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언론의 유례없는 호평 세례가 쏟아진 대작 SF <듄: 파트2>가 2월28일에 한국 관객을 다시 우주적 스케일의 경이로운 세계관으로 초대할 예정이다. <듄: 파트2> 개봉을 앞두고 감독인 드니 빌뇌브와 배우 티모테 샬라메, 젠데이아, 오스틴 버틀러, 스텔란 스카르스가르드가 한국 땅을 밟았다. <듄: 파트2>팀은 공항에 발 디딘 순간부터 국내 팬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특히 티모테 샬라메의 일거수일투족이 연일 SNS에 업로드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21일 오후 2시 <듄: 파트2>팀의 내한 행사 중 하나로 여의도 콘래드호텔 그랜드홀에서 <듄: 파트2> 프레스 콘퍼런스가 열렸다. 수많은 기자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열린 프레스 콘퍼런스 현장 분위기를 전한다.
<듄: 파트2>팀은 공항에서부터 열렬히 환영해준 한국 팬에게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2019년에도 내한한 적 있는 티모테 샬라메는 자신을
[기획] “<듄> 세계관의 일부가 될 수 있어서 영광이다”, <듄: 파트2> 내한 프레스 콘퍼런스 현장에 가다
-
2022년, 쟁쟁한 배우들을 제치고 <엘비스>의 주연을 쟁취한 서른살의 오스틴 버틀러에 대해 세상은 궁금해했다. 2005년부터 여러 틴 시트콤에 출연한 그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등의 영화와 브로드웨이 무대를 오가며 탄탄한 경력을 쌓아왔다. <엘비스>로부터 2년 후, <듄: 파트2>의 빌런 페이드 로타 하코넨을 연기한 배우에 대해 긴 설명은 필요하지 않았다. 2023년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등 수많은 트로피를 휩쓸며 세간의 관심을 열광으로 바꿔낸 뒤였다. <듄: 파트2> 홍보를 위해 내한한 오스틴 버틀러를 만났다. 나긋하지만 막힘없는 그의 언어는 진중한 배려의 문법을 구사했다. “오스틴이 아직도 엘비스처럼 말한다”는 농담이 퍼질 정도로 배역에 몰두하는 성실함은 유명했지만, 이제 직업적 헌신과 일상의 균형을 말하는 그의 눈빛에서 원숙함마저 느껴졌다. 잔혹한 검투사의 서늘함과 인터뷰 장을 데우는 다정
[인터뷰] 내가 제시했던 레퍼런스는 뱀, 표범, 상어였다, <듄: 파트2> 배우 오스틴 버틀러
-
<바튼 아카데미>가 보여주는 청춘의 이미지에 관심이 생겼다면 참고할 만한 또 다른 영화들이 있다. 알렉산더 페인 감독이 <바튼 아카데미>의 영감으로 꼽은 <졸업>을 필두로 한 영화들을 소개한다.
<졸업> 1967
알렉산더 페인 감독이 미국 과의 인터뷰에서 <바튼 아카데미>의 영감으로 꼽은 영화. <바튼 아카데미>가 학교 안에 (자의적 타의적으로) 갇힌 교사, 학생, 요리사의 이야기를 유기적으로 풀어낸다면 <졸업>은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하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고민이 깊은 청년 벤자민(더스틴 호프먼)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바튼 아카데미>의 70년대 분위기를 섬세하게 구현하고 싶었던 알렉산더 페인 감독은 미술팀, 음악팀, 촬영팀에 <졸업>을 비롯하여 <해롤드와 모드>(1971), <마지막 지령>(1973), <페이퍼 문>(1973) 등을 보여줬다.
[특집] <졸업>부터 <굿 윌 헌팅>까지, <바튼 아카데미>와 연결된 영화 네편, 청춘의 묵시록
-
내가 다닌 고등학교 음악 선생님 이름은 빠올로였다. 학년 초 이탈리아 유학 시절 이름으로 자신을 불러달라는 자기소개를 한 뒤 학생들은 그의 실명을 잊은 채 지냈다. 빠올로는 이런 말을 자주 했다. “우리 딸은 꼭 실업계 고등학교를 보낼 거야. 이런 일반고 절대 안 보내.” ‘이런 일반고’는 무엇일까. 우리 학교는 지역에서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모이는 곳으로 유명했다. 어른들이 만든 규제를 의심 없이 순응했고 청소 시간에 꾸역꾸역 흘러나오는 영어 방송을 무시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는 사이 우리는 베토벤 가곡 (그대를 사랑해) 원곡을 암송하는 음악 수행평가를 치렀다. 이히 리베 디히 조 비 두미 암 아벤트 움트 안 모르겐. 40명이 조금 안되는 아이들이 한명씩 차례로 나와 노래를 불렀고 한명의 낙오 없이 외계어 같은 가사를 악착같이 외워왔다. 칭찬을 기다리던 착한 아이들을 바라보며 빠올로가 물었다. “여기 이 노랫말 뜻 아는 사람 있어? 가사는 죄다 완벽하게 외워왔는데 왜 이게
[에세이] 순종 너머의 청춘과 성장, <바튼 아카데미>가 학교에 ‘갇힌’ 아이를 일으켜세우는 방식이 촉발한 기억에 대하여
-
-
- 메리는 자신이 처한 상실의 비탄을 외면하거나 숨기지 않고 드러내되 매일의 삶을 성실히 산다. 특히 메리의 슬픔은 클로즈업숏에서 대사 없이도 도드라진다. 배우로서 메리의 슬픔에 어떻게 접근해갔나.
