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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쉽다, 확 뒤틀린 분노를 바랐는데"미쟝센영화제 집행위원 다섯 감독이 보는 ‘오늘의 단편영화’ 칭찬 혹은 충고6월25일부터 30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제2회 미쟝센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展’은 단편영화를 장르별로 상영하고 시상한다는 기발한 발상의 행사다. 기존 독립·단편영화 진영에서 크게 고려하지 않았던 장르라는 틀을 가져옴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효과는 두 가지다. 장르에 대한 본원적인 고민을 불러일으키고, 또 이들 장르를 제멋대로 뒤틀고 분해 및 재조합해 새로운 영화를 상상해볼 수 있다는 점 말이다. 이 행사의 또 하나의 특징은 주류·상업영화계로 진출한 충무로 감독들이 후배 감독들에게 베푸는 일종의 잔치 성격이라는 것이다. 토털 헤어패션 브랜드 ‘미쟝센’의 후원 아래 집행위원 자격으로 참여한 이들 감독들은 출품된 영화를 뽑아 상영하고 시상하는 일까지 도맡게 된다. 장르별 영화제답게 감독들이 특정 장르의 예심, 본심, 수상작 선정을 전담하는 것. 지난해에 이어 올해
장편 감독들,단편영화를 말하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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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환 나도 실험성 있는 영화를 봤는데, <기억, 발꿈치를 들다>라고. 한 여자가 2차대전 중 한 일본 군인이 보낸 소포를 현재 시점에 받는 이야기인데, 월경이라는 것의 의미도 부각되고 해서 좀 어려운 단편이었지만 완성도나 이미지가 모두 좋았다. 그리고 <그의 진실이 전진한다>란 영화도 있는데, 아주 평범한 영화처럼 시작해서 갈수록 골때리는 상황에 빠진다.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내러티브 전개와 상상력을 갖춘 것 같다. 굉장한 반전도 있고.---봉준호 그걸 만든 감독이 <재능있는 소년 이준섭>으로 지난해 미쟝센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신재인 감독이다. 언제든 충무로에 나올 수 있는….---장준환 그런가? (흥행에) 망한 감독 입장에서 조금만 자제하시면 좋을 듯…. (모두 웃음) <난청지역>이란 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얘기 같기도 하다. 남편에게 폭력을 당한 어떤 여자가 자기 딸을 괴롭히는 남자애를 자기 집 방 안에다 감금하고 폭력
장편 감독들,단편영화를 말하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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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 ‘춤 좀 추는 몸매 좋은 CF모델’은 <엽기적인 그녀>를 거치며 이제 흔들림 없는 새 세대의 아이콘이 되었고, ‘마틸다를 닮았’던 단발머리 꼬마애는 이제 연간 50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걸어다니는 중소기업이 되었다. ‘전지현’은 한명의 배우나 모델이기 이전에 하나의 현상이다. 이는 3년 전 모든 남자들의 머리를 하얗고 노랗게 탈색시키고 우수에 찬 눈빛을 생산했던 ‘유지태 신드롬’과 같고도 또 다르다. 길 잃고 방황하던 청춘의 아이콘들은 밀레니엄과 월드컵이라는 건강한 여과지를 통과한 뒤 밝은 빛 속에 흡수되어버렸다. 81년생, 이제 겨우 23살의 대학생, 혹은 7년차 배우. 전지현의 안과 밖을 요모조모 뜯어본 뒤, 다양한 이미지와 산업적 현상을 경유해서, 마침내 본인의 직접가이드를 거쳐 탐험한 ‘전지현’이라는 신대륙. 그녀에 대한 세 가지 보고서.
