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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싱글? No, 쿨한 싱글!
섹스를 제대로 알게 되서 쿨해지는 걸까, 쿨해서 섹스를 잘하는 걸까
여성의 섹스에 대한 온전한 성찰은 5년 전 <처녀들의 저녁식사>에서 처음 제기됐고, 할 만한 말을 죄다 해버렸다. 이 기념비적 작품에서 연(진희경)은 가장 ‘쿨’하지 못한 캐릭터여서 가장 현실적인 인물로 받아들여졌다. 연은 섹스를 사랑과 분리하지 않으며 당연히 결혼과도 떼어놓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작 그가 섹스를 할 때면 불감증이다 못해 고통스러워한다. 그랬던 그가 비로소 오르가슴에 오른 순간은 그의 꿈이었던 ‘가야금 연주론’(남자를 가야금처럼 눕혀놓고 애무와 삽입의 타이밍과 방식을 주도적으로 펼치는 것)을 실행할 때였으며, 그 시기는 결혼을 전제로 집착했던 남자(조재현)와의 관계에서 ‘쿨’해졌을 때다. <밀애>의 미흔은 쿨해지면서 섹스를 즐기게 된 연의 경우와 반대다. 미흔은 윗집 남자에게 어떤 매력을 느꼈다는 아무런 신호도 주지 않은 채 그가 제안한
바람난 여자들이 온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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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 병든 게 변명이 되니?
나는 이 여자가 싫다 -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의 주일매
박은주/ <한국일보> 기자
(얼굴 모자이크 처리, 음성 변조) “처음엔 그 여자가 저를 사랑해서 결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체육관에서 결혼한다는 게 제 스타일에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참았죠. 그런데 그 여자, 죽을 병에 걸리고도 아무 말도 없이 저랑 결혼을 하려고 했다니 말이 됩니까? 부모님은 그날 충격을 받고 아직도 매일 아침 공복에 우황청심원을 두알씩 복용하고 계십니다. 이거 결혼사기 아닙니까?”
“일매는 지가 지키겠심더.” 여자친구에게 손끝 하나 안 대는 것을 사랑이라고 믿는 손태일(차태현)이나, “니만 믿는다”는 선생 영달(유동근)에게 ‘진정한 사랑이란 육체와 정신의 합일점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설교하거나 ‘가부장적 틀을 온존시키려는 구시대적 인물’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일종의 낭비다. 이른바 ‘대박’영화, 혹은 멜로영화에서 제대로 여성성
바람난 여자들이 온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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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속물기지배, 꼭 끌어안아주고 싶은
나는 이 여자가 좋다 - <고양이를 부탁해>의 혜주
김은형/ <한겨레> 기자
그녀는(솔직히 그년은) 밥맛이다. 약속에 늦은 주제에 미안하단 말 한마디 없이 다짜고짜 “너 이거 집에서 한 거지?” D.I.Y. 방식으로 공들여 물들인 머리꼭지에 재를 뿌리고, 보태주는 것도 없으면서 “유학은 아무나 가니? 돈이 있어야 가지” 염장을 지른다. 게다가 또래의 회사 동료들에게는 만날 튕기면서 상사에게 생글거리는 꼴이라니….
뒷담화는 지금도 나의 특장이기는 하지만 스무살 무렵 혜주를 만났다면 나는 허구한 날 다른 친구들이나 회사 동료들과 모여 혜주의 ‘뒷담화’를 ‘깠을’ 거다. “쟤 진짜 재수없지 않냐?” “그렇게 잘나서 얼마나 잘되나 보자.” 그러고는 혜주에게 밀리지 않으려고 나 또한 ‘티나지 않게’ 개발에 땀나듯 종종거리고 살았겠지.
그러나 서른살 무렵 우리는 ‘본의 아니게’ 친구가 되어 있었을 것이다. “고부가가치 인생
바람난 여자들이 온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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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7월20일 23시30분.
그날, 그 시각, 그는 우리의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 있는 진정한 용이 되었다. 5년 뒤 미리 찍어둔 격투장면을 활용한 <사망유희>가 나왔고, 미망인 린다 리가 쓴 <Bruce Lee, the man only I knew>를 기초로 전기영화 <드래곤>(감독 롭 코언, 출연 제이슨 스콧 리)이 만들어졌다. 기묘한 괴조음을 내던 이소룡의 모습이 그대로 뇌리 속에 남아 있는 동안, 30년이 흘렀다. 이제 할리우드에서는 성룡과 이연걸이 활약하고 있고, 액션영화는 홍콩 출신 무술감독들이 만들어낸 마셜 아트가 휩쓸고 있다. 과거 이소룡이 염원했던, 첫발을 내디뎠지만 돌연한 죽음으로 무너졌던 꿈은 마침내 이루어진 것이다.
