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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은 안중근 의사(현빈)가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총으로 쏘기까지 독립투사들의 긴 분투를 그린 첩보 드라마다. 안중근 의사뿐만 아니라 그와 마음을 한데 모았던 독립군들의 사연이 펼쳐진다. 우민호 감독은 “이전까지 내 영화가 악인들을 주로 다뤘다면 처음으로 선의를 가진 인물들을 다루게 됐다”고 이 영화를 설명했다. 나라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내던진 독립운동가들의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한 감정의 원천을 좇았던 여정에 대해 들었다.
- <하얼빈>은 최근 한국 근현대사를 영화로 다시 쓰고 있는 하이브미디어코프가 <남산의 부장들> <서울의 봄>에 이어 선보이는 작품이다. 어떻게 연출을 제안받게 됐나.
= <내부자들> <마약왕> <남산의 부장들> 등 계속 작품을 함께해온 김원국 하이브미디어코프 대표가 갖고 있던 시나리오였다. 사실 직접 연출할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어머니 때문에 강남에 있는 병원에
[인터뷰] 10월26일, 안중근, <하얼빈> 우민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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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이해 2024년을 책임질 9편의 기대작을 미리 살필 수 있는 지면을 마련했다. 9명의 감독들이 최초로 공개하는 관전 포인트를 담았다. 우민호 감독(<남산의 부장들>)은 역사극 <하얼빈>에서 1909년에 나라를 위해 몸바쳤던 독립투사들을, 장재현 감독(<사바하>)은 무속 신앙과 풍수지리를 결합한 오컬트 <파묘>에서 묘를 파헤치는 사람들을, 오승욱 감독(<무뢰한>)은 <리볼버>에서 배우 전도연을 내세워 출소한 전직 경찰의 누아르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종필 감독(<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시상식에서의 러브콜로 맺어진 이제훈, 구교환 콤비가 군사경계선을 놓고 벌이는 모험극 <탈주>를, 이언희 감독(<미씽: 사라진 여자>)은 베스트셀러 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도시 남녀의 로맨스 <대도시의 사랑법>을 내놓는다. 무술감독에서 연출자로 변신한 허명행 감독은 <범죄도시4>로
[특집] 2024 한국영화 신작 탐색, 새해 영화 기대작 9편의 감독들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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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는 북적거리는 한 시장 거리를 천천히 가로지른다. 수레를 끄는 상인과 거리의 악사를 따라가다가, 불현듯 한 술집 앞에 멈춰 선 카메라는 한 여성에게 이끌리듯 다가간다. 자라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은 남편 밥티아르와 함께 튀르키예를 떠나 유럽으로 망명을 가려 한다. 그녀를 찾아온 밥티아르는 자라에게 프랑스 여자가 분실한 여권을 건넨다. 하지만 밥티아르 없이 홀로 국경을 건너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자 자라는 화를 내며 다시 가게 안으로 들어가버린다. 이윽고 카메라가 천천히 뒤로 빠져나오면 원격 촬영을 지시하고 있는 자파르 파나히의 노트북 화면이 나타난다. 화면은 순식간에 국경을 가로지르는 동시에 픽션의 밀실을 깨뜨리고 픽션과 자전적 다큐멘터리가 뒤섞인 낯선 시공간에 도착한다. 그와 동시에 인터넷 연결이 끊어진다. 화면에 남은 것은 촬영장 밖으로 튕겨나온 채 인터넷 신호를 잡기 위해 애쓰는 영화감독 파나히의 적적해 보이는 모습이다.
이란 정부로부터 출국 금지령을 받은 파나히는 튀르
[기획] 진실의 반동을 붙잡는다는 것, <노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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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퀄도 프리퀄도 아니다. 2022년 7월에 개봉했던 <외계+인> 1부의 다음 행보는 1월10일 개봉할 <외계+인> 2부다. 387일이란 한국영화 사상 최장 프로덕션을 거쳤다거나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집합했다는 표면적 사실을 제외하고도 <외계+인> 시리즈의 몸집은 2부가 필요했을 만큼 거대하다. <타짜> <도둑들> <전우치>를 연출한 최동훈 감독의 첫 연작으로서 리드미컬한 코미디, 자유분방한 캐릭터 서사, 능청맞은 액션 활극과 같은 그의 장기를 모조리 모아서 시간을 초월하는 동서양 혼합 판타지라는 외양에 집어넣었다. 내용, 형식, 시공간적 배경, 그리고 영화의 색다른 제작·공개 방식까지 <외계+인>의 새로운 시도는 한국영화계의 새로운 해석을 요구했다. 이에 김소희 영화평론가는 <외계+인> 1부와 2부를 본편과 속편이 아닌 “상호 보완의 관계”로 분석했다. 단지 1부에서 이어지는 이야기가 아닌 1부와
[기획] 완성이 아닌 미완의 영속을 택하기, <외계+인> 2부작이 남긴 것, 어떤 비장함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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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분 다 집에서 작업을 하신다고 들었어요. 이 공간에서 정말 많은 일이 이루어지겠네요.
