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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유튜브 최다 조회 영상 1위를 기록한 <핑크퐁 아기상어>는 글로벌 IP로서 세계 최초로 유튜브 조회수 100억뷰를 돌파했다. 동글동글 귀여운 캐릭터 디자인과 안정적인 스토리, 자신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는 중독성 강한 멜로디와 복잡하지 않은 등장인물 구성 등이 아이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TV시리즈에서 극장판으로 고유 IP의 활로를 넓힌 <핑크퐁 아기상어>는 <네모바지 스폰지밥> <링컨의 집에서 살아남기> 등으로 유명한 미국 TV채널 니켈로디언과 함께 공동 제작에 나섰다.
기존의 유아동을 메인 타깃으로 겨냥했던 <핑크퐁 아기상어>는 이번 극장판을 통해 초등학생 저학년까지 시청자의 연령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를 모색한다. 이에 따라 기존 TV시리즈에 없던 다양한 장치가 새롭게 마련됐다. 모두가 평화롭게 지내던 바다 세상에 비밀스러운 음모를 펼치는, 그러나 좀처럼 미워할 수 없는 빌런 스타리아나를 중
[기획] 명랑하고 중독적인 아기상어의 세계, <아기상어 극장판: 사이렌 스톤의 비밀>의 목소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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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미경이 첫 엄마 역을 연기한 뒤로 20여년의 시간이 흘렀다. ‘국민 친정 엄마’라는 별명을 보니 문득 질문이 생긴다. 그는 정말 한결같이 똑같은 엄마만 연기했을까? 질문을 조금 달리해보자. 김미경이 맡아온 엄마들은 정말 서민의 삶과 애환, 모성애와 헌신만을 상징할까? 콘텐츠 시장에서 여성주인공이 주목받고 여성 서사가 널리 퍼지는 가운데 김미경의 ‘엄마들’도 변했다.
❶ SBS <햇빛 쏟아지다> (2004)
<햇빛 쏟아지다>는 배우 김미경이 40대 초반에 처음으로 엄마로 분했던 작품이다. “이때만 해도 내가 이 나이에 어떻게 엄마를 하나 싶어 감독님한테 어렵다고 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 ‘내 직업은 연기자잖아. 못할 게 뭐가 있지?’ 오랫동안 연극 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나를 만들어왔다. 머리를 스포츠맨 스타일로 밀고 초등학교 5학년짜리 남자아이도 돼봤고, 20대에 이미 80대 노인 역할도 해봤다. 시청자가 거부감만 없다면 도전해보고
[기획] 배우 김미경이 걸어온 ‘엄마’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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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그냥 나로 온 거니까.” 인터뷰가 시작되기 전 스튜디오를 살피던 배우 김미경의 혼잣말이다. 특정한 역할이나 자리, 이름표와 수식어에 종속되지 않고 그 자체로 존재하는 김미경은 어떤 모습일까. 김미경은 우리 곁에 늘 가까이 있는 배우다. 주로 주인공의 엄마로 등장해 주인공의 결핍을 보듬어주거나, 결핍으로부터 도망갈 수 있는 유일한 요새가 되어주거나, 결핍 그 자체가 되었다. 작품이 주요 메시지를 전하는 굴곡엔 늘 김미경이 있다. 하지만 대중은 김미경의 중요성을 실제 그 정도만큼 받아들이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마치 사랑하는 가족구성원이 너무 가까운 나머지 그 소중함이 무뎌지듯, 엄마 자리에 놓인 능숙한 배우를 당연하게 여겼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바라보려면 대상을 해체해보면 된다. 엄마와 미경. 이번 인터뷰를 통해 가까이 연결돼 보이는 두 대상을 따로 떼어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자 비로소 엄마의 성질로 여겨져온 것들과 거리가 먼 김미경의 원형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
[기획] 심장이 뛰는 일은 반드시 하고야 만다, 취미와 일, 배우 김미경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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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몽적 근면함을 찬양하며 각종 미덕을 하사하는 시혜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어린이의 눈으로 인간과 세상을 직관하는 것이 현대 아동문학이다. 여기 크게 공헌한 두 작가가 있다. 한 사람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다. 그는 투명하고 단단한 삐삐 롱스타킹의 음성을 통해 반성 없는 연령의 권력을 허물어뜨렸다. <사자왕 형제의 모험>은 어린이와 다른 약자의 연대로 선의지의 존재를 증명한다. 또한 그는 어린이의 슬픔을 연민 없이도 사랑하도록 만들었다. 슬픈 어린이는 어른에게 불길하기 때문에 그들의 슬픔은 한번도 정확히 공개된 적이 없었다. 그런데 린드그렌이 그 간절한 비애를 드러냈다. 그리고 그는 어른들에게 도덕적 기회를 줄 때만 전시될 수 있었던 말랑말랑한 유사 슬픔들을 가차 없이 쳐냈다.
