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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공연 실황 영화를 말할 때, ‘오윤동’이라는 이름은 반드시 알고 지나가야 하는 일종의 업계 용어다. 올해 공연 실황 영화 흥행 순위 1, 2위를 기록한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과 <방탄소년단: 옛 투 컴 인 시네마>뿐만 아니라 <몬스타엑스: 더 드리밍> <블랙핑크 더 무비> 등 저명한 아티스트들의 공연 실황 영화 대부분을 그가 연출했다. CJ 4DPLEX ScreenX 스튜디오 팀장으로서 기술특별관에 최적화된 공연 실황 영화를 직접 기획, 제작하고 있기에 그는 이 분야 최고의 전문가로 손꼽힌다. “여전히 죽고 못 사는 팬의 마음으로 만든다”는 오윤동 감독에게 공연 실황 영화만의 강점과 가능성을 청해 들었다.
- 2023년 한국 영화산업의 트렌드 중 하나를 공연 실황 영화의 약진으로 잡아도 될 만큼 올해가 공연 실황 영화에 있어 상징적인 해였다. 이와 같은 분석에 공감하나.
= 수치적인 결과만 놓고 보면 올해 공연 실황 영화의
[인터뷰] 공연 실황 영화는 결국 팬덤 영화다, 오윤동 감독 겸 CJ 4DPLEX ScreenX 스튜디오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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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극장가에 관객도 영화도 없던 2020년, CJ CGV는 팬데믹 이전부터 실감했던 얼터 콘텐츠의 효력을 믿고 콘서트, 뮤지컬, 스포츠, 게임 중계 등의 콘텐츠를 극장가에 지속적으로 배급하는 사업 전담팀 아이스콘(ICECON)을 출범했다. 사업 4년차에 접어든 아이스콘사업팀은 2023년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 <아이유 콘서트: 더 골든 아워> 등 대형 가수의 공연 실황 영화를 단독 배급하고, ‘2023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프로야구 KBO 한국시리즈 등을 단독 중계하며 새로운 극장 문화를 창출 중이다. 아이스콘사업팀의 이정국 팀장, 공유나 대리가 진단하는 공연 실황 영화산업의 현주소를 전한다.
- 팬데믹 당시 개봉 영화의 대체재로 여겨졌던 공연 실황 영화가 2023년 극장가를 진단하는 유효한 키워드가 됐다. 사업팀 내부에선 이같은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나.
이정국 2023년은 얼터 콘텐츠 사업이 일정 정도 결실을 본 해다.
[인터뷰] 극장, 영화와 공연을 아우르는 공간으로, CGV 아이스콘사업팀 이정국 팀장, 공유나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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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프트 VS 스코세이지.” 지난 10월23일 영국의 <가디언>이 뽑은 기사의 헤드라인이다. 체급도 성별도 연령도 다른 테일러 스위프트와 마틴 스코세이지가 맞붙을 일이 있겠느냐마는 이 둘이 한판 승부를 벌인 곳은 놀랍게도 영화관이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공연 실황을 담은 영화 <테일러 스위프트 디 에라스 투어>가 북미에서 가수의 공연 실황 영화 최초로 1억달러가 넘는 수입을 기록하는 등 흥행 기록을 연일 경신하며, 몇주 뒤에 개봉할 마틴 스코세이지의 영화 <플라워 킬링 문>의 박스오피스 성적이 어떻게 나올지가 한동안 영화 호사가들의 관심사였다. 결과는 공연 실황 영화의 역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테일러 스위프트 디 에라스 투어>의 승리였지만, 2023년 극장가의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영화와 시네마의 전통을 수호한 영화가 박스오피스에서 자웅을 겨룬 양상은 “뉴 노멀이 도래한 극장과 시네마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담론에 불을 지폈다
[기획] 2023년, 공연 실황 영화의 모객은 성공적이었나, 2023 돌아보기 : 연속 기획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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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은 앞으로 4주간 2023년의 한국영화계를 돌아보고자 한다. 그 시작은 공연 실황 영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더이상 은막에는 영화만 영사되지 않는다. 영화관은 이제 녹화된 연극, 뮤지컬 상영과 스포츠와 게임 경기 중계 등 영화를 대체할 수 있는(alternative) 얼터 콘텐츠까지 껴안는다. 이중 2023년 가장 막강한 힘을 발휘한 것은 공연 실황 영화였다. 멀티플렉스 티켓부스엔 가수들의 콘서트 포스터가 영화 포스터 옆에 나란히 걸려 있었고, 로비엔 보라색, 하늘색 응원봉이 공간 전체를 수놓고 있었다. 공연 실황 영화와 극장 플랫폼의 다변화는 어떤 상관성을 지닐까. <씨네21>은 공연 실황 영화의 현주소를 분석하고, 공연 실황 영화를 기획, 제작, 배급하는 이들과 만나 공연 실황 영화 산업의 가능성을 물었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공연 실황 영화 분석이 이어집니다.
