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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 세계를 떠나와 안개 자욱한 문을 통과해 림보(limbo)에 들어온 그들 사자(死者)들은 3일 안에 선택을 해야만 한다. 자기 삶에서 꼭 간직하고픈 단 하나의 기억의 단면을 말이다. 그러면 그들은 이승에서의 다른 모든 기억들은 잊어버리고 대신 자기가 고른 특별한 기억 하나만을 영원히 간직하게 된다.그러나 와타나베라는 한 노인은 과연 과거 자기의 어떤 기억을 영원의 세계로 가지고 가야 할 것인지 도무지 용단을 내리지를 못한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지난 칠십 평생을 리뷰(review)해 보기로 한다. 림보의 면접관 모치즈키가 와타나베에게 가져다준 비디오 테이프들에는 와타나베의 지난 삶의 모습들이 담겨 있다. 이 과단성 없어 보이는 노인이 자신의 과거를 살피느라 그것들을 들여다보고 있을 때, 우리는 TV 화면에 담겨 있는 그의 지난 삶의 어떤 모습들을 흘낏흘낏 쳐다볼 기회를 갖게 된다. 바로 그때, 어느 정도 주의력을 가진 관객이라면 TV 화면에 담긴 이미지가 어디선가 본 적이 있
기억함으로써 존재한다 <원더풀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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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해 동안 목요일은 안산으로 강의 나가는 나와 함께 사는 사람이 집에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날이기도 했다. 그의 가방 속에는 <씨네21>이 들어 있어서였다. 안산에서 우리집, 혹은 우리집에서 안산까지는 이러저러한 교통수단을 다 이용해야 갈 수 있고 올 수 있다. 버스를 타고 전철역까지 나가 전철을 타고 한 시간을 간 다음 안산역에서 내려서는 다시 학교까지 택시를 타야 한단다. 집으로 오는 길 역시 다른 수단이 없으니 그 코스를 거슬러 올밖에. 책읽기 다음엔 영화보기를 즐기는 그는 <씨네21>을 집으로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읽는 모양이었다. 그가 사온 잡지를 읽어가다보니 나도 제법 <씨네21>을 즐겨 읽는 독자가 되었다. 그래서 언젠가 그가 휴강했을 때에는 이번주엔 <씨네21>을 못 보겠군, 속으로 생각하곤 했다. 그것도 인연인지 <씨네21>에서 청탁이 오면 내 분야가 아니어서 별로 할말도 없는데 사양을 못하고 미적거리다 글을
간결하게, 간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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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프가이’가 일본 열도에까지 그 명성을 떨칠까. 최민수가 은행강도를 쫓는 한국인 형사로 분한 일본영화 <서울>이 2월9일 일본에서 개봉한다. <서울>은 일본 형사가 범인 인도차 한국에 왔다가 은행강도 사건을 목격하고 한국인 형사와 함께 72시간 동안 사건을 해결한다는 내용의 액션영화. 일본의 인기 록밴드 도키오의 보컬인 나가세 도모야가 일본 형사 역을 맡아 최민수와 연기대결을 벌였다. 감독은 <러브레터> 프로듀서였던 나가사와 마사히코이며 제작사는 도호. <서울>은 1월15일과 24일에 서울과 도쿄에서 양국의 배우, 제작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대대적인 시사회를 열 예정이며, 우리나라에서는 3월쯤 개봉한다.
터프가이, 열도를 포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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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 라이언이 엘리엇의 시 캐릭터에서 이름을 따 만든 자신의 영화제작사 ‘프루프록 필름스’(Prufrock Films)의 문을 닫았다. 동업자들과 뜻이 안 맞았던 것이 문제. 위노나 라이더 주연의 <엑소시즘>, 제니퍼 로페즈 주연의 <웨딩 플래너> 등, 그녀는 자신의 회사가 내놓은 영화들이 죄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내가 관여하기를 게을리 한 탓도 있지만, 그들은 정말 내가 싫어하는 것들에 손을 대버리곤 했다”는 게 그녀의 때늦은 불평. 그런 영화들의 크레디트에 자기 이름이 제작자로 들어가는 건 더더욱 유쾌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라이언은, 아들을 돌보느라 영화사 일을 멀리했었다.
