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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일(케빈 스페이시)의 기억은 물에서 시작한다. 어린 그를 바다에 처넣은 아버지는 헤엄치기를 배우지 못하는 아들에게 일찌감치 `개같은 내 인생'을 각인시켜 주었고, 아이는 어른이 돼서도 그 익사 직전의 악몽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스웨덴 감독 라세 할스트롬(56)에게 가족이란 상처를 주기 위해 모인 사람들같다. 자살한 아버지와 뚱보 엄마, 장애인 동생에 치어 지내는 한 청년의 삶을 그린 <길버트 그레이프>에서 그랬듯, 2001년작 <쉬핑 뉴스>에서도 감독의 눈길은 핏줄이란 물귀신이 칭칭 감은 가족관계에 머물러 있다.몸만 중년이 된 코일은 어린 시절의 그 상처받은 한 순간에 늘 발목이 잡혀 허깨비처럼 산다. 상처는 인생이란 항해에서 뉴스랄 것도 없는 일상이다. 그러니 어쩌겠는가. 마주친 상처들의 바다에 더 깊이 자맥질해 살아가는 법, 헤엄치는 법을 배울 수밖에. 코일은 구명정처럼 다가온 고모(주디 덴치)를 따라 조상들의 뼈가 묻혀있는 고향 뉴펀들랜드로 뱃길을 돌린다
상처가 추억될때 진짜 어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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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국제영화제가 올해 경쟁부문에서 공을 많이 들인 대목의 하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영화를 함께 가져온 일이었다. 16일 상영한 이스라엘의 중견 감독 아모스 기타이(52)의 <케드마>(동쪽으로)와 20일 선뵌 팔레스타인의 신예 엘리아 술레이만(42)의 <야돈 일라헤이야>(신의 개입)가 그것이다. 두 작품은 입지가 다른 두 감독이 다른 시각에서 평화에 대한 갈망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사랑과 고통의 연대기’란 부제가 붙은 <야돈…>은 팔레스타인에 관한 뭔가 무거운 영상을 기대한 관객의 허를 찌른 코미디다. 영화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첫 부분은 나자렛에 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일상을 단막 코미디처럼 보여준다. 중년 남자 한사람이 매일 이웃집 담장 너머로 쓰레기 봉지를 버린다. 며칠 뒤 이웃집 사람은 그 쓰레기를 고스란히 중년 남자의 집 앞으로 내던진다. 두 사람은 서로 “이웃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항의한다. 이 에피소드는
영상으로 맞닿은 평화 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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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상영관이 들어서지 않은 상태에서 처음으로 `제한상영가' 등급의 영화가 등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영상물등급위원회(위원장 김수용)는 21일 북한영화 <동물의 쌍붙기(원제 동물의 번식)>에 대해 `제한상영가' 등급을 결정했다. 영등위가 제한상영가 등급을 매긴 것은 지난 1월 26일 개정 영화진흥법의 등급분류 규정에 제한상영가 등급이 신설된 이후 처음. 그러나 제한상영관 설치기준 등을 담은 영화진흥법 시행령은 지난 21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후 대통령 재가를 남겨두고 있어 사실상 영화를 상영할 법적 근거가 없는 상태. 또한 제한상영관을 운영하겠다는 사업자도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어당분간 법과 현실의 공백이 불가피한 실정이다.따라서 등급을 신청한 나래필름(대표 정한우)은 제한상영관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거나 필름을 수정해 재심을 신청하는 방법밖에 없다. 영등위는 "법 규정과 심의기준에 따라 등급을 결정했을 뿐"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문화관광부에서도 "시행령 작업이 다소 늦어졌으나
첫 `제한상영가` 등급판정으로 논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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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경, 정준호 주연의 ‘요절복통’ 로맨틱코미디 영화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 줘>(영화세상 제작, 아이엠픽쳐스 투자, 시네마서비스 배급)가 지난 20일 도산대로에서 결혼식장씬 촬영을 마지막으로 크랭크업했다.이 날 촬영은 효진(신은경)의 가장 절친한 친구인 준(공형진)이 결혼식이 끝난 뒤 신혼여행을 떠나면서 효진에게 줘서는 안될 선물(?)을 건네주는 장면. 만약 서른이 넘어도 효진이 결혼을 하지 못하면 책임지겠다고 말하던 준이 자신이 먼저 결혼함으로서 혼자 남게 된 효진을 애틋하게 바라보면서도 신혼여행을 앞두고 설레이는 마음을 어찌할 줄 모르는 그야말로 만감이 교차하는 씬이다.