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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미이라2> 잠에서 깨어난 화장실의 미라
[정훈이 만화] <미이라2> 잠에서 깨어난 화장실의 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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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지금 이 순간은 그렇게 살고 있는 게 아닐까. 습관처럼 사무실 복도에서 자판기 커피를 홀짝이고, 비워진 종이컵을 쓰레기통에 던지다가 무심코 창가를 훑는 시야로 파고든 하얀 솜털눈의 군무에도 무감하게 망연자실할 뿐인 남우처럼. 눈 오는 거리를 이유없는 설렘으로 헤매던 기억이나 소설을 쓰고 싶었던 꿈 같은 건 가물가물, 기쁠 것도 슬플 것도 없는 감정의 진공상태로 식은 커피처럼 텁텁한 시간을 흘려보내면서 말이다. <마리이야기>는 그 무심한 시간의 창가를 조용히 두드리며 가슴의 진공관을 슬쩍 건드려오는 기억의 동화다.함박눈을 뿌리는 잿빛 하늘을 날아 한강변에 줄지어선 도심의 콘크리트 숲 사이로 사뿐히 내려앉는 오프닝 장면의 갈매기처럼, 난데없이 일상의 틈새로 파고들며 잊고 있던 꿈의 체온을 전하는. 이제는 성인이 된 남우는 사무실 창 밖 나뭇가지에 앉은 갈매기를 보던 날 옛 친구 준호를 만나고, 잊혀졌던 어린 날의 추억을 다시 만난다. 바다에 둘러싸인 작은 어촌의 일상과
미리 보는 <마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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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희일(30) 감독은 커밍아웃한 게이다. 2년 전부터는 어머니의 성을 따서 부모 성을 함께 쓰고 있기도 하다. 사정 모르는 이들은 그래서, 이름이 ‘송희일’이냐고 묻는다. 한술 더 떠 자기 추측대로 ‘이송희’ 감독이라고 잘라 부르는 이들도 있다. 본인은 그런 반응에 외려 무덤덤하다. 99년 한 방송사의 토론회에 나가 전국적인 ‘커밍아웃’을 하고서 고향인 익산의 전주 이씨 문중으로부터 ‘죽일 놈’ 소리까지 들었는데, 그 정도가 무슨 대수랴. 당시 동성애자 인권연대 모임인 ‘친구사이’의 회장이었던 그는 그 사건으로 “서울가서 못된 짓만 배운 증손을 잡아들이기 위한” 체포결사대까지 조직됐었다고 웃는다.‘젊은영화’ 차리고, 접고, 낙향하고그는 독립영화계에선 몇 안 되는 스타 감독으로 꼽힌다. 이런 분류에는 그런 개인적인 이력이 작용하기도 했다. 또 최근 2년 동안 내놓은 <슈가 힐>과 <굿 로맨스>가 경쟁영화제에서 여러 차례 수상하며, 지면에 오르내렸기 때문이기도 하
퀴어, 섹스, 그리고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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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사랑은 끝이 없어라>라는, 영화가 있었다. 4년전, 김정구라는 사람은 여기서 모자관계를 가지고 발칙한 장난을 했었다. 아들은 엄마 앞에서, 엄마는 아들 앞에서 벗고 섹스하고 자해하는 이 영화는, 수면 아래에 있던 한 작가에게는 신데렐라 같은 데뷔를 안겨줬고, 독립영화계는 ‘드디어 뭔가가’하는 충격과 흥분에 휩싸였었다. 처음부터 그는 이 바닥에서 스타였다. 지금도 변함이 없다.샴쌍둥이 남매간의 멜로(<샴·하드 로맨스>)라니. 김정구 감독은, 여전히 놀랍다. 그는 어떤 사람일까. 영화와 살아가는 일에 대해, 그는 마치 “침대 밑에 시체가 있다”라고 하듯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 그는 약간은 자폐적일 수도 있을 만큼 자기 자신 안의 소통에 익숙한 사람이다. 영화도 혼자 놀듯, “내가 만든 것을 내가 보고 싶다는 갈증”에서 시작했고, 창작을 위한 영감도 주로 그 자신의 예전 일기장에서 찾는다. 스스로 많은 것을 가진 사람, 스스로와의 대화에 능통한 사람, 그는