중국 무술의 위대한 계승자, 가장 위대한 중국인
이소룡이 영화와 무술에 끼친 영향은 실로 막대하다. ‘이소룡은 기준을 세워놓았다. 이소룡이 마셜 아트에 끼친 공헌은 로큰롤에서 엘비스, 농구에서 마이클
사망 30주년, 이소룡 다시 보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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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권도에는 동양의 철학과 사상이 담겨 있다
하지만 절권도가 단지 실용적인 무술만으로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절권도가 특공 무술과 다른 것은, 그 안에 동양의 철학과 사상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미국인에게 쿵후를 가르치던 이소룡은 자신의 무술이 동양 문화의 일부이며, 정신적인 고양을 꾀해야 함을 깨달았다. 그것은 민족적 자긍심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소룡 이전까지 중국인, 동양인의 캐릭터는 요리사나 철도노동자에 불과했다. ‘개와 중국인은 출입금지’라는 표식이 곳곳에 걸려 있을 정도였다. 이소룡은 인종차별의 중심지에서, 자신의 육체를 이용하여 동양인의 스테레오 타입을 깨부쉈다.
배우가 된 것 역시 같은 이유였다. ‘나는 첫째로 무도가이고 싶고, 둘째로 배우이고 싶다’라고 말한 이소룡은 할리우드 진출을 꾀했다. 무술 시범을 통하여 할리우드 인사들과 가까워진 이소룡은 <배트맨> 시리즈의 프로듀서였던 윌리엄 도저를 만나게 되고, <그린 호네트>에 출연한다. 카
사망 30주년, 이소룡 다시 보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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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 25명에게 듣는다.내 영화인생 최고의 순간들(The Best Moment‥)“마음 같아선 계속 찍고 싶었다. 하지만 영화는 끝이 있어야 했고 결국 칸영화제에 맞춰 촬영을 끝냈다.” <화양연화>의 DVD에 들어 있는 인터뷰에서 왕가위는 이렇게 말했다. 이 말은 그가 <화양연화>를 어떻게 끝내야 할지 몰랐다는 뜻이 전혀 아니다. 왕가위는 “영화를 찍고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덧붙인다. 살면서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을 어떻게 쉽게 포기할 수 있겠는가? 그는 사라진 사람들, 잃어버린 시간들, 잊었던 감정들이 탄생하는 그곳을 영영 떠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막 해가 떠서 대지의 이슬이 상쾌하게 느껴지던 어느 날 아침, 지평선이 펼쳐진 초원에 100명이 넘는 스탭과 연기자들이 촬영 준비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린 시절 꿈이 이뤄지고 있는 걸 실감했다.” 중국에서 <무사>를 찍고 있을 때 김성수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사막의 뜨거운 모래바람과 살을
내 영화인생 최고의 순간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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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명/ 명필름 대표움직이는 차를 몸으로 막으며 프로듀서의 삶 시작할 때93년 초여름, 잠실 롯데월드 앞 광장. 밤늦은 시각, 김의석 감독의 두 번째 영화 <그여자, 그남자>의 마지막신 촬영이 한창이었다.그 여자, 강수연과 그 남자, 이경영이 서로를 찾아 서울 도심을 헤매다가 그 광장에서 드디어 만나게 되는 내용이었다. 그 광장엔 반드시 꼭 있어야 할 것이 있었으니 요즘 흔히 보게 되는 ‘영상이동차량’이 그것이었다.그런데, 이 힘겹게 빌려놓은(아마도 당시 최초이자, 유일하게 시험운영되던 차량으로 기억된다) 영상차량에 문제가 생겼던 것이다. 애초의 약속시간을 어겼다며 운전기사와 시스템 운영자가 막무가내로 그냥 가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것이었다. 앞의 진행이 좀 늦어져서 벌어진 일이기도 했으나, 실은 사용료를 더 벌어보겠다는 심산이었을 터. 이미, 30m 높이의 대형 조명크레인과 대형 촬영용크레인이 와 있고, 수십명의 보조출연자가 대기하고 있었으며, 건너편 아파트 주민들은