이경미 맞아요. 그만큼 일과 생활이 분리가 안돼서 저희 둘 다 그게 문제라고 느끼고 있어요. 밥 먹으면서도 자연스럽게 프로젝트나 아이디어 이야기를 하게 되니까요. 피어스가 도움을 많이 줘서 저는 좋은데 피어스는 계속 일하는 느낌이 들어서 힘들 거예요.
피어스 콘란 (고개를 저으며) 아니에요, 괜찮아요.
- 감독님은 얼마 전 <새색시>(가제)의 시나리오를 탈고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굉장히 후련하시겠어요.
이경미 네, 이 각본 작업만 거의 2년 반 정도 했는데 만족스럽게 나와서 후련해요. 기분 좋게 다음 작업으로 넘어갈 수 있는 상태예요. 며칠 쉬고 바로 새 드라마 각본을 작업하려고요.
- <새색시> 시나리오의 첫 독자이실 텐데요. 어떻게 읽으셨나요?
피어스 콘란 경미의 머릿속을 더 깊이 들여다보는 느낌이라 재밌어요. 여러모로 정말 흥미롭고 한편으론 놀라
[인터뷰] 에세이 <잘돼가? 무엇이든> 개정증보판, <필수는 곤란해> 펴낸 이경미 감독 × 피어스 콘란 평론가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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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돼가? 무엇이든’이라는 질문에 답하고, 반대로 ‘필수는 곤란해’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보며 대화를 이어나가고 싶은 제목들이다. 이경미 감독이 연출한 동명의 단편에서 따온 <잘돼가? 무엇이든>은 첫 쇄를 찍은 2018년 이후 5년 만에 개정증보판을 펴내며 새 옷을 입었다. <필수는 곤란해>는 한국어로 펴낸 피어스 콘란 평론가의 첫 에세이집이다. 시나리오가 아님에도 여러 편의 단편영화를 보는 듯 느껴지고, 비평이 아님에도 담론을 이끌어내는 두 책의 흐름이 예사롭지 않다. 인터뷰를 위해 이경미 감독, 피어스 콘란 평론가의 집을 찾았다. 영화 DVD, 블루레이, 책이 한가득 꽂혀 있는 책장들. 누구나 한번쯤 꿈꿔온 창작자의 집이자 작업실이라고 생각할 찰나, 고양이 미슈까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옆에 둔 기자의 짐을 살피고 떠난다(미슈까는 영화 <유령>과 <외계+인> 1, 2부에 출연했다.–편집자). 영화감독과 영화평론가가 쓴 에세이에는 어떤 내용
[기획] 영화감독과 영화평론가가 쓴 에세이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가, ‘영화의 세계, 부부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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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선균 배우의 첫 사극이자 마지막이 되어버린 문현성 감독의 <임금님의 사건수첩>(2016) 현장이다. 더운 여름날이라 촬영장의 열기는 뜨겁기만 하다. 전주의 세트장에서 촬영을 마친 뒤, 그는 안재홍 배우와 맛집 탐방을 하고 있다고 했다. 만약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면 어떤 음식을 먹을지를 두고 사담을 나눴는데, 그는 꼭 ‘우리 국수 잘하는 집’의 열무국수를 먹을 것이라며 활짝 웃어 보였다. 그렇게 서로 맛보았던 국숫집이 오늘따라 유독 그리워지는 날이다.
