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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는듯 마는듯 날씨가 구물구물하다. 영국령 시절 한때 영화를 자랑하던 홍콩 시내의 경찰 기숙사 건물은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통틀어 1~2 가구 밖에 살지 않는 건물 밖 커다란 카메라 크레인이 3층에서 밑으로 쭉 내려오자 커다란 방부제 쓰레기꾸러미를 든 한 남자가 나타난다. 중국 본토에선 의사였지만 홍콩에 건너와 극빈층으로 전락한 파이 역을 맡은 리밍(여명)이다. 지난 23일 홍콩의 할리우드 거리에선 홍콩 감독 첸커신의 단편영화 <과년회가(過年回家)>의 막바지 촬영이 한창이었다. 이 영화는 <반칙왕>의 김지운 감독과 <잔다라>의 타이 논지 니미부트르 감독, <첨밀밀>의 첸 감독 등이 인간의 `두려움'을 공동 주제로 만드는 미스테리 옴니버스 영화 <쓰리(Three)> 가운데 한 편이다. 아시아에서 만들어진 최초의 공동영화로 기록될 이 작품에 대한 기대 때문인지 3개국에서 100여명의 취재진이 모여들었다. 이미 촬영을 마치고 주연
`인간의 두려움` 3국 3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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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절 워싱턴 & 할 베리 상 생긴 이래 처음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을 모두 흑인 배우가 차지했다. 특히 여우주연상을 흑인 배우가 받은 건 아카데미상 74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24일 저녁(현지 시각) 미 로스앤젤레스 코닥극장에서 열린 오스카상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은 할 베리에게, 남우주연상은 덴젤 워싱턴에게 돌아갔다. 흑인 배우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건 지난 1964년 시드니 포이티어가 수상한 이래 38년만의 일이다. 할 베리는 <몬스터스 볼>에서 남편이 사형당한 뒤 사고로 아들까지 잃어버리는 여성 역을 맡아 열연했고, 덴젤 워싱턴은 <트레이닝 데이>에서 부패한 경찰 역을 연기했다. 할 베리는 수상 연설을 통해 “이 시간은 앞서간 많은 이들을 위한 순간”이라며, “비비카 박스 등 많은 유색 여배우들이 열고자 했던 그 문이 이제야 열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함께 했던 동료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이 무서운 세계에서 저를 도와주신 것
아카데미 남.녀주연상 모두 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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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은 폼나라고 하는 게 아니다”한때 마당극을 무대에 올렸던 임인애(44) 감독은 89년부터 노동현장에서 붙박이로 지내왔다. 일터, 노동자문예창작단 등을 거치면서 파업지원 공연을 주로 해왔으며, 카메라를 들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 주로 노동조합 교육용 비디오, 방송용 시사물 제작 등을 맡아왔다. 임 감독과 함께 공동연출한 서은주(30) 감독은 <밥·꽃·양>과 소재가 동일한 <평행선>을 만들었던 다큐멘터리 작가. <밥·꽃·양>은 98년 울산 현장에서 따로 카메라를 들고 있었던 두 사람과 홍은영 조감독, 이렇게 세 사람이 모여 만든 라넷(LARNET: Labor Reporter’s Network)의 첫결과물이다.-<밥·꽃·양> 사태를 겪으면서 잃은 것과 얻은 것이 있다면.=(임인애) 고통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그게 뭔지 경험하게 해주는구나 싶었다. 물론 밥 짓다 정리해고에 내몰린 여자의 고통보다 카메라 들다 검열 요구를 받은 여자
<밥·꽃·양> 감독 임인애, 서은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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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울산인권영화제 사전검열논란으로 상영거부한, 다큐멘터리 <밥·꽃·양> 3월30일 이대에서 상영 불순한 의도인가, 아니면 단순한 오해인가. 지난해 9월, 울산인권영화제(인권영화제와는 무관)는 개막을 앞두고 검열 논란에 휩싸였다. “영화제 집행위원회가 일부 장면을 문제 삼아 사전검열을 시도했다”며, 한 다큐멘터리 제작팀이 상영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 논란의 시작이었다. 문제를 제기한 <밥·꽃·양>의 제작사 라넷은 9월7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제2회 울산인권영화제 상영을 거부합니다’라는 긴 글을 통해 “출처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어떤 문제제기가 들어왔다”는 이유만으로 “작품 상영결정에 대한 논의가 한달이나 지난 시점에 와서 다시 고려해보고 상영해야 한다는 (영화제 집행위의) 발상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에 영화제쪽은 “<밥·꽃·양>은 상영이 결정된 작품이 아니며” 또한 “(해당 작품에 대해) 사전검열을 진
이 땅에서, 가난한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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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10초 삭제한 18세 관람가 등급 결정된 뒤, 등급위원장 은퇴로 추가삭제 의견 대두지난 3월 초 4년 반 동안 영국영화등급위원회(BBFC)의 위원장 자리를 맡아온 안드레아스 위탬 스미스(Andreas Wittam Smith)가 은퇴한 뒤 현재 위원장자리가 공석으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프랑스영화 <강간해줘>에 대한 등급을 둘러싸고 논란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 <강간해줘>는 작년 3월 여러 논란을 거치며 10초 정도 분량의 한컷을 삭제하고 18세 관람가 등급을 받는 것으로 결론지어졌었다. 그런데 최근 5월에 있을 이 영화의 개봉과 스미스의 은퇴를 계기로 이 영화를 개봉하기 위해서는 좀더 많은 컷을 잘라내야 한다는 의견이 다시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 논란은 스미스 이후의 BBFC의 등급심의 방향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와 관련해 관심을 끌고 있다.영국 언론에서는 스미스가 BBFC의 위원장을 맡아온 지난 4년간을 지금까지의 어느 때보다 영화등급심의에 있어서 리버럴
[런던리포트]<강간해줘> 등급논란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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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잃은 인간의 아이를 발견해 인간부족에 돌려보내는 세 빙하동물의 이야기를 그린 20세기폭스의 3D 애니메이션 <아이스 에이지>가 개봉 첫주말 4780만달러를 기록하며 미국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몬스터 주식회사>(6260만달러), <토이 스토리2>(5740만달러)에 이어 애니메이션의 개봉주말 흥행기록 3위에 해당하는 수치며 <슈렉>을 포함한 비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는 최고 기록이다.
