작들이 4편 이상 쏟아져 나올 태세여서 올해는 한국의 `에스에프 영화의 원년'인 동시에, 이 영화들의 성패가 올해 한국영화의 성장세를 가늠하는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에스에프 영화란 그 범위가 워낙 넓어 정확한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지만, 가상의 현실을 전제로 하고 있으면서도 일정한 과학적 근거를 갖고 있는 이야기들을 말한다. <우뢰매> <용가리> 등 그동안 이따금
국산 SF `대물`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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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력이 망가지지 않았다면, 어떤 인터뷰에서 소설가 박경리 선생은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를 묻는 질문에 “권투와 마라톤”이라고 답했던 것 같다. <시장과 전장>과 <토지>를 읽고나서 더할 수 없는 존경심을 품고 있던 내게 그 대답은 이상하게 심금을 울렸다. 없다고 해도 좋을만큼 극히 단순한 룰에다 몸의 가장 단순한 기능만으로 승부하는 그 원시적인 스포츠를, 특히 남자들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그 무식한 권투를 좋아하시다니, 역시 남다르시군요, 그렇게 중얼거렸던 것 같다.오늘의 20대 독자들에겐 실감이 나지 않을 테지만, 우리의 스포츠 영웅은 안정환이나 허재가 아니라, 홍수환과 유제두였다. 홍수환의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는 근 10년간 유행어였고, 유제두가 일본의 세계챔피언 와지마 고이치에게서 타이틀을 빼앗았을 때, 한 신문은 두면에 걸쳐서 내가 본 가장 큰(미국 테러 때보다 두배쯤 큰) 글씨로 ‘와지마, 다운, 다운, 다운’이란 제목을 달았다. 중학교 때
권투, 챔피언, 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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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베를린 원폭 투하로 미·일 합중국이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고 동아시아 일대는 일본제국으로 통합됐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반군세력인 후레이센진(不令鮮人)을 뒤쫓는 조선인 출신의 일본 연방 수사국 수사요원으로는 장동건, 그의 유일한 친구지만 결국은 적이 되는 일본인 수사요원으로 나카무라 토오루가 출연한다. 제작비 80억원. 감독 이시명. ●<예스터데이>2020년 통일 한반도에서 미래 사회를 파괴하려는 잔인한 범죄자 골리앗과 특수수사대원들의 대결을 그렸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넘나들며 가상의 도시 인터시티와 게토에서 벌어지는 미스테리 스릴러다. 여섯개 살인사건의 뒤를 쫓는 수사요원으로 김승우, 그와 파트너가 되는 범죄 분석가로 김윤진, 살인을 조종하는 골리앗으로 최민수씨가 출연한다. 제작비 85억원. 감독 정윤수. 4월 개봉예정.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한 게임광 청년이 게임방의 여자 동전교환원을 짝사랑한다. 어느날 밤거리에서 이 여자가 성냥팔
올해 개봉하는 SF영화 화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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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사상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운 곽경택 감독의 <친구>가 눈길을 돌려 이번에는 해외시장을 공략할 채비를 마쳐 또다른 기록을 추가할 지 주목된다.<친구>는 오는 17일 홍콩에서 11개관 11개 스크린에 내걸리는데 이어 오는 3월 9일에는 일본전역의 70개관 100여개 스크린에서 개봉된다고 이 영화의 해외배급 대행업체인 씨네클릭아시아와 코스닥 등록업체인 아이젠텍이 10일 전했다.주연배우들도 덩달아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장동건은 14일 부터 사흘간 홍콩을 방문해 시사회에 참석하고 언론과 인터뷰를 갖는가하면 팬클럽 창단행사를 마련하는 등 홍보활동을 펼친다.장동건은 홍콩 체류기간에 아시아 최대의 영화사 `골든하베스트'의 사장 등 현지의 저명한 영화계 인사들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친구>는 본격개봉에 앞서 벌써부터 홍콩에서 관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홍콩 언론들이 한달 전 한국을 방문해 감독 및 주연 배우들과 개별 인터뷰를 갖고
대박 영화 <친구> 해외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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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다들 <공공의 적>이 끝내주게 잘 찍혔다는 소문 들으셨을 겁니다. 그거 다 강우석 감독이 낸 소문이니까 지금부터 믿지 마십시오.” 강우석 감독의 신작 <공공의 적>이 첫 시사회를 가진 지난해 12월28일, 무대인사에 나선 씨네2000 대표 이춘연씨는 그간 영화계에 떠돌던 소문의 진상을 밝히는 폭탄선언(?)을 했다. 아닌게아니라 <공공의 적>이 잘 나왔다는 소문은 영화촬영이 끝나기 전부터 흘러나왔다. 누가 편집실에서 봤는데 너무 재미있다, 무진장 웃긴다, 완성도도 높다 등등. 그 모든 말들이 강 감독이 일부러 퍼트린 소문이라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실제로 <공공의 적> 촬영현장에서 만난 강 감독은 “이번 영화는 작품성으로 승부하는 영화”라고 말했다. 농담조로 던진 얘기였지만 영화계를 떠도는 이런저런 말을 종합해볼 때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정말 뭔가 대단한 물건이 나오나보다 싶은.
