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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도 실패한다. <섹스 & 시티>의 화려한 여주인공들이 여자들의 섹스구루(도사) 역할을 하며 공감을 이끌어내는 대목은 바로 그것이다. 아름답고, 직업적 성공도 거머쥔 네 여인. 하지만 그들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이 바로 불발된 연애의 아픔이다. 미란다는 때로 “왜 우리는 남자 얘기밖에 하지 않는 거야!”라고 게거품을 물기도 하지만 걱정마시라. 그들에게 있어 연애는 한철이지만 우정이야말로 영원한 벗이니까. 남자들은 “바보같아”라고 비웃지만 “어제 그 대사 봤어? 딱 내 얘기야” 하는, 그 금성 여인들의 수다를 엿들어보자.
사만다: 남자에게 “당신을 증오해”라고 하면 사상 최고의 섹스를 하게 되지. 하지만 “당신을 사랑해”라고 하면 다시는 그의 얼굴을 보지 못하게 될 공산이 크다구.-캐리가 미스터 빅에게 사랑을 고백했다는 말을 듣고
샬롯: 내가 사귀는 남자에게 문제가 있어. 말하기 그런데… 그 사람 항상… 그걸… 만지는데….사만다: 쌍방울? 캐리가 말해줬어.캐리:
<섹스 & 시티>의 명대사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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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가 홍상수에 빠진 날
한 감독의 세 작품이 한 도시에서 동시에 개봉하는 건 희귀한 일이다. 파리의 홍상수가 그랬다. <돼지가 우물에 빠진날> <강원도의 힘> <오! 수정>이 지난 2월26일 한꺼번에 선보인 것이다. 게다가 이곳 매체들은 홍 감독을 거의 최상급 찬사로 소개하고 있다. 프랑스 평단은 이젠 꽤 두터워진 한국의 작가주의 감독 중에서도 유난히 홍상수에 대한 지극한 애정과 관심을 나타낸다. 파리의 성지혜 통신원이 그 편애의 이유를 따져보았다.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날> <강원도의 힘> <오! 수정> 세 작품이 동시에 지난 2월26일 파리에서 개봉했다. 이미 칸영화제나 파리영화제, 카이에 뒤 시네마 영화제 등을 통해 비평가나 시네필들에게 소개된 이 작품들은 그동안 비평계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개봉을 기다려왔는데 ASC라는 용기있는 배급사에 의해 마침내 파리의 3개관을 비롯해 지방 4
프랑스의 홍상수 편애 이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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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해한 인간본성을 관찰하다
프랑스 평단이 홍상수 감독을 발견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카이에 뒤 시네마> 편집장 샤를 테송을 통해 왜 프랑스 평단의 지지가 홍상수 감독으로 집중되는지에 대한 좀더 미학적인 답을 구할 수 있다. 테송은 서슴없이 홍상수 감독을 최근 등장한 감독 중 가장 중요한 감독의 하나로 꼽는다. 왜일까? 테송은 그 이유로 “홍상수는 유니크하다”고 말한다. 한국영화에서도, 아시아의 거장감독의 영화들과 비교해도 나아가 전세계의 다른 주요 감독들의 영화와 비교해도 홍상수의 영화는 유니크하다는 것이다. 테송은 99년 <카이에 뒤 시네마>에 기고한 <돼지…>에 대한 평에서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주목을 끄는 것은 점차 이미지와 스타일을 믿는(즉 기타노 다케시나 왕가위 하면 바로 그들만의 스타일이 떠올려지는 것과 같은) 아시아영화들의 경향에 정반대되게 거의 곤충학자에 가까운 태도로 인간의 행동을 관찰해 인간 본성의 모호함과 불투명함을
프랑스의 홍상수 편애 이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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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과 지성의 연금술<르몽드> 2003년 2월26일 게재된 비평 요약문
마침내 홍상수의 세편의 영화가 안목있는 작은 배급회사인 ASC 덕택에 극장에 소개되었다. 그들이 선택한 작가는 지금부터 반드시 주목을 해야 할 감독이다. 단지 또 하나의 걸출한 세계적인 감독이 될 아시아 대륙의 새로운 재능으로서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드물게 나타나는 귀한, 까다로운, 정확한 또 그러면서 동시에 놀라울 정도로 대담한 예술가이기 때문이다. 그는 표현을 위한 장치들을 사색의 도구로 변환시키는 능력을 지녔고 그러면서 또 오늘날의 애정과 섹스생활에 대한 냉철한, 또 가끔은 씁쓸하고 비관적인 초상을 그려낸다. 이것은 서울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이 세 영화에서 표현된 세계보다 더 보편적이고 더 직접적이고 그러니까 더 가깝게 느껴지는 세계는 없을 것이다.