[기획] 팬들의 함성이 극장을 채울 때 공연 실황 영화와 극장의 변화, 앞으로의 전망은?, 2023 돌아보기 : 연속 기획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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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 인옥, 영랑, 덕출, 들분, 항이, 인옥, 한석, 동찬, 넙석, 짱이, 병희, 넛남, 정인…. <연인>에 등장한 포로들 이름을 자연스레 나열하는 황진영 작가의 모습은 <연인>의 지향점과 맞닿아 있다. 주인공이 아닌 이들에게 이름을 붙여줌으로써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역사가 기록하지 않은 이들을 오랫동안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길채(안은진)와 이장현(남궁민)이 피워낸 전란 속의 사랑은 로맨스 이상의 메시지를 함축한다.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의지, 타인의 안전을 기도하는 마음, 상처를 지닌 이들을 끌어안는 포용력. 황진영 작가는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지 않았던 시대 속에서 움튼 소망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소중하게 그러모았다.
- <연인>은 병자호란 발발 이후의 이야기를 담는다. 많은 전쟁 중에 병자호란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병자호란은 오랑캐라 얕보던 청나라 황제에게 임금이 고개를 숙인, 조선사회에 파문을 던진 전쟁이다. 그럼
[인터뷰] 삶 외에 다른 선택은 없다, ‘연인’ 황진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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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을 한 문장으로 축약해보면 어떨까. 전란 속에 이어지는 애틋한 사랑. 역사가 기록한 민중의 고통. 전쟁의 상흔과 포로들의 여생. 다양한 문장으로 함축할 수 있지만, 김성용 감독은 ‘쉽게 꺼지지 않는 삶의 의지’를 말했다. 전쟁이라는 극도의 고통과 시련이 쏟아져도 끝까지 살아내는 게 얼마나 가치 있는지, <연인>은 쉽게 삶을 포기하지 않는 두 주인공을 통해 이야기한다. 보도블록 틈 사이에 피어난 작은 민들레처럼, 김성용 감독은 굳건한 생애 의지를 통해 인간다움을 재정의했다.
- 올해 8월 초부터 11월 중순까지 3개월 동안 총 21회를 두 파트로 나누어 방영했다. 짧지 않은 시간이었는데, 지난 3개월을 돌아본다면.
=많이 힘들었다. (웃음) 체력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많은 부담이 따랐다. 그런데 끝나는 순간 마법처럼 모든 게 영광처럼 느껴진다. 이제야 아쉬움이 뒤따른다. 그때 좀더 즐길걸. 하지만 그런 부담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연인>을 만
[인터뷰] 엄혹한 시대에도 사랑은 힘이 세다, ‘연인’ 김성용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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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혹한 시대에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는 의외로 고난도의 서사다. 어둠을 강조하면 절망에 눌리기 쉽고, 빛이 두드러지면 판타지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황진영 작가는 언제나 이 어려운 과제에 도전해왔다. 그의 작품은 한결같이 얼어붙은 현실 속에서 봄을 찾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드라마 데뷔작 <절정>(MBC, 2011)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이육사 시인의 불굴의 신념과 시어를 따라가는 작품이었고, <제왕의 딸 수백향>(MBC, 2013)은 전쟁의 위협이 끊이지 않는 시대에 수백향의 전설을 통해 백성들의 구국에의 염원을 담아낸 이야기였다. 세 번째 작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MBC, 2017, 이하 <역적>)은 연산군의 폭정 아래 고통당하는 가장 낮은 자들의 혁명을 그렸다. 이 일관된 서사가 언제나 우리를 매혹하는 데 성공한 것은 황진영 작가의 절묘한 균형 감각 때문이다. 그는 시대의 한계를 냉정하게 직시하면서도,
[기획] 사관의 시선, 시인의 심장, ‘연인’이 보여준 서사의 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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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영 초반, 시청률 5%를 웃돌던 <연인>이 급격한 반등세를 보인 건 오랑캐의 침략으로 국정이 혼란해지고, 이장현(남궁민)이 마음의 확신을 얻은 5회부터였다.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한 <연인>이 본격적으로 메인 테마를 풀어내자 시청자들이 빠르게 반응했다. <연인>은 또 다른 최초의 기록을 지니고 있다. MBC에서 처음으로 파트제를 시행한 것이다. 21부라는 긴 호흡을 두 파트로 나누어 최근 드러난 시청 패턴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다소 파격적인 시도였지만 큰 시청률 낙폭 없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며 지상파 파트제의 성공 사례가 되었다. <연인>은 전쟁 속에 꺼지지 않는 장현과 길채(안은진)의 연정을 다루지만, 시대가 낳은 다양한 사회상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며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섬세한 연출을 선보인 김성용 PD와 역사의 굴곡을 현대적 관점으로 유연하게 풀어낸 황진영 작가를 만나 <연인>에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보았다.