Bio+Filmo
전지현
1981년 10월30일생
1997년 4월 패션지 <에꼴> 모델로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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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에 대한 3가지 보고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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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여자’라 좋다
사실, 전지현은 ‘나쁜 여자’다. 그는 지하철에서 남자친구 따귀를 척척 때리는 ‘엽기녀’(<엽기적인 그녀>)이자, 가지 말라며 건물 난간에 매달린 남자(정우성)를 향해 “흔들리지마, 내게 사랑은 없어”라고 단호하게 얼굴을 돌리는 ‘냉정녀’다(‘2% 부족할 때 옥상편’). 그리고 “사랑을 하면서 돈이 없다는 건 참 불쌍한 일”이라며 “라면만 먹고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건 사랑을 모르는 사람들의 말”이라고, “여자에겐 김중배의 다이아몬드 반지도 사랑이다”라고 말하는 ‘현실녀’(‘2% 부족할 때 자존심편’) 이다. 최근 20대 여성의 대표적인 성향들은 전지현을 통해 표현되면서 얄밉지 않고 솔직하게, 전세대에 어둡게 깔려져 있던 ‘착한 여자 콤플렉스’를 걷어낸다. <엽기적인 그녀>(후반의 신파에 대한 논란의 여지는 분명 있겠지만)가 제시한 전복적 여성캐릭터는 “전 아무것도 몰라요, 마음대로 하세요” 하던 수동적인 여성에 익숙해져 있던 한국 관객에
전지현에 대한 3가지 보고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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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의 어느 날 싸이더스HQ(당시 EBM) 정훈탁 대표는 강남의 어느 호텔 커피숍에서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의 맞은편에는 한 잡지를 통해 깊은 인상을 남겼던 묘한 매력의 소녀 대신 선머슴 같은 16살 여자아이가 어머니와 함께 앉아 있었던 것. 그 아이는 연예계 운운하는 정훈탁 이야기에는 별 관심이 없는 듯 몸을 배배 꼬며 고개를 푹 숙이고만 있었다. 바로 그 순간, 그의 질문에 “네?”라고 답하며 고개를 번뜩 쳐드는 소녀의 눈빛이 그의 뒤통수를 세게 후려쳤다. 그의 머릿속에는 <레옹>의 마틸다가 떠올랐다. 어린데도 성숙한 여인 같은 느낌이 있고, 소년의 분위기까지 풍기는 복잡한 매력이 매니저로서 정훈탁의 본능을 자극했다.
아무리 극적으로 묘사한다한들 전지현의 발탁 과정은 여느 틴에이저 스타의 그것과 크게 다를 게 없다. 그리고 겉으로만 본다면, 그 이후 얼마 동안에 벌어진 일 또한 ‘보통 10대 스타’의 정규 코스와 비슷하다. 1주일에 몇번씩 연기수업을 받으며 데
전지현에 대한 3가지 보고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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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의 몸엔 ‘자가온도조절장치’가 달려 있음이 분명하다. 의상을 갈아입고, 잠시 화장을 고치는 것뿐인데 그는 자신의 몸을 뜨거운 남미의 태양같이 데웠다가, 이내 알래스카의 공기처럼 서늘하게 식히고, 또다시 만물을 소생시킬 따듯한 대륙의 기운으로 바꿔버리곤 했다. 그러나 사진기 앞에서의 짧은 공연이 끝나고, 현실의 소파로 돌아왔을 때, 그는 차지도 덥지도 않은 공기를 일관되게 유지하며 오래 묵혀왔음직한 명석하고, 성숙하고, 솔직한 대답을 털어냈다. 전지현의 입을 통해 듣는 전지현, 그 10문10답.
01 그렇게 많은 사랑을 받고 살아도 심리적으로 힘들 때가 있겠죠? 일 하면서 너무 싫다, 힘들다, 괴롭다, 그런 걸 느낀 적은 솔직히 없어요. 스트레스 안 받고 일하는 건 복이죠. 힘들다고 느꼈다면, 아마 개인적인 이유일 거예요. 개인적으로… 저는 어느 순간부터 믿는다는 게 뭘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중학교 이후로부터, 그러니까 일 시작할 때부터 그런 게 점점 없어진 것 같아요.
전지현에 대한 3가지 보고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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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16인이 밝힌 '나를 매혹시킨 영화' 16편영화의 매혹은 때때로 너무 지나쳐 보는 이의 취향, 이데올로기, 노선, 철학을 보잘것없게 만들곤 한다. 스크린 위로 퍼지는 빛의 포자가 일단 뇌리에 진득이 달라붙기 시작하면 감성은 이성을 배반하고, 흥분은 지성을 지배하며, 쾌락은 도덕을 압도한다. 객관적으로야 대단할 게 없지만, 정말 사소한 이유 때문에 마력을 발휘하는, 이런 영화들은 이율배반의 긴장을 동반한다. ‘길티 플레저’(guilty pleasure, 죄책감을 동반한 즐거움)는 이런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일 터.영화가 뿜어내는 강렬한 섬광에 눈이 멀어버리는 건 감독들도 마찬가지다. 인간관계의 내밀한 구석을 추적하는 박기용 감독은 <돌아온 외팔이>의 왕우에게 홀딱 반했고, 코미디의 대가 장항준 감독은 영국서 날아온 삼류 멜로영화에 눈물을 쏟았다. 굵은 선의 남성영화가 트레이드 마크인 김성수 감독은 ‘호스티스영화’ <벌레먹은 장미>에 충격받았고, <색즉
