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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할리우드는 전설적인 흥행성공 앞에서 영화역사를 새로 써야 하는 기대치 않은 수확을 거둬들인다. 마피아를 소재로 한 식상한 각본에, 적은 예산으로 고용한 젊은 제작자와 배우로 꾸려진 이 달갑지 않은 프로젝트는 개봉 9주 만에 5330만달러의 흥행 수입을 거두는 기염을 토해냈다. 단순히 폭력의 세계만을 그려내는 데 그치지 않은 영화의 진정성에도, 냉혈한 모습과 인간적인 면을 두루 갖춘 대부의 내면을 훌륭히 소화해낸 말론 브랜도의 연기에도, 이 모든 것을 조율해내는 코폴라의 탁월한 연출력에도 이미 영화의 성공은 내재해 있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도입부의 어둠 속에 그려진 돈 코를레오네, 정체를 알 수 없는 신비하면서도 위엄있는 마피아 대부의 이미지는 뛰어난 연기, 탁월한 연출 그 이상의 무엇인가를 요구하는 것이었다. 영화의 분위기를 창출하는 촬영감독 고든 윌리스의 손길은 이미 그곳에 맞닿아 있었다.‘이 시대 최고의 촬영감독’이라는 수식이 무색지 않은 촬영감독 고든 윌리스. 그의
어둠에 대한 집요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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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이거, 세트는 좋은데, 왜 영화는 별볼일 없냐는 말은 안 들어야 할 텐데….”걱정하는 말투지만, 완성된 <취화선> 세트를 안내하는 임권택 감독은 연신 밝은 표정이다. 총제작비 60억원 가운데 22억원이 투입된 2765평 규모의 초대형 세트. 기와집 26동, 초가 35동이 들어서 조선조 말기의 서울거리를 재현한 <취화선> 세트는 규모와 제작비에선 물론이고, 고증의 정확도에서 한국영화사상 최고라는 게 제작진의 자랑이다.지난 10월10일 으슬으슬한 가을비가 내리는 가운데 경기도 남양주의 서울종합촬영소에서 열린 <취화선> 세트 완공기념식에는 제작진과 보도진 외에도 최재승 문화관광위 위원장,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유길촌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김홍준 부천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등 범영화계 인사들이 대거 참여, 세트장을 가득 메웠다. 세트작업을 진두지휘한 MBC미술센터의 주병도씨는 영화의 질감과 어울리도록 문짝은 대부분 고문짝을 수집해왔으며,
조선 말기 서울거리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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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부산진구 가야2동 폐쇄된 페인트 공장. 날은 어둑해지고, 빗방울이 흩뿌리는 가을날 저녁. 잡초가 우거진 길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면 낡은 시멘트 건물이 나온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중성적이고 묵직한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투명한 비닐 휘장이 길게 드리운 너머는 현란하고 이국적인 말라카베이 바가 펼쳐진다. “Yester-me, yester-you, yesterday….” 재즈가수 김현정씨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순간 감독의 목소리가 노랫소리를 가른다. “컷! 다시 한번 갑시다.”<예스터데이>는 2020년, 통일된 한반도를 배경으로 가상도시 인터시티에서 벌어지는 납치극의 미스터리를 과거, 현재, 미래를 넘나들며 그리는 SF액션 스릴러.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영화답게 말라카베이 바에는 스모그가 자욱하고, 비닐 소재의 초미니 스커트를 입은 웨이트리스는 물론, 흑인 청년, 기모노 차림의 여인, 비녀를 꽂은 금발의 백인 여성 등 초현실적이고 이국적인 분장과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2020년, 납치극의 실타래를 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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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평론의 대부 하스미 시게히코가 한국을 찾았다. 일본의 대표적인 지식인이자 <감독 오즈 야스지로> 등의 뛰어난 영화연구서를 발간한 영화평론가 하스미 시게히코의 이번 방문은 서울대의 초청으로 이루어졌다. 도쿄대 총장을 역임한 하스미 시게히코는 10월8일부터 12일간의 일정 동안 서울대 발전전략에 대한 세미나와 학생, 교수들과의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올해 베니스영화제 `현재의 영화`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하스미 시게히코는 사석에서 `현재의 영화` 부분에 초청되었던 송일곤 감독의 <꽃섬>을 "대단히 힘있는 영화"라고 평하기도 했다.
<꽃섬>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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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영화가 끊어졌던 모녀관계를 이었다. 15살 이후 어머니와 관계를 끊고 지내온 드루 배리모어. 그녀가 지난 5월 어머니 제이드 배리모어와 가진 10년 만의 재회에는 영화 <소년들과 자동차타기>가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이 영화에서 서투른 솜씨로 혼자 아들을 키우는 어머니를 연기한 배리모어는 “연기를 하면 할수록 어머니와 왕래하고 지내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해졌다”고. 하지만 배리모어는 “솔직히 아직도 나는 우리가 완전히 화해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10월19일 미국에서 개봉한다.