심리극을 넘어, 모더니티를 향해
세 영화는 각각 아주 조금씩 그들의 비밀을 드러낸다. 이는 느리게 진행되는 이야기 속에서 이뤄지는데 이야
프랑스의 홍상수 편애 이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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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 보이나요? 여전히 웃기고요? 그럼 됐군요."
부패 교사 ‘김봉두’가 온다. <신라의 달밤>으로 일약 코믹 캐릭터의 중심으로 도약한 차승원은 <라이터를 켜라>와 <광복절특사>에까지 그 이미지를 밀어붙였다. 차승원의 입장에서 보면 ‘삼부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그의 코믹한 캐릭터가 짙어질 것이라는 소문과 달리 <선생 김봉두>는 조심스럽게 전환을 모색하는 차승원의 행보가 보인다. 차승원은 결코 화려한 연기 인생을 살아온 노배우가 아니다. 약력을 펼쳐드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러나 흔치 않은 출구를 통해 배우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그가 살아온 ‘또 다른 나’, 영화 속 캐릭터를 따라가며 그를 물어본다.
“리딩할 때부터 열심이더니 차승원은 갈수록 에너지를 쏟아낸다. 처음 만난 날이었던가. 문어체 대사를 원래 싫어하니까 그냥 쉽게 입에서 나오는 대로 가도 좋다고 했더니 그는 자신도 그런 생각을 했다면서 시나리오를
차승원 스토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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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동은 내가 좋아하는 남성상”
차승원은 자신의 얼굴과 표정과 몸을 일그러뜨렸다. 그러면서 뒤집힘의 전략과 설정을 강화하고, 또 따라갔다. 차승원이 맡는 캐릭터에는 점점 더 인간적인 빈틈과 허술함이 불어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그가 시나리오에서 제일 첫 번째로 보는 점, “정말 있을 것 같은 사람”을 연기하기 위해서 더없이 필요한 것들이었다. “멜로라는 것이 어떻게 생각하면 단선이잖아요. 여자한테 너무너무 헌신적인 사랑을 하고, 누굴 사랑하고, 헤어지고, 그런다는 게… 좀. 다른 드라마에 그게 끼어 있으면 모를까, 처음부터 끝까지 멜로인 건 죽었다 깨어나도 못할 것 같아요. 안 하는 건 사실 저 반 남의 반 그런 거 같은데요. 내가 생각하는 멜로는 그런 게 아니니까. 아마 선생 김봉두가 결정타일 거예요. 아, 얘는 다시는 여자하고는 안 하겠구나….” (웃음) 이것이 바로 차승원이 생각하는 멜로드라마며, 그가 멜로드라마를 하지 않는 이유이다(물론 그 정의에 대해서는 오해의 여지가
차승원 스토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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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위에 쓴 다큐, 감독은 말했다데즈카 오사무에서 앨프리드 히치콕까지, 평전과 자서전으로 들여다본 거장 10인의 삶 혹은 고백“영화감독의 표현방식은 육체적으로 자신을 드러낼 필요가 없이, 자신의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어주는 등장인물의 뒤로 얌전히 숨을 수 있어서 좋다.” 장 르누아르의 이야기를 끄집어내지 않더라도 “감독은 영화로만 말한다”는 금언은 수많은 감독들과 시네필들이 되풀이해왔다. 물론이다. 감독의 진정한 무기가 입이나 펜이 아니라 빛에 의해 스크린에 뿌려지는 필름이라는 사실은 재론할 여지가 없다.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감독이 만들어낸 영상과 소리의 마법에 걸려본 사람이라면 분명 그렇게 느낄 것이다. 이 마법의 세계가 어떻게 창조됐는지, 마술이 스크린 뒤에서 어떻게 작동되는지를 알기 위해선 다른 매개가 필요하다. 감독을 다룬 소수의 다큐멘터리를 제외한다면, 이 신비로운 순간을 폭로하고 재연하는 매체는 책이다. 우리는 감독의 자서전, 혹은 평전을 통해 스크린 속 소우주를
48권의 책으로 읽는 감독의 길 -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한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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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사랑한 필름광 엿보기데이비드 로빈슨의 <채플린- 거장의 생애와 예술>광기가 천재의 천부능력에 대한 일종의 대가라면, 신은 찰리 채플린을 어여삐 여긴 게 틀림없다. 채플린에게 선사한 수많은 재능에 비해 절대자가 그에게서 요구한 것은 ‘고작’ 엄청난 창작욕과 지독한 완벽주의, 그리고 쉴 틈 없는 변덕의 소유자로 살아가는 것뿐이었다. 그 ‘재능의 대가’는 끝없는 재촬영, 자신과 스탭들에 대한 집착, 수많은 시행착오로 나타났지만.여기 하나의 사례가 있다. 1918년 초 채플린은 훗날 루이 델뤽이 “영화 사상 최초의 종합예술작품”이라 일컫는 <개의 생애>의 촬영을 시작했다. 이 영화는 자신이 소유한 스튜디오에서 처음 만들어지는 영화였기에 채플린의 의욕은 대단했다. 그런데 촬영을 시작한 지 몇주가 지나자 그는 갑자기 이야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주말을 지낸 뒤 월요일 스튜디오에 나온 채플린은 돌연 이제부터 <위글과 아글>이라는 듣도 보도 못