“독립영화계도 지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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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키워드는 ‘테러’였던가. 허나, 한국독립영화의 키워드는 ‘로맨스’였다.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파상을 받은 김정구 감독의 <샴·하드 로맨스>, 그리고 얼마 전 폐막한 한국독립단편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송희일 감독의 <굿 로맨스>. 그야말로 ‘로맨스’의 물결이 이어졌다. ‘소프트’한 것에 대해서 ‘하드’하다고, ‘나쁘다’고 말해지는 것에 대해서 ‘좋다’고, 사회와 관계에 대한 관념에 이들은 작은 딴죽을 걸었다.가장 많은 주목을 받으면서도, 어딘지 삐딱한 독립영화계의 이단아, 이송희일 감독과 김정구 감독. 이들이 앞으로 한국독립영화를 끌고 갈 ‘쌍두마차’라는 사실은 이미 지난 1997년과 99년에 한 차례 예고됐다. 97년, 지하창작집단 ‘파적’을 이끌고 나타난 김정구 감독은 그해 <엄마의 사랑은 끝이 없어라>라는 파격적인 설정의 단편영화로 지리멸렬해진 독립영화를 열렬히 자극했다. 그도 그럴 것이 걸레질하는 엄마를 곁에 두고 천연덕스럽게
한국 독립영화계의 두 이단아 김정구, 이송희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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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영화제 수상작이나 고전영화 등 상업성을 이유로 국내에서는 좀처럼 만나볼 수 없었던 영화들을 상영하는 영화관이 문을 연다.내년 1월 4일 개관하는 `씨네마데크 떼아뜨르秋`(대표 추상욱ㆍ전운혁)가 그것. 당초 연극인 고(故) 추송웅 선생을 추모하기위해 딸 추상미씨와 아들 추상욱,추상록씨 등이 올초 홍익대 근처에 설립했던 `소극장 떼아뜨르추`를 추송웅 선생의가족들과 영화인들이 뜻을 모아 `예술영화`를 상영하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씨네마데크`의 전운혁 대표는 "추송웅 선생의 업적을 기릴 뿐아니라 최근 문화코드가 영화로 집중된 만큼 `한국의 누벨바그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설립했다"고 밝혔다.영화평론가 전찬일ㆍ유승찬, 음악평론가 강헌, 서동진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아이픽쳐스 최재원 대표 등 영화인들이 기획위원으로 참여한다.씨네마데크는 오는 4일 개막식과 함께 영화 <추송웅을 추억하며>(감독 추상미), <빨간 피터의 고백>(감독 추상록)을 상영한 뒤 공식
예술영화 상영관 `씨네마데크 떼아뜨르추`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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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전에 사상이 바르게 서야 한다”해방 전에도 그랬지만 해방 후에는 외화가 많이 들어왔습니다. 국산영화는 돼도, 극장에 붙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끼리 모여서 외화를 제한해야 되겠다. 일년에 50개라는 게 그때 나온 숫잡니다. 지금 이렇게 국산영화 붐이 일게 된 것은 그때부터 그렇게 됐습니다. 그렇게 하면서 한 짝에 협회를 조직하고 그러니까 영화인들은 단체적으로 체계가 서 있고, 또 전체적으로는 외화 제한했기 때문에 국산영화 양과 질이 좋아졌고. 그후에 영화법(1962년에 제정하여 1963년부터 발효- 필자)이 되지 않았습니까. 초대 영화법은 그것도 순수 예술인들과 합석을 해서 하면 좋은데, 몇몇 기업자하고 당국자, 혁명하는 군인들이 뭐 잘 알겠어요. 다 그들이 말하면 오케이. 그래서 영화법이 됐거든요. 그 폐기 운동을 삼년을 하다가 결국 좌절이 됐죠.고문 경찰의 딸과 첫사랑에 빠져제가 지금까지 정식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첫사랑은 <옥녀> 백일 때(‘찍
세번의 연애와 행복했던 말년, 그리고 영화에 대한 신념 - 윤봉춘(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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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과의 대화 자리에서 차이밍량 감독에게 한 관객이 이렇게 물었다. “당신의 영화는 동시대성을 추구하는 영화다. 당신에게 동시대성이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게 도대체 무슨 질문인가. 앞 뒤 문장이 연결이라도 되나. 뭘 묻자는 건가. 옆에서 듣고 있다가 은근히 짜증이 나는데, 차이밍량은 의외로 아주 성심껏 꼼꼼하게 답했다.(차이밍량은 관객과의 대화를 매우 좋아하는 사람이며 마음이 넓은 사람이다)공동 인터뷰 자리에서 한 기자가 베르트랑 타베르니에 감독에게 이렇게 물었다. “당신에게 영화란 무엇인가?”. 동석한 기자가 세명 밖에 없는터라 갑자기 등에서 식은 땀이 솟는데(성질 급한 감독들은 질문이 마음이 안들면 인터뷰 자리를 파해버린다), 타베르니에는 “영화는 나의 모든 것”이라고 명쾌하게 답했다.(타베르니에도 마음이 넓은 사람이다.)늘 상대방에게 질문을 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탓에, 나는 이런 질문을 이해한다. 아니, 나도 불쑥 한 적이 있다. 너무 포괄적이며 누구에게나 던질 수
