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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째를 맞아 이제 아시아 최고 영화제로 발돋움한 부산국제영화제가 오는 11월 9일부터 17일까지 8일 동안 부산의 5개 극장, 15개 스크린을 통해 영화의 향연을 펼친다. 예년보다 3주 정도 늦게 시작하는 탓에 가을이 제철인 전어의 싱싱한 맛을 즐기기는 힘들어졌지만, 60개국 203편의 상영작은 여전히 이 영화제가 아니면 보기 힘든 선도 높은 것들이다.올해는 아시아 신인 감독들의 작품이 많아졌고, 영화 초청 국가수가 늘면서 영화들이 더 다양해졌다. <칸다하르> <델바란>에서는 최근 관심이 집중되는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을 간접적이나마 들여다 볼 수 있고, 한국과 함께 자국영화 시장점유율이 폭증하고 있는 타이와 프랑스의 흥행작들을 만날 수 있다. 코언 형제, 고다르, 허우샤오시엔 등 대가들의 신작을 예년보다 많이 만날 수 있는 것도 한 특징이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아시아 신진 감독들의 영화들을 상대로 한 경쟁부문 `새로운 물결' 등 6개 상영 부문 외에 타이영화 1
[부산국제영화제] 60개국 203편 화제작 큰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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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내가 끝내려고 한 지점에서 다시 시작하려 하고 있었다.” <나비>는 기억상실을 원하는 여인과 생명을 걸고 출산을 감행하려는 어린 처녀, 그리고 잃어버린 가족을 찾아헤매는 남자의 동행기다. 서로 다른 결핍과 소망을 지녔지만, 세사람은 결국 서로의 상처를 쓰다듬는다. <나비>는 <이방인>으로 데뷔한 문승욱 감독의 두번째 작품이며 로카르노영화제에서 청동표범상과 젊은 비평가상을 받은 수작이다. 실패한 데뷔작의 상처를 딛고 <나비>의 주인공들처럼 멀고 추운 길을 돌아 힘겹게 두번째 작품을 만들어내기까지, 문 감독은 쓰라림과 외로움, 때로 섬광처럼 찾아든 기쁨의 기억들을 제작기에 담았다. 편집자근 1년여 동안 난 어떤 한 분위기 속에 갇혀 있었다. 끊임없이 내리는 비, 폭우, 폭우에 쓸려내려가는 자재도구들, 사람들의 아우성, 누런 흙탕물, 쉼없이 돌아가는 물펌프의 기계음.1999년 서울의 여름은 카뮈의 <페스트>라는 소설 속에
디지털의 날개로 희망을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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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류승완, 배우 류승범을 말하다.
류승범은 기이한 배우다. 아직도 길거리 사람들은 잘 모르는데 청춘영화 시나리오가 나오면 업계에선 회자된다. 이상하지 않나. 어쨌든 메인 스트림에 진입하는 단계인 것 같은데 대신 함몰되지 않았으면 한다. 작품마다 항상 가능성을 남겨놓는, 보여주는 그런 배우였으면 좋겠다. 그게 모든 것을 소진하는 배우보다 훨씬 위력적이다.
요즘 가끔 집에서 승범일 보면 연기에 부담을 느끼는 때도 있는 것 같다. 1년 전에 같이 작업할 때와 달라진 모습이다. 시나리오에 밑줄 긋는 모습을 보면 그렇다. 가장 릴렉스한 연기는 고도로 치밀한 준비가 되어야 한다는 승범이 말에 동의하지만, 다른 삶의 체험들에 항상 자신을 열어두었으면 좋겠다. 그게 나중에 소중한 자양분이 되니까. 언젠가 승범이나 나나 한번쯤은 처절한 실패를 맛볼 텐데, 굴복하지 않고 넘어서려면 그런 훈련을 해둬야 한다. 물론 아직 시간은 많고, 지금까지는 잘하고 있다.
순발력도 뛰어나고 머리도 좋다.
류승완, 류승범 형제의 `버라이어티 토크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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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영화 보기, 더 행복한 영화 수다
범 | 형은 내가 생각이란 걸 하기 시작하기 전부터 나한텐 이미 감독이었잖아. 보여지지 않고,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자그만 방에서 빛이 안 들어오게 커튼을 치고, 벽에 스크린을 만들어서 영화도 봤지. 형이 찍어온 영화들. 소리가 굉장히 멋있었어. 필름 돌아가는 소리가. 그땐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느낌이 참 묘해. 방이 깜깜해지고, 집이 극장이 되는 듯한…. 영화 자체보다는 그런 상황들이 재밌었던 거지만. 그래도 극장 가는 건 별로 안 좋아했는데, 형이랑 성룡 영화는 많이 본 것 같아.