내 영화인생 최고의 순간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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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승/ 영화감독유영길 감독님이 카메라 뷰파인더 보여줬을 때유영길 촬영감독님을 <네온 속으로 노을지다>라는 영화에서 만났다. 조감독으로서 선망의 마음을 품고 있던 나는 촬영현장에서 유 감독님에게 잘 보이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던지. 하지만 평소 농담 같은 건 일절 기대할 수 없는 무뚝뚝함과 차돌 같은 작은 체구에 날카로운 눈매가 만들어내는 범상치 않은 카리스마는, 비록 데뷔를 눈앞에 둔 조감독이라고는 하지만 식당에서 가끔 겸상을 하는 것조차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촬영현장이 늘 그렇듯 영화가 만들어지면서, 잘 보이기는커녕 거듭되는 실수에 유 감독님의 직격탄도 몇번 맞았고, 이러다가는 감독돼서도 유 감독님과는 일 절대 못한다 싶어 몸사리고 일할 즈음 그분께서 주신 선물 하나가 기억이 난다. 어느 현장에서, 트라이 포트에 세워진 카메라의 뷰파인더를, 지나가던 촬영부 서드가 멋모르고 들여다봤다가 모모 촬영감독에게 개맞듯 맞고 쫓겨났다는 전설이 면면히 흐르던 시절, 마음 약한 신인감
내 영화인생 최고의 순간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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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뒤에 이런 일이!!영화계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일 중에 뉴스 가치를 따져서 보도하다보면, 체 밑으로 쏙 빠져나가는 소식들이 있다. 중요한 일은 아니지만 기자들끼리 내막을 읽으며 쿡쿡거리다 한곁으로 치워둔 사건파일들을 여기 모았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모두가 사실이다. 영화계 또한 세상이 늘 그렇듯이, 요지경 속이다.01 영화평론가, 영화만 평론하나?아니다. 가끔 극장비평도 한다. <시카고 선타임스>의 유명한 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와 리처드 로퍼는 지난해 6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쇼웨스트 행사에서 미국 멀티플렉스 극장들을 ‘특별비평’했다. 멀티플렉스에서 만날 수 있는 온갖 다양한 토픽을 가지고 최고의 평론가들이 농담처럼 씹어댄 극장문화의 진담 평론. 그중 일부를 간추려 소개한다.“사람 방광이 라지 사이즈 콜라보다 작은 거 아세요?” “그거 다 마시는 사람도 없어요.” “당연하죠. 빨대가 짧아서 바닥에 안 닿거든요.”에버트의 불평은 이어졌다. 빨대는 더 길어져야 하
세계 영화계의 황당한 사건파일 넘버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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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러셀 크로식 <글래디에이터>는 가짜다!지난 2월, 리들리 스콧의 <글래디에이터>가 역사적 사실과 상당부분 다르다는 것이 밝혀졌다. 핵심은 검투사의 사회적 지위와 삶. 여기서는 영화 속 검투사들과 실제 로마시대의 검투사들을 비교하면서 <글래디에이터>의 허구를 짚어보기로 한다.영화 속 검투사들: 온전한 의식주 생활이 불가능했고 노예와 다름없이 천대받았다. 주심도 없는 무법천지 경기장에 내몰려 피에 굶주린 관중 앞에서 끔찍하게 죽어갔다.실제 검투사들: 고도의 훈련을 거친, 일명 프로페셔널 파이터 클럽. 외부와 단절된 훈련캠프에서 들어가 최소 3년 이상 훈련받았다. 고품질 식단 및 당대 최고 유명의들이 담당하는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았고, 싸움에 유리한 건강과 근육질 몸매를 열심히 다졌다. 엄청난 비용은 스폰서가 지불했다. 싸움에서 이기면 상금의 일부를 자기 몫으로 챙겼다.경기 주심은 무기와 보호장비 고르는 것조차 간섭했고 경기를 공정히 진행했다. 사람들의
세계 영화계의 황당한 사건파일 넘버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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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들은 어떻게 세상으로 나오게 되었는가게이머 그리고 P세대에 대한 오해와 진실.개인주의 성향이 강해 보였던 젊은 세대가 갑자기 광장으로 쏟아져나오고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정치적 캠페인을 벌였다. 붉은 악마, 촛불시위, 대통령선거를 거치면서 나온 현상을 놓고 사람들은 ‘새로운 세대’가 나타났다고 입을 모았다. 해석과 분석, 이름붙이기가 쏟아져나왔다. 최근 한 광고회사가 발표한 ‘대한민국 변화의 태풍, P세대’란 보고서는 그 완결판처럼 보인다. 그런데 “월드컵 등 사회 전반에 걸친 적극적 참여(Participation) 속에 열정(Passion)을 바탕으로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고 있는(Paradigm-shifter) 젊은 층”이란 분석은 정말 옳은 것인가? 우리는 여전히 총체성 혹은 통일성이란 ‘신화’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닌가? ‘P세대는 네티즌이며 게이머이다’라는 그럴듯한 가정법을 가지고 게임평론가 박상우씨에게 게임이 어떻게 새로운 세대를 만드는지 살펴보는 에세이를 요청했
게임 그리고 새로운 세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