영화제작, 연기보다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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뤽 베송의 1988년작 <그랑 블루>의 실제 모델이었으며 시나리오를 공동집필한 프랑스의 전설적인 다이버 자크 마욜이 이탈리아 엘바 섬 빌라에서 목을 매 숨진 채 한 이웃에 의해 발견됐다고, 이탈리아 경찰이 발표했다. 마욜의 친구이자 경쟁자 움베르토 펠리차리는 올해 74살이던 그가 최근 몇달간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1976년 세계 최초로 산소없이 수심 100m에 도달했던 마욜. 그의 생애가 잘 나타난 <그랑 블루>에서 자크 역은 장 마르크 바르가 맡았고, 장 르노가 친구이자 경쟁자인 엔조를 연기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마욜은 <그랑 블루> 세대를 위한 몽상가로서 절대추구의 상징”이라고 그를 기렸다.
영원한 바다에 잠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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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를렌 디트리히는 정말 자살했을까? 2001년 12월27일 탄생 100주년을 맞아 베를린이 추모 열기에 한창이던 12월26일, 그녀가 수면제 과다복용 자살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란이 일었다. 이 주장을 한 이는, 말년의 디트리히의 유일한 방문객이었으며 그녀가 회고록을 영어로 쓰는 것을 도왔던 미국여성 노마 보스케(76). 그녀는 수면제를 조달한 것이 자신이라는 것도 밝혔다. 그녀에 의하면 노인요양소에 들어가는 것을 완강히 거부하고 파리 8구 몽테뉴가의 아파트에 머물던 당시 디트리히는, 죽기 이틀 전인 5월4일 뇌출혈을 일으켰고, 그 직후 보스케에게 수면제 한통을 침대맡에 놓아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보스케는 이 청을 들어주었고, 다시 그녀의 아파트로 돌아왔을 때 그곳에 수면제는 사라지고 없었다는 것이다. “나는 디트리히가 그것을 모두 삼켰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그녀는 말했다. 디트리히의 시신은 당시 부검을 거치지 않고 평소 그녀가 바라왔던 대로 베를린으로 옮겨져 바로 매장됐다.
그녀는 정말 자살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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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New Year!!!! 2002.”어느새 새해가 밝아버렸다. 밀레니엄버그니 뭐니 두려움과 함께 맞이했던 새 천년도 어느새 두해를 넘어선 것이다. 항상 새로운 해가 밝아오면 문방구에 가서는 큼직한 연중 계획표를 사서 방 안 벽에 딱 붙이고 거창한 목표와 계획들을 세워놓곤 했던 게 기억난다. 뭐 그 수많았던 계획들이 이루어진 적은 별로 없었지만, 그래도 그런 계획을 세우는 순간만큼은 상당히 내가 자랑스럽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했기에 그 계획의 성취도는 그리 중요한 게 아니었다.올해도 여지없이 나의 머릿속엔 무수한 계획과 희망들이 꿈틀댄다. 피아노도 배우고 싶고, 미술도 다시 시작하고 싶고, 참 이전부터 관심있었던 판화도 올해는 꼭 배워야겠고, 아차차! 집 앞 수영장도 등록해야 하고, 영어학원 등록도 잊었었네…. 이렇게 한참을 꿈에 부풀어 있을 때 갑작스레 누군가 나의 맘의 문을 두드린다. 검은색 옷차림의 불길한 느낌의 사나이. 그는 내게 수취인불명으로 돌아온 무수한 나의 이
죽이는 TV <스테이튠>(stay tu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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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1일 신작 <나쁜 남자> 개봉을 앞둔 김기덕 감독이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고 밝혀 제작사인 LJ필름을 긴장시키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했던 인터뷰들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인터뷰를 한 뒤 나온 기사들을 보며 일희일비하는 게 작품 창작을 방해한다고 판단해 앞으로 모든 인터뷰를 거절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이런 결심을 한 것은 평단과 언론에 대한 불신감에서 비롯된 걸로 보인다. “어차피 난 이물질”이라는 자조적인 태도를 취하며 말문을 닫은 김기덕 감독, 그는 자신의 영화 <섬>과 <나쁜 남자>에 등장했던 말없는 주인공 희진과 한기처럼 말문을 닫음으로써 세상과 불화하는 길을 택한 것 같다.