완 | 성룡 영화는 꼭 극장에서 봤으니까. 성룡 영화는 정말 좋아. 특히 80년대 성룡 영화들. 요즘의 성룡은 연세가 많이 드셔서…. (웃음) 열심히는 하시는데…. <엑시덴탈 스파이> 볼 때는 정말 영화 그만 했으면 좋겠단 생각도 들더라구. 그래도 최근작 중에서 나은 <러시아워2> 보면서 아, 그래 저 맛이야 하는 생각이 들
류승완, 류승범 형제의 `버라이어티 토크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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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난항이었다. 단편 4부작을 하나의 이야기로 모아낸 16mm 저예산 독립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를 극장에 개봉시키는 `사건`을 일으키며 지난해 각종 영화상에 오르내렸던 감독 류승완과 배우 류승범. 이들 류 브러더스가 지난 1년 동안 벌인 영화기행에 관한 `쾌도난담`을 목격하리란 즐거움에 자못 들뜨기까지 했지만, 둘의 신작 <피도 눈물도 없이> 촬영장으로 향하는 8인승 차 안에서 우선 형제의 예상치 못한 `협공`부터 막아내야 했다."우리도 다른 형제들이랑 다를 게 없다니까요.""형제라 뭐 다르지 않냐고 많이 질문하는데, 꼭 외계인이 된 것 같아요."쉽게 속내을 드러내지 않는 형제들과 쉬이 수다스러워지지 않는 이야기를 이어가는 1시간은 잠깐, 이버에는 자청한 길고 긴 인내력 테스트를 견뎌야 했다. 톱밥 날리는 인천의 한 공단지역에 도착하자마자 다수 수다를 꾀했다가 작전 변경, 밤샘 활영이 지나고 1시간을 더 내주겠다는 약속을 얻어낸 결과였다.수은주가 뚝
류승완, 류승범 형제의 `버라이어티 토크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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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의 한국영화는 일견 중국의 ‘5세대’ 영화 만들기의 전성기를 연상시킨다. 중국의 새로운 감독들이 만들어낸 모든 영화가 그 나라의 상황에 대한 암호였던 1984년에서 1987년까지의 시기 말이다. 지금의 한국영화와 당시의 중국영화간의 비교가 아주 딱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중국의 감독들(첸카이거, 티엔주앙주앙, 황지엔신, 장저밍 등등)은 작품 속에 시정과 정묘함, 그리고 다의성을 되살리고자 노력함으로써 엄격하게 통제되는 공산주의자의 영화 만들기 시대에 반발하고 있었고, 이는 중국영화에 새로운 형식적 구조와 영화언어를 실험하는 것이었다. 지금 한국의 영화감독들은, 반발해야 할 거라곤 영화산업을 돈이나 찍어내는 면허로만 보는 경향뿐인 상황에서 일한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은 과제지만, 그 배후에 국가적인 문제에 대한 해답의 키를 찾는 강박이 있다는 것은 아주 비슷하다.전의를 잃어가는 한국 중년의 초상임순례의 새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그 적절한 사례다. 캐릭터들과
무너진 남성적 연대를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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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Scenes From New York> Dream Theater 최고의 기량을 지닌 프로그레시브 메탈밴드 드림시어터의 뉴욕공연 실황음반. 전생에서 억울하게 살해당한 청년이 이승에서도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한다는 내용의 컨셉트 음반 <Metropolis PT. 2: Scenes From A Memory>를 발표하고 전세계에서 가진 ‘Metropolis 2000 Tour’의 종착지였던 뉴욕의 공연실황을 담았다. <Scenes From A Memory>의 수록곡 전체와 <Images & Words> <Awake> 등의 앨범에 담겼던 <Learning To Live> <The Mirror> 등 드림시어터의 과거 명곡들도 모두 들을 수 있다. 불타는 뉴욕을 형상화한 재킷은 미국 테러 뒤 미국에서는 디자인이 바뀌어 발매됐다.<통해야> 공명 유니버설뮤직 발매아직도 국악이 그저 따분하다고 생각한