고백할게.실은 나 이영화 좋아해,감독들의 커밍아웃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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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승 완 -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피도 눈물도 없이> 감독옛날 옛적 이 땅에 뮤턴트들이 살았나니?<변강쇠>1986 | 감독 엄종선 | 출연 이대근, 원미경<사망유희> 재개봉! 충청남도 온양에 있을 때 중학교 1학년이었으니 1986년이었을 것이다. 난 스크린에 부활한 이소룡을 보겠다는 마음으로 동시상영관 중앙극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같이 합기도장에 다니던 친구와 함께였는데, 우리가 당도했을 땐 동시상영작인 <변강쇠>의 프린트가 먼저 돌아가고 있던 차였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내 성적 판타지의 대리물은 학교 앞의 영화포스터만으로 충분했다. <어우동> <어울렁 더울렁> 등등. 가슴을 풀어헤친 포스터 속 여인네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등교하는 나를 그윽한 눈으로 맞아줬는데, 그래선지 굳이 에로영화를 봐야겠다는 마음은 좀처럼 일지 않았다. 그날 <변강쇠>를 굳이 봐야 했던 것도 어쩔 수 없는 선
고백할게.실은 나 이영화 좋아해,감독들의 커밍아웃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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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영 주 - <낮은 목소리> <밀애> 감독그녀들의 살아남기<노는 계집: 창>1997년 | 감독 임권택 | 출연 신은경결국 편견과 지레짐작이 우리를 오해하게 만든다. 언젠가 우디 앨런의 아름다운 뮤지컬영화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의 시사회에서 옆에 앉은 친구와 ‘우히히 우와와’를 연발하며 끝내 노래하고야마는 줄리아 로버츠를 경배하며 나오던 행복한 그 순간, “변… 영… 주… 감독님도 이런 영화 보러 다니세요?”라고 하던 어떤 남학생의 경우처럼 말이다. 도대체 <낮은 목소리> 삼부작을 만드는 사람은 여섯 살 때 오가와 신스케의 영화를 보고 주먹을 불끈 쥐며 자신의 진로를 결정했을 거란 말이냐? 누군가는 ‘어머나’ 하고 놀라지만 나와 친분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내가 당근(^^) <오스틴 파워>의 숭배자임을 의심치 않을 것이다. <스타워즈>의 새로운 시리즈에 실망하는 사람들에게 ‘신앙엔 의심이 없어야 한다
고백할게.실은 나 이영화 좋아해,감독들의 커밍아웃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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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진 - <간첩 리철진> <킬러들의 수다> 감독그 지독한 사랑의 라브레타<러브레터>Love Letter | 감독 이와이 순지 | 출연 나카야마 미호이런 고백은 정말 처음이다…. 아무도 모르게 흠모하고 있었던… 영화… 내가 이 영화를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다 말하면… 난 무슨 명분으로 다음 영화들을 만들 수 있을까? 내가 원하는 영화를 만들었다 말할 수 있을까?머릿속에 몇몇 영화가 맴돌았다. 어린 시절 눈물 흘리며 성당에서 봤던 <쿼바디스>를 쓰려다 ‘주님 어디로 가시나이까?’란 질문을 한 사람 이름이 안 떠올라 접었다. <인어공주>를 생각했다가 역시 세바스찬은 기억나는데 인어공주 볼에 아가미가 있었는지 없었는지조차 생각이 안 나 다시 접고 <박하사탕>을 쓰려니 권력에 기대보려는 수작 같아 다시 포기하고… 심지어는 <살인의 추억>이 떠올랐다가 아직 상영 중이라 막판 마케팅을 하려는 오해를 살 것 같아 맘속으
고백할게.실은 나 이영화 좋아해,감독들의 커밍아웃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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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영화제도 있구나감독 · 배우 7인과 함께 떠난 제 29회 시애틀국제영화제, 그 낯선 풍경의 매혹마이크로소프트와 보잉의 ‘사령부’가 둥지를 틀고 앉아 자그마한 자기 고장을 먹여살리고 나아가 미국 경제의 한 핵을 이루고 있는 도시. LA보다 하루 일당이 높고 LA보다 안전도의 체감지수가 비교할 수 없이 높아 풍요의 기운이 감싸고 도는 도시. 그런 시애틀은 미국적이면서 비미국적이다. 1990년대 초반 그런지록으로 세계의 불온한 젊은이들을 잠시나마 들뜨게 했던 얼터너티브록을 배출했고,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 대한 가장 격렬한 반대시위로 무소불위의 신자유주의를 타격했다. 10만명 이상의 서명으로 법안제출이 가능한 주민발의안(직접민주주의가 시행되고 있다니!)으로 몇년째 세금을 동결시켜 주예산을 부족하게 만들 정도로 결집된 민의를 과시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아메리칸 스타일의 커피를 강렬한 에스프레소로 무릎 끓게 만든 스타벅스와 시애틀베스트의 산실이란 점도 어쩐지 이 도시의
제29회 시애틀국제영화제,그 낯선 풍경의 매혹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