그러나 린드그렌이 평생의 작업으로도 건드리지 못한 부분이 있다. 어린이를 절망하게 만드는 씁쓸함과 천박함과 악랄함의 영역이다. 어른들의 위선은 더 집요하게 폭로되었어야 했다. 로알드 달이 그것을 해
[기획] 어른은 많고 어린이는 적은, 외롭고 무서운 밤, <웡카> 원작 소설 쓴 로알드 달의 작품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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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에는 영화의 내용을 직간접적으로 노출하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로알드 달은 내가 손가락 안에 꼽을 만큼 좋아하는 작가다. 타계한 지 30년이 넘도록 여전히 전세계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이 작가가, 사실은 나만 알고 싶은 작가라는 사실이 새삼 머쓱하긴 하다. 나는 그의 성인용 단편소설집 <맛>이 우리나라에서 잠깐 절판됐을 때 그 책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몹시 다행스럽게 여겼을 정도로 그의 글을 좋아한다.
(당연하게도, 하지만 굳이 멋 부릴 말도 없어 있는 그대로 표현하자면) 로알드 달은 기본적으로 글을 잘 쓴다. 그의 글에는 통쾌함을 선사하는 시니컬한 유머가 유유히 흐르며, 경쾌하고 악랄하고 뻔뻔스러우면서도 능청스러운 문체는 그의 이야기 속 등장인물들을 꼭 닮아 있다. 어렸을 때 언니가 영어로 된 로알드 달의 책을 읽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언니는 당시 아직 국내 번역 전이던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이어 <The
[기획] 피터 팬과 찰리 사이의 웡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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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웡카>는 관람 내내 달콤함에 취할 수밖에 없는 영화다. 초콜릿 등 온갖 단것이 출몰하기 때문이냐고? <웡카>의 브릭스(당도) 수치는 간드러진 뮤지컬 넘버와 아기자기한 동화적 설정을 만나 치솟는다. 한편 <웡카>는 극장 밖을 나선 후 새로운 풍미가 도는 영화다. 어린이의 순수한 열정을 그대로 간직한 채 사업에 열중하는 윌리 웡카의 치기는 꺼진 줄만 알았던 관객 각자의 순수한 열정에 불을 붙인다. 그리고 (티모테 샬라메의 얼굴을 한 채) 춤추고 노래하는 윌리 웡카는, 관객 각자의 추억 속에 자리한 원작자 로알드 달의 여러 동화를 오랜만에 꺼내 읽고 싶도록 충동질한다. <씨네21>이 <웡카>의 달콤한 여운에 젖은 독자들을 위해 두편의 선물을 마련했다. 먼저 감정표현불능증 소년 윤재와 풍파 속에 분노만 남은 소년 곤이의 흥미로운 우정을 다룬 청소년 소설 <아몬드>의 손원평 작가가 써내려간 <웡카>에 관한 에세이를
[기획] <웡카>를 읽는 두 가지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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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 사회에 직면한 일본의 근미래, <플랜 75>는 75살 이상의 노인에게 정부가 죽음을 적극 지원하면서 펼쳐지는 사건을 각기 다른 입장에 선 네명의 인물을 통해 그려나간다. 아무리 안전한 범위 안에서 상상을 해봐도 서늘하고 섬뜩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하야카와 지에 감독은 빛과 어둠이 스며든 얼굴을 통해 건조하게 아름다운 장면으로 만들어낸다. 개봉 일정에 앞서 서울을 방문한 하야카와 지에 감독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그는 영화로 보다 많은 관객에게 다가가고자 성심껏 말을 건넸다.
- 이미 옴니버스영화 <10년>(2018)에 수록된 동명의 단편을 연출한 바 있다. 처음 연출하는 장편영화 역시 <플랜 75>여야만 했던 이유가 있다면.
= <플랜 75>의 원래 기획은 장편이었다. 2017년 무렵부터 이 영화를 만들고 싶었지만, 당시 프로 스탭들과 일해본 경험도 없고 프로듀서를 맡을 사람도 없었다. 아이디어는
[기획] “우리 모두 언젠가 늙는다”, <플랜 75> 하야카와 지에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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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결말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통계는 숫자일 뿐이지만, 그 속에서 마음을 읽을 때가 있다. 마음이 들여다보여서 가장 놀랐던 통계는 노인들의 자살 성공률이다. 2006년 질병관리본부의 조사에 의하면 65살 이상 노인의 자살 성공률은 31.8%다. 다른 연령대는 8% 정도니까 네배 높은 것이다. 우발적이지 않고, 충동적이지 않고, 죽으려고 굳게 결심을 했다는 게 숫자로 보인다. 자살에 실패했을 경우 어떤 참혹한 미래가 자신에게 닥칠지 알기 때문에 더욱 결연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31.8이라는 숫자가 얼마나 슬퍼 보였는지 모른다. 오래된 통계이지만 그사이 노인들의 자살 성공률이 낮아졌을 것 같지는 않다.