전세계적으로 한국과 일본에만 존재한다는 결혼정보회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화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쿼 줘>는 신기에 가까운 눈썰미로 커플 연결 95%의 성공률을 자랑하는 초강력 커플 매니저 효진과 8(재미있음):2(호감)의 미소를 가진 댄디한 매력남 현수의 좌충우돌 러브스토리를 다룬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 시켜줘> 크랭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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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구하는 소명이 수많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핑계이듯, 폐쇄 위기에 처한 서클을 살려내는 사명은 많은 일본만화에 떨어진 특명이다. <비밀의 화원> <아드레날린 드라이브>로 알려진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워터보이즈>는 한 남자고등학교 수영부의 허우적대는 운명에 구명대를 던진다. 해체 위협에 직면한 수영부는 미모의 코치를 새로 맞아 들뜨지만 그녀가 수중발레 전공자인데다가 유부녀라는 비보(?)는 그나마 몰려든 학생들을 쫓아버리고 우물쭈물 남아 수중발레팀을 결성한 다섯 소년은 엉망진창인 기량에 코치의 임신까지 겹쳐 울상이 된다. 이들의 구세주는 동네 수족관의 돌고래 조련사. 기상천외한 훈련 풍경이 매스컴을 타면서 ‘워터보이즈’는 난생 처음 친구들의 존경과 관심을 모으고 선수도 28명으로 늘어나지만 대망의 쇼타임인 축제 하루 전날 발생한 화재는 학교 수영장 물을 동나게 한다. 과연 이들은 풀장 맨바닥에 헤딩을 할 것인가, 아니면 자부심으로 빛나는 스펙터클
해외신작 <워터보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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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쥑이라. 마 빨리 끝내거래이.” <男子 태어나다>의 막바지 촬영이 한창인 경남 통영의 충무체육관은 300여명의 엑스트라들이 뿜어내는 환호와 열기로 가득 차 마치 실제 권투경기를 방불케 한다. 오늘 촬영분은 대성(정준)이 아마추어복싱 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난적을 만나 고군분투하는 장면이다. 아침부터 저녁 8시를 넘겨 촬영이 끝날 때까지 3대의 카메라는 쉬지 않고 배우들이 흘리는 땀방울과 거친 숨소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링 안팎을 종횡무진 누비며 바삐 돌아갔다. 처음엔 엑스트라들의 농담에 장단도 맞춰가며 여유있게 연기하던 정준은 시간이 흐를수록 지친 듯 보였지만 끝까지 대성의 투혼을 글러브에 실어 날려보냈다. 실제로 영화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권투장면을 위해 배우들은 전직 세계챔피언인 홍수환에게 3개월간 훈련을 받기도 했는데 고된 훈련 덕분에 오히려 실전이 더 쉽다고 말할 정도였다.지도에조차 나오지 않는 작은 섬 ‘마이도’는 섬 역사상 대학 졸업자가 한명도 없는 마을이다.
<男子 태어나다>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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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요청(Request)>으로 올해 칸영화제에서 세계 영화학교 학생들이 실력을 겨루는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초청된 박진오(32) 감독과 탤런트 송채환(34)씨 부부가 20일(현지 시간) 오후 칸 해변에서 열린 `한국영화의 밤'을 나란히 찾아 부부애를 과시했다. 특히 박진오 감독의 친형인 박진표(36) 감독의 영화 <죽어도 좋아>가 `비평가 주간'에 초청돼 형제가 나란히 칸에 진출하는 겹경사를 맞았다.24일 공식 상영될 12분짜리 단편 <요청>은 여덟살난 어린 소년이 어머니가 죽자 어머니의 시체를 닦는 모습을 지켜보겠다고 `자청'하면서 겪는 충격과 희망을 그린 작품. 박감독은 "겉으로 드러나는 정체성과 문화적 차이를 넘어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본질적인 것을 추구하고 싶었다"면서 "희망과 회복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요청>은 현재 뉴욕대 영화과 대학원 3학년에 재학중인 박감독이 2학년 1학기때 완성한 작품. 그는 1학년 때 만든 6