잡스러움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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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아이들이 마법을 행하는 작은 소년 ‘해리 포터’에 빠져 있다면, 80년대 아이들의 머리맡에 어김없이 놓여진 ‘ET’야말로 그 시대를 지내온 아이들만이 꿈꿀 수 있는 하나의 전유물이 아닐 수 없다. 따듯한 심성을 무기로 온갖 상품들에 새겨져 기세를 떨치던 이 흉물스러운 고무인형이 자전거를 타고 하늘로 날아올라 달 사이를 지날 때, 전세계 모든 이들은 <ET>를 이야기해야 했으며, 영화사의 한 페이지에 이 장면이 등록되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지금은 일견 싱겁게 여겨지기도 하는 장면들은 그 즈음의 촬영 기술 덕을 톡톡히 보았음에 틀림없고, 촬영감독 앨런 다비오는 바로 이를 멋지게 조율해낸 장본인이다. <ET> 이외에도 <칼라 퍼플> <아발론> <태양의 제국> <벅시>에 이르기까지 오스카에 노미네이트된 낯익은 그의 작품들이 금세 앨런 다비오의 영상을 보증해준다. 1942년 LA 뉴올리언스 태생의 다비오가 이처럼 할리
[촬영감독열전] <벅시>의 앨런 다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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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반지의 제왕: 반지원정대>가 새해 첫날 판타지 세계를 향한 첫 발을 내딛는다. 미국 개봉 성공 소식에 힘입어 개봉 일정을 앞당겼다. 판타지 소설의 효시라 일컬어지는 영국 작가 J.R.톨킨(1892∼1973)의 원작소설(1954)을 영화화한 삼부작 가운데 첫 편이다. 거대 서사드라마의 서장답게 이야기를 펼칠 공간과 인물을 유장하게 제시한다.지구적인 시공을 떠난 어떤 시점에서 이야기는 출발한다. 작가 톨킨이 ‘말씀’으로 창조해낸 판타지아에는 우선 전지전능한 신들이 있다. 그 신들이 만들어낸 세계엔 마법사들과 호빗족, 엘프족, 난쟁이족, 인간족이 평화롭게 살았다. 이 세계엔 악의 세력 사우론이 절대권력을 얻기 위해 만든 절대반지가 하나 굴러다니고 있다. 사우론이 싸움터에서 잃어버린 이 반지는 약하디 약한 호빗족의 손에 들어간다. 삼촌에게 이 반지를 물려받은 호빗족의 청년 프로도(엘리아 우드)는 이 반지를 파괴해야 사우론의 음모를 파멸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반지를 파
반지원정대 환상 세계로 “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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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관객이 선정한 올해 최고의 한국영화에 <고양이를 부탁해>, 한국 최고의 여자배우에 전지현,남자배우에 차태현씨가 뽑혔다.(사)여성문화예술기획은 전국 거주 16살 이상 여성 1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27일 오후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여성관객이 선정한 작품과 여·남배우에 대한 제6회 여성관객영화상 시상식을 했다. <고양이를 부탁해>는 여성들의 삶과 일상에 대한 현실적이고도 섬세한 묘사, 성적인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주체로서의 여성을 재현했다는 이유로 올해 최고의 한국영화에 뽑혔다.여성 이미지를 가장 바람직하게 묘사한 최고의 외국영화에는 <브리짓존스의 일기>, 외국 최고의 여자배우는 르네 젤웨거(브리짓존스의 일기), 남자배우에는 <슈렉>이 뽑혔다. 여성 이미지가 바람직하게 묘사되지 않은 최악의 한국영화는 <썸머타임>, 외국영화는 <나는 네가 지난 13일 금요일밤에 한 일을 알고 있다>가 선정됐다.신복례
여성관객 선정 최고의 한국영화 <고양이를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