다 영화 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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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룡이 <러시아워2> 촬영중 스턴트맨의 목숨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제 화제다. 문제의 장면은 1년 전쯤 홍콩에서 촬영된 보트격투신으로, 성룡이 배에 같이 타고 있던 두명의 사람을 발로 차 물에 빠뜨리는 장면이었다. 성룡의 발에 맞고 물에 빠진 두명 중 ‘앤디’로 불리는 한 스턴트맨의 머리가 보트 밑부분에 걸린 것. “재키가 아니었다면 죽었을 거예요.” 겨우 프로펠러를 피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그의 팔을 잡아당겨 물 위로 끌어내 주었는데, 그건 바로 성룡이었다고.
바로 당신이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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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영화 <풋루스>, 발레영화 <지젤>, 최근에는 여성 로드무비 <보이즈 온 더 사이드> 등을 만든 허버트 로스 감독이 10월9일 74살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 로스의 사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3개월간 병원에 입원해 있었던 것으로 미뤄 지병을 앓아온 것으로 보인다. 허버트 로스는 뮤지컬 코미디영화에 능통했던 감독. <올빼미와 새끼고양이>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갈채> 등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 함께 작업한 감독으로도 유명하다. 1950대 브로드웨이 쇼의 무용가 겸 안무가로 활동을 시작한 로스는 1954년 <카르멘 존스>의 뮤지컬 시퀀스를 연출하며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았고, 1970년대 이후 우디 앨런 주연의 <플레이 잇 어게인, 샘>, 닐 사이먼이 각본을 쓴 <콜걸> <선샤인 보이즈> 등의 영화를 연출하며 인정을 받아왔다. <보이즈 온 더 사이드>는 그의 마지막 영화. 첫
영영 발걸음을 멈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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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케이지가 조만간 결혼을 한다. 신부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외동딸이자 가수인 리사 마리 프레슬리. 마이클 잭슨과 결혼했었던 바로 그녀다. 케이지와 프레슬리가 만나온 건 5개월. 이들이 빨리 결혼을 하기로 한 데는 뉴욕 테러사건이 영향을 끼쳤다. 삶엔 어떤 안전보장도 없다는 걸 깨닫고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지 않기로 했다고. “닉과 나는 더이상 기다리지 않겠다. 당장 결혼을 할 거다.” 리사 마리 프레슬리의 말. 케이지는 배우 패트리샤 아퀘트와 결혼을 한 적 있다.
테러 때문에 결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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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동화>의 송승헌이 <일단 뛰어!>에 뒤늦게 합류했다. 최근 홍콩영화 <석양천사>의 촬영분을 모두 마친 송승헌은 조기유학 시절 미국갱단에서 사고치고 한국으로 굴러들어온 졸부의 외아들 성환 역을 맡았다. 압구정동에 난데없이 떨어진 ‘돈벼락’에 휘말리게 된 3명의 ‘고딩’의 이야기를 담게 될 <일단 뛰어!>는 10월15일 크랭크인한다
오빠, 정말 뛰어? 정말 뛰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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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친구를 사랑했네? 씨네2000에서 제작하는 <서프라이즈 파티>에 신하균, 이요원, 김민희가 캐스팅되었다. 10년 만에 귀국하는 남자친구를 위해 서프라이즈 파티를 준비하는 여자는, 파티시작 전까지 남자친구의 발걸음을 붙잡아 주기를 단짝친구에게 부탁한다. 그러나 12시간의 짧은 동행에 친구와 남자에게는 사랑의 감정이 날아든다. <공동경비구역 JSA>에 이어 <킬러들의 수다> 개봉,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 촬영까지 ‘논스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신하균은 얼떨결에 낯선 여자와 동행하다 그녀의 매력에 점차 빠져드는 정우 역을 맡아 드디어 남자들의 틈바구니에서 벗어나 달콤쌉싸름한 멜로영화의 맛을 볼 수 있게 되었다.<고양이를 부탁해>의 깍쟁이 혜주에 이어 <아프리카>를 막바지 촬영중인 이요원은 우정을 위해 시작했던 동행이 우정을 배반하는 사랑으로 바뀌어가는 것을 느끼는 하영을 연기한다. 반면 김민희는 손바닥
우정은 저리, 사랑은 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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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부탁해>는 인물과 스토리뿐 아니라 그 영화만을 위해 존재하는 ‘렌즈’ 같은 것이 느껴져서 좋은 영화였다. 이마에 드리운 앞머리, 옆에서 본 눈매, 동그란 콧망울 등, 미디어가 눈길을 주지 않는 소녀들의 말간 아름다움을 포착하는 눈도 남달랐다.워낙 사진 찍는 일을 즐긴다. 새로운 영화란 결국 새로운 인물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여배우에 대한 세간의 시선은 고정돼 있다. 스크린 위 여성의 아름다움이란 쌍커풀에 갸름, 오똑한 얼굴, 이런 식으로. 하지만 미에 대한 기준도 보는 이가 남자냐 여자냐에 다르다. ‘예쁘다’는 개념이 다양했으면 좋겠다. 찢어진 눈도 동그란 코도 얼마든지 아름다울 수 있다. 예쁜 여성의 이미지가 여러 가지일 수 있다. 좀 다른 캐릭터의 미를 잡아내고 싶었다.인천 이야기를 뺄 수 없다. <둘의 밤>에서 나들이 장소였던 인천으로 돌아갔는데.<둘의 밤>을 찍을 때 바닷가장면을 넣고 싶었는데 돈이 없었다. 그런데 극중에서 기껏 인
“아낌없이 드러내길 꿈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