음반... , <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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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마 빈 라덴>9·11 미국 동시테러의 주범으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의 전기. 사우디에서 태어난 재벌 2세 오사마 빈 라덴이 서구에 맞서는 이슬람 성전의 지도자로 부상하게 된 ‘특별한 과거’와 라덴의 지하조직, 그가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여러 가지 사건들을 방대하고도 세밀하게 추적했다. 25년간 이슬람의 지하드 전사들, 테러리스트, 군사령관, 망명자 등을 취재하여 이 책을 쓴 요제프 보단스키는 저명한 군사, 테러 분석가로 미 의회 대테러리즘 특별팀의 책임자로 있다. 미국이 만들어낸 ‘적’에 대한 치밀한 분석서라는 점을 감안하고 보면 좋을 책.<미국은 과연 특별한 나라인가>김봉중 지음/ 소나무/ 1만2천원 혈통적인 공통분모도 없고, 공통된 건국신화도 존재하지 않는 나라 미국을 ‘하나’로 만들어주는 힘은 과연 무엇일까? 미국 현대외교사를 연구해온 전남대 사학과 교수인 필자는 미국의 정체성을 만들어낸 네 가지 코드를 프런티어 정신, 민주주의, 지역 정서, 다
책... <오사마 빈 라덴>, <미국은 과연 특별한 나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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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령 2집 <태양륜> 발매 기념 단독공연> 카리스마와 몽상이 어우러진 독특한 감성의 뮤지션 황보령이 98년 <귀가 세개 달린 곤양이> 이후 3년간의 공백기간을 깨고 낸 두 번째 정규앨범 <태양륜太陽輪>의 발매를 기념하여 단독공연을 연다. 새로 결성한 ‘황보령밴드=Smacksoft’라는 이름의 밴드와 함께할 이번 공연은 어쿠스틱한 분위기의 1부와 일레트로닉한 분위기의 2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김윤아, 넬, 슈가도넛 등이 게스트로 나오며 촛불과 향, 황보령 자신의 그림들로 공연장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한껏 풍길 전망이다.<Punk Rock Show! 크라잉넛 with Punk Friends>트라이포트홀/ 10월27일, 28일 6시30분/ (주)드럭레코드/ 1588-1555한국의 크라잉넛, 레이지 본, 런 캐럿, 올라이즈 밴드와 일본의 라이더스, 루드 본즈, 미국의 브루스 리 밴드 등 한·미·일 펑크의 대표주자들의 공연이 펼쳐지는
공연... <황보령 2집 단독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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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이자 이화여대 교수 이어령은 퇴임강연에서 “회색 지대야말로 창작의 공간”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것은 물론 ‘회색주의’라기보다는 ‘주의=회색’이어야 한다는 뜻으로 들린다. 어쨌거나 그렇다면 더욱, ‘회색’ 자체보다는 ‘회색’과 ‘공간’의 어울림 혹은 상간(相姦)이 더 의아하다. 왜냐하면 회색은 (정치와 무관한) 장소개념이 아니라 (정치 속에서의) 태도 개념이다.예술가는 자신의 논리적 신조와 관계없이 회색인이다. 왜냐하면 그는 정치 속에서 자신의 논리 혹은 신조를 정치와 구별되는 ‘예술의’ 방법으로 구사하며 심지어 그 결과물은, 예술적 형상화의 특수성 때문에 자신의 신조를 배반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이를테면 복고적 세계관을 지녔던 발자크 소설의 시민적 리얼리즘. 더 거창하게 말하자면 예술가의 태도는 무정부주의적이지만 감동을 향해 스스로 응집한다는 점에서 내용이 볼셰비키적이다. 그렇게 볼 때 비로소, 정치적 회색의 모험 속에서, ‘모든 진정한 예술은 회색’이라는 정의가,
정치적 회색의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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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게도, 나이테가 쌓일수록 밴드의 음악은 달라진다. 그러니까 어쩌면 기억에 남는 색을 보였던 밴드의 신보를 기다리게 되는 건, 귀에 익은 그들의 인장을 확인하고 싶으면서 동시에 이를 거스르지 않는 변화를 기대하는 이율배반의 과정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델리 스파이스의 <D>는 꽤 영민해보이는 음반이다. 더없이 서정적으로 청각을 파고드는 세련된 선율, 열창이나 화려한 기교없이 절제된 담백한 미성, 너무 무겁지 않고 울림이 많은 기타 사운드와 소소한 일상의 풍경, 그리고 내밀한 우울함의 정서를 드러내는 가사. 어느덧 6년의 시간을 쌓아온 델리 스파이스 특유의 색을 여전히 담고 있어 낯설지 않다.그럼에도 <D>가 익숙한 것처럼 들려주는 음악은, 사실 델리 스파이스의 음반 중에서 가장 다채롭기도 하다. 유난히 경쾌함이 튀어오르는 첫곡 <뚜빠뚜빠띠>, 연인에 대한 낙관적인 기다림을 노래한 <항상 엔진을 켜둘께>는 특유의 담백한 보컬과 단순하고
벌써 6년, 여전한 듯 새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