[기획] ‘연인’은 어떻게 시청자의 연인이 되었나, 드라마 ‘연인’ 비하인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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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역사는 떼놓을 수 없다. 이야기로서의 재미가 충만한 역사적 사실에 영화 창작자와 관객들은 늘 매료되어왔다. 그러나 영화마다 역사를 바라보는 방식은 제각각이다. 누군가는 적확한 고증에 매달리고, 누군가는 적극적인 각색을 통해 역사의 새로운 지평을 연다. 거장 리들리 스콧의 신작 <나폴레옹>은 후자에 가깝다. 위대하고 거대한 황제 나폴레옹의 모습을 강조했던 20세기의 영화들과 달리 인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조촐한 면모를 새로이 발굴했다. 이에 김철홍 평론가가 리들리 스콧이 왜 이러한 방식을 택했는지 영화의 엔터테인먼트를 강조해온 감독의 연출론에 따라 분석했다. <나폴레옹>은 Apple TV+의 오리지널 영화다. 12월6일 국내 극장 개봉 이후, Apple TV+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그의 마르지 않는 야망의 원천은 대체 무엇일까. 어느새 자신의 28번째 장편영화 <나폴레옹>을 발표한 감독 리들리 스콧에 대한 얘기다.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기획] 존재한 적 없는 사건을 상상하며, <나폴레옹>이 역사를 각색한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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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로를 가로지르는 바리케이드
반란군과 진압군이 마지막으로 대치하는 세종로 시퀀스는 겹겹이 쌓인 바리케이드로 두 진영을 가르는 거대한 벽을 표현한다. 김성수 감독이 프리프로덕션 단계부터 구상해왔던 결정적 이미지다. 이 시퀀스는 광양시에서 부지만 빌린 뒤 아스팔트를 깔고 벽을 세워서 작업했다. 대부분의 차는 CG로 작업한 결과물이다. 강조되어 잡히는 이순신 동상 역시 모두 CG로 만들었다. 새벽 시간대라 이순신 장군의 얼굴이 안 보이는 게 맞지만 정재훈 VFX 슈퍼바이저는 “나라를 지키러 가는 이태신의 심정이 장군의 얼굴에서 느껴지길 원한 감독님의 의도”에 맞춰 얼굴 윤곽이 제대로 보이도록 밝기를 조절했다. 수도경비사령관 지위를 박탈당한 이태신이 반란군을 향해 홀로 바리케이드를 넘어가는 신에서는 “불가능할 것 같으면서도 결국 극적으로 넘어가는 느낌이 살도록” 바리케이드와 철조망의 개수를 늘려 프레임을 꽉꽉 채웠다.
이태신은 <비트>처럼, 하나회는 <아수라>
[특집] ‘전두환이 아닌 전두광을 만들어라’, <서울의 봄> 제작기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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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촉즉발의 밤, 그 어둠의 공기를 담아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12일로 돌아가 그날의 분위기를 재현하고자 하는 영화다. 그렇기에 <헌트> 같은 장르영화가 되어서도 <아수라>처럼 김성수 감독의 개성이 녹아들어서도 안됐다. 이모개 촬영감독은 “김성수 감독에게 <서울의 봄>은 이미지가 중요하지 않은 영화”였다고 설명한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김 감독은 다른 감독보다 레퍼런스 이미지를 100배 많이 준비하는 분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하나도 없었다.” 대신 10·26 사태부터 12·12 군사반란까지 당시 상황을 담은 몇권의 책이 길잡이가 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당시 실제 뉴스에 배우들이 연기한 허구의 영상을 이어 붙인 오프닝 시퀀스는 당시 시대상을 재현하기 위해 필름 촬영까지 염두에 두기도 했었다. 몇 차례 등장하는 총격 신도 액션영화처럼 멋지게 연출하기보다는 “이 상황이 리얼하게 느껴지게끔” 만드는 것이 관건이었다.
[특집] ‘12·12 군사 반란은 쉽게 재현되지 않았다’, <서울의 봄> 제작기 ①