[ARCHIVE] 그날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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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독컬처하우스는 한국 애니메이션 팬이라면 모를 수 없는 이름이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시리즈인 <러브, 데스+로봇> 시즌1의 에피소드 <굿 헌팅>으로 세계애니메이션 팬의 눈도장을 찍었다. 이어서 최근 애니메이션 플랫폼 라프텔과 컬래버레이션해 제작한 <그 여름>(2023)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의 전망이 어둡다는 소문이 기우라는 듯이 레드독컬처하우스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레드독컬처하우스의 꿈은 한국 최고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로 우뚝 서는 것이 아니다.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하되 웹소설과 웹툰, 게임 등 여러 장르를 아우르는 “대한민국 최애 서브컬처 브랜드”로 자리 잡는 것이다. 이재하 레드독컬처하우스 부사장에게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와 그 안에서 레드독컬처하우스의 생존 전략과 꿈을 청해 들었다.
- 홈페이지의 “대한민국 최애 서브컬처 브랜드”라는 소개가 인상적이다. 더 자세하게 듣고 싶다. 왜
[인터뷰] ‘제작사·원작·팬덤은 동반 성장 중이다’, 이재하 레드독컬처하우스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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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을 둘러싼 대중의 부정적인 선입견이 있다. 한국 애니메이션에는 디즈니나 드림웍스, 지브리 같은 오리지널 IP가 없고, 미국과 일본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하청을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스튜디오 미르를 설립하고 13년째 운영하는 유재명 대표의 생각은 다르다. “한국 애니메이션에 대한 선입견을 부수고 싶다”는 그의 굳건한 선언처럼 그는 한국 시장에 남아 있는 희망을 찾아내기 위해 분투한다. 애니메이션 감독 출신인 유재명 대표는 니켈로디언의 애니메이션 <아바타: 아앙의 전설>로 2007년 미국 최고의 애니메이션상인 애니 어워즈에서 캐릭터 애니메이션 부문 감독상을 수상한 K애니메이션의 선구자로 불린다. 그가 설립한 스튜디오 미르는 <아바타: 아앙의 전설>의 속편 <레전드 오브 코라>를 시작으로 넷플릭스 시리즈 <도타: 용의 피> <위쳐: 늑대의 악몽> 등을 제작하며 많은 해외 팬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 애니메이
[인터뷰] 한 IP를 제대로 구현하는 노하우와 기본기를 충실하게 쌓았다, 유재명 스튜디오 미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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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A 시장을 말할 때 애니메이션 전문 OTT 라프텔을 빼놓을 순 없다. “공중파, 케이블TV 등의 애니메이션 시청 환경”이 붕괴했던 2010년대 초중반, “OTT로의 전환이 이뤄지던 당대 미디어 생태계의 상황”을 포착했던 라프텔은 OTA라는 새로운 환경의 선두 주자가 됐다. OTA의 특징 중 하나는 4/4분기에 맞춘 고전적 방영뿐 아니라 여러 애니메이션 시청자의 니즈를 다방면으로 충족한단 점이다. 이를테면 라프텔은 최신작에 몰두하는 10~20대뿐 아니라 30대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과거 TVA로 방영된 <꿈빛 파티시엘>이나 <디지몬 어드벤처>의 더빙판을 복원해 공개하고 있다. 또한 자체적인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일본산 TVA가 아닌 한국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독자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재 라프텔에 공개된 애니메이션만 3천여편, 매년 150여편의 신작과 50여편의 구작이 공개된다. 기존 일본의 TVA, OVA 개념을 넘어 OTT의 지면 위에서 새
[인터뷰] 메인 소비자층을 10~20대로 삼아 마케팅한다, 박종원 라프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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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애니메이션의 전성시대는 극장가뿐 아니라 OTT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최애의 아이> <주술회전> 등은 <스즈메의 문단속> <더 퍼스트 슬램덩크> 못지않은 화제성을 견인했고 콘텐츠 시장의 효자로 자리매김했다. 지금 한국의 애니메이션 시청자들은 TV, DVD 등의 창구가 아닌 OTT를 통해 콘텐츠를 만끽한다. 한창완 세종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텍 전공 교수의 말처럼 “TVA, OVA라는 말을 쓰기에 무척 모호한 환경”이 되어버린 것이다. 기존에 통용되던 용어들로는 현재 한국의 애니메이션 시청 패턴, 환경, 경향을 뚜렷하게 파악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러므로 OTT를 통해 공개되고 시청되는 일련의 애니메이션에 대해선 OTA(OTT Based Animation)라는 이름이 더 알맞아 보인다. 올해 애니메이션의 전성시대에서 그 진가를 드러냈던 일련의 OTA를 시간순으로 정리했다.
<체인소 맨>
2022년을 닫는 동시에 202
[기획] 이거 안 보면 대화에 못 낌, 2023년을 지배한 O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