인터뷰는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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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시나리오 공모에도 많은 낙수가 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는 심사결과나 입선작과 관련된 내용만 발표하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는 잘 알려지지 않는다. 몇년 동안 <씨네21> 시나리오 공모와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를 진행하면서 겪은 일 중에는 묻어두기 아까운 게 좀 있다.몇해 전 <씨네21> 시나리오 공모 마감날, 쉰을 훌쩍 넘긴 듯한 아저씨가 고운 분홍색 보자기를 들고 나타났다. 큼직한 이 보자기 속에는 볼펜으로 꼭꼭 눌러 쓴 200자 원고지 묶음이 들어 있었는데, 놀라운 것은 그 원고지의 높이가 두 뼘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또 자신이 도착할 때까지 퇴근하지 말고 기다려달라고 신신당부를 했던 청년도 있었다. 이 청년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전화했는데, 담당자를 만나서 직접 전달하고 싶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길이 많이 막혀 늦었다는 변명과 함께 청년이 도착한 것은 밤 10시쯤. 그는 여수에서 왔는데 돌아갈 차비가 모자란다며 2만원을 꿔갔고, 지금
시나리오 공모전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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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을 3개째 받는데 한꺼번에 상을 받아서 큰 자신감도 생기고 그만큼 큰 부담감도 생기네요.”(장진영) “저도 올해 상을 많이 받았는데 호사다마가 아닐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송해성) “매년 관객 100만명을 넘긴 제작자가 상을 받은 걸로 아는데 올해는 관객 5만명도 못 모은 제작자가 상을 받게 되다니, 얼떨떨하네요.”(오기민) 2001년 4회를 맞는 젊은 감독들의 모임 디렉터스 컷에서 뽑은 여자연기자상, 감독상, 제작자상 수상자 장진영, 송해성, 오기민씨의 수상소감이다. 2001년 디렉터스 컷 시상식은 지난해 12월27일 씨네씨티빌딩 15층 스카이라운지에서 열렸다. 98년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90년대 데뷔한 젊은 감독들이 스스로 올해의 배우, 감독, 영화를 뽑아 수상하며 송년회를 대신하는 자리. 올해는 40여명의 감독이 참석해 투표권을 행사했으며 표결 결과는 그 자리에서 공개됐다. 다른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남자 신인연기자/ 김명민(<소름>)
감독들이 뽑은 올해의 배우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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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 OFFICE (서울) 12월 29일 - 1월 1일순위TITLE개봉일스크린좌석수서울주말서울누계(전야제)전국누계1해리포터와 마법사의돌2001.12.146014,700132,0001,321,0003,112,0002두사부일체2001.12.08329,32491,300814,4002,231,0003반지의 제왕2001.12.315516,76271,56594,870278,7194몬스터 주식회사2001.12.21348,28957,500317,500135,9825바닐라 스카이2001.12.21295,94639,000239,000598,9006비독2001.12.28142,51225,10052,200128,4007이것이 법이다2001.12.21173,30017,920100,000400,0008화산고2001.12.08284,44216,700589,8081,667,3339달마야 놀자2001.11.0711691,4001,299,0003,746,00010와이키키 브라더스2001.10.17169194885
BOX OFFICE (서울) 12월 29일 - 1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