찬반 토론을 넘어서
노인들의 자살 성공률을 보고 필립 로스의 소설 <에브리맨>의 한 문장도 떠올랐다. “노년은 전투가 아니다. 노년은 대학살이다.” 소설에는 암 치료를 받고 있는 밀리선트라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자신의 고통이 다른 사람에게 폐가 된다고 생
[기획]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것뿐인가?, 소설가 김중혁이 본 <플랜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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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인구조절기구가 노인상호처형제도를 만들어 노인끼리 생존 게임을 벌여야 하는 쓰쓰이 야스타카의 소설 <인구조절구역>. 70살 생일로부터 30일 내에 반드시 죽어야 한다는 ‘70살 사망 법안’이 통과된 가상의 일본을 그린 가키야 미우의 소설 <70세 사망법안, 가결>. 일본은 인구 고령화 문제를 오래전부터 픽션화하며 자국민과 전세계인의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2022년, 하야카와 지에 감독은 영화 <플랜 75>를 세상에 내놓는다. <플랜 75> 속 근미래 일본에선 75살 이상의 노인들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존엄사를 택할 수 있다. 노인을 죽임으로써 인구 고령화 문제를 해결한다는 당혹스러운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김중혁 작가가 쓴 <플랜 75>에 대한 해석과 <플랜 75>의 세계를 창작한 하야카와 지에 감독과의 인터뷰가 이 영화를 향한 여러 의문을 해결하는 실마리가 될 것이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l
[기획] 죽음 권하는 사회, 김중혁 작가의 <플랜 75> 리뷰와 하야카와 지에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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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 Dune, 2021
감독 드니 빌뇌브 출연 티모테 샬라메, 레베카 퍼거슨, 젠데이아, 오스카 아이삭
모든 우주의 분쟁은 사막 행성 아라키스에서만 생산되는 값비싼 물질 ‘스파이스’ 때문이다. 아트레이데스 가문은 황제의 명에 따라 하코넨 가문이 장악했던 아라키스의 관리를 맡는다. 가문의 후계자 폴(티모테 샬라메)도 가족을 따라 아라키스로 향한다. 이주를 앞둔 폴은 어머니 제시카(레베카 퍼거슨)로부터 물려받은 초능력을 단련한다. 아라키스의 정세를 살피고 돌아온 그날 밤, 황제와 하코넨 가문은 아라키스를 침공해 아트레이데스 가문을 몰살한다. 폴과 제시카는 간신히 도망쳐 사막에 남겨졌고, 폴은 암울한 미래를 암시하는 예지몽을 꾼다. 프랭크 허버트가 1965년 SF 대하소설 <듄>을 발표하고 56년이 흐르는 동안, 내로라하는 거장들이 <듄>의 영화화를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복잡한 소설 속 세계관을 온전히 구현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할리우드
[특집] 기대작 정보를 미리 살피는 예습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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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대마경> 天国大魔境, 2023
감독 모리 히로타카
설 연휴에도 방 침대에 포근히 누워 애니메이션에 자아를 의탁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천국대마경>을 시작으로 몇개의 애니메이션을 소개한다. <천국대마경>은 문명이 무너진 디스토피아풍의 일본을 배경으로 삼는다. 히토쿠이라 불리는 괴물이 사람을 잡아먹고 인간들은 서로를 잡아 죽인다. 히토쿠이를 사냥하는 보디가드 소녀 키루코는 소년 마루를 ‘천국’이란 미지의 공간으로 데려다주려는 중이다. 동글동글 귀여운 그림체, 두 소년 소녀의 산뜻한 애정 전선, 발랄한 모험극이 대번 첫눈에 띄나 속내는 기괴하다. 인간의 뇌를 타인의 신체에 이식하고 몸 절반이 잘리는 등 심심찮게 등장하는 신체 절단·합성의 모티프, 아이들을 실험에 사용하는 어른들의 행태, 적잖은 팬들에게 충격과 논쟁을 안긴 12화의 ‘그 장면’까지…. 감정의 완벽한 완급 조절과 신선한 플롯 구조 및 세계관을 고려하면 감히 2023년의 최고 애니
[특집] 2D 애니메이션을 사랑하는 오타쿠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