<아이스 에이지> 1위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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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아이디어와 자금난으로 슬럼프, 일부 배우ㆍ스탭들은 고수익 누려지난해 여름 작가들과 배우들의 파업 조짐으로 몸살을 앓았던 할리우드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배우들의 파업선포로 무리하게 제작진행된 작품들이 예견된 실패로 치닫고 있고, 당시 페이스를 잃은 제작현장도 쉽사리 활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버라이어티> 최근호는 지난해의 파업소동이 할리우드에 남긴 것들을 정리하고 분석하는 기사를 실었다.파업의 가장 부정적이고도 강력한 여파라면, 파업에 대한 위기감이 스튜디오의 판단기준을 흐려놓은 일일 것이다. 대부분의 스튜디오는 이때 부족한 시간을 초과예산으로 충당하려는 무리수를 두었다. 스튜디오의 제작 스케줄에 비상이 걸린 것은 미국배우조합이 광고주들과 불화를 빚은 2000년 하반기, 배우조합원들이 2001년 여름으로 예정된 스튜디오와의 재계약에도 불응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해지면서다. 스튜디오는 배우들이 파업에 돌입하기 전에 모든 작품을 재빨리 제작완성해
할리우드 파업 후유증, 1∼2년 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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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조직을 접수한 깡패 형제가 노련한 룸살롱 마담을 적수로 만나 겪는 곡절을 그린 영화 <패밀리>가 3월19일 오후 2시 인천 자유공원 비둘기광장에서 제작발표회를 시작으로 촬영에 돌입했다. 황신혜, 윤다훈, 김민종, 황인영, 이동건, 이경영이 출연하는 <패밀리>는 배우마을이 제작하는 첫번째 영화다. 사진 정진환
이것이 진짜 `가족영화`? <패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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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네 엄마도 마찬가지야> 개봉, 아시아·라틴아메리카 영화들 상승세 기대강제규 감독의 <쉬리>가 미국 개봉을 시작했을 때 나 <뉴욕타임스>가 연예면의 커버스토리를 할애해가면서 관심을 기울였던 이유는 이 영화가 명백히 할리우드 주류영화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외국영화=예술영화’라는 등식이 자연스럽게 성립해 있는 이곳에서, 영화로는 불모지로 알려져왔고 늘 정치적인 이슈로만 언론을 장식했던 한국이라는 곳에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다름없는 액션과 로맨스가 있는 첨단의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이곳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이다. 3월10일자 연예면 캘린더의 커버스토리는 <쉬리> 외에도 그동안 가난이나 정치적인 시련을 겪은 제3세계 국가들이 자신들의 정치·사회적인 이슈에서 벗어나 섹시하면서도 쿨한, 그래서 할리우드영화와 어깨를 겨룰 만한 영화들을 만들고 있음에 주목했다.이 기사는 15일 미국 개봉을 앞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새 영
[LA리포트]낯선 영화들의 섹시한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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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뎁이 <피터 팬>의 작가 제임스 M. 배리 이야기를 담은 신작에서 제임스 M. 배리로 분한다. 1800년대 런던에서 아버지 없는 이웃의 네 아이와 어울리며 <피터 팬>을 썼던 배리의 실제 경험을 그릴 이 영화는 <몬스터즈 볼>의 마크 포스터가 감독하며 올 여름 런던에 세워질 네버랜드 세트에서 촬영된다.
조니 뎁, <피터 팬> 작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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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국제영화제가 2001년을 마지막으로 20년간 수행하던 베를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직을 사임한 모리츠 드 하델른을 알베르토 바르베라 집행위원장의 후임자로 선임했다. 이같은 베니스의 결정은 개막을 불과 5개월 앞둔 상황에서 풍부한 경험의 소유자를 선임하는 것이 최선책이라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베니스영화제 최초의 외국인 집행위원장이 될 모리츠 드 하델른은 영국에서 출생했고 유창한 이탈리어 실력을 갖고 있다.
데 하델른 베를린에서 베니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