= 살면서 메리와 같은 상실을 경험해본 적이 없다. 메리가 자신의 방에서 대사 없이 퍼즐을 맞추는 장면을 찍을 땐 머릿속으로 메리의 독백 대사를 상상하며 연기했다. 내 생각과 감정이 그대로 카메라에 외현될 거란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메리의 비탄은 ‘슬픔의 단계 이론’을 안내 삼아 구성해갔다. 나의 대사에서, 상대의 대사를 듣는 나의 리액션에서 슬픔의 다양한 층위가 드러나길 바랐다. 하지만 메리의 슬픔이 너무 극적이어선 안됐다. 그래서 감정의 다이얼을 끊임없이 조정하며 연기해갔다.
- 촬영 전 알렉산더 페인이 당신에게 시나리오 속 메리의 궤적이 여성으로서, 비백인으로서 납득이 가는지 수차례 질문했다고 들었다. 감독과의 대화가 메리의 캐릭터 조형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나.
=
[인터뷰] 미국의 자매들에게 경의의 마음을, 배우 데이바인 조이 랜돌프
-
-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작품에 두 번째 출연한다. 공교롭게도 페인과 협업한 전작 <사이드웨이>의 마일스와 <바튼 아카데미>의 폴은 특정 분야에 해박한 싱글 교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혹시 페인 감독이 배우로서 당신의 어떤 매력에 주목하는지 물어본 적 있나.
= 감독들은 늘 내게 쉽게 좋아하기 어려운 캐릭터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한다. 아마 내가 곧잘 연기해냈기 때문에(웃음) 거듭해 까다로운 캐릭터를 계속 맡아달라는 섭외가 오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폴은 마일스에 비하면 괜찮은 남자 아닌가? 폴은 자기 연민도 덜하고 보통의 사람만큼 우울감을 느낀다.
- 페인 감독의 촬영 현장은 19년 전과 얼마나 달라졌나.
= 큰 틀에선 달라지지 않았다. <사이드웨이> 이후 우린 친구가 되었기 때문에 그와의 촬영이 한결 수월해졌다. 형식적인 면에서 <바튼 아카데미>의 현장이 <사이드웨이>의 현장과 달라진 측면은 있다. 이번 영화의 촬영장엔 늘
[인터뷰] 진실한 태도가 전달되기를, 배우 폴 지어마티
-
- 영화 전반의 톤이나 숏의 구성이 아메리칸 뉴웨이브 시절의 할 애슈비나 피터 보그다노비치의 휴먼드라마들을 떠오르게 한다. 1970년대 미국영화들이 당신의 영화 인생과 <바튼 아카데미>에 어떤 영향을 끼쳤나.
= 영화광 틴에이저로 1970년대를 살다가 1979년 대학교에 입학했다. 그땐 공기 중에 모든 명작들이 떠다니던 할리우드영화의 마지막 황금기였다. 그 영화들이 장편 극영화의 원형이라고 머릿속에 저절로 각인됐다. 70년대에 접했던 모든 영화들이 나를 감독으로 만들었고, 나는 당시 보았던 휴먼 코미디 장르의 영화를 지금껏 만들어왔다. <바튼 아카데미>는 구체적 과거가 배경인 나의 첫 시대극이다. 그래서 영화의 질감과 음향뿐 아니라 스토리텔링과 캐릭터 조형 그리고 영화의 제작 방식까지 70년대풍으로 만들어보려는 실험을 감행했다.
- 영화 후반에 등장하는 보스턴의 풍경도 70년대의 분위기를 재현하고자 노력했을 듯한데.
= 미술감독과 로케이션 매니저 그
[인터뷰] 유머와 부조리 그리고 냉소주의가 담겨 있다, 알렉산더 페인 감독
-
자크 타티나 빅토르 에리세만큼은 아니지만 알렉산더 페인 또한 과작(寡作)의 감독이다. 단적인 예로 그는 <사이드웨이>(2004)로 오스카 각색상을 수상한 이후 차기작 <디센던트>(2011)로 또 한번 오스카 각색상을 받았는데 두 영화는 7년의 간격을 두고 탄생했다. 지금 전세계 비평가들로부터 찬사를 받는 <바튼 아카데미>와 페인의 역대 연출작 중 가장 모호한 평을 들은 전작 <다운사이징>(2017) 사이에도 6년의 시차가 존재한다. 드문드문 영화를 만드는 페인이지만, 그의 영화는 언제 스크린을 찾아도 유사하게 반복되는 화소로 가득하다.