시사회 반응을 종합해보면 &l
`과욕`의 승부사 강우석 연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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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석 연표
연출
2002년 <공공의 적>
1998년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
1996년 <맥주가 애인보다 좋은 7가지 이유>- 제7화
1996년 <투캅스2>
1994년 <마누라 죽이기>
1993년 <투캅스>
1992년 <미스터 맘마>
1991년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
1991년 <스무살까지만 살고 싶어요>
1991년 <열아홉 절망끝에 부르는 하나의 사랑노래>
1990년 <나는 날마다 일어선다>
1989년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1988년 <달콤한 신부들>
제작·투자·배급
2001년 <킬러들의 수다>
2001년 <봄날은 간다>
2001년 <세이 예스>
2001년 <엽기적인 그녀>
2001년 <신라의 달밤>
2001년 <썸머타임>
`과욕`의 승부사 강우석 연구 [2] - 강우석 감독 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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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와 해학, 녹슬지 않았다
90년대 한국영화가 관객을 되찾기 위해 택한 무기는 무엇보다 웃음이었다. 그 웃음의 대표선수가 강 감독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93년작 <투캅스>는 99년 <쉬리>와 <주유소 습격사건>이 나오기 전까지 <서편제>에 이어 한국영화 역대흥행 2위를 지켰다. 96년 <투캅스2>까지 절정의 코미디 감각을 보여줬던 그가 형사액션물의 구도를 가진 <공공의 적>에 불어넣은 생명력도 유머와 해학이다. 경찰서를 드나드는 볼썽사납고 험악한 사내들의 모습에서 강 감독은 웃지 않고 버틸 수 없는 아이러니한 순간을 포착한다. <미스터 맘마>나 <마누라 죽이기>에서 보여준 과장의 정도는 조금 심하다 싶지만 <공공의 적>에서 선보이는 코믹함은 품위를 잃지 않는다. 강 감독의 장기인 뛰어난 편집감각을 느낄 수 있는 코미디 장면이 적지 않다.
<공공의 적>의 주
`과욕`의 승부사 강우석 연구 [3] - 새 영화 <공공의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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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지난 채 수북이 쌓여 있는 연하장. 전화기 근처 덕지덕지 붙어 있는 노란 포스트잇. 대니얼 디포의 문고판 <로빈슨 크루소>. 10여년간 제작·감독했던 영화의 포스터 패널들이 사방으로 에워싼 채 촬영현장으로 그의 등을 떠밀었음이 분명한 사무실. “아이고, 이렇게 긴 인터뷰는 처음이네, 목이 다 쉬겠다.” 자고 나니 몇십억 벌었더라는 소문이 아무렇지도 않게 흘러나오는 회사의 회장 사무실치고는 검소한 공간에서 커다란 생수통 하나를 앞에 두고, 시네마서비스 회장이자 <공공의 적>으로 감독이란 칭호를 다시 찾은 강우석 감독과 나눈 인터뷰는 210분간의 긴 마라톤이었다. 경제지가 아니라 오랜만에 영화지와의 만남이라는 즐거운 비명을 신호탄으로 시작해 신작 <공공의 적>에 대한 이야기와 충무로 부동의 파워1위를 고수하기 위한 비하인드 스토리로 반환점을 돌아, 항간에 떠돌았던 소문과 진실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르락내리락, 그렇게 결승점에 도달하고 보니 어느
`과욕`의 승부사 강우석 연구 [4] - 인터뷰 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