박진오, 송채환 부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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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6시30분 올라탔던 그 작은 버스가 혹시 타임머신이었던가? 이른 새벽 서울에서 출발한 버스가 몇 시간 뒤 취재진을 내려놓은 공터는 1900년대 초반의 어느 시골마을이었다. 초가지붕 아래 삼삼오오 모여 있는 집들, ‘음매∼음매’ 댕기머리 소년소녀들이 나뭇가지로 등을 간질 때마다 들려오는 소 울음소리, 비단옷을 입고 배트를 잡고, 상투를 틀고 한복 입은 양반의 발에는 신식 구두가 빛나는가 하면 세일러복으로 차려입은 신여성이 선교사와 영어로 대화하는 낯선 풍경. 모든 것이 뒤섞인 채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이곳은 100년 전 대한민국 최초의 야구단 이야기, <YMCA야구단>의 촬영지인 안동 하회마을이다.야구에 ‘야’자도 모르던, 아니 ‘뻬쓰볼’의 ‘뻬’자도 모르던 다양한 출신성분의 선수들을 모아놓은 신여성 민정림(김혜수)이 선교사 질레트의 도움을 받아 야구를 가르치는 현장. 룰을 모르는 선수들은 1루가 아닌 3루로 바로 뛰어가기도 하고, 잡히기 싫어서 나무로 냅다 기어오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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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빛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화면을 압도하는 두 배우 최민수, 조재현이 한 영화에 함께 출연해 화제가 된 무협액션블록버스터 <청풍명월>이 드디어 지난 18일 강원도 속초의 하조대 해수욕장에서 크랭크 인했다. <청풍명월>은 인조반정이라는 혼돈의 시대, 불운한 역사 속에서 서로를 향해 검을 들 수밖에 없었던 비운의 두 검객이야기. 인조반정이 있은 지 5년 뒤 혁명의 주모자들이 하나씩 살해되고, 이 연쇄살인사건을 수습하는데 호위청 제일의 무장 윤규엽이 임명되며 사건이 전개된다.누구도 감히 대적하지 못하는 천하제일의 검객으로 왕을 호위하는 규엽 역에 '조재현', 규엽을 누른 유일한 검객이며 가장 친한 친구였으나 혁명의 아수라장 속에서 규엽과 검을 겨눌 수밖에 없게된 지환 역의 '최민수'라는 당대 카리스마의 대명사로 손꼽히는 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청풍명월>은 작년 최고의 히트작 두 편인 <신라의 달밤>과 <친구>에서 주목받은 이종수, 김보
최민수, 조재현 주연의 <청풍명월> 크랭크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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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의 <소림축구> 개봉을 앞두고 ‘흥행보다는 재밌게 봐주길 바란다’는 겸손한 소감을 밝혔던 주성치가 개봉 사흘간 서울 7만 8천명, 전국 24만 명(금,토,일) 흥행 스코어를 전해듣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고 수입사측이 밝혔다. 흥행소식에 고무된 주성치 측에서는 조만간 다시 한 번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알려와 이번 <소림축구>에 대한 그의 애정이 얼마나 각별한지를 가늠케 하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개막이 눈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흥행몰이를 시작한 <소림축구>의 최종 스코어와 홍콩 영화계의 대사형 ‘주성치’의 국내 행보가 기대된다.홍콩 현지 개봉 당시에만해도 주성치의 <소림축구>가 성룡의 <폴리스 스토리4>의 흥행기록을 깰 것이라 짐작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나 홍콩금장상 7개부분을 휩쓸며 비평과 관객 양쪽에서 좋은 평가를 얻은 주성치의 <소림축구>는 이번에는 드디어 한국에서도 그 의미를 인정받는 듯 하다.지금까지
<소림축구>, 주성치의 국내개봉작 중 하루만에 최고기록 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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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의 세번째 영화 <오아시스>는 멜로물이다. 하지만 또 한편의 '선남선녀의 사랑'은 아니다. 뺑소니사고로 투옥됐던 종두(설경구)는 가족들로부터도 차갑게 외면당하는 사회부적응자다. 사고로 죽은 피해자의 집을 찾았을 때, 그는 낡고 좁은 아파트에 홀로 남겨져 제대로 몸도 못 움직이는 중증 뇌성마비 장애아 공주(문소리)를 만난다. 종두와 공주는 사랑하게 되지만 남들은 `사랑'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편집자 지난 19일 새벽 서울 청계고가도로. 이창동 감독이 최근 출범한 서울영상위의 노력으로, ‘한국영화사상 최초로’ 서울시와 서울경찰청의 허가를 얻어 <오아시스>를 촬영하는 현장이다. “거기 마이크 잡혀, 다 앉아!.” 촬영현장에서 소리 한번 지르지 않기로 이름난 이 감독이지만, 이날 만큼은 메가폰까지 동원하고 몇차례씩 소리를 높였다. 허가받은 시간은 새벽 3시~아침 9시. 캄캄하거나 해가 어슴프레 뜰 무렵의 장면만 쓸 작정인 이 감독으로선 불과 2시간 만에 6
<오아시스> 촬영현장에 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