중년 백인 남성들의 수호자
로라 던이 루스로 분한 <시티즌 루스>(1996)를 제외하면, 알렉산더 페인은 한결같이 중장년 백인 남성이 주연인 영화를 만들어왔다. 평단과 관객 모두가 트레이시(리즈 위더스푼)의 맹활약을 이야기한 <일렉션>(1999)이 있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특집] 위기, 걱정, 불안으로부터 길어올리는 아름다움의 순간들, 알렉산더 페인 감독론
-
스크린 속으로 겨울 풍경과 상점이 늘어선 거리가 펼쳐지고, 스크린 위로 이제는 보기 힘들어진 필름에 새겨진 스크래치 자국이 상하로 흐른다. 영사되는 화면에서 마주한 필름 노이즈의 물결은 스크린을 바라보는 관객만이 볼 수 있는 장치다. 영화관에 걸린 흰 영사막을 경계로 두고 그 안과 밖을 구분지어본다. 그렇게 나눈 영화 속 세계와 영화관 객석에 각기 다른 현재의 시간이 있다. 혼선을 줄이기 위해 영화 속 시간은 ‘과거-현재’로, 객석의 시간은 ‘지금-현재’로 적는다. 1970년 겨울, 학교에 홀로 남은 유일한 학생인 앵거스 털리(도미닉 세사)가 고대문명을 가르치는 역사 선생 폴 허넘(폴 지어마티)과 함께 밤거리를 걸을 때, 이 장면 안에 두 사람이 길 위를 걸어가고 있다는 사실만이 유의미해진다. 다른 모든 영화와 마찬가지로 영화는 영사되는 시간 동안에 지속되는 영원한 현재이므로 <바튼 아카데미>안의 시간과 그것을 목격하는 우리의 시간이 지금, 이 순간에 마주치고 있다. 그뿐
[특집]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바튼 아카데미>가 주는 매혹은 어디에서 오는가, 현재라는 유적지를 배회하는 사람들
-
1970년 크리스마스 방학을 앞둔 명문 기숙 사립 바튼 아카데미. 교사 폴 허넘(폴 지어마티)은 학교에 남아 잔류 학생들을 관리할 생각에 심통이 나 있다. 잔류 학생들은 학기중과 별반 다르지 않은 깐깐함을 보이는 폴이 짜증나고 여전히 맛없는 급식을 내놓는 주방장 메리(데이바인 조이 랜돌프)의 요리 실력도 불만이다. 그중 엄마의 피치 못할 권유로 바튼 아카데미에 남은 앵거스(도미닉 세사)는 다른 잔류 학생들이 학교를 끝내 탈출한 이후에도 강제로 남아 폴, 메리와 외딴 학교에서 크리스마스 그리고 새해를 함께 보낸다.
<어바웃 슈미트> <사이드웨이> <디센던트> 등 삶의 의미를 상실한 남자들이 인생을 재건해보려는 휴먼 코미디를 만든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6년 만의 연출작 <바튼 아카데미>가 2월21일 개봉한다. 지난해 8월 텔룰라이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이래 <바튼 아카데미>는 초청된 영화제마다 관객과 평론가의 열광을 이끌어냈고
[특집] 1970년 크리스마스 방학으로 돌아가는 타임머신, 아카데미 시상식 5개 부문 후보에 오른 <바튼 아카데미> 구석구석 살펴보기
-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지옥의 묵시록>은 지금 시대에 나왔다면 꽤 시끄러운 영화가 됐을 것이다. 실제 물소를 도축하는 신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후 할리우드에서 동물 연기 촬영 여건도 여러 변화를 거쳤다. 영화 엔딩크레딧에 등장하는 “No Animals Were Harmed®”는 해당 작품이 제작 가이드라인을 준수해 제작되었음을 인증하는 문구다. 미국의 동물보호단체 ‘미국 인도주의 협회’에서 84년간 동물 배우 보호를 의무화한 이 프로그램은 연간 1천여편의 작품에 출연하는 동물 10만 마리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작동하고 있다. 양서류, 조류, 야생생물, 파충류, 영장류 등 동물별로 세세한 가이드라인이 존재하며 현장은 이를 준수해야 한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워 호스>는 영화가 취한 고전영화적인 촬영 방식상 CG 작업이 최소한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주인공 조이를 연기한 대역마는 무려 14마리. 말마다 각기 다른 특성을 갖고 있는
[기획] 모두의 안전을 위해 <워 호스>, 해외영화계의 동물 촬영 사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