48권의 책으로 읽는 감독의 길 -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한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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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과 그의 수호천사들<감독의 길>구로사와 아키라의 감독 데뷔 시나리오는 번번이 검열관들에 의해 매장되었다. 그는 이제 단지 술마실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의 생각과 맞지 않는 시나리오를 써서 팔아치우는 자포자기의 삶을 연장하고 있었다. <스가타 산시로>라는 제목의 소설을 신문에서 발견하게 된 그 어느 날 전까지. 구로사와는 본능적으로 이 소설이 영화의 훌륭한 소재임을 느낀다. “이 책의 영화화 판권을 구입하십시오. 훌륭한 영화가 될 겁니다.” 도호 영화사의 기획담당 총책임자 모리타 노부요시를 찾아간 구로사와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확신했다. “좋아. 어디 한번 읽어볼까.” “아직 안 나왔어요. 저도 아직 못 읽었습니다. 괜찮을 겁니다. 이 책이 좋은 영화가 될 것을 장담합니다.” “좋아. 하지만 자네도 아직 읽지 않은 책을 자네가 좋게 말한다고 당장 나가 판권을 사올 수는 없지 않은가. 책이 나오면 자네가 읽어보고 정말 좋다면 그때 다시 오게. 그러면 내가 판권을
48권의 책으로 읽는 감독의 길 -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한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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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의 타협은 없다<나의 인생 나의 영화 장 르누아르>“영화란 것은 존재하지 않아.” 1925년의 한때, 장 르누아르는 매일 아침 되뇌었다. 영화를 잊기 위해! 1924년 그가 의욕적으로 만든 데뷔작 <물의 소녀>가 극장을 한곳도 잡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기 때문이다. 대단한 야심은 없었지만 이 영화가 그 정도로 형편없다고 생각지 않았던 르누아르는 좌절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에겐 예술가 이외의 자질, 특히 장사꾼의 능력은 없었다. 호구지책으로 마련한 그림가게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했을 정도다. 그의 아버지는 유명한 오귀스트 르누아르였는데도! 그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 먹고살기 위한 일을 할 것인가, 예술가의 길을 걸을 것인가. 이 갈등의 순간, 운명은 예술편이었다. 친구의 권유로 우연히 찾은 한 극장에서 그는 <물의 소녀> 중 일부가 피아노 연주와 함께 상영되는 광경을 봤다. 관객은 거대한 박수소리로 이 영화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냈다. “안 돼, 결
48권의 책으로 읽는 감독의 길 -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한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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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메의 모차르트, 혹은 사람의 아들<만화가의 길>분명히 세상에는 천재가 있다. 살리에리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따라잡을 수 없는 모차르트가 있다. 데즈카 오사무보다 뛰어난 만화를 그린 만화가는 시라토 산페이나 쓰게 요시하루 등등 많이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은 분명 데즈카의 작품들을 능가한다. 하지만 작품의 방대함과 그것이 만들어낸 세계 전체를 들여다보면, 데즈카에 필적할 인간은 없다. 세계를 창조한 신이라면 모를까. 그렇다. 데즈카 오사무는 일본 만화의 신이다. 단순한 치사가 아니다. 데즈카 오사무가 죽었을 때 ‘데즈카 선생은 외계인이다. 어딘가 우주 저편에서 지구로 와서 사명을 다하고 돌아간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데즈카 오사무는 전후 일본 만화의 부흥을 이끈 주역이며 세상의 모든 것을 만화로 만들어냈다.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불새>를 비롯하여 SF <메트로폴리스>와 <우주소년 아톰>, 의학물 <블랙 잭>,
48권의 책으로 읽는 감독의 길 -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한다.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